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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기사 -
“꾸준한 관심이 서귀포를 예술의 도시로 바꾼다” | ||||||||||||||||||||||||||||||
<진단> 마무리 앞둔 마을미술프로젝트 | ||||||||||||||||||||||||||||||
서귀포시 천지동, 송산동, 정방동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행복프로젝트’(이하 마을미술)가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작가의 산책길을 따라 다양한 작품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오면서 주민들의 반응도 조금씩 보이는 상황이다. 2월말에서 3월이면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41개에 달하는 예술품이 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서귀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무관심으로 흉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마을미술의 진행상황을 되짚어보고 성공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 살펴보도록 한다.
▲ 다채로운 예술작품, 근데 어디 있죠? 마을미술은 1월 22일까지 1차 과정이 마무리 됐으며, 2차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중이다. 2차는 2월 28일을 마치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1차에는 총 22개 작품이 제작, 설치됐으며 2차에는 19점이 선정됐다. 샛기정 공원, 칠십리 시공원, 송산동 솔동산 일대, 자구리 해안, 이중섭거리가 주 배경이며 빈집 개조, 건물 도색, 연못 징검다리, 벽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지역을 탈바꿈시킨다. 마을미술을 간단히 정리한다면, 미술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예술작품을 시민들이 사는 마을 곳곳에 만들어 누구나 쉽게 접하자는 것이다.
앞서 경북 영천, 부산, 김포 등의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마을미술 사업이 실시된 바 있다. 하지만 서귀포 마을미술은 투자되는 규모가 15억(국비 5억, 지방비 10억)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보다 규모가 크고, 작은 마을 단위였던 이전 사업들과 달리 4.9km 길을 따라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4.9km 구간은 서귀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작가의 산책길과 동일하다. 특히 부산 감천동, 철원 쉬리마을, 남원 노봉리, 영천 별별마을 등 작은 공간을 배경으로 삼은 다른 마을미술 지역과 비교해보면, 서귀포는 넓은 특성 상 주민들이 가깝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낮은 접근성은 주민 참여, 관심이 부족한 현상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여기에 예술 분야에 대한 높지 않은 시민 의식까지 더해지며 서귀포 마을미술은 아직 지역사회에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는 평이 우세하다. 여기에 마을미술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행정에 민원을 제기하고, 작품이 본래 위치에서 옮겨지는 상황까지 있었다.
▲ 지역을 변화시키는 예술 잠재력, 앞으로가 관건 이러한 지적은 마을미술을 진행하는 관계자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점이다. 최문수 마을미술 전시팀장은 “4.9km는 짧지 않은 구간이다. 영천의 경우 하나의 마을을 꾸미기 때문에 뭉치고 흩어지는 것이 자유롭게 가능했다. 여긴 동선을 따라 나열하는 방식”이라며 “솔직히 1차 작업에서 만들어진 20개 작품을 주민들이 얼마나 봤을지 모르겠다. 긴 구간의 특성상 접근하기 힘들고 주민과 함께 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임팩트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서귀포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구리해안 폐건물’ 리모델링이 규정도 확인하지 않고 추진한 행정의 착오로 취소되면서, 큰 동력이 상실됐다는 평가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지역에 스며들기 위한 노력을 나름 꾸준히 진행해 왔고, 앞으로의 관심에 따라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최 팀장은 “퍼포먼스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마을미술 중 서귀포에서 처음 도입된 것이다. 여기에 서귀포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생태프로그램, 경찰서 방문 퍼포먼스, 2개월간 주민 인터뷰를 진행한 작가 등 주민과 함께 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예술작품 설치에 반발하던 일부 주민들도 자리 잡고 나서는 오히려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충언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장은 “예술을 통해 하루아침에 성과를 이루려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며 “예술작품이 이번에 설치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행정시민지역예술인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면 마을미술이 서귀포의 대표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작품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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