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0. 02:08
응답하라 1997이 드디어 막을 내렸네요.
어쨌든 많은 응답빠순이(^^, 응답하라에서는 빠순이의 순기능에 대해서 아주 제대로 말을 해주지요.ㅋ)들의 바람대로
시원(정은지)와 윤제(서인국)의 해피엔딩으로 결말~!!! 와우.
축하합니다. 많은 응답빠순이들의 애를 태웠던 만큼... 더이상 애태우게 하지 마시고,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잘 사세요.
어쨌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남기고 간 것이라면. 바로 이것. 1990년대의 순수함. 잊고 살던 그 순수한 열정과 사랑.
마지막 윤제의 내레이션이 이 결말을 확실하게 얘기해주지요.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비록 잊어버렸을지언정 내 안에 그 마음은 살아 있었음을 확인시켜준 그 드라마.
그리고 잊어버렸던 그 마음을 끄집어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불러일으킨 드라마 응답하라~~~.
응답하라 1997 16회에서는 총정리편이어서 그런지, 더더욱 마음에 팍팍 다가오는 명대사들이 참 많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응답하라가 끝난 여운을 음미(?)하며 명대사들을 올려봐요.
일명 응답하라 1997 스페셜, 명대사(명내레이션)으로 보는 응답하라 다시 보기.
그런데 아무래도 16회에서 거의 대부분을 뽑게 되네요. 그럼 한번 볼까요?ㅎㅎ

- 응답하라 1997 16회. 시원(정은지) 앞에서 토니 이야기 잘못했다가 쥐뜯기는 윤제(서인국).ㅋ
이어지는 윤제의 나레이션.
거친 초원의 사자를 동물원에 가둔다고 하루아침에 생각을 끊고 당근을 먹지는 않는다.
아무리 환경이 바뀌어도 사자는 사자고 토끼는 토끼다. 고로 성시원은 성시원이고 윤윤제는 윤윤제다.
우리는 우리 식대로 만나고 연애하고 사랑했다...
1996년 봄, 고등학교 입학식. 안경 대신 렌즈로 바꿔 낀 시원(정은지)를 보고 반한 윤제.
그리고 시작된 첫사랑. 그리고 2005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시작된 시원과 윤제의 사랑.
윤제(서인국)와 시원(정은지)의 알콩달콩 로맨스가 시작되지만, 여전히 둘은 티격태격.
하지만 그것이 둘만의 사랑의 매력. 모든 사랑에는 그들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응답하라 1997 16회. 윤제랑 함께 살던 준희(호야). 이제 윤제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이사를 가려고
이삿짐을 꾸리면서. 준희의 대사.
"정말 너네 형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너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지.
내가 형님(윤태웅)이라면 너 몰래 다른 핑계 대고 포기했을 텐데. 선생님은 솔직하잖아.
나도 시원이 좋아한다. 그러니까 우리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 그래서 퇴짜 맞으면 그걸로 평생 놀리자.
니가 칠팔년을 혼자 고민하던 걸 바로 수면 위로 올려버리잖아.
그날 너희 형이 그렇게 솔직하게 말 안 했으면 아마 너희 형제 평생 눈치보며 불편하게 살았을 걸."...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욱 솔직하게 자기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았던 윤제의 형 윤태웅(송종호). 그 태웅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더 자세히 있다가 해보려고요.ㅎㅎ

- 응답하라 1997 16회. 2012년 딸 시원(정은지)의 동창회에. 윤제와 시원의 아이를 데리고 온 성동일 부부.
성동일의 대사.
“오랜만에 다들 보니까 좋네. 고께로.. 부지런히들 돈 벌고. 부지런히들 추억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큼 돈 안들이고 즐거운 게 없어. 나도 한때는 옛날에 태웅이 아버지하고. 즐겁게 안 살았냐. 갑자기 우리 프렌 생각이 훅 나버려.”
저 동창회에 모인 친구들도, 어느새 아버지 성동일씨의 나이만큼 훅~~ 되어 있겠지요. 그때는 더더욱 그리워질.
지금 이 순간,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즐겁게, 즐거운 추억 만들기.
그 순간이 나중에는 미치도록 그리운 순간이 될 줄 안다면 지금 너무 내 안에 갇혀 있지 않기.

- 응답하라 1997 16회. 떠나는 모유정(신소율), 도학찬(은지원) 커플의 뒷모습을 보며 윤제의 내레이션
첫사랑,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영악하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지독할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주체할 수 없이 뜨거운 당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다시는 그 젊고 순수한 열정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더 성숙한 열정으로 꽃필 수 있음을....

- 응답하라 1997 16회. 동창회 친구들이 모두 떠나고, 준희(호야) 혼자 남아 떠나는 장면의 내레이션.
첫사랑은 시작이다. 흘러가면 그뿐이다. 이제 맞게 되는 새로운 시절엔 새로운 사랑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첫사랑의 체온과 순수함은 아닐지라도 그 상처로 인해 조금씩 자라고 성숙해진 어른의 사랑을 기다려야 한다.
- 응답하라 1997 16회. 언제나 티격태격하는 윤제(서인국)와 시원(정은지). 동창회 모임 후 집에 가는 길에 흘러나오는 윤제의 내레이션.
로맨스가 지나면 생활이 온다...그리하여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은 이제 고단하고 지난한 일상이 된다.
마치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누구도 첫사랑의 로맨스는 이야기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계속해서이어지는 윤제(서인국)의 내레이션.
하지만 첫사랑이 성공해도 좋다. 비록 내 삶의 가슴 시린 비극적 드라마는 없지만.
세상 그 어떤 오래된 스웨터보다도 편안한 익숙함이 있고 익숙함이 지루할 때쯤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설레임이 있다.

코찔찔이 소꼽친구에서 첫사랑으로....



연인으로 그리고 이렇게 남편과 아내로 만나기까지
우린 같은 시대를 지나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다. 익숙한 설레임 좋다.


- 그리고....응답하라 1997 10회. 준희의 내레이션. 응답하라의 그 1990년대식 첫사랑을 관통하는...
당신이 좋은 이유? 그저 그 사람이라서. 바로 너라서. 이것 말고 다른 이유가 또 있을까.
정 피할 수 없다면 원하는 것은 딱 한 가지 뿐이다. 오래도록 진정 변하지 않을 사랑으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
가슴 시린 우리의 사랑을 위하여.

- 응답하라 1997 14회. 형 때문에 시원을 향한 마음에 갈등을 하는 윤제(서인국)에게 준희(호야)가.
형 때문에 시원이 좋아하는 거 안 받아주는 거야? 누구를 좋아하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야. 가슴이 시키는거야.
시원인 너 좋아해. 그건 너도 마찬가지고...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해..
선택의 문제에 갈등하게 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는 대사. 가슴이 시키는 것은 무엇인지?


오랜 시간 너무나 애태웠던 사랑. 어쨌든 오랜 사랑의 결실을 맺는 걸로 응답하라 1997은 마무리를 지었네요.
그리고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새로운 사랑에 대한 희망을 주었고...
어쨌든 윤제(서인국)와 시원(정은지) 님.
검은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서로 아무리 치고박고 싸울지언정, 끝까지 멋진 사랑하세요~@@
안 그럼...성동일 아저씨한테 혼나요.
..ㅋㅋ

응답하라 1997, 작가님 그리고 제작진 모두 감사합니다.
이제는 응답하라 1997과 안녕하고....지금 이 순간, 이 현실과 다시 응답할 때네요. 응답하라 2012.
다음 포스팅에는, 응답하라 1997, 윤태웅(송종호)에게 배우는 인간관계의 지혜 편이 이어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