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성이 추천하는 나의 성장과 함께한 영화들
우리 안에 있는 속물성을 낯 뜨겁게 까발리는 인물. 지난 4월 종영한 JTBC [아내의 자격] 속 한상진은 섬뜩해질 만큼 속물적인 캐릭터였다. 겉으로는 정치적인 올바름을 주장하는 기자이지만 아내 윤서래(김희애)에겐 "나는 내 자식이 갑이었으면 좋겠다"며 눈을 부라리는 그를, 사실 완전히 부정할 수만은 없었다. "한국남자들의 반 이상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며 한상진에게 현실감을 불어 넣은 건 장현성의 디테일한 연기였다. "교육 받은 수준부터 출발했죠.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를 읽고 이해하는가, 신문은 한겨레와 조선일보 중 무엇을 보는가, 가장 자주 접속하는 웹사이트는 어디일까. 굉장히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을 해봤어요." 그리고 비로소 장현성은 자신의 인장을 가장 뚜렷하게 남긴 작품을 갖게 됐다.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 만큼 많은 영화와 더불어 KBS [장화홍련]이나 [구미호 : 여우누이뎐], SBS [샐러리맨 초한지] 등에 꾸준히 출연하며 그가 쌓아온 것들이 단단하게 응축되어 터져 나온 셈이다.
극단 학전에서 함께 연기를 했던 설경구나 조승우 등 다른 배우들이 먼저 이름을 알리는 모습을 봐왔지만, 장현성은 속도를 위한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최근 출연한 KBS [승승장구]에서 "내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들은 평단에서는 극찬을 받고, 흥행에서는 참패를 했다"는 이야기를 농담삼아 했어도 그 때문에 패배감이나 좌절감을 느끼기보다는 "대중성이 강한 작품과 아닌 작품을 골고루 가지고 가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가 "자연인 장현성"으로서의 삶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삶의 질로 따진다면 전 선택 받은 사람이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거, 이것만큼 축복받은 건 없어요. 조바심을 갖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아내의 자격] 종영 이후 휴식 시간을 거의 갖지 않고 SBS [유령]과 KBS [빅], 연극의 백스테이지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연극 <노이즈 오프>로 다시 시동을 거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내 시간이 무의미하게 사용되는 게 아깝다"는 그가 자신의 성장과 함께 한 영화들을 추천했다.
글 l 황효진 <10 아시아> 기자 , 사진제공 l 채기원 <10 아시아> 기자
첫댓글 라이언킹 다시 보고 싶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