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트르(Edwin J. Delattre)(2002)에 의하면, 경찰부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것들은 상호 배타적이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델라트르는 경찰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작은 호의조차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체사회 가설
윌슨(O. W. Wilson)이 시카고 경찰의 부패를 설명하기 위하여 주장한 전체사회가설(the society-at0large hypothesis)에 의하면, 사회 전체의 풍조와 정서가 경찰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사회 전체가 경찰관의 부패를 묵인하거나 조장할 때 경찰관은 자연스럽게 부패행위를 하게 된다(Delattre, 2002).
부패는 비교적 해악이 없고 좋은 의도를 가진 관행으로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명백한 부패유형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는 전체사회가 그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즉 "미국 시카고 시민이 시카고 경찰을 부패시켰다"라는 윌슨의 주장은 시민사회의 부패가 경찰부패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로 이론
전체사회 가설과 유사한 논리는 셔면(L. Sherman)의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로(slippery slope) 이론'이다. 이 이론은 부패를 야기할 수 있는 경찰관서 내에 있는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된다. 실제로 부패는 부패로 보기 어려운 아주 사소한 행위로부터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큰 부패로 이어진다.
작은 호의의 수용은 경사로 위에 행위자를 올려놓은 것과 같이 점점 깊에 빠져들게 하고, 나중에는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부패하게 된다. 즉,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로 이론'은 공짜 커피, 작은 선물 등 부패에 해당하지 않는 사소한 호의(gratuity)일지라도 습관화될 경우에는 미끄러운 경사로를 타고 내려 오듯이 점점 더 큰 부패와 범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형성재(building block) 이론은 작은 사례나 호의는 경찰과 시민 간의 원만하고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된다는 것으로 작은 호의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한다. 펠드버그(M. Feidberg)는 대부분의 경찰관이 사소한 호의와 뇌물을 구별할 수 있으므로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로 이론'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였다.
구조원인 가설
구조원인 가설(structural or affiliation hypothesis)을 주장한 니더호퍼(A. Niederhoffer)(1969), 로벅(J. Roebuck)과 바커(T. Barker)(1974) 등은 경찰부패의 원인을 기존의 부패한 경찰문화에서 찾고, 젊은 신임경찰관은 나이 든 선배 경찰관에 의해 사회화됨으로써 부패행위를 학습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부패는 경찰조직 내에서 일탈적인 행위가 적절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부패 관행은 경찰관 사이에 서로 문제점을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침묵의 규범(code of silence)에 의해 조장된다. 부패가 구조화된 조직에서는 '범규와 현실의 괴리 현상'이 발생하여, 혼자 출장가면서도 두 사람 출장비를 공공연하게 청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윤리적 냉소주의 가설
윤리적 냉소주의 가설(ethical cynicism hypothesis)에 의하면, 부와 권력을 가진자 및 일반 시민의 이중적인 태도가 경찰로 하여금 사회에 대한 냉소주의를 가지게 한다. 특히, 부와 권력을 가진 자는 경찰에게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하지만, 자신은 비도덕적 행동을 일삼으면서 경찰에게 갖은 압력이나 청탁을 행하는 위선적인 태도가 경찰의 냉소주의를 불러 일으킨다. 또한 경찰에 대한 외부통제기능을 수행하는 정치권력, 대중매체, 또는 시민단체의 부패는 경찰의 냉소주의를 부채질하고 부패의 전염효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