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신경은 1990년대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자코모 리촐라티 연구팀이 짧은꼬리원숭이의 운동신경을 연구하다가 발견되었다. 원숭이가 음식에 손을 뻗어 집을 때 반응하는 뇌 특정 부위의 세포가 연구원이 원숭이에게 똑같은 동작을 보일 때도 같은 반응이 나타났고, 뇌세포가 마치 거울과 같이 반응한다는 의미에서 거울신경세포라고 이름 지었다.
왜냐하면 출생 시에 뇌는 발달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신생아부터 성인기까지 계속 발달을 하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가난과 질병, 범죄율이 높은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833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종단 연구를 시행했다. 이 연구는 결손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고 성격이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의 경우 자존감이 떨어지는 등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를 분석하던 심리학자 에미 워너 교수는 연구대상자 833명 중에서도 가정환경이 가장 열악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201명 중 1/3인 72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성장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기 삶을 더 잘 꾸려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연구는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회복탄력성이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높은 사람일수록 질병, 사고, 실직, 가족의 죽음, 이혼 등 인생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오히려 이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고 한다. 워너 교수는 연구를 통해 드러난 높은 회복탄력성의 배경으로 인간관계를 지목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잘 자라난 아이들의 경우 예외 없이 그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 사이에 농담으로 “성격장애 환자들은 배우자를 잘 만나면 낫는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뇌가 가장 왕성하게 발달하는 생후 5년간 따뜻하고 세심한 양육경험을 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 이후에도 기회는 있다. 아동기와 청소년기뿐만 아니라 성인기에도 우리의 뇌는 매우 유연하고 탄력적이어서 다양한 상담과 심리치료를 통해 감정을 잘 조절하고 스트레스에 대해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절체계를 배우는 제2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때 흔히 듣는 말이 “환자의 감정을 따라가라.”는 말이다. 환자가 언어적ㆍ비언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감정을 잘 파악해서 알아차리고 그것을 따라가야만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이 알게 된 것을 환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그러면 환자는 이해받았다고 느낀다. 또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김연아처럼 훌륭한 운동선수가 될 수 없어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될 수 없겠지만 우리의 마음 건강을 위해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EQ 감성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은 그래서 감성지능 학습이 평생학습이라고 주장한다.
화를 다스리는 다양한 방법: 욕구가 좌절되어 분노, 갈등,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잃는 경우, 사람은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기 위해 특징적인 방법들을 사용한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처음 제기했던 이 심리적인 기제에 대한 개념을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가 정리ㆍ완성했고, 이를 방어기제라고 부른다. 화가 나는 상황뿐만 아니라 화가 났을 때 그것을 다스리는 방법이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은 바로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라지 않는 아이 하나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은 결국 자기 마음에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거리를 두고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숨어 있는 생각, 감정, 소망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거리 두기와 알아차리기로 관찰하는 자아의 힘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관찰하는 힘을 기를 때 자신의 마음도 이해되고 위로받을 수 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여유도 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