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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이나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라는 오명을 쓴 후 강제로 구조 개혁을 당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이라도 빨리 우리 스스로 구조 개혁을 통해 대학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위기에 서 있습니다. |
‘절체절명’이라는 단어는 원래 문자 그대로 ‘몸도 목숨도 다 되었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비유적으로 쓰이어 어찌할 수 없는 궁박한 경우를 가리킬 때 주로 쓰는 말입니다. 연말 대선과 관련, “대선 승리는 절체절명의 과제이자 숙명‘ 운운하는 후보 진영의 발언들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어 사용자들이 ‘절체절명’을 ‘절대절명’으로 잘못 쓰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절대’라는 말에 잘못 이끌린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절대절명’처럼 잘못된 말이 자주 회자되다 보니 우리 귀에 익숙해져서 올바른 말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는 한자어 단어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더 있습니다.
⑴ 연이은 사업 실패로 그의 집안은 풍지박산이 났다. ⑵ 꽃 피고 새 우는 봄철이 지나가니, 만산 유금은 요동을 꾸며주고 주야창창 노랫소리가 사면에서 들려온다. ⑶ 대통령은 “먼 나라로 망명을 떠나, 야밤도주하듯 쫓겨난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 노닥거리며 여생을 마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⑷ 여러 버섯이 뭉쳐있는 것과 달리 송이는 홀홀단신임에도 사방을 자신의 향으로 가득 메워버리는 존재감의 소유자다. |
위의 예문들에서 쓰인 단어들은 모두 ‘절대절명’처럼 잘못 쓰인 단어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단어들은 어떻게 쓰는 것이 정확하며, 또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다음 표를 보기로 하시지요.
오류 |
올바른 표기 |
의미 |
풍지박산 |
풍비박산(風飛雹散) |
사방으로 날아 흩어짐. |
주야창창 |
주야장천(晝夜長川) |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 |
야밤도주 |
야반도주(夜半逃走) |
남의 눈을 피하여 한밤중에 도망함. |
홀홀단신 |
혈혈단신(孑孑單身) |
의지할 곳이 없는 외로운 홀몸 |
여기에서 보듯이, ‘풍지박산, 주야창창, 야밤도주, 홀홀단신’ 등의 단어들은 각각 ‘풍비박산, 주야장천, 야반도주, 혈혈단신’ 등과 같은 사자성어들을 잘못 쓴 것들입니다. 이러한 오류는 단어의 뜻을 잘 몰라서, 또는 고유어 단어들과 혼동이 되어 나타난 것들이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야밤도주’나 ‘홀홀단신’ 같은 경우, ‘밤’이나 ‘홀로’ 라는 고유어 단어와의 혼동이 그러한 오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바, 정확한 한자어 단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