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여행은 5~6년 전 만 해도 생소하게 들렸었지만,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직접 자동차를 몰고 여행을 다니고 있으며 서점에도 관련서적들이 여러 종 나와 있습니다. 캠핑카를 렌트하여 여행하는 것도 그 중 한 방법입니다.
캠핑카 여행에 대해 한 가지씩 알려드리겠습니다.
1. 필요한 면허
국내의 2종 보통 면허로 4-5인용 캠핑카(총중량 3500kg 이내)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1종 보통 면허가 있으면 그보다 큰 캠핑카도 운전할 수 있지만, 그렇게 큰 차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단, 캠핑카는 모두 수동기어이므로 오토면허는 어렵겠습니다.
물론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가야 하지만, 이것은 가까운 아무 면허시험장에서나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 국제운전면허 발급에 필요한 서류
1) 면허증
2) 여권
3) 여권용 사진 1장
4) 수수료 7천원
5) 소요시간 : 30분 이내.
<국제면허증 발급과정 자세히 보기>
2. 운전에 필요한 노하우
캠핑카는 소형 트럭을 기본으로 화물적재함 대신 주거 공간 박스를 얹은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소형 트럭 운전하는 것과 같고 운전석의 여러 가지 기계장치도 소형 트럭과 같습니다.
단, 차체에 비하여 위에 얹어진 주거공간의 부피가 매우 크므로 차가 뚱뚱하고 높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분다거나 고속도로 주행시에 차가 휘청거리고 큰 차 옆을 지나갈 때 쏠림현상이 있습니다.
이 점만 주의하시면 운전에 특별히 필요한 기술은 없습니다.
<유럽의 도로 보기>
유럽의 캠핑카는 지금 말씀드린 일체형 외에 트레일러 형태로 끌고 다니는 것도 있지만,
이것은 면허도 트레일러 면허가 있어야 하고 운전도 쉽지 않으므로 제외하겠습니다.
3. 캠핑카의 내부구조
캠핑카는 승차인원에 따라 2인용부터 6인용까지 있습니다.
승차인원수에 따라 차의 크기가 달라지지만,
어떤 차종이든 침대와 취사시설, 샤워와 화장실 시설은 다 갖춰져 있습니다.
차의 폭과 높이는 거의 다 규격에 맞춰 일정하므로
침대 수가 많아짐에 따라 차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캠핑카의 운전석은일반 승용차나 소형 트럭의 운전석과 다르지 않다.
기어의 위치가 조금 다르지만 조작법은 똑같다.
4. 비용
캠핑카 렌트비는 나라별, 시기별, 기간별로 요금 차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한가지로 얼마라고 말할 수가 없지만,
유럽에서도 렌트비가 가장 저렴한 독일의 하이머 캠핑카를 예로 들어드리겠습니다.
독일의 렌트비가 싼 이유는 독일이 유럽에서도 캠핑카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독일사람들은 네덜란드 사람들과 함께 유럽에서도 해외여행을 - 특히 캠핑카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고
따라서 캠핑카 렌트비도 저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위 표에 있는 것처럼,
4-6인용 캠핑카의 렌탈비는 시즌별로 75유로에서 125유로까지입니다.
이것은 2007년 기준이지만 해마다 상승폭은 크지 않습니다.
이것에 사용 날짜 수를 곱하면 기본 렌탈비가 나옵니다.
여기에 ‘Service Fee’ 라고 하여 ‘캠핑카 세팅비’가 추가됩니다.
세팅비는 대여일 수에 관계없이 1회 렌탈당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금액입니다.
이 비용으로 LP가스와 변기 중화제...등의 물품이 제공됩니다.
여기에 다시 준비해야 할 금액이 보증금입니다.
모든 캠핑카에는 종합보험이 들어있어서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지만,
실내의 여러 가지 기물이 파손되는 일이 잦고,
그런 항목까지 모두다 보험으로 보장받으려면 보험료가 매우 비싸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1000유로까지의 손실금액은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사용자가 부담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유럽의 어느 캠핑카 회사나 같습니다.
회사에 따라 1000유로에서 1500유로까지의 보증금을 걸어야 합니다.
물론 아무런 손상 없이 차를 반납하게 되면 이 비용은 돌려받습니다.
<보증금 SAVE 요령 보기>
* 렌트비 외에 들어가는 비용
1) 연료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주차비
- 하루 평균 150km 정도 주행한다고 볼 때 5만원/1일
2) 식재료비
- 밑반찬 종류는 한국에서 가져간다고 할 때 현지 식재료비 하루 2만원(4인기준)
3) 관광지 입장료, 시내 교통비, 기타 잡비
- 1인당 하루 2만원
5. 예약방법
캠핑카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예약”입니다.
일반 렌트카와 같이 전세계적인 예약시스템을 갖춘 메이저급 회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 내 수백 개나 되는 렌트회사가 대부분 제각각 예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또 대부분 국내에 에이전트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현지 렌트회사를 찾아야 하고,
알아낸 사이트에 접속하여 화면상으로 차량 검색 예약요청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마땅한 차종이 없을 땐 다른 사이트를 다시 찾아서 알아보고... 해야 합니다.
인터넷 카드 결제시스템으로 예약금과 차량이용요금을 송금해야 하는 것도 불안한 점이고
때론 결제하는 데 에러가 생겨 며칠씩 애를 먹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유럽캠핑카 예약대행 사이트도 있지만,영문 웹사이트를 통해 이런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 된 것 같아서 ‘결제’ 버튼을 눌렀는데,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한 번 더 눌렀더니 두 차례 결제가 된 것으로 처리되기도 하고,
일정변경이나 취소 환불 요청....등 답답하고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저도 '이렇게 하면 됩니다' 고 책임있는 답을 드리기가 어려워 아쉽습니다.
<차종/기간별 렌트비 자세히 보기>
6. 캠핑카 여행의 장단점
* 캠핑카여행의 장점
1) 편하다.
처음 하루 이틀 정도 운전이 익숙치 않아서 어려울 수 있지만,운전만 익숙해지고 나면 이것보다 편한 여행은 없습니다.
호텔 예약 필요 없고, 식사 때마다 식당 찾아다닐 필요 없고, 여행기간 내내 짐 가방 꾸리고 풀 일 없고,이불도 갤 필요 없고.... 하여튼 이것보다 편한 여행은 없습니다. 집 한 채가 통째로 이동해 다니는 것이니까요.
2) 비용이 적게 든다.
위에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차 렌트비와 연료비 외에 숙박과 식비로 들어가는 돈이 거의 없으므로 전체적인 여행경비는 매우 절약됩니다. 여름 성수기에도 그렇지만, 겨울 비수기때 캠핑카로 여행한다면 어떤 여행수단보다도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캠핑카 여행입니다. 유럽의 슈퍼에는 싸고 좋은 먹거리들이 가득하다.
* 캠핑카 여행의 단점
1) 여행이 단조로워진다.
유럽 여행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꼭 이름난 관광지를 구경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현지의 호텔이나 민박에 묵으면서 여러 가지 경험과 추억거리도 만들 수 있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얻어지는 여러 가지 경험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캠핑카는 먹고 자고 움직이는 모든 것을 차 안에서 다 해결하므로 다른 여행에 비해 여행이 단조로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2) 기동력이 떨어진다.
캠핑카는 차체가 크므로 우선 주행 속도에서 일반 승용차의 70% 정도에 머물 수 밖에 없고, 또 도심지나 마을의 골목길까지 돌아다니기가 어렵습니다.
도시로 들어갈 때는 외곽에 주차해 두고 전차나 버스같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고 실내주차장에도 들어갈 수 없는등,
일반 승용차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 기간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려는 목적이라면 캠핑카는 적합하지 않고,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즐기면서 다니려는 마음이 있어야 캠핑카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캠핑카는 덩치가 커서 아무곳에나 주차하기 어렵다.
7. 여행코스
캠핑카 여행코스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일반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캠핑카도 다닐 수 있고, 숙박과 식사를 차 안에서 해결한다는 것 외에 일반 승용차 여행이나 열차여행과 코스에서 다른 점은 없습니다.
길을 가다가 경치 좋은 곳이 나오면 그곳에 차를 대놓고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마음 내키는 대로 머물다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른 여행보다 더 여유로울 수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 위주로 여행코스를 잡으신다면 그 쪽으로 코스를 짜도 되고, 알프스 산악지역이나 지중해 해안지역처럼 경치 좋은 곳을 원하신다면 그렇게 코스를 짜도 됩니다.
단, 유럽에는 캠핑카가 다니기에는 다소 힘든 산길이나 좁은 도로들이 있습니다. 이런 코스에 대해서는 나중에 저에게 문의하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알프스 산악지역도 자동차여행 코스로는 그만이다.
8. 기타 정보
우선 생각하기에 캠핑카 여행은 무척 낭만적이고 자유롭고 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만, 그렇게 자유롭고 편하게 여행하려면 꼭 알아야 할 예비지식이나 준비도 필요합니다.
무작정 가서 고생만 실컷 하거나 여기저기 차를 망가뜨려서 보증금을 거의 날린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캠핑카 예약, 실내의 각종 장치, 운전과 주차시에 주의할 점, 캠핑장 비용을 절약하는 요령....등 캠핑카 여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 추천해드린 책중 “자동차유럽여행”을 보십시오.
해외 자동차여행 전문 사이트인 ‘여행과 지도’로 가셔도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Q&A게시판을 통해 궁금한 것을 물으셔도 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알차게 여행하실 수 있도록 도움 드리는 것이 여행전문가로써 제가 하는 일이므로 독자여러분들의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자동차 유럽여행
-
이화득/이미경
서울문화사 200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