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종합)
- 2007년 11월 26일 ~ 12월 3일, 바티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함께 한 한국 천주교 주교단
□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은 5년마다 이루어진다. 금번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에서 현 교황이신 베네딕토 16세와의 첫 공식 알현이 이루어진 것도 그 때문이다.
□ 이번의 사도좌 정기방문의 주요 일정은 성 베드로 사도와 성 바오로 사도의 무덤 순례, 교황 알현, 교황청 각 부서 방문, 재로마 한인공동체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 한국 주교단은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의 숙소로 알려진 성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에 머물면서 공식 일정(11월 26일부터 12월 3일)을 함께하였다. 주교단이 1년에 두 차례 있는 정기 총회 때를 제외하고 10일 이상의 기간을 한 곳에 함께 머무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5년에 한 번 있는 이러한 사도좌 정기방문은 사도좌와의 긴밀한 유대는 물론, 주교들 간의 친교를 다지고 사목정보를 나누는 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 이번 사도좌 정기방문에 참석한 25명의 주교 명단은 아래와 같다.
정진석 추기경(서울대교구장, 평양교구장 서리), 최창무 대주교(광주대교구장), 최영수 대주교(대구대교구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이병호 주교(전주교구장), 김지석 주교(원주교구장), 장익 주교(춘천교구장, 함흥교구장 서리), 최덕기 주교(수원교구장), 장봉훈 주교(청주교구장), 이기헌 주교(군종교구장), 최기산 주교(인천교구장), 안명옥 주교(마산교구장),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 이한택 주교(의정부교구장),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황철수 주교(부산교구장),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 이형우 아빠스, 보좌 주교인 염수정 주교(서울), 김운회 주교(서울), 이용훈 주교(수원), 김희중 주교(광주), 조규만 주교(서울), 조환길 주교(대구), 그리고 은퇴 주교인 나길모 주교(인천)와 박정일 주교(마산).
◎…사도들의 무덤 순례
□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 순례와 미사 거행(11월 26일) 한국 주교단은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있는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 성역을 순례하고 그 앞에서 미사를 거행함으로써 사도좌 정기방문을 공식적으로 시작하였다. ‘사도좌 정기방문’이 라틴어 “Ad Limina Apostolorum”(사도들의 무덤으로)이라고도 일컬어지는 것은 성 베드로 사도와 성 바오로 사도의 묘소를 순례하고 그 앞에서 미사를 거행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사는 한국 주교회의의 의장인 장익 주교의 주례와 함께 한국 주교단이 집전하였으며, 로마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신부와 신학생 3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날 미사에는 몽골 울란바토르 지목구장인 벤체슬라오 파디야 주교도 함께하였다.
□ 성 바오로 사도의 무덤 순례와 미사 거행(12월 1일) 교황 개별 알현이 11월 29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12월 1일 성 바오로 대성당에 있는 성 바오로 사도의 무덤을 순례하고, 이어 미사를 거행하였다. 이날 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당지하에서 거행된 미사 때와는 달리 대부분의 재로마 사제들이 참석하였으며, 재로마 수도자들과 신자들도 참석하였다. 미사는 주교회의 부의장 강우일 주교의 주례,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되었다. 강우일 주교는 바오로 사도의 다마스쿠스 회심과 목숨을 건 선교 여행을 언급하며 주교와 사제들의 용기 있는 자세와 항구한 삶을 강론하였다.
◎…교황 알현
□ 개별 알현(11월 29-30일, 12월 1일, 3일) 교구장 주교가 교황을 만나는 개별 알현은 11월 29일부터 시작되어 12월 3일까지 진행되었다. 교구장들은 사도좌 정기방문 몇 개월 전에 미리 교황대사관을 통하여 담당 지역의 인구와 교회 조직, 선교 사업 등 45개의 항목에 달하는 5개년 보고서를 사도좌에 제출하였기에, 주교단의 으뜸인 교황을 직접 만나는 개별 알현 시간에는 해당 교구의 상황과 주요 사목 과제를 간단히 소개함으로써 주교단의 일원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친교를 나누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개별 알현한 일정은 다음과 같다.
△11월 29일(목) 서울대교구(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주교, 김운회 주교, 조규만 주교) 광주대교구(최창무 대주교, 김희중 주교) 제주교구(강우일 주교) 전주교구(이병호 주교) 춘천교구(장익 주교)
△11월 30일(금) 대전교구(유흥식 주교) 인천교구(최기산 주교, 나길모 주교) 수원교구(최덕기 주교, 이용훈 주교) 의정부교구(이한택 주교) 원주교구(김지석 주교) 대구대교구(최영수 대주교, 조환길 주교)
△12월 1일(토) 안동교구(권혁주 주교) 청주교구(장봉훈 주교) 마산교구(안명옥 주교, 박정일 주교) 부산교구(황철수 주교)
△12월 3일(월) 군종교구(이기헌 주교) 덕원자치수도원구(이형우 아빠스)
□ 공동 알현(12월 3일) 4일 동안 각 교구장 주교들이 개별적으로 교황을 만나는 개별 알현에 이어 한국 주교단 전체가 함께 교황을 만나는 공동 알현이 있었다.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올리는 인사말에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의 일치를 다시 한 번 새로이 다짐하게 된 점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자발적으로 태동한 한국 천주교회가 하느님께서 거저 주신 은총, 순교 선조들의 영웅적인 증언의 결실, 평신도와 외국인 선교사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생기를 얻고 자라나 이제는 ‘주는 교회’로 성장, 특히 동북아시아의 교회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두 차례에 걸친 한국 방문이 한국의 복음화에 결정적인 자극제가 되었음을 참조하여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한국 방문을 고려해 달라고 건의하였다.
◎…교황청 부서 방문
□ 개별 방문 사도좌 정기방문을 하기에 앞서, 주교들은 방문을 희망하는 교황청 부서를 미리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알려 방문 일정을 확인받았다. 많게는 네 명이나 두 명 또는 한 명의 주교들이 교황청 부서를 개별적으로 방문하였다. 이번에 한국 주교들이 방문한 부서는 교황청 국무원을 비롯하여 신앙교리성, 성직자성, 시성성, 수도회성, 가톨릭교육성, 평신도평의회, 사회복지평의회, 정의평화평의회, 성서위원회이다. 공식 일정 첫날인 11월 26일에는 정진석 추기경, 최창무 대주교, 장익 주교, 유흥식 주교가 국무원을 방문하였다. 11월 27일에 박정일 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와 이형우 아빠스가 시성성을 방문하여 한국 교회의 시복시성 추진에 관하여 설명하고 사도좌의 협조를 요청하였다. 같은 날 최창무 대주교(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 위원장,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와 권혁주 주교, 김희중 주교가 신앙교리성을 방문하였고,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권혁주 주교가 신앙교리성 산하 성서위원회를 방문하였다. 이튿날인 28일에는 유흥식 주교가 성직자성을, 최창무 대주교, 박정일 주교, 이한택 주교(주교회의 수도회 담당), 유흥식 주교가 수도회성을 방문하였다. 정의평화평의회를 방문하여 의장 레나토 라파엘 마르티노 추기경을 만난 최기산 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사도좌에서 발행한 「간추린 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의 한국어 번역판과 좀 더 간추린 사회교리서 등을 소개하며, 한국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11월 29일 사회복지평의회를 방문한 유흥식 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는 카렐 카스틸 사무총장과 조반니 피에트로 달 토소 사무차장을 만나 한국 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에 관하여 구체적인 질문들을 받고 그에 관해 설명하였다. 같은 날 유흥식 주교와 함께 가톨릭교육성을 방문한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는 차관보인 빈첸조 자니 몬시뇰과 신학교 담당자, 가톨릭학교 담당자를 만나 가톨릭교육성이 맡은 일에 관한 설명을 듣고, 한국 신학교의 발전과 한국의 신학교 교육이 해외에서도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한국 주교회의와 가톨릭교육성과의 계속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30일에는 염수정 주교(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가 평신도평의회를 방문하였다.
□ 인류복음화성 방문(12월 3일) 공식 일정 마지막 날인 12월 3일, 교황 개별 알현이 있는 이기헌 주교와 이형우 아빠스를 제외한 한국 주교들은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을 방문하여 인류복음화성 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을 만나 한국 교회의 몇 가지 현안들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로마 한인 공동체 방문(12월 2일)
사도좌 정기방문의 고유한 일정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의 한국인 공동체를 방문하여 격려하는 일은 매우 뜻 깊은 일이었다. 공식 일정을 하루 남겨두고 12월 2일 한국 주교단과 재로마 한인 사제단, 수도자,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로마 한인 공동체 본당에서 미사를 거행하였다. 주례를 맡은 정진석 추기경은 강론에서 조선대목구가 설정된 이래 각 교구의 설립이 이루어진 역사를 연도별로 알기 쉽게 설명하며, 한국 교회의 역사를 통하여 섭리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특별히 이번 사도좌 정기방문 기간인 11월 30일 발표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회칙 Spe Salvi를 소개하며, 고통 가운데서 희망을 품고 구원되기에 이르렀던 아브라함의 신앙을 설명하고 로마의 한국인 신학생들에게 희망을 갖고 공부하라고 격려하였다. 미사 후에는 로마 한인공동체 본당 신자들이 마련한 점심식사를 같이하였다.
◎…기타 일정
□ 교구 소속 신학생, 사제 격려 주교들은 공식 일정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들을 할애하여 로마에서 유학하고 있는 교구 소속 신학생과 사제들을 찾아 유학 중에 겪는 어려움을 들어주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100명이 넘는 재로마유학사제단(대표: 백남일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은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 성 바오로 대성당 미사, 로마 한인 공동체 미사에 대부분 참석하였고, 로마 한인공동체 미사 후에는 소속 교구 주교들과 식사를 겸해 대화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였다.
□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 방문 12월 1일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인 김지영 대사의 초청으로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을 방문하여 오찬을 같이하였다. 정진석 추기경의 초청 감사 인사에 이어 김지영 대사는 주교들의 방문에 감사하며 이번 사도좌 정기방문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인사하였다. 김지영 대사에게 주교들이 일일이 서명한 성경을 선물하였다. 김지영 대사 부부는 공항에서부터 주교들을 영접하고 편의를 제공하고자 여러 모로 배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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