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돈 없어 빚 못 갚겠다" 선언… 국가 부도 상황에 놓인 거죠
입력 : 2022.10.27 03:30
디폴트
▲ 국제통화기금(IMF)은 디폴트 위기에 처한 국가를 돕는 대표적인 국제기구예요. /IMF
Q. 최근 뉴스에서 "세계은행은 올해 개발도상국 12곳이 디폴트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스리랑카는 이미 선언했다고 하고,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도 위험해 남부아시아 경제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도 하고요. '디폴트'가 뭐고, 요즘 왜 이렇게 많은 나라가 디폴트 위험에 처한 건가요?
A. '디폴트(default)'는 쉽게 말해 빚을 진 기업이나 국가가 "가진 것이 없어서 빚을 못 갚겠다"고 하는 거예요. 채무불이행이라고 해요. 국가의 디폴트 선언은 그 나라가 외국에 진 빚을 못 갚겠다고 발표하는 것이니, 국가가 부도 상황에 놓인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국가가 빚을 갚아야 할 시기가 됐는데 돈이 없을 경우 우선은 "당장은 빚을 갚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갚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이를 '모라토리엄(moratorium·지불 유예)'이라고 해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돈을 빌려준 국가와 협상하는데,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이 없는 경우 디폴트를 선언하게 됩니다.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개발도상국이 많은데요.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매우 낮게 유지됐을 시기에 각국 정부와 기업은 개발 사업을 벌이며 외국에서 돈을 많이 빌렸어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각국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중에 돈을 풀었어요. 그러면서 물가가 올라갔고, 올 초부터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기름·곡물 가격 등이 오르며 전 세계 물가가 더욱 올라갔어요.
그러자 미국은 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달러 가치가 치솟으며 빚을 갚기가 더욱 어려워졌어요. 외국에서 돈을 빌리거나 갚을 때는 보통 미국 달러를 쓰는데요. 빚을 갚으려면 미국 달러가 필요한데, 달러가 비싸지니 비용 부담이 커진 거예요. 예컨대 우리나라 돈을 기준으로 과거 1달러가 1000원의 가치를 가졌는데, 현재 1400원의 가치를 가졌다고 해 볼게요. 그럼 과거 100달러를 갚으려면 10만원이 있으면 됐지만, 지금은 14만원이 필요하니 40%나 빚이 커진 셈이 되는 거예요.
특히 남부아시아 국가들은 관광 산업 비율이 컸는데,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며 산업이 위축됐어요. 그러면 외채를 가진 기업이 빚을 갚기 어려워지고, 국가가 이런 기업을 지원하면서 외환 보유고가 바닥나 국가 자체에서 갚아야 할 빚도 상환하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위기에 처한 국가를 돕는 대표적인 기구가 국제통화기금(IMF)입니다.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나 디폴트 위기에 처한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에서 현재 IMF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제 안정을 위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