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올것 같지 않아 소주 반병을 마시고 23:00쯤 잠자리에 들었다.
덕분인지 잠깐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하지만 02:00쯤 잠이 깨어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
누워서 어제 답사한 코스들을 머리속에 그리며, 그언덕들을
어떻게 오르나 생각하다, 잠이 오지 않아 별짓 다하다가 04:00쯤 잠깐
잠들었다. 한30분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어 그냥 준비물들을 챙긴다.
그래도 무언가로 설레이어 잠을 못이룬것을 기쁨으로 생각하며
손에 한보따리 챙겨 들고 싸이클 끌고 차에 오른다.
날씨가 흐리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것도 같다.
다른건 몰라도, 싸이클이 미끄러울 까봐 걱정이다.
차를 몰고 이천에 다가 올때쯤 비가 오고 있다. 약한 비지만 마음이
심난해진다. 대회장인 설봉공원에 도착할때쯤 비가 거의 그쳐 다행이다.
도착해서 체육센타에서 함께 출전한분들(4명)을 만나 인사를 나눈뒤
이제 더이상만 오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하면 싸이클을 바꿈터에 거치하고
각종 물품(헬멧 ,장갑,런닝화,수건,물,번호표,등등..)을 비치한후
화징실까지 다녀온후 마음의 준비를 다잡는다.
딱 달라 붙는 트라이 애슬론복에 당당한 체격들의 참가자들이
마라톤 대회때하고는 또 다른 분위기다. 또 다른 느낌은 대회를 즐기자 하는
분위기들을 피부로 느낄수 있다. 덩달아 기분이 업된다.
대회 참가자들을 부르는 방송과 함께 08:00쯤 호수 주변 출발지로 이동한다.
엘리트 선수들이 먼저 출발하고,이어 쥬니어선수들이 출발한다.
호수로 이동하여,찬물을 슈트속으로 넣어보며 물에 적응키 위해 몸도 이리저리
움직여 본다. 슈트를 입어서인지, 물에 대한 공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90% 가까이 슈트를 입은것 같다.
수영>>> 08:20분경
출발 신호와 함께,서서히 스트록을 시작한다.
천천히 가자. 수영실력도 모자르고 첫출전인데 하는 마음과 다르게
자꾸 몸이 앞서 나간다. 나의 위치가 제대로 분간이 안간다.
물속은 그저 초록빛, 깊이를 제대로 알수가 없다. 잠깐 생각하는 사이에
앞사람의 발에 수겨이 벗겨진다. 다행이 물이 깊지 않아 고쳐 쓰고 앞으로
나가는 사이에 옆사람의 팔이 머리통을 후려친다. 완전히 물속 전투다.
나역시 누군가의 머리를 내발로 차고, 손으로 후려 갈기기도 한다.
어깨를 눌려 자세가 흐트러지기도 한다.
그나마 슈트를 착용한것이 물속 상황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것 같다.
사각형 코스를 절반 정도 돌아가자 물의 깊이를 전혀 가늠 할수가 없다.
약간의 두려움도 느껴지고, 제대로 코스를 따라 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따금씩 헤드업을 해본다. 내위치를 대충 짐작하며 일단은 부표를
목표로 수영한다. 레인 보다 동떨어져 돌고 있지만 생각 보단 할만하다.
한바퀴를 마치고 두번째 바퀴를 돌때는 좀 수월해진 기분이다.
몸싸움도 덜해지고, 여유도 좀 생긴다. 하지만 여전히 직선 주행은
제대로 되지 않고, 갈팡질팡 하는 느낌이다.
노란색 에드벌룬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 다왔다.. 정신 없이 팔을 저었다.
수영 완주>>> 1.5km 32,03초
호수 밖으로 발을 내딛자 좀 어질어질하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뒤로도 많이들 들어 오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들어 온것 같다.
슈트를 벗으며 바꿈터로 이동한다. 헬멧을 쓰고 레이스벨트 차고 안경 쓰고,
장갑끼고, 양말신고 정신이 없다. 발이 물에 불어서 인지 런닝화가 잘 안들어간다.
버벅대며 시간을 까먹는다. 손목과 손가락에 붙인 반창고도 잘떨어지지 않아
그대로 싸이클을 끌고 이동하여 싸이클에 오른다.
싸이클>>>>> 40km 01:24:30 (바꿈터 시간 포함)
자 이제 밟아 보자, 비록 값 비싼 외제 자전거도 아니고 싸이클화도
신지 않았지만 열심히 한번 해보자.. 어제 답사 하면서, 싸이클코스도
만만치 않겠다. 생각했지만 출발후 10여km 넘을때 까진 거의 평지다.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
할만하고 즐겁기 까지 하다. 이후 설봉 공원까지는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
따라 잡기도 하고, 따라 잡히기도 하지만, 바람을 가르는 맛이 그만이다.
한바퀴를 마치고 두바퀴를 돌때는 평속 30km를 계속 유지 할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이 힘이 떨어 지지는 않는다.
알량한 자존심일지, 또는 스스로 만족을 위해서인지는 모르지만
비싼 외제 자전거를 앞지를때는 그래 이맛이야 하는 기분도 느껴본다.
그럭저럭 두바퀴를 돌아 설봉공원에 들어서자, 벌써 달리기에 들어선
참가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 나도 시작하자!! 자전거를 거치하고
바로 달려 나간다. 싸이클화를 안신은게 이럴땐 또 잇점이네..
마라톤 10km>>>>>
출발점에서 바로 오르막으로 향한다.
300m가 넘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네바퀴를 돌아야 하니, 엄청 부담스럽다.
이천대회는 초보자들도 많이 참가 하는것 같은데 , 런코스가 난코스로
정평이 높은 대회라 한다. 그래도 걷지는 말자.
굳이 따지자면,3개 종목중 주종목인데, 하고 생각하며 보폭을 좁게 하여
천천히 오른다.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한바퀴를 돌아도 풀리지가 않는다.
내리막은 빨리 달릴수가 없고 오르막을 속도가 나지 않으니...
정신 없어 시계를 차지 않아 어느정도 속도 인지도 알수가 없다.
그냥 열심히 달리자 하는 마음으로 한두명씩 추월한다.
두바퀴를 넘어 세바퀴째 들어서자, 조금 다리가 풀리는 느낌이다.
속도는 조금 오르지만 힘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 한바퀴를 좀더 스피드를 올려 본다.
피니쉬 오르막이 보인다. 자 !! 멋지게 골인하자.
방송 멘트가 들려온다. 254번 선수가 들어 오고 있습니다.!!
힘차게 스퍼트, 골인!!
즐거운 게임이 끝났다. 마지막 런이 언덕을 넘을때마다, 힘들었지만
트라이 애슬론의 역동적인 즐거움을 만끽한 하루였다.
언제나 나를 도와준 하늘님(날씨)가 제일 고마왔던것 같다.
자!! 이제 또 다른 게임을 준비하자.
런 10km 00:50:44 Total : 02 : 47 : 16
첫댓글 수고 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아하 한편의 영화 같습니다. 역시 흐르는물님 저력이 있습니다..
수영,싸이클을 그렇게 하고도 10km을 50분에 뛰다니...정말 놀랍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장하십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