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사돈을 높이어 사부인(査夫人)이라고 많이 부른다. 사돈댁(査頓宅)이라고도
하는데 사돈의 집이라는 말과 혼동되기 때문에 잘 쓰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 안
사돈을 사부인이라 하고, 또는 사돈이라고 하느냐를 알아두어야 한다.
방송극 같은 데에서 안사돈끼리 서로 사부인(査夫人)이라 부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방송작가나 드라마를 쓰는 사람들의 잘못된 언어 선택을 멋모르는 출
연진들이 그냥 써 있는 대로 말하고, 그것을 보는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그렇게
말하니 옳을 줄로 알고, 자기도 일상생활에서 잘 모르면서 따라서 쓰고 있는 현
실이다. 물론 사돈(査頓)은 어려운 사이니 공경하는 뜻으로 안사돈을 사부인(査
夫人)이라 하는 것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안사돈끼리 서로 사부인
이라 호칭하는 것은 격(格)에 맞지 않는다. 사돈사이는 같은 항렬이라 사부인(査
夫人)이라 높여 부르지 않고 서로 사돈이라 부르는 것이 예로부터의 전통적인 말
씨다.
밭사돈과 밭사돈이 서로 만났을 때도 상호간에 사돈이라는 호칭을 쓴다. 그러
나 밭사돈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고서, 상대방 안사돈을 말할 때나 호칭할 때에
는 사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밭사돈끼리 서로 안부를 물을때 "사돈, 그간 잘
계셨습니까? 사부인께서도 안녕하시고요?" 라고 말한다. 물론 “아이구, 사돈을
여기서 뵙네요. 그동안 사돈께서는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안사돈도 별고 없
으시고요?” 라고 말해도 괜찮다.
옛날에는 사돈끼리 만나도, 한쪽은 지체가 높은 경우도 있고, 자기 자식이 좀
모자라는 아이라서 지체 낮은 집과 늑혼(勒婚)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
우는 아무리 사돈끼리라도 지체 높은 예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남의 안사돈을 말할 때도 사부인이라 하고, 편지글에서는 사부인이라는 말을
써도 괜찮다. 그리고 사가(査家)간에서도 항렬(行列)을 알고 말하여야 한다. 사
돈은 같은 항렬이고, 그보다 위의 항렬이 사장(査丈)이고, 사돈의 아래 항렬은
사하생(査下生)이다
사장(査丈)은 반드시 사장어른이라 부르고 사돈어른이란 말을 쓰면 안 된다.
사돈의 아들을 서울지방에서 흔히들 사돈총각이라 말하는데 이것은 틀린 호칭
이다. 사돈의 아들은 사하생 도련님 혹은 사하생총각이라 하고, 기혼자일 때는
그냥 사하생이라 해야 한다. 물론 미혼일 때도 사하생이라고 해도 된다.
♣ 여기서 하나 덧붙인다.
순수 우리 토박이말에서 나에게 피를 나누어준 친 어른을 지칭할 때에는 “~님”
이라는 존칭어를 붙여서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
어머니”라고 말하지, “할아버님、할머님、아버님、어머님”이라고 말하지 않는
다. “누님、형님” 이 맞는 표현인 것은 “누님、형님”은 나와 피를 나누었지, 나
에게 피를 주지는 않았다. 만약 여자가 “할아버님、할머님、아버님、어머님”
이라고 말한다면, 나를 낳아준 부모님이 아닌 시가(媤家)의 어른들을 말하는 것
이고,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 라고 말하면, 나를 낳아준 친정어
른을 말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한자말에는 “~님” 을 붙일 수 있다. “부모님、조부님” 이라고 말해도
맞는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는데, 돌아가신 어른이나, 편지에서는 나에게 피
를 준 친어른에게도 “~님” 을 붙일 수 있다. 노랫말에서 “아버님 전에 어머님
전에 눈물로 일자상서 올리나이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편지에서 “어머님, 그
동안 고향집에 혼자 계시느라 얼마나 적적하십니까? 불초소자는 어머님의 하
해와 같은 은혜로 객지에서 무탈하옵니다.” 라고 쓰기도 한다.
요즈음은 처가의 장인 장모를 “아버지, 어머니”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원칙을 유추적용한다면,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전직 어느
대통령시절에 대통령의 친아들인 김현철이라는 사람이 어떤 불미스런사건에
연류되어 법적처벌을 받게 되어 방송인터뷰에서, “아버님께 누를 끼쳐 죄송합
니다. ~~” 라고 말했는데, 이 원칙을 적용한다면 틀린 말을 사용하였다. 만약
<우리말 바로쓰기>의 원칙을 따르면, 자기는 대통령의 친아들이 아니고, 의붓
아들이거나 주워 와서 기른 아들이 된다. 공직자나 그 가족은 대중 앞에서 언
어선택 특히 호칭은 적절한 말을 써야 한다.
첫댓글 인생을 살아가면서 바른말을 사용한다는 것이 참으로 여려운 것 같습니다.
잘 듣지 못했던 호칭(사하생)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잘 지내시죠? 특히 예절을 중시하는 진주지역이나 안동지역에서는 사돈처녀
혹은 사돈총각이라고 부르면 쌍것이라고 욕하지요.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이
나 집안어른들께선 호칭만은 확실히 가르쳐주시고, 예법에 따른 용어는 중요
하게 교육을 시켰지요. 두류봉이야 늙으막에 다시 공부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