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인 독법으로 해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대중문화 텍스트
묻힐 수 없는 가사
208110053 박진화
마음에 드는 노래를 고를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가사는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음의 키를 가지고 있는 노래가 가장 좋고, 중독성 있는 노래를 제일 많이 듣는다. 하지만 그것은 순간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듣는 노래는 좋은 가사를 가지고 있는 노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좋은 가사들이 사라지고 있다. 중독성 있는 노래들이 급상승 하면서, 그에 따라 가사들이 쉽고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써지고 있다. 좋은 가사는 발라드나 힙합 등의 곡들에서도 찾아야만 한다. 귀에 쉽게 익혀지지 않은 가사의 영역이 음악에서 사라질 것 같이 줄어들었다.
기계음을 또 하나의 목소리로 받아들이면서 보컬의 어쿠스틱인 모습이 감퇴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문제점으로 삼기도 하는데, 그 전에 단순해져버린 가사가 더 문제이지 않을까 한다. 동전 몇 푼보다 가벼워진 음악-Tiger JK, True romance 中-인 이 시대는 한 달을 넘지 못한 채 가볍게 음악을 바꾼다. 중독성 있는 음악은 초콜릿처럼 유혹에 금방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입이 달아버린 순간 버려진다. 후크송이나 중독성 있는 노래나, 단순한 4박자의 곡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본인도 쉽게 빠져버리는 곡이다. 하지만 이런 곡들이 많아지면서 음악이 정말로 가벼워져 버린 것이 문제이다. 더 이상 가벼워져 버리면, 음악의 예술성은 떨어질 것 이다. 발라드 곡이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는 모습은 이제 찾기가 힘들다. 더불어, 연말 시상식에서 작사상이 사라져 버렸다. 작사상이 사라졌다는 것은, 작사상을 줘야 할 만큼의 가사들이 나오지 않는 다는 말이 된다. 지금의 음악에는 깊은 가사가, 문학이 필요하다.
문학과 음악은 예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같이 공존한다. 시는 음악의 가사로 많이 쓰였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는 문학인들이 많았다.
노래 제목 클릭 시, 노래 가사가 새 창으로 뜹니다.
김연우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이 곡의 제목이자 가사인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 제일 마음에 든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글에서 자신의 감정이 제일 깊이 묻어나는 문장이다. 예전의 연인이 자신과의 기억을 잊는 것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헤어지는 것보다 더 슬픈 일이다.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달라는 말처럼, 헤어진 사람이 연인에게 할 수 있는 말 중에 슬픈 말이 또 있을까.
음악의 시인이라고 하는, 에픽하이의 노래 가사를 보자.
Epic High - 행복합니다, Map the Soul, 당신의 조각들
에픽하이의 노래에서는 현대인의들의 고독을 안는 가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행복합니다에서는 반복적이고 회색적인 삶을 살고 있는 두 명의 인물이 행복하다는 거짓말로 고독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 발표된 Map the Soul은 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감각적인 표현들이 많이 보인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라임에 그 대단함을 느꼈다.
다른 노래 장르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힙합에서 가사는 어쩌면 제일 중요한 요소 일지도 모른다.
1TYM - 어쩔겁니까, 니가 날 알어?
Tiger JK - 8:45 Heaven
G-Dragon - She's gone
Dynamic Duo - 잔돈은 됐어요
IF - Art & Fear
힙합을 듣다 보면, 다양한 뮤지션들만큼, 다양한 주체가 있다는 것이 들린다. 음악으로 비판을 할 수 있고, 예술을 이야기 할 수 있다. 19금딱지가 달려도 그들은 욕을 하고, 여자를 스토킹 하기도 한다. 하위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도 힙합이다. 물론, 이 부분은 락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장기하-싸구려 커피- 그리고 그들은 소리 또한 다양하고 패션도 다양하다. 각자가 개성이 가득한 주체들이다. 지금의 음악이 다양해 진 것은, 힙합이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음악 뿐 아니라 사회에도 반영되는 이야기인 듯하다.
다양한 주제를 가진 다른 장르를 찾아보았다. 애니메이션 OST. 애니메이션 곡들이라 해서 유치하거나 장난스럽지만은 않다.
보노보노 OST - 지름길로 가고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어릴 적에 보던 보노보노가 생각도 나지만, 가사 중 ‘지름길로 가고파’와 ‘상식이라는 건 누가 정한거야 정말로 진짜’, 이 부분에 많은 동감을 받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해져 있는 사회를 말해준다. 그것이 사회에서의 ‘일탈’을 불러왔었다.
Do As Infinity - 深い森 (깊은숲), 樂園(낙원), 眞實の詩(진실의 시)
일본 가요나 일본 드라마, 일본 소설 등을 잘 보지 않는데, Do As Infinity, 이 밴드는 유일하게 끌린다. 애니메이션 OST을 통해 알게 된 밴드인데, 여성보컬의 흡입력과 곡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일본어라 곡을 듣는 동안은 그 뜻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곡은 가사 또한 다를 것이라 생각하며 번역된 가사를 보았는데, 역시 나였다. 깊은 흡입력처럼 깊은 가사였다. 제목이 한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짙다.
南里侑香(난리 유카) - 曉"フ車
한 SF애니메이션의 OST다. 이 곡 또한 가사가 깊고, 짙다.
박혜경 -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
파라다이스에 달려가게 하는 곡이다. 정글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OST인데, 가사가 쉽지만, 의미적이다.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 이 곡은 몸에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한다. 그것은 사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여행을 떠날 때 도심과의 연락을 끊어보는 것과 같다.
아마, 정글에 사는 사람들이 그래서 외부와의 접촉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연을, 파라다이스를 즐길지도.
사랑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도, 가사 속 화자의 사랑이 내 이야기인 듯, 숨을 움켜쥐게 한 가사들이 있다.
신승훈 - 나비효과
V.O.S - 웃다가 울겠죠, 오늘도 눈물나게 기억 속을 걷고 있죠
이은미 - 애인있어요, 헤어지는 중입니다.
Sol Flower - 아프고 아파도
이영현 - 체념 2009
박선주 - 잘가요 로맨스
박효신 - 사랑한 후에
가수들의 빨려들어 갈 것 같은 흡입력이나, 곡을 다시 창조하는 표현력이 더해져서 가사에 더욱 더 집중 할 수 있지만, 가사만 보아도 숨을 움켜쥘 만한 곡들이다. 곡을 들을 때 가사에 집중해서 듣는다.
문학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음악 또한 그러하는데, 음악은 문학보다는 대중에게 쉽고 빠르게 접근 되는 예술매체라 그 반응이 좀 더 빠르다.
여기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게 하는 가사가 있다.
Beyonce - If I were a boy
곡은 남자는 여자가, 여자는 남자가 되어 서로를 이해해야한다고 말한다. 이 곡을 듣고 실제로 많은 연인들이 다시 만났다고 한다. 가사는 여자의 시점으로 이야기 되고 있지만, 남자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나 보다. 미국에서 나온 곡인지만 우리는, 세계는 같은 시간 이 곡을 들을 수 있었다.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것이 세계적으로 나온 반응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런 연인들이 있다고 한다. 어느 미국 방송에서 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시를 가사로 쓴 노래의 목록이다.
*공무도하가 - 이상은 *정읍사 외 - 어울림 *서동요 - 이소은 *가시리 - 이명우
*희망가 - 전인권 / 장사익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메아리 *향수 - 이동원
*별 헤는 밤 - 시낭송 *해야 - 조하문 *세월이 가면 - 전영 *목마와 숙녀 - 박인희
*푸르른 날 - 송창식 *진달래 - 노찾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유심초
*가을편지 - 이동원 *세노야 - 양희은 *시인과 소년 - 안치환
*타는 목마름으로 - 안치환/노찾사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 노찾사 *귀천 - 이동원
*부치지 않은 편지 - 김광석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안치환 *민들레처럼 - 꽃다지
*이 땅에 살기 위하여 - 윤도현 *노동의 새벽 - 노찾사 * 진달레꽃 - 마야
출처 : http://cafe.daum.net/7080folksong/739u/55
가사를 문학적인 텍스트로 해석하기에 가장 적절한 텍스트라고, 지금은 말 할 수도 없다. 예시로 넣은 가사들만 봐서도 아직 벅찰 수 있다. 하지만 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가사들이 있다. 음악에는 문학적인 독법으로 해석하거나, 문학적인 시선으로 볼 때 빛나는 가사들이 있다. 아예 없는 것이 아니었다. 빛을 발하지 못하여, 우리가 많이 모르는 것일 뿐이었다. 우리가 많이 모르는 이유는, 지금의 음악이 가벼워져서 그런 것이다. 그런 지금, 음악에는 문학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역으로 문학 또한 음악이 필요하다. 음악처럼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예술매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음악에 문학을 더 많이 접목시키는 것이 어떨까 한다. 문학적인 시점으로 그려진 가사를 통해, 대중들의 시점을 높이는 것이다.
문학과 음악은 원래 한 몸이었으니 가능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