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변선생입니다.
오늘은 인강사이트 몇 군데를 돌아다니다가 많이 보게된 “압축강의”라는 것에 대해서 한 마디 하겠습니다.
EBS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한 병폐도 많구요, 이제는 그 병폐가 수면위로 솟구쳐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분명 영어 강의인데, 영어가 없이 국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있는 것 같군요. 글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주제를 알려주고 암기시키는 강의는 영어 목록 속에 없다면 영어강의란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강의가 가능한 적은 노력으로 좋은 결실을 얻으려는 수험생들의 정신적 게으름과 이해관계가 맞아서 다수의 학생들이 이런 강의를 들으면서 헛된 꿈만 꾼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강의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올해 수능의 성공의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비춰집니다.
이런 생각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일단 이런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EBS를 공부하는데 문제가 있는 학생들일 것입니다. 등급으로 하면 4~5등급 이하의 학생들이 되겠네요. EBS를 해야 하겠는데 영어가 주가 되는 제대로된 EBS 강의를 듣게 되면 알아듣지 못하니깐 알아들을 수 있는 국어로 진행되는 EBS강의가 매력적이겠죠. 다른 강의에서 느낄 수 없는 이해의 기쁨도 맛볼 수 있을 것이구요... 하지만 이렇게 공부하면 영어 자체의 실력은 절대로 늘 수가 없죠...
EBS의 실질 반영비율은 전체 문제에 대해서는 70%이지만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듣기에서 90% 넘는 비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해에서는 60%가 안 되는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입시에서는 듣기의 문항수가 늘고 독해가 줄었기 때문에 듣기에서 90%가 출제된다면 독해에서는 50%만 출제가 되어도 70%의 가이드라인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이말을 돌려 말하면 비연계 문항이 독해파트 23문항 중에서 11개가 출제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장문 5문항은 거의 항상 비연계가 나왔고, 빈칸에서 3문항 정도, 그리고 나머지 유형에서 3문항 정도가 비연계로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EBS를 공부하는데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이미 비연계에서 8문항 정도를 틀릴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렇게 틀리면 이미 3등급 라인은 벗어난 것이 될 것이구요, 따라서 서울 및 수도권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하는 점은 연계문제의 경우에도 다 맞을 수는 없을 것이란 점입니다. EBS에서 항상 출제가 되어 온 문제들이 있습니다. 어법, 도표, 내용일치 문제들이죠... 이 문제들의 특징은 연계가 되더라도 연계의 이익이 전혀 없는 문제들이란 점입니다. 어차피 다시 봐야 할 것들입니다. 실력이 없다면 다 맞기 힘든 문제들이 됩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할 것은 작년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가장 난이도 높았던 문제가 연계문제였다는 점입니다. 시험이 어려워지면 연계되었다는 것으로 풀 수 없는 정도의 난이도가 출제될 것이란 점이죠. 그리고 EBS압축강의의 이익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주제, 제목, 요지 문제 3개 중에서 3개가 모두 연계될 확률도 높지 않다는 점과, 영어로 이루어진 선택지의 해석능력이 없을 경우에 내용을 알아도 틀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이 EBS압축강의를 듣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최상의 관대함을 발휘해도 2문제~3문제 정도라 생각됩니다.
이런 것들을 토대로 판단을 해보면 EBS압축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이미 올해의 수능에서 영어 과목은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런 국어로 진행되는 영어 강의들은 결국 학생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면서 실제로는 재수학원에 안정적인 학생들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들은 금전적 이익을 취하겠죠...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이미 들어간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입니다. 재수생들을 가르치면서 매일 매일 재수생들의 힘겨운 생활을 경험하는 저로서는 학생들이 잘못된 판단에 의해 재수를 하게 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르비는 타 사이트에 비해서 상위권 학생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런 학생들이 있다면 다시 잘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갈 수 있는 대학이라면 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재수를 하고 있는지를요... 이 세상은 인과의 법칙이 무섭게 지켜지는 곳입니다. 그리고 수능과 입시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특히 재학생 여러분들은 입시에 대한 더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실력을 키우세요. 어휘와 구문이 여러분의 해석능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그 후에 스스로의 힘으로 EBS를 공부해보세요. 이런 과정이 없다면 “사고력”을 측정하는 수능에서 결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쉽게 얻으려 하면 모든 것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정도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름길보다 더 빠르답니다. 여러분들이 정도를 걸어가시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작년 외국어 만점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ebs 330제하고 수능완성만 풀었습니다. eb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데로 듣기교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ebs교재는 해석연습 용이라 생각합니다.
ebs는 단순 문제집이지, 기본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