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의 상황은 여전한가요? 태풍피해 소식?....
날씨는 좀 쌀랑해졌는지요?
이 곳 북경의 날씨는 그야말로 변화무상해서 매일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해요.
비가 언제 쏟아질지...그러나, 태풍같은 큰 무엇은 없는 것 같은데...
일요일인 오늘은 또 너무나 화창해서, 정말로 주말 나들이를 가지 않으면 섭섭한 기분이들 정도예요.
사실, 일요일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땅 전역이 이제 휴가로 들어가요.
중국의 3대 휴가중의 하나인 국경절휴가로 중국 전체가 거의 휴업상태에 들어가요.
구정때 이들은 1주일을 쉬고(주말을 양쪽으로 엮으면, 9일이나 되죠), 5월의 노동절을 기해서 1주일을, 3번째 휴일이 바로 공산당 창립일을 기해서, 10월 처째주를 1주간 휴가에 들어가요.
모든 학교는 당연히 짧은 방학에 들어가는데, 제가 다니는 학원은 1주일을 완전히 쉬는 학원이 있고, 또 한 학원은 3일만 쉬는데, 그 3일의 수업을 어제(토요일)와 오늘 (일요일), 그리고 다음주 일요일에 보충을 한다고 하니, 중국을 지나가는 길에 짧게 공부하고 있는 저로서는 휴가가 낀 그 자체가 더 화가 나는 일이지만, 주말에 보충강의를 하는 학원 수업때문에 또한 문제가 생겼네요.
이런 국경절 짧은 방학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서는, 몽고에서 도착한 즉시, 주말특강반을 등록해 버렸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죠,
이 주말 특강을 듣는 이 학원은 또 다른 이름의 학원인데(3개의 각각 다른 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주말 보충을 하는 학원의 수업과 그만 겹치게 되었어요.
주말특강반의 수업은 능력 시험 준비반으로, 제가 주말의 아침잠을 줄일 참으로 등록한 학원이라서, 안 가면 그만이지만~~~~~~~~
이미 수강료는 지불했고, 저같은 구두쇠가 돈을 잃을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라서~~~~~~
금요일, 비가 주룩주룩 오는 밤에 찾아가서 의논을 했죠.
그들은 돈을 돌려주지는 않는 원칙이나, 그대신 자기네 학원의 일반 강의를 무엇이든 그 돈만큼 들으라고 하더군요.
2시간씩 6일을 들을 수가 있는데~~~~~~~~~~
또한, 문제가 제가 평소에 수업이 거의 꽉 차서, 또 다른 수업을 듣기도 힘든데, 다행히 오후 수업을 하는 학원이 다음 1주를 보충없이 완전히 쉬는데다, 이 문제의 학원은 전혀 방학이 없이 계속하는 통에 다음주 중 오후 수업을 듣기로 합의를 했죠.
어쨌건, 저만큼은 휴일이 조금도 없이 꽉 차버렸어요.
사실 주말이 오니까, 조금 피곤하네요.
몽고를 떠나오면서, 밤기차를 이틀이나 연속 타고 북경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시작된 수업이 계속되고 있으니...
수업도 많지만, 그 수업에 따라서 각각 매일의 숙제도, 해야할 공부도 따로 따로 많으니,정말 하루가 어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제 삶을 가장 충만하게 느낄 때가 바로 이때랍니다.
다른 유학생들과는 달리 취미로 하는 공부이므로, 돈도 시간도 많이 들일 수 없는 여건상, 이렇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만큼, 의무적으로 하는 학생들보다는 진도가 유독 빠를 수가 있다는 것이 강점이죠.
학생들은 다른 것에 눈을 돌리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면서 하는 공부일진대, 제 경우는 다른 어떤 것을 하는 것보다는 지금 하는 이 공부가 더 즐거우니~~~~~~~~
그래서, 남보다는 많이 진도가 언제나 빠른 편으로 유학생들을 조금 당황시키곤 하지만, 역시 뜻글자인 중국어는 제가 배운 언어중에는 가장 어려워요.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언어에요.
모든 언어를 배울 때 이렇게 많은 시간상의 투자를 해야한다면, 취미생활로는 곤란하죠.
솔직히 놀면서 배운 언어가 더 많은데...
세종대왕이 옳습니다.
"어린 백성이 니르고자 할 바 있어도~~~~~~~~"
이런 이유로 저는 세종대왕님을 존경합니다.
서양언어의 좋은 점(영어는 제외), 특히 라틴계의 불어, 이태리어나 스페인어 등은 문법이 엄청나게 복잡한 대신, 그들 문법을 확실하게 알고 나면 수학공식처럼 대입해 나가면 되는 아주 논리적인 언어라서 오히려 편리하죠.
특히나, 이들의 문법은 상호비슷하니, 한 언어의 문법만으로도 다른 나머지 언어까지 힘들이지 않고, 배우게 되는 논리 정연한 언어라서.
특히, 수학을 좋아하는 제게는 쉽게 배울수가 있었죠.
하지만, 중국어는 문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몇 개 안되고, 그들이 상용적으로 상용하는 말투를 알아 나가야 되니 한마디로 시간이 걸리죠.
한자, 글자를 가지고 만들어 나가는 언어.
솔직히 저도 이렇게 노력을 요하는 언어라면, 애초에 시작을 안 했을 텐데~
멋모르고 시작했다보니, 이 언어가 다른 서양 언어처럼 문법공식으로 얽어 먹을 그런 쉬운 언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죠.
그러나, 이미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그때까지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불과 1~2주일에 불과하더라도) 또 돌아가지 못하는 제 성격은 어차피 '못 먹어도 고!~~~'로 가는 거지요.
그러나, 시작해 놓고선 그 얼마간이라도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까울 뿐 아니라, 중국 사람들이 말할 때 시끄럽기는 또 얼마나 시끄럽습니까?
가뜩이나 경상도 어투가 약간 섞인 제 말도 약간 시끄러운데, 나같이 예쁜(?) 여성이 이 시끄러운 언어를 말하면서, 타고난 미모를 해치지는 않을까도 약간 회의적이었죠.
어차피 취미로 하는 언어인데, 미모와도 좀 조화를 이루어야지~~~
그러나, 어쨌건,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소리글자들과는 또 다른, 뜻글자를 공부하는 묘미를 발견하고, 한자 하나 하나를 읽어가는 즐거움을 찾아 가고 있습니다.
다행한 것은, 뜻글자에 대한 공부는 이 중국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테니까요.
제 생각에 중국어는 결코 아름다운 언어, 결코 현대 과학 문명 시대에 맞는 언어는 아니지만(독립적인 컴퓨터언어가 되지 못하는 점에서, 21세기에 맞는 언어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해요.), 독특한 옛 것을 접하고 잇는 듯한 신선한 마음으로, 이 중국어 공부를 즐기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학생들처럼 '빨리 말을 잘 해야 할텐데..." 하는 조바심없이 글공부에 거의 치중을 하고 있어요.
어차피 뜻글자는 아는 만큼 들리고, 들리는 만큼 말할 수 있으려니~~~~~~
또 한가지, 다행한 것은 제가 듣는 강의중, 한 젊은 여자 선생님이 유독 말이 예뻐요.
정말 언어 하나 때문에라도 '사랑스러운 여자'로 느껴지는~~~~
이다지 시끄러운 중국어로 말하는데, 그리 '사랑스러워'보일 수가 없더군요.
얼굴 자체도 그리 예쁘다고는? 그럭 저럭~~~~ 괜챦은데, 그녀가 입을 열면 얼굴도 정말 사랑스럽게 보여요.
그래서, 아~~~저럴 수도 있구나!!!
하면서, 그리 회의적이지만은 아니라는 점이 저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어요.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생님께서는 웃고 있을 것 같네요.
언어 하나를 배우면서 이렇게 말같지 않은 목적과 이유의 토를 다는 인간은 본 적이 없다고...
아마도 제가 이태리 어를 배운 이유를 들으시면, 저를 더 싱거운 인간으로 확실하게 알게 되실 겁니다.
가끔 이태리 사람들이 한국어처럼 유독 자기네 한 나라에서만 쓰는 언어를 배운 이유가 뭐냐고 물을 때마다 제가 그 대답을 싱겁게 하면, 그들 웃음 많은 이태리인들은 모두 자지러 지지요. 너무 말같지 않은 이유라서...
어쨌건, 덕택에 제가 직장에서 일을 할 때(회사), 마침 우리의 파트너 회사인 이태리 회사의 일은 제가 다 맡아서 하게 되었지요.
그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또한 저도 자주 이태리 출장을 다니다 보니 자연히 말도 많이 늘고 본의 아니게 '회사내의 이태리통'으로 명성을 떨쳤죠.
이태리 말을 배운 이유요?
글쎄요?
이태리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 잠시 동안의 짧은 즐거운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목적의식으로만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도 가벼운 웃음의 이유가 될려나?
솔직히 한국의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는 이런 이유를 거론해 본적이 없어서....
특히나, 같은 회사내 사람들은 모두들 저를 보고 대단히 야심적이고, 대단히 목적지향적인 사람이라고들 말하곤 했지요.(특별한 야심으로 남들의 관심에도 없는 언어까지 배운 줄로 알고)
그러다가, 어느날-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제가 나그네 길을 떠나 버렸을 때, 사람들은 또 어떻게 저를 두고 말해오는지, 저는 당연히 모를 뿐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쨌건, 제게는 취미 생활에 불과한 이 언어 공부를 배우는 이유가 언어마다 다양하듯이,
다음에는 아마 독일어도 배울 겁니다.
사실 7번째 언어로, 그전에는 독일어로 꼽았다가 중국어로 바꾸었거든요.
이유는 단순히, 유럽 사람들이 저보고 '유럽의 언어를 다 삼킬 작정이냐?'고 해서, 아니!
동양언어도 배울거라고 임시방편으로 때운 것이 발단이었죠.
그때는 제 인생을 통털어서 일곱개의 언어만을 배우겠다고 작정했을 때죠.
기억도 나지 않는 누군가에게서 들은 말인데, '성인이 된 후에 배우는 언어는 7개를 넘어가면 혼란이 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독일어를 포기하고 중국어를 택했죠.
또한, 독일어는 그 어감이 딱딱하고, 뭔가 부드럽고 아름다운 언어로 들리질 않아서 매력을 못 느꼈어요.
하지만, 작년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 여행을 한 이후에, 동유럽 여행으로 이어졌을때, 독일 베를린의 한 성에 갔을 때입니다.
성을 안내하는 가이드를 따라서, 방문객이 모두 함께 관람을 하는데, 아마도 그는 영어는 못햇던 모양인지, 우리들 외국인에게는 영문으로 된 안내서를 나누어 주고는, 독일어로먄 설명을 해 주는데,뜻도 모르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그의 독일어는 심장을 살살 긁어 주더군요.
불어로 말하면, '심장을 살살 녹인다'고 하죠. 흔히 불어를 '사랑을 이야기 하는 언어'로 표현하죠. 남녀가 마주 보며 '싸불싸불' 사랑을 나눌때....정말 근사하죠.
그러나, 이 남자의 독일어 어감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조차 갑자기 움직일 수 있도록 때때로 팍 팍 힘을 주어 긁어 주는 것 같은, 정말 낭만적이었어요~~~~~~~
그 순간, 저는 생각했어요.
다음 8번째 언어는 독일어다!!!
또한, 제 경험상으로, 일곱 이상의 언어라도 각각 다르니까, 혼동이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장담해요.
아주 비슷한 언어인 이태리 어와 스페인어를 말할 때 가끔 단어를 섞어쓰는 경우도 물론 있어요.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애교로 넘길 정도이고...
이태리 사람들이 '아, 당신은 스페인어도 하군요."
스페인 계 사람들이 '당신은 이태리어도 하는 군요.'
하는 정도로, 서로의 액센트가 남아 있다는 점일 따름이고, 나머지 언어는 거의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거든요.
그래서, 다시 수정했어요. 내 인생에 배울 언어를 10개로 정했어요.
언제 또 바뀔 지는 모르지만....
여행기 보다는 훨씬 지루한 저의 일상 이야기죠?
사실, 중국어 학원가고, 숙제하고의 일 외에는 밥먹고 세수하는 일이외는 특별한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으니까, 저야 더할 수 없이 즐거운 나날이지만 (여행 다닐 때보다 더 재미있어요. 일단 몸이 편한 것도 확실하고), 듣는 선생님께서는 핵심없이 지루한 이야기에 불과할겁니다. 선생님의 하품 소리를 들으면서...
지루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할께요.
.....안녕...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RE]북경에 왔읍니다/ 집에 왔습니다!
날짜 : Mon, 22 Sep 2003 18:28:28 +0900 (KST)
보낸이 : "작은거인" <jchan3333@hanmail.net>
받는이 : "hanbiza" <juhienette@hanmail.net>
이제 당분간은 주현씨의 재밋는 여행기는 받아보기 어려울겄 같군요,
그 자리를 이제는 공부 이야기가 막아 줄려나!
그놈의 공부 (당신은 취미생활이라지만) 이제 지겹지도 않습니까?
식구들 말처럼 그 좋은 머리를 국가와 민족을 위하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짝이 없어 홀로 늙어가는 능력있는 한명의 노총각을 위하여 쓴다면 그 또한 하나의 기쁨일진대.
우리 이공계의 자격중에 기술사 (PE .professional engineer)라는 이공계 최고의 라이센스가 있습니다.
공학박사와 동급 이상이라하죠,
제가 그공부 할때 새벽 4시에 일어나서 7;30분까지하고 회사출근. 점심시간 30분전에 나와서 회사 근처 독서실에서 1시간, 퇴근 후 8:00부터 새벽 1:00까지 공부하고 집에 도착하면 1:00, 공휴일은 24시간 중 20시간을 공부에 매달려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로서 합격율 3%미만의 자격을 따고 박사학위가 없어도 학생들을 가르칠수 있는 자리에 와 있습니다.
불과 8년전만해도 이 라이센스를 건설회사에 빌려만 주어도 년 1억을 받는 꿈같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공부를 취미로 가진 당신, 정말 위대한 작은거인입니다.
오랜 여행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에서 건강을 많이 해쳤으리라 봅니다.
이렇게 건강을 지키는것에는 절대로 잔머리 굴리지말고 큰머리만 굴리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소화불량? 꽃띠나이에 소화불량이나 걸리고 그러면 어쩌자는 겁니까?
미모에 별로 신경 않쓰는 (?)사람인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자의 본능이야 어찌 없겠습니까?
소화불량엔 내 처방대로면 소주가 즉효입니다.
내가 가까이라도 있다면야 코를 잡고서라도 콸콸 목에다 부어 넣어 주겠지만 그러지 못하는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역시 많은 대화를 하다 보니까 하나의 베일이 벗겨짐을 느끼게 되는군요,
내눈엔 선생님같이 보이진 않았는데,아하 전에는 선생님이셨군요,
그래서 나는 이말을 좋아 합니다. "革命은 고독하고 自我의 發見에는 껍질이 벗겨지는 아픔이 있어야 한다".
우리 인간에겐 한가지쯤의 신비로움은 가지고 있는것이 참으로 좋은 것이겠죠?
그런데 나는 나를 너무나 오픈하는 사람이라, 그것이 또한 크다란 단점인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 주현씨는 그 많은 지식과 know how를 언제쯤 만인을 이롭게하는데 써먹을 작정입니까?
우리 건축공학 전공학생 10여명이 10월초 북경으로 졸업여행을 떠난다면서 연락이 왔군요,
나도 같이 참여해 달라는 초청이었지만,,,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실은 나도 아직 북경에는 가본적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여행사를 통하여 가다보니 경비는 경비대로, 일정은 일정대로, 아마 loss가 많이 나는 여행계획 때문에 여행사와 트러불이 좀 있나 봅니다.
만약 내가 가게 된다면 미리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겹디 지겨운 공부 (당신은 취미지만) 어제 많이 하셨습니까?
시간 나는대로 낭만도 즐기면서, 인생의 철학도 즐기면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큰머리도 굴리면서, 앞으로도 계속 멋진 주현씨의 삶을 살아가기를 진정으로 빕니다.
항상 건강과 행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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