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거주하였던 안산지역산악회(산행지:충북 영동군 천태산)의 출발시간 7시에
도착키 위해 5시경 기상해서 적어도 5시30분쯤 집을 나서야만 모임장소 상록수역에
도달 할 수가 있으니 거리가 먼 마음의 준비로 긴장한 탓인가 영 잠이 오질 않는다.
누운 자세로 어둠의고요속에선 잠을 청할 수 없어 베개을 벽에 대고 등을 기댄채
케블TV의 외국 방송을 보면서 타의에 의한 잠을 청해 본다.
아스라이 방송 소리가 귓전에서 멎어 졌는가 했드니...눈을 뜨니
아뿔사 6시 10분전이다.
찌근 거리든 뇌파의 파동은 소변을 보고 나니 시원하고 나른해져 아예 마음 접고
누운 자세로 잠을 청한다.
창문에 비치는 햇빛에 눈을 뜨니 어느새 시간은 9시경
추적추적 내리든 비는 온데간데없이 시리도록 너무나 더 높고 청명한 가을하늘,
맑고 투명한 햇살의 투시는 아침 식사고 뭐고 나를 들뜨게 하였다.
황금의 이 어찌 아까운 시간을 TV나 보면서 정신과 마음의 피로를 누적되게 할쏘냐
송내역앞 김밥 집에서 두줄의 김밥을 배낭 속에 집어 넣고 관악산으로....
서울대 입구 관악산 초입 매표소
많은 행락객들속에서 무슨 현수막과 간이 천막이 우뚝 보이고 사람들이 운집해서
[전 국민 당뇨 무료검진 캠페인], 서울대 의대생들이 간이 당뇨 진료를 하고 있었다.
젊었을때...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해외공사관리 일을 하면서 휴가 나왔을때
몇 번의 건강 검진을 받아본 이후... 지금까지 차라리 모르는 것이 약이겠다 싶어
일반 병원은 물론 국민연금 의료공단의 무료 검진을 단 한번도 받아 보지 않았던
나 였기에...
카드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를 기록 하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혹시나 당뇨가 있으면 어떡하지 주저주저 내심 불안해하면서 근 25년 만에 처음
받아 보는 검진 이였다. 손가락의 피를 뽑아 검진,혈당치 측정 계기상에 기록된 것을 본 담당의 소견은 [정상] 판정이었다.
이런 것을 두고 전화위복이라 할런지..기대 했던 안산산악회에 참석치 못한 아쉬움의 짓눌림은 큰 기쁨이고 최상의 산 타기 기분이었다.
발 검음 가볍게 연주대로....
전날의 가을비로 계곡의 물은 눈부신 햇살의 반사로 맑고 투명한 웅덩이에는
송사리 떼가 유유히 노닐고, 연주샘에서 마셨던 한 컵의 약수는 몸 속에 분해되어
전날 한잔 걸쳤던 알콜의 여독을 말끔히 가시게 하는듯 하였다.
쏴~...세차게 부는 매서운 겨울 바람과도 같은 늦가을 바람은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와 하모니를 이루어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 열기를 식혀주고
연주대의 넓디 넓은 바위에서 사방 팔통의 서울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오고...
남쪽의 한강에는 유람선이, 동쪽의 맞은편에 11명의 산우와 함께 하였던
청계산의 아버지만장봉, 아들만장봉, 북쪽엔 서울대의 전경이
서쪽엔 연주암의 은은한 불경과 목탁소리
연주대에서 소원성취로 백원짜리 동전을 암벽에다 붙여본다
나의 정성이 부족한 것인가 몇 번을 시도하다 안 돼 조금 홈이 파인 곳에
어거지로 붙이고선 피식 웃었다.
암벽에 가설된 로프에 대롱대롱 매달리다 싶이 낙성대쪽을 향하는 코스를 건너곤
양지바른 바위 틈새에서 급할 것도 느릴 것도 없이 김밥을 아주 천천히 씹어
음미하면서 한 겨울의 따스한 보온처럼 느껴지는 햇살을 온 몸에 감지하는순간
헐벗고 추웠던 유년시절... 또래 애들과 옹기종기 양지바른 담벼락에 모여
추위를 모면하였던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전지약이 다 되어 파워가 없어진 카 세트 테프 음악처럼 바람의 강도에 따라
음향이 고르지 못한 저쪽 연주암의 불경소리, 목탁소리를 들어면서 식곤중에,
따뜻한 햇살의 노곤으로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다.
으스스 찬기를 느껴 눈을 뜨니 어느새 해는 연주대 저쪽 능선으로 뉘엿뉘엿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짧은 해가 어두워 지긴전 주위 경관을 살펴야 겠다.낙성대 지하철로 발검음을 재촉
한다. ---2003. 11. 16 (일요일) 관악산 연주대에서---
첫댓글 창파님~ 백원짜리 동전을 억지로라도 붙이며 바라시던 소원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그 소원 꼭 이루어지시기 바라구요. 앞으로도 더 더욱 건강하시길 빕니다.
일요일!너무도 날씨가 좋았죠?저두 무척 싱숭생숭 했답니다.즐거운 산행하셧으니 얼마나 좋으실가? 항상좋은날 되시기 바라며.......
창파님 다녀오셨군요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같은 날씨 였습니다. 산바람이 무척 시원하더라구요.....
나의 소원...그건 마누라 한테도 말할수 없는 비밀..ㅎㅎㅎ근데 동전을 억지로 붙였는데 무슨 소원이 성취 되겠어요...짚시님!..여기서도 또 보는군요,..산신령님께 빌어 봅니다. 눈 도장 찍을 그 날이 언제 일런지...
은은한 불경과 목탁소리는 내가 다녀온듯 머리속이 맑아지는 느낌이네요. 역시 인간으로 태어나 깨끗이 비워야하는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축하 합니다 창파님 이제는 건강검진 에 겁내지 마시고 자주 받으셔요 그래야 오래도록 산행 을 하시지여 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