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 동네 벽에 전시된 아이들의 작품
어린이날이 다가옵니다. 넝쿨어린이 도서관은 어린이날 행사준비로 3월부터 마음이 들뜹니다. 올해는 어떠한 주제로 넝쿨아이들에게 감동을 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해봅니다. 작년의 성공적인 어린이날 잔치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몸과 마음을 불살라야 하는데...
올해도 작년에 이어서 풍물패가 대동되고, 길거리 전시회가 열립니다. 색다른 프로그램으로는 엄마들이 목소리를 담고, 넝쿨아이들이 인형을 움직여서 만든 달봉이 인형극과 석기시대 체험이라는 테마로 석기시대 동굴체험과 화석 만들기, 화산분출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먹거리 마당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그렇지만 철저하게 우리 것, 유기농으로 만들어진 맛있는 부추전, 김밥, 떡볶이, 식혜가 차려졌습니다.
길거리전시회
▲ 다양한 작품들도 선보였다.
아침부터 동네 벽에 넝쿨아이들이자 동네아이들의 작품이 붙습니다. 침침하던 벽이 훤해집니다. 넝쿨아이들이 1년 동안 갈고 닦은 솜씨가 화려한 액자에 담겨져 벽에 붙은 모습은 감동과 함께 뿌듯함을 전해줍니다. 물감 퍼뜨리기, 세밀화, 골판지로 표현하기, 3살 4살짜리들의 꼬맹이 그림, 색깔소금, 꽃병, 연, 탈 무엇하나 눈에 밟히지 않는 작품들이 없습니다.
▲ 그동안 활동해온 사진들도 전시되고...
도서관 들어가는 바로입구에 자리 잡은 사진전 또한 화려합니다. 청계산 체험활동 갔던 사진, 짚풀공예, 크리스마스 사진, 전래놀이 사진, 목요일 프로그램 사진, 작년 도서관 생일잔치 사진...자기 얼굴이 붙어있는 벽속에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니 사진전 또한 기쁨과 뿌듯함을 안겨줍니다.
잔치를 시작하며....
▲ 동네 어르신들로 구성된 풍물패를 앞세우고 잔치는 시작되고
동네 풍물패의 신명나는 풍물소리와 함께 넝쿨 어린이도서관 어린이날 잔치한마당이 시작됩니다. 풍물소리가 동네를 들썩이고, 할머니,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관심도 불러일으킵니다. 동네 풍물패가 앞장을 서주니, 그동안 조용하시던 동네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도 해주시고, 요크르트도 보내주시고, 반응이 남다릅니다.
▲ 인형극에 흠뻑 빠진 아이들
풍물패의 한바탕 풍물놀이가 끝나고 “달봉이의 심부름" 이라는 인형극이 펼쳐집니다. 선생님 심부름으로 선물꾸러미를 전해주러 간 달봉이가 선물꾸러미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과 갈등이 담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동네 엄마들이 목소리를 내고, 5학년 넝쿨 누나, 형들이 손으로 움직여 재미있는 인형극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체험 석기시대.
▲ 석기시대 동굴을 재현하였다.
석기시대 동굴체험을 위해 새벽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대형박스 3개를 연결하여 만든 동굴은 영 어색합니다. 아침에 신문지입은 박스에 검정색 물감을 들이고 주변에 풀들을 뽑아 장식을 하니 그럴 듯하게 동굴모양이 나오는 듯합니다. 그런대로 만족스러운데, 먼저 온 꼬맹이들의 반응도 괜찮습니다. 신기해하고, 들어가서 안 나오려고 하고, 동굴 안에 아예 자리를 잡습니다.
화석 만들기는 아이들이 직접 조개, 나뭇잎, 생선가시, 멸치 등 갖가지 재료들을 찰흙에 찍고 그 속에 석고를 개어서 부어 굳혀서 갖가지 모양이 찍힌 석고를 뜯어내는 작업입니다. 하나하나 자기들 손으로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한가 봅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 마그마 화산분출 실험도 해 보고
화석만들기에 이어 화산분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베이킹파우더에 소다를 넣고, 붉은 색소로 마그마를 표현하고, 거기에 식초방울을 떨어뜨리니 정말 화산에서 마그마가 솟아오르는 듯 합니다. 실험병이 터질 것 같았던지 아이들은 멀리 물러섭니다. 집에서 구할 수 있는 간단한 재료들로 얼마든지 과학실험도 할 수 있고, 석기시대의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가봅니다.
먹거리 마당
▲ 역시 아이들에게는 먹는게 최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먹거리 마당이 펼쳐집니다. 아마도 아이들은 이 시간을 제일 기다렸겠지요. 엄마들이 일찍부터 준비한 부추전, 김밥, 떡볶이, 식혜가 줄줄이 큰 접시에 담겨져 나옵니다. 삽시간에 우르르 몰려든 아이들 속에 먹거리들이 자취를 감춰갑니다. 그 모습이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고, 뿌듯합니다. 배불리 먹은 아이들은 동사무소에서 보내준 선물을 품에 안고 동네 여기저기로 흩어집니다.
끝맺으며..
▲ 화석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
올해 어린이날 잔치도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60여명의 아이들이 모인 듯합니다. 60명 아이들의 가슴에 넝쿨도서관에서 전해주고자 했던 사랑의 마음이 심어져 있을지 궁금합니다. 뒷정리하는 엄마들의 마음도 뿌듯하기만 합니다. 조금 더 알찬 행사를 못 만들어낸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긴 남습니다. 아마도 그 아쉬움은 내년 어린이날에 또 다른 열정으로 피어날 것 같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넝쿨어린이도서관 어린이날 잔치에 도움을 주신 동네 어머니들, 도우미 어머니들과 기쁘고 뿌듯한 마음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2005. 5. 9 / 문성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