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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첫번째인터뷰 "홍승표 대표와 <오래된 미래>"
유난히도 더웠던 2018년 여름, 이런 날에도 쉬지 않고 책을 읽는 모임이 있었다. 바로 교육발전소 홍승표 공동대표께서 진행하는 길동무 모임이다. 충북교육발전소 회원 인터뷰 ‘오늘 만나러 갑니다’의 주인공들을 뜨거운 여름 중순에 만나고 왔다.
<청주시 용암동 코너 건물에 위치한 길동무 도서관은 청주시민이면 모두 책을 빌릴 수 있는 곳으로
대여기간도 보름에서 한 달까지로 넉넉하다>
길동무 도서관에 들어서니 넓은 통나무 책상에는 7명의 길동무들이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통나무 책상 위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가 놓여있었다. 고전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인데? 이런 깊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길동무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어차피 혼자 읽는 책, 왜 같이 읽는지가 궁금해졌다. 보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밤에는 책을 읽는, 말 그대로 주경야독하는 회원께서는 혼자 책 읽기는 쉽지 않다며 말문을 여신다.
“ 저 같은 경우는 책을 거의 안 봤어요. 혼자 책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책모임을 통해서 단체로 책을 읽으니까 강제성도 있고 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안 읽었다 하더라고 읽은 사람과 있다 보면 내용도 전달받고 해서 그런게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고립된 삶이 힘들었던 것이 이러한 모임을 통해서 해소되는 것 같아요.”
사실 인문과학서적은 함께 읽으면 모르는 것도 서로 가르쳐주면서 책의 내용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길동무 모임에서 읽는 책은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서 읽는데 이번에는 회원들이 ‘(책 주제로) 우주를 가보자’ 해서 읽기로 했다고 한다. 이 두꺼운 책에서 나오는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가 궁금해졌다. ‘책은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홍승표 대표께서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하신다.
“이 책에서는 인간은 유전자 안에 진화하면서 몸 안에 사물에 대해, 우주에 대해 의문을 갖고 탐구하다가 그것이 밝혀지면 굉장히 기뻐하는 유전자를 다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 우리의 교육을 보면 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잘 안 드러날까? 교육이 즐겁지 않고 지루하고 배움이 하나의 고역이 될까? 라는 생각을 했죠. 차라리 학교가 없어지면 아이들의 배움이 훨씬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요. 제도가 만들어서 뭔가를 탄탄히 해줄 것 같지만 사실은 제도가 끼치는 불이익이 굉장히 많아요.”
책의 핵심 내용과 문제제기, 뒤이은 한국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이 거침없이 나왔다. ‘고전 속에서 미래를 보자’라는 <오래된 미래>의 모임명답게 옛날 책 속에서 현재의 교육 정책에 대한 고민이 나온다. 마침 물꼬가 터졌으니 이제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거침없는 쓴소리를 들어보기로 하자. 그렇다면 제도의 문제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저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면 도자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자격시험은 두라 이거예요. 대신 어떠한 자격시험을 대학을 나와야만 응시할 수 있다는 자격이 없어야죠. 고등학교만 나와도 도자기에 관심이 있으면 인터넷을 통하든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서 배우든 해서 시험을 보는 거예요. 그러면 이 아이가 더 점수가 높게 나오면 그를 더 높이 쳐 줄 수 있는 구조가 생기면 되는 거예요. 그런 다양성을 인정해 주고 거기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놓으면 다양하게 학생들이 갈 수 있는 구조가 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아이들이 기를 쓰고 한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 아니에요. 거기서 정말 무엇을 배우든 안 배우든 그쪽으로 아이들이 가야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은 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는 거죠.”
우리의 교육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대학 입시를 위해 시작하고 끝을 본다. 대학을 가지 않고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있지 않기에 아이들은 그저 대학입시만을 보며 옆을 볼 시간도 없이 앞만 보고 간다. 그렇다면 대학을 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까? 한국의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퇴임하신 회원께서 조용히 운을 떼었다.
“디자인 계열의 업체 500개에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가 대학 예비졸업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전문교육이 아니에요. 첫째는 말귀를 알아듣게 해줘라. 실제로 회사 오너가 신규 직원에게 지시를 하면 오너가 무엇을 원하는 건지를 모른다고 해요. 즉, 소통이 안 된다는 거예요. 어차피 대학에서 완벽하게 가르쳤다고 하더라도 기업에서 완전하게 재교육을 시켜야 하거든요. 그래서 업체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기술이라든지 교육은 필요가 없고 소통이 가능한 직원을 원하는 거죠.”
간신히 들어간 대학에서는 또 다른 취업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 위주의 대학 교육과 실제 취업 시장에서의 괴리는 학생들은 또 한 번 좌절하게 만든다. 사실 대학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직접 스스로 생각하여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인데 그러한 기회는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을 가도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대학의 인문학과 통폐합 과정은 학생들의 기회를 점점 소멸시키고 있다.
“근본적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인문학과가 통폐합해서 없어지고 있잖아요. 그것은 망조로 가는 길이예요 제가 학교에 있을 때 세계 디자이너 단체에서 알려준 교육 프로그램 원칙을 보면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인문교육, 교양과목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50% 이상을 가르치라는 거예요. 50% 이상을 가르치지 않았을 때는 절대 디자이너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거죠. 그것이 저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우리는 전부 거꾸로 가르치거든요. 한국 학교는 취업시키는 것이 목표잖아요. 자격증 하나라도 따게 해야지.”
<길동무 도서관겸 교회, ‘오래된 미래’ 회원들은 매달 한 번씩, 일요일 예배를 끝나고 독서모임을 갖는다.>
대학에서 취업 위주로 향하는 교육 정책이 만들어지니 학생들 또한 대학 시절, 폭 넓은 공부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안전을 지향해서 공무원이나 교사를 선택하게 된다. 아동센터를 운영하시는 회원은 학생들이 적성이 아닌 점수에 맞춘 대학 선택과 취업을 지적한다.
“저희 아동센터에 봉사를 하러 교원대학교 학생이 왔어요. 그래서 제가 그 친구에게 학교로 나가기 전에 미리 접해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고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강사가 와서 프로그램을 하면은 그 친구는 등을 돌리고 있는 거예요. ‘교대 간 친구가 아이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궁금할 거야’ 라고 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친구는 관심이 없어요. 아마 그들은 성적에 맞춰서, 안전을 추구해서 교대를 선택한 거지, 자기의 적성을 택한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동센터 회원님은 공부만 한 모범생들이 교사가 되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유연하게 사고하고 학생들을 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마치 벌주듯이 내는 방학숙제를 받은 아들의 이야기를 하는 보은 회원님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지신다.
“ 아이가 방학하는 날 집에 울면서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선생님이 방학숙제로 따라쓰기를 어마어마하게 낸 거예요. 나는 왜 그런 걸 내는지 이해가 안 돼요... 사회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데 교육자들이 변화를 잘 읽고 그 변화에 발맞춰 교육을 잘 시키는가에 대해 자문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아로마테라피스트 강사활동을 하시는 회원님(이하 아로마 회원)의 아들 사린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학교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이다.
“우리 애가 왜 학교에 가기 싫은지 그 이유가 ‘나한테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선생님이 물어봐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똑같이 하라고만 하는 것이 자기는 너무 재미가 없대요. 지긋지긋했대요.”
믿을 수 없는 교육 정책, 믿을 수 없는 학교로 인해 불안해 지는 것은 가족이다. 아로마 회원님은 엄마들이 혼자 있을 때는 불안해 지고 결국 아이의 친구는 경쟁 상대로 전락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학교밖청소년들의 가족에게 훨씬 더 큰 불안으로 다가온다.
“공교육이 힘드니까 공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이제는 학교밖아이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해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약해요. 학교밖아이들은 엄마와 아이가 굉장히 혼란스럽고 불안해해서 결국 자신의 아이를 학원을 보내면서 ‘학원 안가고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해요. 아니, 학교를 나온 이후에도 경쟁체제로 몰아넣으면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결국 그 화살은 온전히 엄마한테 가요. 그럼 서로 원수가 되는 거예요.
길동무도서관에는 가끔 학교 수업이 끝나고 들리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길동무 도서관은 그저 학원차가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는 장소이다. 이들에게는 책 한권 뽑아볼 여유가 없다.
“ 자살사이트가 유행이잖아요... 공부하라는 말밖에 못하는 빈곤한 부모 밑에서 그리고 빈곤한 선생님 밑에서 아이가 어디에다 숨을 쉴 수 있겠어요. 숨을 쉴 수가 없지. 죽으라고 푸시 하는 거예요.이런 것과 마찬가지예요... 유튜브에는 아이가 자기 몸을 자해하는 것이 올라와요. 예전에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면 지금은 자기 몸을 가지고 학대를 하는 것이 심해졌어요. 걔들은 힘이 없으니까 자기를 괴롭힐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아동의 자기결정권에 대해
아이들이 자해를 하면서까지 자신을 표츌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니 소란스럽던 이야기들이 자리를 잃는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어디가 문제인걸까? 홍대표님은 사린이가 학교를 그만둘 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와의 소통이 아주 필요하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엄마가 끌고 갈 때 아이의 눈빛을 한 번 진지하게 쳐다봤다면 그렇게 폭력을 행사하지 못했을 텐데... 아이의 눈빛을 안 쳐다 보는거야. 눈을 언제 맞춰봤는지 모를거야. 저는 초등학교때 제 아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너무 힘들어하는 눈빛.”
생각해보니 그렇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있는걸까? 두 돌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까 말까를 고민하며 나에게 상담하는 친구가 있어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애기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애가 뭘 알어?’... 아로마 회원님도 내 이야기에 적극 공감하신다.
“제가 애를 어린이집에 안 보낸다고 하니까 원장님이 그러더라고요. ‘애가 뭘 안다고... ‘ 아니 애가 다니기 싫다는데 애가 알고 말고가 어딨어요?”
이건 아동인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처럼 연령주의가 심한 나라에서 청소년의 권리는 너무나도 미약하고 아동의 권리라는 것은 언급되지도 않는다. 이 부분에서는 회원들 모두 공감하는 바로 아이 스스로의 결정권이다. 어른들은 그것이 비록 느릴지라도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사실은 아이들 교육이 아니라 어른들의 교육이 필요한 게 아닐까? 아로마회원님은 아들 사린이에게 늘 이렇게 말을 한단다.
“나는 니가 뭘하든 괜찮아. 다만 스스로 하는 것에 쪽팔려 하지 않으면 돼. 너희 때문에 내 인생이 흔들리지 않고 니 인생 때문에 내 인생이 올라가지 않아. 그건 분명한 거야. 쪽팔리지 않게 살지 않면 돼. 이것을 강의할 때 엄마들에게 얘기하면 웃는 사람이 있어요. 그것은 내 삶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리만족하려다보니 (아이에게) 푸시하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살아서 어려웠어. 그럼 너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돼. 그런데 그것은 내 경험이지. 얘는 경험해보지 않은 건데. 부모들은 애를 믿지 못하는 거예요.
그러나 누군가는 그런다. ‘서로 내 자식들이 일등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니 그것을 인정하고 대신 정보를 공유하자/. 그럼 이것은 어떨가?하고 질문하였다. 아로마 회원님이 분명한 답변을 하며 엄마들이 마음에 항상 변하지 않는 중심, 항심(恒心)을 지니고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럼 애들이 얼마나 피폐해요.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은 이미 출발선상에서 계속 뒤쳐져 있는 거예요. 그런 진짜 엄마부터 솔직하게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 우리 사회가 그렇게 해서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가? 내가 그 사회에 아이를 들여 놓고 안심이 되는가? 항심(恒心)을 두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 제가 여성들 상대로 강의를 나가보면 결국 자존감의 문제더라고요. 자기 감정에 대해 해석을 못하니까 언어체계가 다른 사람을 향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나는 너 때문에 힘들어’라고 하는데 사실은 ‘너를 보는 나 때문에 힘들어’라고 이야기를 해야지 자유로워지는 거예요.”
<아로마회원님과 도서관지기 사린의 자리>
“(홍대표) 내가 어떻게 해서든 정보를 얻어가지고 내 자식만 선생님이든 학원이든 간에 빨리 해서 더 승진시키고 더 많은 연봉을 딸 수 있게 하고.. 그것 뿐이죠. 남이야 어떻게 되든 간에. 그러면 그 사회가 정말 행복할까?.. (자신이 대한민국의 1%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착각이죠. 그건 불가능한 거죠. 그건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공부를 잘하고 뛰어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고 끊임없이 숨겨놓고 자기들끼리만 공유할 것 아니겠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요? 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그들이 허락을 안 할 거예요. 자기들의 필요한 사람으로 사용을 할지언정. 전혀 열어주지 않을 것 같거든요.
길게 내다봤을 때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길게 봤을 때 내가 좀 더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같이 모여서 하면 내가 조금 못하고 이 친구가 잘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같이 하면 수준은 언젠가 같이 될 테니까. 우리가 도달하는 목표에서 이 친구가 아는 것을 나한테 가르쳐주면 되는 거거든요. 그럼 내가 아주 지능이 떨어져서 공부를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다 따라간대. 속도만 다를 뿐이지.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서로 가리고 가니깐 서로 도움 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힘겹게 늘 조마조마하면서 갈 수밖에 없는 교육의 구조가 되는 거잖아요.”
누가 감히 우리를 등푸른 생선 취급하는가?
“(아로마회원)제가 들은 강연에서 이완배 기자께서 메기의 법칙을 소개했어요. 덴마크 어부가 등푸른 생선을 잡으면 바로 죽으니까 산채로 잡아오게 해서 어항에 넣고 그 안에 메기를 하나 집어넣어요. 메기가 돌아다니면서 생선들이 도망치면서 더 오래 사니깐. 그런데 이완배 기자가 그랬어요. 메기가 들어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 물고기들이 메기를 물여 죽여라. 그럼 또 지배층이 집어넣는 거예요. 그럼 계속 죽여라. 더 힘을 합쳐서 어항을 깨라. 누가 감히 우리를 등푸른 생선 취급 하는가? 그리고 나는 언제 등푸른 생선 취급을 해도 된다고 허락을 했는가? 그런데 질문할줄을 모르기 때문에 아예 그냥 모르고 메기를 피해서 나는 살면 돼.. 살면 돼.. 이러는 거예요. 그러면 뭐해 나중에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데.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사람들이 쳐 논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이
니모의 응원 속에서 힘을 합쳐 그물에서 빠져나온다.>
아로마 회원님은 교육시민단체의 내용 없는 프로그램에도 거침없이 일침을 가했다. 단체가 늘 표피적인 문제만 건드리다 보니 누군가는 본질적인 문제를 갖고가야 하는데 그 힘 자체도 없다는 것이 불행이라는 것이다.
“엄마들이 안심을 할 수 있는 모임은 안하고 왜 프로그램이나 장황한 것이 나오는데 별 건덕지가 없어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괜찮아 해줄 수 있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데 시대가 불안하니깐 자꾸 그쪽으로 가는 것인데 그게 진짜 맞는 것일까 하는 질문조차 못하게 하는 게 이해가 안 돼. 교육발전소도 놀이문화 말고 엄마들 독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세요. 엄마들이 행복해야 아이들한테 매이지 않거든요. 자신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두시간에 걸친 인터뷰 끝에 이들 모임에서 느껴지는 온화함 속의 강인함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교육에 대한 답답함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책을 읽고 토론하며 생기는 내면의 단단함일 것이다. 같이 가는 길동무가 있기에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은 아이의 교육과 우리네 인생! 인터뷰의 마지막은 항심을 가진 회원님의 마지막 글로 대체한다.
“(아동센터회원)아이가 학교갈 때 저는 그러거든요. ‘재밌게 놀다와’.. 그러면 저희 애가 그래요 ‘엄마는 왜 맨날 놀다오라 그래’~학교가서 놀다오면 되는 거지. 공부야 꼴릴 때 하면 되는 거고... 애들하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잘난 애 만들어서 뭐할겨~~. 나는 그냥 우리 애들이 평범하게 내 주위에서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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