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창한 나이일때는 뭔가 가슴을 긁어대면서 축축하게 저며지는, 응어리 같은 국악의 느낌이 싫었었다.
나이가 들어서는, 인생의 종점에서 체험되는 삶의 고통과 무상함...그리고 덧없음이,
국악의 한(恨)과 공명이 되면서, 조금씩 국악의 정서에 침잠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외면하고 싶었던 인간의 숙명적인 슬픔과 질척한 정을 포용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김영임은 토속적인 정서와 한(恨) 을 가슴으로 노래하는 국악 명창이다.
특히 아래의 ‘회심곡(回心曲)’ 은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낳고 키웠는지, 인생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
SBS [좋은 아침] 방송에서 김영임은 "남편이 이해가 안될 때가 있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김영임은 이상해가 늦게 들어오면 노래를 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그러나 그녀는 "오랫동안 잘 살아갈 수 있었던건 가족 형성이 잘돼있고 가족끼리 잘 챙겼기 때문이다"면서 "과거엔 맨날 가족들 모이면 뭘 만들어서 해먹여야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수십년이 지나서 되돌아봤을 때 '사람사는 맛이 이런거구나'란걸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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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으로 정념은 극락세계라,
봉오오호오홍이 어아미로다 봉오오호오흥이 에?에-
억조창생 만민시주님네, 이내 말씀 들어보소 이 세상에 사람밖에 또 있나요, 이 세상에 태어나신 사람 사람마다, 홀로 절로 낳노라고 거들대며 우쭐대도, 불법말씀 들어보면 사람마다 홀로 절로 아니 낳습니다.
제일에 석가여래 공덕받고 어머님전 살을 빌고, 아버님전 뼈를 받고 일곱 칠성님전의 명을 받고, 제 석님전의 복을 빌어, 석달만에 피를 모으고, 여섯달만에 육신이 생겨, 열달만삭을 고히 채워 이내 육신이 탄생을 하니, 그 부모가 우릴 길러 낼제,어떤 공력 드렸을까,
진자리는 인자하신 어머님이 누웁시고, 마른자리는 아기를 뉘며, 음식이라도 맛을 보고, 쓰디 쓴것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달디 단 것은 아기를 먹여,
오육월이라 짧은 밤에 모기 빈대 각다귀 뜯을 세라, 곤곤하신 잠을 못다 주무시고, 다 떨어진 세살부채를 손에다 들고 왠갖 시름을 다 던지시고 허리둥실 날려주시며, 동지 섯달 설한풍에 백설이 펄펄 날리는데 그 자손이 추울세라 덮은데 덮어주고, 발치발치 눌러를 주시며, 왼팔 왼젖을 물려놓고 양인양친이 그 자손의 엉둥 허릴 툭탁치며 사랑에 겨워서 하시는 말씀이
은자동아, 금자동아, 금 이로구나, 만첩청산의 보배동아, (순지건곤의 일월 동아, 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님전효자동아, 동네방네위엄동아, 일가친척의 화목동아, 둥글둥글 이 수박동아, 오색비단의 채색동아, 채색비단의 오 색동아,) 은을 주면 너를 사고, 금을 주면 너를 사 랴, 애지중지 기른 정을,
사람마다 부모은공 생각하면, 태산이라도 무겁지 않겠습니다.
아하아 아하아 아하하하 헤나네, 열의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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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곡(回心曲)은 서산대사(西山大師)가 지었다는 불가(佛歌)이다. 이 곡은 불교 포교의 한 방편으로 일반 대중이 잘 아는 가락에
교리(敎理)를 사설로 붙인 음악이다. 회심곡을 화청(和請)이나 고사염불(告祠念佛)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평염불(平念佛) 중, 덕담부분을 뺀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따로 떼어서 만든 곡이다. 고사염불에는 고사선염불과 뒷염불의 2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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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이 불러서 알게 된 한오백년, 질풍노도의 시절, 술 한잔 먹으면
술상을 젖가락으로 두드리면서 한오백년으로 세상을 탓했던 시절이 있었다.
한오백년은 강원도 아리랑과 정선 아리랑(강원도 지방제)에서 파생된 노래임이 틀림 없다. 노래의 세나(흐름새) 박자로 볼때 소박하고 처창하며,
그 고운 노래의 특유한 흐름이 강원도 민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느린 중모리 장단(8분의9박자)에 늘고 푸는 아롱진 마디 마디는,
강원도 여인네의 눈물인 양 구슬같이 맺혀 나오는 것같다.
한오백년 가사는, 김영임, 조용필, 김난영이 각기 개사함에 따라,
다른 점이 있으나, 후렴구는 동일하다.
아버지 어머니 오래오래사세요, 우리가 살다보면은 좋은 일이 있겠죠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오백년 사자는데 웬성화요
꽃답던 내청춘 절로 늙어, 남은 반생을 어느 곳에댜 뜻붙일고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오백년 사자는데 웬성화요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고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청춘에 짓밟힌 애끓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어디로 가나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백사장 세모래밭에 칠성단을 보고 임생겨 달라고 비나이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한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나는 못살겠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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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서 흥이나면 절로 나오는 노래가 신고산 타령인데,
신고산은 산이름이 아니라 함경남도 안변군에 있는 경원선역 부근의 정거장 이름이라고 한다. 역이 생긴 이후, 기존의 고산 마을은 구(舊)고산이 되었고, 역 부근은 신고산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이 신고산 타령은 1900년대 초 개화기에 나온 민요로 함경도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민요라 한다.
신고산 타령 신고산이 우루루루 함흥차 가는 소리에 구고산 큰애긴 반봇짐만 싼다네 어랑어랑 어허야 어야더야 내 사랑아
삼수갑산 머루 다래는 얼크러 설크러 졌는데 나는 언제 님을 만나 얼크러 설크러 지는 냐 어렁어랑 어허야 어야 데헤야 내사랑아
공산야월 두견이는 피나게 슬피 울고요 강신의 어린 달빛 쓸쓸히 빛춰있네 어렁어랑 어허야 어야 데헤야 내사랑아
상갯골 큰애기 정든님 오기만 기다리고 삼천만 우리동포 통일되기만 기다린다 어렁어랑 어허야 어야 데헤야 내사랑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