<이번주의 사자성어(34)>
단기지계(斷機之戒)
끊을 단(斷), 베틀 기(機), 단기라 함은 ‘베틀을 끊는다’라는 뜻이고, 어조사 지(之), 경계 할 계(戒)는 ‘~의 경계함’을 말한다. 따라서 단기지계라 함은 “베틀을 끊어 가르침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지교(斷機之敎)라고도 한다.
맹자는 가난한 선비의 집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맹자가 어렸을 때 타지에서 학문을 닦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맹자의 어머니는 마침 베를 짜고 있다가 물었다.
“학문이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는가?”
맹자가 말했다.
“그저 그렀습니다.”
그러자 맹자의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를 칼로 잘라버렸다. 맹자가 두려워하여 그 까닭을 물으니 맹자의 어머니가 말했다.
“네가 배움을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 베를 끊어버리는 것과 같다.(자지폐학 약오단사직야:子之廢學 若吾斷斯織也) ”
어머니의 이 말에 맹자는 크게 깨달았다. 그 길로 다시 배움의 길로 나서, 불철주야로 부지런히 공부하기를 쉬지 않았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를 스승으로 섬겨 면학에 열중했다. 맹자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나날이 발전한다 (好好學習 天天向上)”는 것을 실천해 보였다.
그래서 마침내 공자 다음가는 아성(亞聖)이라는 칭호를 듣는 큰 학자가 되었다.
일찌기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번씩이나 이사(移徙)를 하였다. 이를 삼천지교(三遷之敎)라고 한다.
이러한 교육열을 가진 맹자 어머니는 학문 중도에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자, 짜고 있던 베를 끊어서 아들에게 깨우침을 준 것이다. 이를 단기지계라고 하며, 열녀전(烈女傳)에 실려있다.
단기지계는 조선조, 한석봉(韓石峯)의 어머니가 불을 끄고 떡을 썰어 아들 글씨와 비교함으로써 한석봉으로 하여금 명필가의 길로 매진케 한 것과 유사하다.
한석봉의 글씨는 중국인들도 감탄할 만큼 명필이었다.
“바위를 갉아내고, 목마른 천리마가 강가를 달리는 것과 같이 기(奇)하고 장(壯)하다”고 품평한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李如松)과 마귀(麻貴)등도 한석봉의 글씨 한 점씩 받아 귀국했다고 한다.
신라 때, 김유신(金庾信)을 갈러낸 어머니와 이율곡(李栗谷)을 가르친 신사임당(申師任堂)역시 유명하다.
이처럼 어머니들은 위대하다.
아내가 남편에게 가르침을 준 단기지계의 고사(故事)도 있다.
동한(東漢)시대 낙양자(樂羊子)의 부인 이야기 이다.
낙양자(樂羊子)가 멀리 학문을 닦으러 나갔다가 1년 만에 집으로 돌아 왔다.
마침 베를 짜던 아내는 칼을 잡아 베틀의 베를 자르면서 말했다.
“이 천은 한 올, 한 올, 올이 쌓여 비단을 이룹니다. 저 베틀의 날을 자르면 그것은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당신의 적학(積學)도 이 베틀의 날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
양자(羊子)는 그 말에 크게 감동을 받아 바로 돌아가 학문을 마치었다.
어머니가 아닌 아내가 단기지계(斷機之戒)로 남편을 바로 잡아준 것이다.
이처럼 어머니든 아내이든 여성들은 위대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잘 되는 집안은 남자들의 노력도 있지만,
어머니의 정성과 아내의 내조의 공이 크다.
고사성어가 역사적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2022.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