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리차드 용재 오닐을 처음 보았다. 그 때 들었던 곡이 ‘B rosette (하얀거탑 테마)’이다.
그 날 현장에서 비올라라는 악기 연주를 처음 들었으며, 무언가 힘이 느껴지는 음에 압도당해 넋이 나간 채 박수를 쳤었다.
이후 음악 시간에 현악기에 대해 가르칠 때도 비올라 연주 소개할 때는 리차드 용재 오닐의 연주를 보여주었다.
교실에서 만들기를 할 때 클래식이나 영화 OST를 들려주는데 오늘은 리차드 용재 오닐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악기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않았는데 몇몇 남자 아이들은 만들기 하다가 뒤로 나가서 바이올린 연주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음에 올라타고 있었다. 평소 흥이 많은 아이들이기에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앵콜 직전에 연주했던 텔레만의 ‘비올라 협주곡 G장조’였다.
비올라하면 느리고 서정적인 곡에 어울리는 악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곡을 들으며 힘있고 리듬감있는 곡에도 어울리는 악기라는
것을 느꼈다. 음 하나하나 놓치는 것이 없으며 짧은 음표의 음도 정확하게 들렸으며, 리듬에 맞추어 내 몸이 흔들리는 것을 참고
있었다.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을 때, 서로 바라보며 연주를 할 때, 곡의 리듬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몸의 흔들림을 보고 선율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기가 진정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주를 들으면서 가슴 속에서 벅참, 기분좋은 설렘, 음악에 압도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두 번째 나왔던 낯선 악기의 음이 떠올랐다. 멀리서 보아서 잘 모르겠지만, 검색해보니 ‘류트’나 ‘만돌린’ 중 한 악기일
것이라고 하였다. 음색이 맑으면서도 오묘한 느낌이 났다. 류트 협주곡을 들으면서 음이 퍼지는 듯하지만 넓게 울리는 듯하며 신비
롭고 아련하였다.
존노가 불렀던 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비올라, 바로크기타 반주로 불렀던 ‘음악은 잠시동안’이다. 그 전 곡 까지는 음의 울림과
곡의 느낌이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 곡에서는 비올라, 바로크기타와 함께 어울러지는 음의 울림을 느끼며 세 가지 소리가 잘 어울
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것 하나 튀지 않으면서 비올라의 무게를 잡으며 아름답게 이끌어가는 소리, 바로크 기타의 울림이 깊
은 소리, 존노의 높이 올라가는 음에도 둥글게 모아지는 듯한 목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