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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년전 이맘때쯤,
미국 동부의 대도시 필라델피아 도심을 웬종일 걸어다니면 구경했습니다.
시내 중심가도 거닐고 명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클 캠퍼스도 둘러보았습니다.
필라델피아를 거닐며 이 도시가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
화려했던 도시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바꿔말하면 지금은 한물 갔다는 말입니다.
뉴욕과 워싱턴의 중간에 위치한 필라델피아는
한때 미국 정치·산업의 중심지로 영화(榮華)를 누렸습니다.
영국과 독립전쟁할 당시 독립군의 최대거점이었던 필라델피아는
1776년 영국과 독립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한뒤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기도
한 유서깊은 도시입니다.
워싱턴으로 이전하기전 초창기 미국의 수도이기도 했으며
19세기 초 미국 최대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쇠락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저명한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의 '도시도 사람처럼 생로병사를 겪는다'는
말처럼 필라델피아도 뉴욕의 그늘에 가려 활기를 잃은채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에는 세계적인 경영대학원이 있습니다.
신대륙 미국의 초석을 닦아놓은 시대의 선각자 '벤자민 프랭클린'이
설립한 이 학교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얘기입니다.
와튼스쿨은 미국 주요언론이 뽑은 경영학 분야 최고의 대학원입니다.
요즘 안철수 후보의 경영학 석사학위 논란으로 유명세를
치룬 대학이기도 하죠.
안 후보는 와튼스쿨 본교에서 주중에 공부하는 풀타임 MBA 코스가 아니라
샌프란스시코 분교에서 기업고위임원들을 위해 주말에만 개설한
EMBA(Excecutive MBA)코스를 밟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코스를 밟는 학생들의 평균연봉은 18만7천달러(2억3천여만원)에
달할만큼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이 다니는 대학원입니다.
하지만 와튼스쿨은 명성에 비해 소박하고 고즈넉했습니다.
낙엽이 흩날리는 교정에는 큰 건물이 거의 없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외벽에 마치 이끼처럼 오랜 전통과 세월이
그대로 묻어있었습니다.
다만 신세대 학생들의 생기발랄한 모습만이 대학에 활력을 불어넣는것
같았습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전신인 펜실베니아 아카데미를
설립한 '벤자민 프랭클린'은 아주 개념있고 재주가 많은 인물입니다.
피래침을 발명한 과학자이자 정치가 였으며 외교관이자
신문사 경영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자유를 사랑하고 과학을 존중한 공리주의자 였습니다.
고색창연한 교정을 걷다보면 전통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와톤스클 본관 건물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보다시피 건물이 참 소박합니다.
미국의 명문대학들이 거의 이런 분위기입니다.
비록 웅장하고 세련된 최신식 건물이 아니지만 '전통의 가치'
때문에 학생들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학생들의 표정은 밝고 활기가 넘치며 의상도 독특한 개성이 있더군요.
10월 중순으로 우리나라 날씨와 비슷하지만
반바지에 반팔티셔츠를 입은 학생이 있는가 하면
가죽점퍼를 입고 나온 학생도 있습니다.
<사진이 핀이 안맞아서 좀 아쉬움이 있네요>
미국의 대학들은 가정집을 개조해 강의실이나 교내
레스토랑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의 규모가 커지면 주변 주택을 매입하는데
우리나라 처럼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것이 아니라
내부시설만 바꿔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캠퍼스가 더 고풍스럽고 아늑한 인상을 줍니다.
와튼스쿨 캠퍼스에 세워놓은 벤자민 프랭클린 좌상입니다.
철제 의자에 앉아 학생들에게 유익한 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와튼스쿨을 방문한 사람들이 이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소리가 귀가에 들리는듯 합니다.
와튼스쿨 강의동 건물 외벽에
교내 예술제 40주년 행사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붙혀놓았습니다.
먹고 마시는 국내 대학의 축제와 달리 수준높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 구내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체인 '반스앤노블'에
베스트셀러 서적과 학교 티셔츠등이 디스플레이됐습니다.
서점안에서 사진을 찍는데 직원이 제지하는 바람에
쇼윈도우 앞에서 찍었습니다.
구내서점이라 그런지 학교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 모자, 점퍼,
등산복등 각종 의류도 판매하더군요.
100달러 지폐에 들어있는 필라델피아 공회당입니다.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뒤 이곳에서 독립이후
미국 건국의 기초를 닦은 회의가 자주 열린 기념비적인 건물입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내셔널 트레저'의
주요 배경이 된 건물이기도 합니다.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홀에서 젊은 연인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작은 독립기념관이라고 할까요.
독립기념관을 외면하는 우리 젊은이들과 달리 많은
미국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 전시회도 보고
인근 '자유의 종'도 관람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큰 식당건물 인듯 합니다.
점심식사를 이곳에서 했습니다.
쇼핑센터같은 모양의 이 건물내에는 수많은
식당들이 밀집해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중국음식점과 일본식 '스시'와 '우동집'도
있었지만 한식식당은 보이지 않더군요.
부페식 테이크아웃 레스토랑인 '필리스' 전경.
재미교포가 경영하는 식당인데 손님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습니다.
재밌는 것은 부페 음식별로 가격이 매겨있어
용기에 담긴 음식 내용물에 따라 가격도 달랐습니다.
위 사진처럼 부페음식을 담아 계산을 치른뒤
식당 밖으로(식당내부에는 식탁이 없다) 나와
빈 테이블에 둘러 앉아 먹습니다.
물이나 음료수는 별도로 사야 합니다.
미국은 더치페이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인지 한 직장에
온 사람들도 자기가 먹을 음식은 자기가 계산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