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別(송별)
당(唐)나라 시인 왕유(王維) 작
下馬欽君酒 말에 내려 술한잔 더하세나
問君何所之 떠나면 어데로 가시는가
君言不得意 자네말로 뜻 못이룬 탓이라겠지만
歸臥南山垂 종남산 산자락에 조용히 지낼려네
但去莫複問 떠나거던 다시는 묻지 마시게나
白雲無盡時 흰구름이야 얼마든지 있을테니.
(아래 하 말 마 공경할 흠 그대 군 술 주)
(물을 문 그대 군 어찌 하 바 소 갈 지)
(그대 군 말씀 언 아닐 부 얻을 득 뜻 의)
(돌아갈 귀 누울 와 남녘 남 뫼 산 드리울 수)
(다만 단 갈 거 말 막 거듭 복 물을 문)
(흴 백 구름 운 없을 무 다할 진 때 시)
다른 번역 :
나란히 말을 타고 가는 임을 따라 오다
말에서 내리어서 임과 함께 술마시며
일후에 무엇하실지 물어보게 되었네
세상일 뜻대로는 안되는게 상례일까
임은 힘없이 일안됨을 말하면서
돌아가 남산아래에 그럭저럭 살련다네
물어보아 무엇하리 할 말이 다시없네
어서 임의 뜻대로 남산으로 돌아가소
흰구름 한가히 떠서 끝날 날이 없구나.
송상 대방 박주명의 의붓딸 박다녕과 만상 도방 임상옥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로미오와 쥴리엣처럼 서로가 숙명의 적이고 경쟁자였다.
상옥 아버지는 다녕 양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상옥도 큰 고초를 겪었다.
다녕 아버지는 상옥 때문에 사업을 망쳤고 사사건건 상옥으로 인해 일을 그르쳤다.
그러나 그들은 만날 때부터 서로 감정이 꽃혔다. 그래서 한없이 좋아했다.
상옥이 불우한 시절 때에 다녕의 도움을 받았고, 다녕이 어려울 때 상옥이 도왔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그래서 상옥은 전 만상 도방 홍득주의 딸 미금과 혼인했고,
다녕은 결혼은 포기한 채 사업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잊지 못했다.
상옥의 말처럼 "그대를 잊지 못하는 것이 나의 큰 죄"였고, 다녕의 한숨처럼 "그대가 하늘 아래 살아 있다는 것만 해도 나는 족한" 그런 운명이었다.
그래서 가끔 의주 통군정(統軍亭)이라는 정자에서 달밤에 만났다.
매화 그늘이 그윽하고 앞에 대정강이 흐르는 고즈녁한 풍경의 정자에서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아쉬워하며 그리움을 달랬다.
상옥 부인 미금은 상옥이 자신보다 다녕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슬펐다.
그러나 후에 남편을 위해 다녕을 상옥 침실에 곱게 단장해서 앉혀 준다.
당시 다녕은 관청의 관기(기생)으로 미천한 신분이었고, 상옥은 태천 현감이라는 사또였다.
미금이 그렇게 한 까닭은 억울하게 천민이 된 다녕을 상옥과 맺어줌으로 해서 면천시켜 줄 의도였으나
그에 앞서 어차피 다녕에게 돌아간 남편의 애정을 풀어주고 싶은 넓은 아량도 있었다.

그러나 그 날 밤 상옥은 다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내 미금과의 정절을 지키고 싶었고, 다녕 아씨도 욕되게 하지 않고 싶지 않았다.
그런대로 일은 잘 풀리어 다녕은 천민에서 면제되어 후에 송상의 대방이 된다.
상옥은 큰 장사꾼이 되어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다녕을 바라보며 옛 추억에 잠긴다.
다녕이 상옥을 그리워하며 읊은 시가 바로 당나라 시인 왕유의 시이다.
그리고 나레이터가 다녕의 심정을 대변하며 깔아주는 다른 시가 있는데,
그것은 황진이의 '상사몽(相思夢:서로 그리워 하여 꾸는 꿈)이란 시이다.
님 글인 상사몽(相思夢)이 실솔의 넉시 되야
추야장(秋夜長) 깁푼 밤에 님의 방에 드럿다가
날 닛고 깁히 든 잠을 깨와 볼까 하노라.
임이 그리워 꾸는 나의 사랑의 꿈이, 저렇게 밤을 지새워 우는 저 귀뚜라미의 넋이 된다면, 임이 자고 있는 방에도 마음대로 들어갈 수가 있지 않을까? 가을밤에 울고 있는 귀뚜라미의 넋에 다가 임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꿈을 담아 임께서 주무시고 계신 방으로 들어가, "나"를 잊고 편안히 주무시고 계시는 임을 귀뚜라미의 울음 소리로 깨워 보고 싶다는 섬세한 사랑의 표현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첫댓글 예전에 이 드라마를 본적이 있는데, 대상 ( 大商 )들의 심오한 철학관을 엿볼수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가 공사관계상 여러곳을 다녔는데,상도 촬영지가 경북 상주 낙동면에 있습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