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년고도 경주를 가다.
올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까?
제주도 포항 지리산 외갓집....
여러 곳의 후보군이 난립하는 가운데 경주 어때?
잠시의 정적이 흐르더니 이내 좋아! 괜찮아!
합의가 이루어 졌다.
먹거리는 아내가 전담하고 숙박과 장소는 딸아이가.
그리고 난 운전과 스케줄링을 책임지기로 하고 출발.
8월을 4일 앞서 출발한 덕에 400km의 대장정을 큰 막힘없이 경주에 다다를수 있었다.
수학여행과 신혼여행을 함께했던 곳이기에 경주 방문은 사뭇 감회가 남다르다.
첫 행선지는 경주의 대표 브랜드인 불국사에 도착했다.
청운교 백운교 석가탑 다보탑등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 하고 있는 불국사는 규모로 보나 경관으로 보나 불국토에 걸맞는 위용을 자랑 하고 있다.
내친걸음에 도보로 산책로를 따라 1시간을 거침없이 올라 토함산 석굴암에 이르렀다,
불자도 아니요 미술에도 문외한 나 이지만 석굴암 본존불을 보는 순간 부처님의 온화하고 신비로운 염화미소는 복잡한 세상에 찌든때로 얼룩진 속세의 한중생의 마음을 정화 하기에 충분했다.
5시간의 운전과 2시간여의 등산길에 피로감이 쌓여 예약된 숙소로 온뒤 여정을 풀었다.
200여평의 대지에 한옥으로 곱게 단장된 팬션 뜰안에 작은 정원에는 목백일홍이 붉은꽃을 피웠고 은은히 울려퍼지는 신라향가 소리에 마치 화랑이 된 기분이 들었다.
저녁 식사 후 황남동 일원의 유적지 야간 탐방에 나섰다.
야간조명에 비친 첨성대는 하늘을 관측하는 과학적 건축물 이기도 하지만 360여개의 벽돌로 이어진 면은 원형의 부드러움이 무엇인지 새삼 일깨워 주는 듯 했다.
9시에 입장을 마감한다는 소식에 바쁜 걸음으로 김알지의 계림 석빙고 월성은 주마간산 하듯 지나쳐 안압지에 이르니 수천명의 관광객이 구름떼처럼 모여있다.
찬란한 조명이 옛신라의 화려했던 시절을 떠 올리는 듯하다.
그 넓은 연못에 화려하게 지어진 정원에서 신라의 고관대작들의 연회가 있었다하니 예나 지금이나 출세는 하고 봐야하는 가보다.
둘째 날!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 으로 이동했다. 크고 작은 무덤이 산인가 무덤인가 의심될 정도로 23개의 능이 군집 되어 있다.
포크레인도 없었을 텐데 저 봉분을 만드느라고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노역에 시달렸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울컥해진다. 30도를 웃도는 땡볕에 힘들어하는 아내와 딸에게 큰 인심이라도 쓰듯 시원한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약조를 하고온 곳은 경주 국립박물관.
에어컨의 위대함과 고마움을 느끼며 신라천년의 생성과 흥망성쇠를 전시물과 영상을 통해서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여름 휴가인데 바다는 한번 봐야지!
삼국 통일의 대업을 이루고 죽어서도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겠다던 문무대왕이 계신 감포로 향하는 길엔 감은사절은 보이지 않고 아버지 문무왕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저 신문왕의 효심을 담은 두 개의 삼층석탑만이 나란히 빈 절을 지키고 있었다. 동해의 큰 파도가 밀려오다 큰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니 이곳이 바로 대왕암 아닌가?
삼국중 가장 늦게 시작했고 작고 열악한 환경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삼국을 통일 할 수 있었던 그 저변에는 합의를 존중하는 화백제도 투철한 국가관을 확립하는 화랑도 정신과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신라인의 장인정신이 있었고 그 위에 문무왕과 같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1박2일 짧은 여정의 경주방문 이였지만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소중한 시간 이였다.
천년고도 경주를 가다.hwp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이라 하시니 쑥스럽군요~^
회장님!경주답사를 그대로 다녀온 느낌이군요! 더운날씨 원고쓰시느랴구 고생많으셨어요^^*
재미있는 여행기 감사드립니다.
원고가 다소 늦여서 죄송합니다.
최농경 소식지 발간 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