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례 낭송시
추풍에 부치는 노래
노천명
가을 바람이 우수수 불어 옵니다
신이 몰아오는 비인 마차 소리가 들리옵니다
웬일입니까
내 가슴이 싸늘하게 샅샅이 얼어 듭니다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 본 노릇이
오늘 아침 이 말은 내 가슴에다
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아파서 몸을 추설 수가 없습니다
황혼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섭니다
하루하루가 금싸라기 같은 날들입니다
어쩌면 청춘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까
연인들이여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적은 듯이 지나 버리는 생의 언덕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
마음대로 앉아 노니다 가시오
남이야 뭐라든 상관할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밤을 도와 하게 하시오
총기(聰氣)는 늘 지니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금싸라기 같은 날들이 하루하루 없어집니다
이것을 잠가 둘 상아 궤짝도 아무것도 내가 알지 못합니다
낙엽이 내 창을 두드립니다
차 시간을 놓친 손님모양 당황합니다
어쩌자고 신은 오늘이사 내게
청춘을 이렇듯 찬란하게 펴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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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시
사랑에 대한 소묘
홍성례
시들해진 꽃 잎사귀
쓰레기통에 버리며 생각한다
꽃들만큼 내 안에 가득했던 것 있었나
꽃 핀 자리 어디였든
내 눈에 꽃 담으면 여리게
언제나 산들산들 내 안을 채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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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대한민국 시낭송가 대상
숙명여대 ~중앙대학ㆍ교(미래교육원강사)
*홍시낭시 대표
*중랑문화원 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