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세계경제, 최악 시나리오에 대비하자
최근 들어 세계 경제의 앞날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먼저 미국 경제는 쌍둥이 적자와 자산부문 거품,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등의 현안이 점차 '경계'에서 '주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이는 유연한 통화정책 능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나 취임 후 지난 3개월간 벤 버냉키 의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기대보다는 우려를 앞서게 한다.일본 경제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는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오는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퇴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데다,엔화 강세에 따른 디플레 효과가 새롭게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중국 경제는 갈수록 강도 있는 경기조절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1분기 성장률이 10%대에 달할 정도로 불거진 경기 과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앞으로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유럽 경제는 이미 유럽통합 헌법의 비준 과정에서 보여준 것처럼 회원국 차원에서 경제 주권에 대한 요구가 날로 강해지고 있고,경제수렴조건 이행에 균열조짐을 보이면서 통합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이 밖에 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경제는 올 2분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소프트패치(일시적인 경기 둔화) 여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그동안 경기를 이끌어 왔던 수출이 미국과 중국의 경기조절 등으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일부 국가의 경우 위기 재구설이 확산되고 있다.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판단지표 등으로 볼 때 실제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나온다.우려되는 것은 글로벌 달러 약세로 아시아 통화가치가 고평가됨에 따라 환차익을 겨냥한 투기세력들의 교란과,금리 인상으로 마진콜에 직면한 헤지펀드들의 투자원금 회수과정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현 시점에서 세계 경제 앞날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최악의 시나리오는 '원자재값 급등→인플레 발생→금리 인상 지속→자산거품 붕괴→세계 경기 위축'이다. 투자자들은 이 상황에 대비해 놓아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입력시간: 05/14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