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대 : 경기도 기념물 제20호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문무왕 17년에 암자를 세우고 의상대라 이름한것을 조선초에 연주대라 개칭함.
3년동안 오로지 학교와 집만을 오가며 대학수능공부에만 전념했던 큰딸이 대학에 소신지원하고 요즘 자기취미생활을하고 있다.자기실력보다도 점수가 못나왔다고 여러번 훌쩍거리기도 했다.오늘은 큰애를 위한 산행을 하면서 모처럼 딸과의 데이트를 즐겼다.
영동에 있는 천태산에 갈려고 아껴두었던 마지막남은 휴가를 오늘 딸을 위해서 과감히(?) 사용했다.요즘 여유로운 늦잠을 즐기는 큰애를 깨우니 선뜻 일어나 준비를 한다.큰애에게 등산을 제의했을때 선뜻 응해준 딸아이가 고마웠고 산행하면서 세상살이에 대해서 이야기해줄려고 생각도 미리해 두었다.
집을 나서니 눈이 내리고 있기에 다시 들어가 아이젠을 챙겨가지고 나왔다.많은 눈은 아니지만 등산이 초보인 큰애를 위해서이다.산행지는 집에 가깝고 그리험하지도 않으며 전망도 좋은 사당에서 안양에 이르는 관악산을 택했다.국기봉에서 안양으로 내려가는 곳이 암릉구간이라 염려도 되었지만 아빠가 잘 보좌해주면 괜찮을거라 생각 되었기때문이다.
사당역에서 내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몇몇의 등산객이 보인다.관등약수터는 보이지도 않는데 딸아이는 벌써 힘들다고 한다.첫번째 헬기장부터는 바람이 비교적 강하게 불어서 마스크를 씌어주었다.하마바위와 마당바위를 지나면서 바위에 대해 설명해주니 흥미로움을 보인다
바람이 덜부는 장소에서 가져온 사발면으로 이른 점심을 먹었다.오전에 잠깐 내린눈이 온 산을 뒤덮었고 나무에는 눈꽃이 피었는데 그런광경을 보면서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삶에 대한거라든가 등산시 안전수칙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연주암에 이른다.
연세드신 할머니들이 연주대로 오르는 계단을 큰딸보다도 더빨리 올라가신다.큰애는 계단오르기가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손을 잡고 끌어주면서 연주대에 도착하여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걸 다 설명해 주었다. 깔딱고개,송신소를 지나면서 팔봉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니 큰애는 무섭다고했다.암릉구간이 나올때마다 우회해서 돌아갔다.
언젠가 부슬비가 오는 팔봉능선을 넘어오는데 갑자기 안개가 몰아닥쳐서 불과 1m 앞도 안보였다.그때 그광경을 상기시켜보면서 그자리에 우뚝서서 잠시 신선이 되어 보기도 했다.
제1국기봉에서 우측길로 접어들면 불성사를 지나서 안양유원지로 내려갈수있고 좌측에 보면 또하나의 국기봉이 있는데 이곳에서 좌측길은 육봉능선 가는길이요 우측길은 안양공설운동장쪽으로 내려가는길이다.
또 언젠가 육봉능선으로 내려갈때 길을 잘못들어서 계곡으로 내려섯는데 장마후라 젖어있는상태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바위에서 떨어지고...옷이 엉망이 되어 과천종합청사부근의 계곡물에 이르러서는 아예 물속에 풍덩들어가서 대강옷을 털고 한참동안 물놀이 하다가 젖른상태로 지하철타고 온경우도 있었다
국기봉에서 우측길로 접어들어 안양공설운동장쪽으로 하산을 시작하는데 암릉구간이라 딸아이는 힘들어했다.내가 볼때는 운동장같은 길로 보이지만 등산초보인 딸아이는 어렵고 위험하고 힘들다고한다. 손잡아 내려주고 받혀주고를 반복하며 암릉구간을 통과하여 약 1시간 뒤에는 약수터에 도착했다. 이곳은 약수터 뿐만 아니라 쉼터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가족들의 야외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듯 하다.
큰길로 나오기 전에 민속주점이 있었는데 그집의 울타리에 아직도 조롱박이 수없이 매달려 추운 겨울날씨속에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가까운 거리에 있는 버스종점에서 103-1번 버스를 타고 안양역에 내린다.
딸아이는 산행후 전철안에서 다리가 약간 아프다고는 했지만 산행이 즐겁고 좋다고 했다.나는 딸아이를 위해서 아빠로서 해줄수 있는것이 또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