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은 道峯山이 北漢山보다도 더 존네...
2002년 12/20(금) 평소보다 빠르게(오후 6시 30분) 퇴청하여 집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었다.
배낭을 끄집어 내어 혼자서 짐을 챙기려니 조금은 청승맞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이맘때는 북한산 간다 고 서울에 있는 鶴南에게 연락해 놓고 짐을 챙겼었는데...
이번에도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도봉산을 산행하고 싶다고 하니 올라 오라고 하여 사전에 왕복열차표를 예매해 놓았다. 저녁을 간단하게 챙겨먹고 9시30분에 배낭을 들쳐업고 집을 나서니 주위의 아는 사람 들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형편이라 땅만 바라보고 택시 잡으러 냅다 종종걸음을 친다.
도중에 집사람에게 손전화로 서울 간다고 기별을 하고 택시를 잡으니 기사 또한 의아한 듯이 바라보면 서 어떤 관광버스를 타고 가며 밤에 가다 보면 시끄러워서 잠도 못자고 내일 산행에 지장이 많을 것이 라고 걱정을 해준다. 마산역에 도착하니 대학교 입학Season시즌 이라 그런지 손님이 생각보다는 많다.
왕복표를 끊고 나서 서울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일요일 올라 오는 줄 알고 동네 산꾼들과 약주를 하고 있단다.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낭패를 당할 뻔했다.
커피 한잔을 빼서 들고 새로 단장하고 있는 역광장에 나서니 날씨는 그렇게 추울 것 같지는 않다.
안내 방송을 듣고 개찰구를 빠져 나와 열차에 오르니 그때서야 내가 서울에 가기는 가는가 싶다. 물 한 통만 빼고는 배낭을 시렁에 얹고 잠을 청하려 하지만 군데 군데 정차하여 손님을 태우는 바람에 선잠을 잘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어디 때 쯤인가부터 잠이 들어 깨어 보니 대구 역이다. 또 자자!!! 대전을 지나 어느 듯 수원까지 왔다. 깜빡하는 사이에 서울역에 도착했다고 시끄럽다. 고속열차 때문에 10여분 정도 연착을 한 듯하다. 잠에 취해 배낭을 매고 나오니 예나 지금이나 서울역은 백수(?)로 만원이다.
새벽인데도 아직 술판을 벌리고 있는 팀, 자기들끼리 시비를 걸고 있는 사람, 근데 아줌씬지 아가씨인 지는 모르겠으나 작년에는 못 봐서 그런지 여자도 있다. 별로 기분은 좋지 않다. 잘 산다고 하는 나라 에서 아직도 복지 수준이 이 정도니 말이다. 지하도를 빠져 나와 깨끗하지는 않겠지만 시원한 새벽 공 기를 마셔보는 것이 이 얼마만 인지? 옛날 군에 있을 때 고속터미널이었던, 지금은 연세XXX로 오래 전 부터 변해 있고 맞은편에는 몇 년 전만해도 럭키 그룹의 사옥이었던 건물이 지금은 다른 용도로 변해 있고 그 지하에 있었던 삼주다방은 아직도 있능강 모르겠다. 친구와 쉬엄 쉬엄 걸어 올라오니 남대문 시장이다. 근데 사람(장사꾼들)이 별로 없다. 친구 왈 "참! 요새 이 시장도 다 죽었네. 옛날 같으면 이렇게 맘대로 걸어갈 수가 없었다. 사람끼리 바치차서 말이야." 좁다란 골목의 우리가 간 곳은 내일 모레면 다가올 크리스마스 준비를 위한 용품점이 잔뜩 들어서 있는 골목이다.
이곳 저곳 몇 군데를 기웃거리다가 손님이 몇 명 있는 식당에 들어가 해장국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역시 빠르다. 금방 나온다. 우찌 이리도 남의 바쁜 일정을 알고 얼른 내어다 주는지!!
개코에 뭐 감추듯이 한 그릇을 비우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니 지방에서 올라 온 관광버스가 주차장을 차지하고 있어 시내버스는 정차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바로 통과한다. 우메! 열받어!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종로5가에 도착하니 04:45이다. 여기서 조금 걸어 종로6가로 간다.
10분 기다리는 동안의 새벽 바람이 와 그리도 섬뜩한지? 4시 55분에 의정부행 12번 시내버스(?)에 오르 니 젊은 에미나이가 엄청시리 많이 타고 있어 앉아서 가기는 걸렀다. 몸이 좀 피곤해서 그런지 왜 그리 도 배낭이 무거운지? 오르내리는 사람들 틈에 배낭이 많이도 걸그적거린다.
어차피 사서 하는 고생이니 참는 수 밖에. 그럭 저럭 회룡역에 도착하니 5시 35분. 걷고 걸어!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차다. 재무장을 하고 회룡매표소를 향하여 걸어가는데 도 중에 매스컴에서 많이 보던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사패산을 통과하는 터널공사 반대!
★. 06:05 회룡매표소에 도착하다!
달빛 아래서 복장을 다시 점검하고 후래쉬도 챙기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새벽 산행이다. 인적도 여기 저 기서 나타나고 후래쉬 불빛도 보이고. 왼쪽의 회룡사를 지나 잠시 언덕배기로 오르다 보니 약수터!
★. 06:20 용암 약수터에 도착하다.
친구는 여기서 식수를 준비한다. 도봉산을 몇 번이나 왔는지 셀 수 가 없단다. 용케 잘도 올라간다. 그 것도 모르고 따라가야 하는 나는 숨이 찰 수 밖에. 한참을 올라 온 듯한데 사패산1.2km/회룡사 1.2km.
★. 06:50 겨우 30분을 올라왔는데 사패산 능선?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잠시 오르니 또 다른 능선이다.
★. 07:10 포대능선에 도착!
여기서 사패산은 0.6km . 또 잠시 바짝 힘을 주어 올라서니 정상이다.
★. 07:20 사패산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의정부 시내가 보이고 수락산이 보인다. 어렴풋한 경치가 그런대로 즐길만하다. 여명을 몇 장 찍고는 다시 내려오니 아까 그 갈림길이 다시 나온다.
★. 07:43 450m고지, 포대능선!
왜 포대능선인가? 포대 능선 어느 곳인지는 몰라도 중간에서 구경하면서 초콜릿도 하나 먹으며 이름에 대하여 물어보니 1960년대에 김신조가 이리로 내려와 서울이 발칵 뒤집어져 그 뒤에 이 도봉산과 북한 산 능선에 포대를 설치하였다 하여 포대 능선이라 불리어진다고 한다. 그 넘의 일성이와 정일이는 늘 우리 곁에서 애를 먹이고 있다. 그 넘들 때문에 우리네 젊은 청춘들이 3년이라는 아까운 시절을 언제 까지 보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능선을 따라 도착한 곳!
★. 09:02 포대터!
아직도 정상에는 그 당시의 벙커가 녹이 쓴 채 남아 있다. 잠시 옛날의 군대 생활을 회상하면서 벙커의 이곳 저곳을 훑어보니 군인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옛 것을 생각하면 무엇하랴! 다 지나간 시간 이거늘. 그래도 우리에게도 그런 과거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군대 아무나 가나??? 다시 쉬엄 쉬엄 발걸음을 옮기는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바위덩어리다. 두 손으로 기기도 하고 앉아서 엉덩이를 바위에 문지르기도 하고 험한 바위타기다. 이윽고 이 산길의 절정인 쇠줄타기 코스가 나온다. 친구의 말을 빌리면 가을이면 이 코스에서 사람들이 밀려 꼼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정말로 장난이 아니다.
있는 힘을 다하여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시계 유리에 언제 Scratch가 났는지 한참 후에야 알았다.
★. 09:10∼09:20 이 험한 줄타기 코스를 약 10분을 탔다.
팔에 근육이 오를 정도로 힘이 들었다. 줄타기를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르면서 걷고 나니 이 산의 정상!
★. 09:30 도봉산 정상 자운봉이다.
자운봉은 위험하여 올라가지 못하고 바로 옆 신선봉에서 요기를 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런데 이 산 에는 똥 고함을 지르는 사람이 왜 이리도 많은지? 시끄러워 소음 공해 그 자체다. 더 오래 머무르고 싶 은 생각이 없다. 10여분의 휴식을 마치고는 소음을 뒤로 하고 주봉을 향하여 출발. 중간에 고무 계단이 특이하게 놓여 있어 북한산 기억이 새롭다.
★. 10:05 주봉(柱峰)에 도착하다.
잠깐 실례! 어느 듯 오봉 가는 길목의 바위 밑에서 사과 한 개씩을 비어먹고는 아직 남은 산행 길을 더 듬으며 저 건너 보이는 북한산을 바라본다. 작년 이 맘 때는 이 친구와 저 산을 새벽부터 탓는데...
바위덩어리가 차례로 다섯 개가 나란히 있다 하여 오봉산이란다. 20여분을 옆으로 빠져 걸으니 660m봉!
★. 10:35 660m인 오봉에 도착하다.
여기서는 사패산의 터널 반대쪽이 보인다. 길을 닦다가 반대하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된 듯 하다. 누구 의 판단이 맞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서로가 옳다고 하니 말이다. 내사 서울에 살지 않으니 직접 적인 영향은 없지만 억지로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길을 내어야 한다는 데는 반대다. 먼저 이 땅이 누 구의 재산인가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얄팍한 이해 관계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힘없는 민초는 어디로 가야할지? 아무튼 만인이 납득 할 수 있도록 결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혀 도움이 안되는 생각을 10여분 하고는 바쁜 길을 재촉한다. 이제는 이 종주 코스의 마지막 峰인 우이岩(우이봉)을 향하여 남은 힘을 쏟을 때다. 오봉을 내려와 밋 밋한 8부 능선 허리 길을 부드럽게 가로질러 도착한 곳이,,,,,,
★. 11:15 우이봉에 도착하다.
그제서야 산꾼들이 제법 붐빈다. 곧장 가면 북한산의 시발지점인 우이동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으나 우 리는 오늘의 마지막 목표지점인 도봉 계곡으로 내려선다. 올라오는 사람이 많아서 귀찮을 정도이다. 정 신없이 굴러 내려오니 약수터 하나 나온다.
★.12:00 도봉 약수터 도착!
이제는 오늘 산행의 끝을 내야 하는 시간인 듯 하다. 목 잠시 축이고,,,
★. 12:20 목표지인 도봉 매표소에 도착하다.
오늘 6시간여를 걸어온 셈이다. 도봉 주차장 옆의 목용탕에서 저린 몸을 씻고 유원지 식당에서 그 골 때리는 옥수수 동동주에 파전으로 한 잔하며 점심을 먹다. 도봉역에서 3시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 하니 4시가 조금 지났다.
Coffee Shop에서 오늘 산행을 안내해 준 친구와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아쉬운 작별을 하고, 친구는 집 으로, 나는 17:15 마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