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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화박물관은 영월 깊은 산속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산 넘고 물 건너서 다시 고개 넘어 들어가야 하는 먼 여정이다. 길은 멀어도 38국도, 88국도 따라 오며가며 만나는 볼거리는 아주 풍성하다. 풍자 시의 달인 김병연(김삿갓) 유적지도 부근에 있다. 늘 서민 편에 섰던 김삿갓과 조선 후기 서민들 삶의 애환이 담긴 민화를 한 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옛 것 좋아하고 깨끗한 자연풍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보람찬 여정이 될 게 분명하다.
“민화는 조선시대 서민 생활상과 정서가 고스란히 밴 민속화입니다. ‘작자 미상’의 그림, 낙관 없는 그림, 격이 낮은 그림, 창의성이 부족한 그림이라는 이유로 홀대받던 그림들이지요.” 조선민화박물관 오석환(55) 관장은 공무원 출신이다. 민화에 반해 25년 가까운 세월을 민화와 함께 살아왔다. 처음 만나자마자 그는 정통회화에 밀려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촌스럽고 수준 낮은 서민 그림’인 민화의 세계로 다짜고짜 끌고 들어갔다. 끌려들어가서 빠져나오는 데 다섯 시간이 걸렸다. |
작자 미상에 낙관도 없이 천대···20년 동안 사재 털어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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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아니라 거기 담긴 의미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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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과 마루·마당 등 배경도 다양…일본 중국 춘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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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작품은 구한말 어진화가 채용신의 ‘삼국지연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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