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도서관, 장미도서실
도서관부 장재향
나의 첫 도서관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도서실이었다. 그 시절(1979년) 학교에 도서관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우리 학교에 ‘장미도서실’이 있었다. 교실 한 칸 정도의 크기로 도서관이 아니라 도서실로 불렸다. 담임 선생님이 도서실 담당 선생님이셨는지 우리 반 아이들 여러 명이 도서관 담당이 되어 도서실 관리를 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도서실이 계속 유지되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5학년 때 도서실에 가서 청소 하고, 책 정리도 하고, 책을 읽었던 기억만 아주 흐릿하게 남아있다. 낡은 교실과 낮은 책장 그리고 동화책들. 『사랑의 학교』, 『집 없는 천사』 같은 세계 명작 동화를 읽었던 것 같다. 기억이 또렷하진 않지만 많은 책들 속에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나의 첫 도서관이 공부하는 장소가 아니라 책을 보는 곳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그 때도 지금도 난 책이 가득한 공간을 좋아한다. 햇살 속에 책 먼지를 느끼며 서가를 거니는 느낌도 참 좋다. 그 때와 달리 지금은 주변에 도서관이 참 많다. 필요한 책은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다. 도서관이 주는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