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항목은 '음모론'(conspiracy theory)의 맥락에서 사용되는 '신 세계질서'(New World Order)라는 용어만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New World Order'라는 용어의 다양한 용례에 관해서는 '여기'를 클릭하라.
(사진) 1782년부터 사용된 '미국 연방정부 상징 문장'(Great Seal of the United States)의 앞면(좌)과 뒷면(우). 이 문장은 1935년부터 '미화 1달러 지폐'에도 도안되었다. 특히 뒷면에 새겨져 있는 라틴어 경구 "노부스 오르도 세클로룸"(novus ordo seclorum)은 "새로운 시대 질서"(New Order of the Ages)로 번역되는데, 미국이 독립국가로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함을 암시한다.(주1) 하지만 음모론자들이 이 경구를 "신 세계질서"(New World Order)라고 잘못 번역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주2)
'신(新) 세계질서'(New World Order 혹은 NWO: 신 세계체제)라는 말이 '음모론'(conspiracy theory)의 맥락에서 사용될 때는 단일한 권위주의(=독재) 세계정부(world government)가 출현하는 일을 지칭한다.(주2)(주3)(주4)(주5)(주6)(주7)
'신 세계질서'에 관한 음모론들에서 공통적인 주제가 되는 것은, '세계주의'(globalism)를 표방하는 비밀스런 파워 엘리트 집단이 주권을 가진 국민국가들을 대체할 권위주의적 단일 세계정부를 구성하여, 종국에는 이 세계를 지배하려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음모론들은 비밀 파워 엘리트 집단이 자신들의 체제를 '역사 발전의 정점'(culmination of history's progress)으로 이데올로기화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포괄하는 선전선동 활동(propaganda: '세뇌' 포함)을 해댄다고도 주장한다.
음모론자들은 정치 및 금융 부문에서 발생하는 주요한 사건들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지닌 '비밀결사체'(cabal)가 수많은 '표면상의 대외기구들'(front organizations)을 내세워 조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과 현재의 사건들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음모의 단계들이며, 그러한 음모는 '비밀스런 정치적 회합들'(secret political gatherings)과 의사결정의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주2)(주3)(주4)(주5)(주6)(주7)
1990년대 초 이전까지만 해도, '신 세계질서' 음모론은 미국에서 태동한 반문화(反-文化, countercultures) 두 종류에만 국한됐었다. 그것은 주로 '애국 운동'(Patriot movement)과 연관된 '밀리샤 운동'(Militia movement: 군사적인 반정부 권리 운동)에서 두드러졌고, 그보다 약하긴 하지만 '종말의 시기'(End time)에 출현한다는 '적(敵) 그리스도'(Antichrist)와 관련하여 '기독교(=개신교) 근본주의 운동'(Christian fundamentalism)에서도 나타났다.(주8)
정치학자 마이클 바쿤(Michael Barkun: 1938~ )이나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칩 벌렛(Chip Berlet: 1949~ ) 같이 음모론에 회의적인 연구자들은 '우파적 대중 영합주의'(right-wing populism: 우익 포퓰리즘)가 주창했던 '신 세계질서'에 관한 음모론들이 [부정적 의미에서] '낙인찍힌 지식'(stigmatized knowledge: [예] UFO, 아틀란티스 대륙 등)의 여러 추종자들 말고도, '대중문화'(popular culture) 속으로도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결과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걸쳐, 미국에서는 <요한계시록>(Book of Revelation)에 근거한 '지복 천년설'(apocalypticism: 종말론)을 믿으면서 적극적으로 '천년왕국'(millenarianism)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대를 맞이하기도 했다.(주3)(주5)
바쿤이나 벌렛 같은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집단 히스테리(mass hysteria) 현상이 광범위한 '정치적 소외'(political alienation: 정치적 무관심이나 정치에 대한 염증)에서부터 '고독한 늑대형 테러'(lone-wolf terrorism: 론 울프 테러)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미국인의 정치적 삶에 괴멸적인 결과"(devastating effects on American political life)라고 규정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했다.(주3)(주5)
(주1) Lewis and Short, A Latin Dictionary: Founded on Andrews' Edition of Freund's Latin Dictionary: Revised, Enlarged, and in Great Part Rewritten by Charlton T. Lewis, Ph.D. and Charles Short, LL.D. The Clarendon Press, Oxford, 1879, s. vv.
20세기에 우드로우 윌슨(Woodrow Wilson: 1856~1924) 미국 대통령이나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영국 총리 같은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적 의미의] "신 세계질서"(new world order)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용어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후 세계 정치에 관한 사고 및 힘의 균형 면에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난 역사의 새로운 시기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들은 모두 이 시기를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 세계 공동 노력의 통치)라는 '정치적 이상주의'(Idealism: 보다 특정하면 '윌슨주의'[Wilsonianism]나 '윌슨의 이상주의'(Wilsonian Idealism])의 제안들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았다. 그것은 '국가별 민족자결권'(right of nations to self-determination)을 인정하는 가운데, 개별 '민족 국가들'(nation-states)의 해결능력을 넘어서는 국제적 문제들에 대처하는 새로운 집단적 노력을 의미했다.
정치적 이상주의가 내놓은 제안들에 따라 '유엔'(UN: 국제연합)이나 '나토'(NATO: 북대서양 조약기구) 같은 국제기구들도 창설됐고, [국제 통화(通貨)에 관한]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가트[GATT]) 같은 '국제레짐들'(international regimes: 국제적 규약들)도 탄생했다. 이러한 일은 모두 국가들 사이의 규제는 물론이고 특히 미국에 유리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을 유지하고자 고안된 것으로서, '자본주의의 평화적 단계'를 획득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초-보수주의자들'(ultra-conservative)이었던 '비지니스 국수주의자들'(business nationalists)은 1930년대부터 특히 이러한 국제 기구나 규약의 채택을 비롯하여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전반에 대해 항상 비판을 가하고 있었다.(주9)
반면 '진보주의자들'(progressives, progressivism)은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 때문에 새로운 국제기구들 및 국제레짐들을 환영했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가 '민주주의의 결손'(democratic deficit)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단지 세계전쟁을 막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전 지구적 정의'(global justice)를 증진시키는 일 또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45년에 창설된 '유엔'(국제연합)은 미국의 은행가들과 '미국 국무부'(U. S. Department of State: DoS)의 기획자들이 설계한 국제기구이다. 이 기구는 항시 개별적인 주권 민족국가들의 자유로운 연합체로 머무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민주적인 [단일] 세계 정부'로 이행한다는 목적을 지닌 기구가 아니었다. 따라서 지구적 차원에서 활동하는 운동가들은 "실제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공허한 희망 속에서 '세계 연방 운동'(World Federalist Movement: WFM)을 창설했다.(주10)
영국 미래주의자(futuris)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H. G." Wells: 1866~1946)는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 같은 공상과학(SF) 소설들을 저술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40년대의 진보주의자들보다 한발 더 나아가, '신 세계질서'라는 말을 '기술관료제'(technocracy, 테크노크라시) 및 '계획 경제'(planned economy)가 지배하는 '세계정부의 수립'과 동의어로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재규정했다.(주11) 웰스의 아이디어는 '국가 사회주의자들'(state socialism)의 그룹에서 인기를 얻긴 했지만, 보다 깊이있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그 이유는 웰스가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신 세계질서' 개념에 동조할 수도 있었던 인텔리겐차(intelligentsia: 지식인) 계급에 직접 호소하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주12)
미국에서 '반공'(anti-communism, 반-공산주의) '매카시 선풍'(McCarthyism, 매카시즘)이 불붙었던 1947~1957년 사이의 '제2차 적색 공포 시대'(Red Scare)에, 세속주의적 성향을 띠었던 '미국 기독교(=개신교) 우파'(Christian right: 혹은 '종교적 우파'[religious right])의 선동가들은 캐나다 해군 장교이자 정보요원 출신의 음모론 작가 윌리엄 가이 카(William James Guy Carr: 1895~1959)의 작품들에서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프리메이슨'(Freemasons), '일루미나티'(Illuminati: 예지자), 그리고 유태인들(Jews)이 공산주의 국제조직인 "코민테른(Comintern: '공산주의 인터내셔날'[Communist International] 혹은 '제3차 인터내셔날'[Third International]로도 불림) 음모"의 배후라는 근거 없는 두려움이 점차 확산되면서 퍼져나갔다. [특히 유태인이 국제 공산주의 운동의 배후라는 음모설은 '유태 볼세비즘'(Jewish Bolshevism)으로 불림.]
반공주의자들은 '국가 무신론'(state atheistic) 및 '기술관료적 집산주의'(Bureaucratic collectivism)로 운영되는 세계정부가 출현하는 "신[神] 없는 공산주의"(Godless communism)의 위협을 "붉은 위협"(Red Menace)이라 불렀다. 이에 따라 '종말론적 천년왕국'에 주요한 초점이 맞춰졌다.
'적색 공포'는 미국 내 정치적 우파들이 가진 핵심 관념들 중 하나를 형성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자유주의자들'(liberals)과 '미국의 진보주의자들'이 '복지 국가'(welfare-state) 정책 및 '해외 원조'(foreign aid) 같은 국제협력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점진적인 '집산주의'(collectivism)의 과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우파들은 이러한 일이 결국 '공산주의 단일 세계정부'가 세계 각국 정부들을 대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주13)
극우 반공단체인 '존 버치 협회'(John Birch Society: JBS) 같이 '우파적 대중 영합주의'(=우익 포퓰리즘: Right-wing populists)를 주창하는 단체들은 '생산자 중심주의'(producerism: '생산자 급진주의'[producer radicalism]라고도 불림)의 세계관을 갖고 있었고, 1960년대에 다수의 음모론들을 유포시켰다. 이들은 '유엔'을 "단일한 세계정부"(One World Government) 수립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기업적 국제주의자들'(corporate internationalism: '신 자유주의'[Neoliberalism])과 탐욕스런 은행가들, 그리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어떤 '비밀결사체'(cabal)를 통해 미국과 소련(蘇聯, Soviet Union, 소비에트 연방) 양국 정부 모두를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파적 '반 세계주의'(anti-globalism) '컨스피래이시즘'(conspiracism: 음모론적 세계관)은 1958년 창립된 '존 버치 협회'가 펼친 '미국의 유엔 탈퇴 촉구 운동'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
미국의 여류작가 메리 데이비슨(Mary M. Davison)은 1966년에 발간한 책 <심오한 혁명>(The Profound Revolution)에서, 이전에 제시된 '신 세계질서' 음모론을 국제 은행가들이 1913년에 탄생시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Fed)의 창설로까지 그 연원을 앞당겼다. 그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921년에 [민간 싱크탱크인] '외교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FR)를 설립하여 [음모론적 의미의]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 비밀 정부) 역할을 맡겼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책이 발간되자, 당시의 많은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말하는 "국제 은행가들"(international bankers)이 [유태계로서 유럽 은행업의 왕국을 건설한] '로스차일드 가문'(Rothschild family 혹은 Rothschilds)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가정했다.(주13)
['존 버치 협회' 대변인 출신 보수 언론인이자] 미국 작가인 게리 알렌(Gary Allen: 1936~1986)은 1971년 출간되어 500만부나 팔린 자신의 베스트셀러 <뉘라서 감히 그것을 음모론이라 할 것인가>(None Dare Call It Conspiracy)에서, 어떤 비밀스런 엘리트 한사람이 사용했다는 '신 세계질서'란 용어가 모든 국가들의 주권을 파괴하는 데 헌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1974년에 출판한 책 <록펠러: '신 세계질서'를 위한 선전활동>(Rockefeller: Campaigning for the New World Order) 및 1987년에 출판된 유고집 <'신 세계질서'를 반대하라>("No!" to the New World Order)를 통해, 당대 및 현재의 미국 '우파적 대중 영합주의' 진영이 주장한 '반 세계주의' 입장의 여러 음모론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1990년대 초 '동구권(=공산권)이 몰락'하자, 미국의 '극우파'(far right)는 조금도 휴식을 취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악마화시켜야 할 주 대상을 '적색 위협'을 위해 일한다고 보았던 '공산당 비밀 동조자들'(crypto-communists: 경멸적 어법의 표현임)로부터 '신 세계질서'를 위해 음모를 꾸민다고 보는 '세계주의자들'(globalists)로 도약시켰다. 그들이 이러한 비약을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분적으로는 '동서 냉전기'(Cold War) 및 '매카시 선풍 시기'의 마녀사냥에 동력을 제공해주었던 '종말론적 천년왕국설'이란 기본 전제가 남아 있었던 까닭도 있지만, '우파적 대중 영합주의' 진영에서 '기업적 국제주의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주13)
1990년 9월 11일 조지 H. W. 부시(George H. W. Bush, 일명-'아버지 부시': 1924~ ) 미국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의회'(U.S. Congress) 합동회의에서, <신 세계질서를 향하여>(Toward a New World Order)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구 소련 국가들'(post-Soviet states)과 협력을 해나갈 '포스트 냉전시대'의 '글로벌 거버넌스'의 목표들에 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이제까지 우리가 알던 세계는 분할된 세계였습니다. 그것은 철조망과 콘크리트 블록으로 둘러쳐진 냉전의 세계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세계가 가시권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질서'(=신 세계질서)에 대한 매우 실제적인 전망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하나의 "세계질서"(world order)입니다. "그곳에는 정의의 원칙들과 공정한 활동들이 있으며,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한 세계 속에서 유엔은 냉전의 교착상태로부터 자유로와져, 그 설립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역사적 비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세계는 자유 및 인권 존중이 모든 국가들에 안착하는 세계입니다.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이 '신 세계질서'에 관해 보도하면서, 진보주의자들은 그것을 중동(Middle East)에서 나타난 '미국 제국주의'(American imperial)의 야망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평가절하했고, 보수주의자들은 새로운 안보적 구상 및 유엔의 역할이 팽창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전했다.(주14)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서 우파(right-wing) 운동 연구의 전문가였던 칩 벌렛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말한 새로운 외교정책이 어떤 '신 세계질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그의 발언은 기독교인(=개신교도)과 세속적 우파 모두에게 동일하게 전기 충격이라도 가한 것처럼 퍼져나갔다. 왜냐하면 그가 사용한 문구는 지난 수십년간 회자됐던 집산주의적 세계 단일정부라는 공포스런 개념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곤 했었기 때문이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부시가 세계 지도자에 의한 종말기의 배신행위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세속적 반공주의자들은 [부시의 발언을] 미국의 주권을 깨뜨린 후 유엔이 이끄는 전제적 집산주의 체제를 부과시키려는 대담한 시도라고 생각했다.(주13)
미국의 유명 TV 전도사이자 언론사주인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 1930~ ) 목사가 1991년에 출판한 베스트셀러 <신 세계질서>(The New World Order)는 최근의 미국 역사에서 음모론을 기독교인들 사이에 대중화시킨 가장 유명한 책이다. 이 책은 '월가'(Wall Street, 월 스트리트), 연방준비제도, 외교관계협의회, '빌더버그 그룹'(Bilderberg Group), '삼변회'(Trilateral Commission, 삼각위원회)가 주요 사건들의 흐름을 배후에서 조정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적 그리스도'를 위해 세계정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도 은밀하게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주6)
전문가들은 린다 톰슨(Linda Thompson: 1953~ ), 마크 컨키(Mark Koernke: 1957~ ), 로버트 스피어(Robert K. Spear) 같은 우파의 대중적 음모론자들이 일으킨 자극이 호전성을 강화했고, 그 결과 '밀리샤 운동'의 흥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밀리샤 운동'은 집회와 모임들에서의 연설, '총기 전시회'(gun shows)에서 서적 및 비디오 테입 판매, 단파 및 위성방송 라디오 방송, 팩스 네트워크 및 컴퓨터 통신을 통해 '반 국가주의'(Anti-statism)의 이념을 전파했다.(주13) 하지만 심야 AM 라디오 쇼 및 인터넷 상에서의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네티즌들 사이의 자발적 전파) 기법의 선전선동술이야말로 그들이 가진 '신 세계질서'에 관한 '극단주의'(extremist)적 정치 이념을 확산시키는 데 공헌했다. 이러한 극단주의는 그 이전까지 '케네디 암살 음모론'(Kennedy assassinologists)이나 'UFO학'(ufology), '사라진 대지'에 관한 이론가들(lost land theorists),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신비주의 숭배자들'(occultists, 오컬티스트)이 저술한 비정치적 문헌들을 통해 전파되곤 하던 것이다.
이러한 하위문화들이 전세계적으로 호소력을 지니면서, '신 세계질서 음모론'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마치 '마인드 바이러스'(mind virus)처럼 '낙인찍힌 지식'을 찾고자했던 대규모의 새로운 독자층에게로 번져나갔다.(주5) 헐리우드 음모론 스릴러 TV 드라마들과 영화들 역시 '신 세계질서' 음모론과 관련된 다양한 '프린지 이론들'(fringe theories)을 광범위한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가령 '검은 헬리콥터'(black helicopter)라든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을 "음모를 꾸미는 본부"로 보는 설 등이 그러한 것이다. 과거 수십년 동안 이러한 주제들은 [미국] '급진적 우파'(radical right-wing) 진영의 하위문화로서만 제한적으로 존속해오던 것들이다. 1993~2002년 사이에 방영된 TV 시리즈물 <엑스 파일>(X-Files), 1997년에 개봉된 영화 <컨스피러시>(Conspiracy Theory: 음모론), 1998년에 개봉된 영화 <엑스 파일 : 미래와의 전쟁>(The X-Files: Fight the Future) 같은 작품들은 자주 언급되는 주목할만한 사례들에 속한다.(주6)
21세기가 시작된 후 특히 '2007~2008년의 세계금융위기'(Financial crisis of 2007–2008) 기간 중, 제임스 고든 브라운(James Gordon Brown: 1951~ )(주15)이나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1923~ )(주16) 같은 학자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국제금융시스템'(global financial system: GFS)의 포괄적 개혁을 주창하고 '새로운 브레튼 우즈 체제'를 촉구하는 과정(calls for a "New Bretton Woods")에서 "신 세계질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용어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s: 신흥시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선언들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것은 '신 세계질서'에 관한 컨스피래이시즘(=음모론적 세계관)에 새로운 먹잇감을 제공했고, '폭스 뉴스 채널'(Fox News Channel)의 시언 해니티(Sean Hannity: 1961~ )가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해니티>(Hannity)에서 "음모론자들이 맞다"(주17)고 말하는 데서 그 극치에 달했다.
특히 시사 토크쇼인 <글렌 벡>(Glenn Beck)을 비롯하여 '폭스 뉴스'의 전반적인 내용들에 대해, 미디어 감시단체들은 이 방송이 '신 세계질서' 음모론들을 유포시키는 주류적 진원지라고 거듭해서 비판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일이 '고독한 늑대형 테러범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만드는 선동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주18)(주19)(주20)(주21)
(동영상) 누크 메이어와 앤드류 닐이 공동으로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신 세계질서>의 예고편. '빌더버그 회의' 등 현장을 누비며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음모론자들의 세계를 탐색한 작품이다.
미국의 영화감독인 누크 메이어(Luke Meyer)와 앤드류 닐(Andrew Neel: 1978~ )은 2009년에 자신들의 영화 <신 세계질서>(New World Order)를 공개했다. 비판적으로 칭찬을 받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미국의 라디오 방송 진행자인 알렉스 존스(Alex Jones: 1974~ )를 비롯한 음모론자들의 세계를 탐색했다. 이 영화가 소개한 음모론자들은 자신들이 '신 세계질서'의 출현 현상이라고 믿는 것들을 폭로하고 열정적으로 반대하는 일을 수행해나간다.(주22)
각종 음모론들이 전파되고 유행하면서, 이제는 우파 대중 선동가들과 '힙합 음악'(hip hop music) 부문의 좌파 성향 대중 래퍼들이 연합하는 현상까지 출현하고 있다. 가령 그러한 우파 선동가로는 알렉스 존스가 있고, 좌파 성향 래퍼 뮤지션들로는 '케이알에스 원'(KRS-One), 힙합 그룹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 멤버인 프로페서 그리프(Professor Griff: 1960~ ), 이모탈 테크닉(Immortal Technique: 1978~ ) 같은 이들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존의 정치체제를 반대하는 노력의 와중에서 '반 엘리트주의'(anti-elitism) 음모론이 어떤 방식으로 도저히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성격의 정치적 동맹체까지 탄생시킬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주23)
(주9) Buchanan, Patrick J. (1999). A Republic, Not an Empire: Reclaiming America's Destiny. Regnery Publishing, Inc..
첫댓글말하자면 '존 버치 협회'는 한국의 '뉴 라이트 운동본부' 같은 것이고.. 팻 로버트슨 같은 이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의 뉴 라이트 목사 + 돌팔이 유명 TV 전도사 같은 인물이고.. 게리 알렌 같은 자들은 변희재 씨나 강용석 씨 비슷한 인물이고.. 메리 데이비슨 같은 작가는 몇천년 전에 <환단고기>를 저술했다는 그런 존재의 역활이고.,. <폭스 뉴스>는 <TV 조선>이나 <JTBS> 같은 사이비 방송국에 해당하고... <밀리샤 운동>은 <*** 전우회>나 <*** 동지회>, 그리고 <탈북군인연합회> 같은 단체에 해당하고...
뭐 이렇게 보면, 미국에서부터 출발한 음모론자들의 주류 세력에 대해 좀 이해하기가 쉬워지겠지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에서의 음모론 흐름이... 처음에는 개신교 근본주의자 + 반공 극우파 중심으로 시작됐었는데.. 여기에 갖가지 SF 소설이 겹쳐지고, 양극화된 자본주의의 반발로 좌파들까지 가세하면서.. 이게 극우파 + 극좌파의 연합세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근년에 한국에서 나타났던 북한이 UFO까지 갖췄다는 둥... 공상과학 종북 친북주의자들이 한국사회에 나타난 것이.. 다 괜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극좌파들의 국제적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봐야겠지요..
그래서 <유태 음모론>이란 것이 처음에는 반공주의자들이 시작한 것인데.. 요즘은 오히려 좌파가 더 떠드는 내용이 됐죠
첫댓글 말하자면 '존 버치 협회'는 한국의 '뉴 라이트 운동본부' 같은 것이고..
팻 로버트슨 같은 이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의 뉴 라이트 목사 + 돌팔이 유명 TV 전도사 같은 인물이고..
게리 알렌 같은 자들은 변희재 씨나 강용석 씨 비슷한 인물이고..
메리 데이비슨 같은 작가는 몇천년 전에 <환단고기>를 저술했다는 그런 존재의 역활이고.,.
<폭스 뉴스>는 <TV 조선>이나 <JTBS> 같은 사이비 방송국에 해당하고...
<밀리샤 운동>은 <*** 전우회>나 <*** 동지회>, 그리고 <탈북군인연합회> 같은 단체에 해당하고...
뭐 이렇게 보면, 미국에서부터 출발한 음모론자들의 주류 세력에 대해 좀 이해하기가 쉬워지겠지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에서의 음모론 흐름이...
처음에는 개신교 근본주의자 + 반공 극우파 중심으로 시작됐었는데..
여기에 갖가지 SF 소설이 겹쳐지고, 양극화된 자본주의의 반발로 좌파들까지 가세하면서..
이게 극우파 + 극좌파의 연합세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근년에 한국에서 나타났던 북한이 UFO까지 갖췄다는 둥...
공상과학 종북 친북주의자들이 한국사회에 나타난 것이..
다 괜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극좌파들의 국제적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봐야겠지요..
그래서 <유태 음모론>이란 것이
처음에는 반공주의자들이 시작한 것인데..
요즘은 오히려 좌파가 더 떠드는 내용이 됐죠
게다가 요즘은
무슬림 극단주의자들 역시 음모론을 통해
큰 흐름에서 이들과 연합세력이 되고 있으니
황당할 따름이죠,, ㅠ.ㅠ
하여간 ..
대충 이렇게 미친 자들과 광기가 대중적 주류로 성장하는 것이 세계적인 현상인데...
중요한 점은
이게 20세기에 한국의 일부 광신적 개신교 교회들이나
길가다 도 딱으라는 종교나...
십자가 매고 지하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나...
그런 사람들처럼
쳐내꾼져 놔둬서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언젠가는 폭력적인 세력으로 성장하여
사회안보적 위협이 될 수 잇다는 점이
커다란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마치
제가 25년 전에
한국의 학교폭력을 방치했다가는 큰일 나겠구나 생각하고 떠들어대다가
정작 이미 문제가 된 요즘에 와서는
할 말을 잃어버린 것처럼...
지금 저는 그러한 위험을 경고하긴 합니다만...
막상 한국사회에서 고독한 늑대형 테러범들이 준동할 때쯤 되면...
그때는 저 역시
또 할말을 잃게 되겠지요,,.
마치 지난 20여년간 학교폭력이 너무 성장해버려
대책마련이 불가능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음모론 및 그 광기에 의한 부작용들 역시
10~20년 지나면 너무 늦어버려서
대책을 강구할 수 없을 상태가 될테니 말이죠..
안 보이면 맘이라도 편할텐데..
보고도 대책을 못세우면 깝깝하죠..
특히 한국사회에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뚫고 들어가려면..
결국 한국 기독교(=개신교)를 건드려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불가능하겠지요..
그걸 이해하고 나면
어찌하여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속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출현하는 일을 막을 수 없는가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 개신교는 이미 이슬람 근본주의만큼이나
위험한 종교현상이 되었고...
문제는 개신교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수법을 전수받은
반-기독교 세속주의자 중에
더 과격한 이들이 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죠..
21세기..
공부를 할수록 가공할만한 세상이란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