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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와 통영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섬과 항구의 도시인 거제와 통영은 나에게 투박하고 질박하며 다소 거친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도시였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느낀 점은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두 도시에 대한 이미지는 단지 겉모습을 보고
섣불리 판단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도시를 음식으로 표현하자면 껍질을 까지 않으면 그 속을 짐작할 수 없는, 거칠고 투박한 껍질 속에 뾰얗고 부드러
운 속살이 꽉 들어찬 석화와 같았다고나 할까.
우리는 첫날 통영을 거쳐 거제도로 들어가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고 <여차-홍포 해안도로>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다음날 새벽에 숙소앞에서 일출을 찍고, 대구축제가 준비가 한창인 <외포항>에서 기가 막힌 생대구탕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학동흑진주해안(몽돌해수욕장)>을 둘러보고, 전날 갔었지만 아쉬움이 남아 <여차-홍포해안도로>를 다시 찾아
가 바다로 향한 아름다웠던 그 길을 천천히 걸어보았다.
그리고 거제 <기성관>을 잠깐 둘러보고 통영으로 넘어와 <세병관>과 <충렬사>를 관람하고, <산양일주도로> 위에서
올해 가장 큰 보름달을 감상하고 마지막으로 <통영운하>야경을 촬영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통영까지 약 4시간 반 정도면 도착을 한다.
우린 통영을 거쳐 거제도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거제도로 들어가기 전 통영까지 왔으니 오미사꿀빵집을 그냥 지나칠 수
가 없었다. 점심식사 전까지 간식으로 먹을 오미사꿀빵을 두 상자 샀다.
오미사꿀빵의 정체는? 이 꿀빵을 보기 전에는 풀빵이나 호빵의 일종이 아닐까라고 상상을 했었다.
직접보니 팥이 들어간 도너츠(?)에 겉에는 찐득한 시럽이 발려진 빵이다. 도너츠같긴 하지만 100%도너츠라고 하기엔
그 뭔가 그 정체가 의심되는, 고개가 갸우뚱하게 되는 그런 요상한 빵이다. '못생기면 어때, 맛만 좋으면 되지'라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한다. 따뜻할 때 먹으면 가장 맛있고, 식었을 때 먹어도 맛있다. 배고플 때 하나씩 꺼내먹으면 이 빵의 이름
이 왜 꿀빵인지 알게 된다. 한 상자에 열 개가 들었고 칠천원. 낱개로도 판매한다.
'오미사'라는 이름이 붙게 된 연유는 꿀빵집 사장님께 그 연유를 일부러 여쭤 본 것이 허무할 정도로 단순하다.
별뜻이 없단다. 옛날에 이 빵집이 간판없이 장사를 했는데 그 옆에 오미사라는 세탁소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냥
오미사꿀빵집이라고 불렀고, 세탁소가 폐업을 하면서 간판을 버리고 갔는데 그걸 가져다 달았다고 한다. 그 후로 이 빵집
은 정식으로 '오미사꿀빵'집이 되었다고 한다. 어때요, 정말 별뜻 없죠?! 하하
이 집이 본점이고, 이 집의 둘째아들이 분점을 내었다. 인터넷으로도 주문 가능(※오미사꿀빵 http://www.omisa.co.kr/)
아, 그리고 통영여객선터미널 앞 원조 뚱보할매네 집에서 오후에 참으로 먹을 충무김밥도 샀다.
이제 거제도로 넘어가 <바람의 언덕>으로 바람맞으러 가자.
바람의 언덕은 거제 도장포에 있는 민둥산이다. 도장포는 외도와 해금강으로 가는 유람선이 드나드는 작은 포구다.
2000년데 초반만 해도 이름도 없던 언덕이었는데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바람의 언덕'이란
근사한 이름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바람의 언덕엔 정말 바람이 많이 불까? 이곳에 가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점이다.
결론은 억수로 많이 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이곳이 초록세상이지만 겨울인 이맘때는 일반적으로 말하면 똥색, 낭만적으로 표현하자면 황금색이다.
갈대가 바싹 말라 손만 대도 바스라질 것 같다. 걸을 때마다 칼가는 소리가 난다. 그러나 결코 꺾이지는 않는다.
절벽 아래로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는데 멀리로는 쪽빛이나 해안가는 투명한 청록빛을 띤다.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는 산책로엔 동백나무가 방풍림처럼 자리잡고 있는데 2월정도 되면 작고 앙증맞은 붉은 동백꽃이
핀다고 한다. 바람의 언덕은 해질녘 벤치에 앉아 노을을 감상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숙소로 이동해서 일단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가 묵을 곳은 거제도 최고의 전망과 시설을 자랑한다는 <상상속의 집>관광호텔이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바닷가 절벽쪽에 자리잡은 이 호텔을 보았는데 내부시설이 허접해도 위치 하나만으로도 모든 걸
용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경관이 뛰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더욱 흡족했던 건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은 곳이라 시설도 매우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이 호텔은 바닷가 해안절벽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어 레스토랑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레스토랑 추천메뉴라고 하여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고기가 어찌나 실한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양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이 레스토랑의 원두커피는 독하지 않고 고소하다.
식사 후 여차-홍포 해안도로로 이동했다.
해안도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여차몽돌해안이다. 남쪽바다는 검푸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의 바다빛은 청록색
에 가까워 마치 제주도의 바다를 보는 듯 했다. 작은 배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데 그 풍경이 파도가 일지 않아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바다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여기서 일몰을 보기로 했다.
해안도로에서 차를 세우고 해안절벽쪽으로 걸어들어간 곳이다. 차를 타고 그냥 쌩 지나가 버리면 못 찾을 그런 곳이다.
일몰감상 하기에 이 해안도로에서 이보다 명당자리는 없는 듯 하다.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이 이름도 없는 듯 하지만 모두 제각각 이름을 가지고 있다.
중앙 뒷쪽에 보이는 섬이 대병대도다.
이곳에 오면 먹을려고 통영에서 사온 원조뚱보할매집 충무김밥을 꺼냈다. 저녁먹기 전 참이다.
차를 타고, 걷고, 사진찍고 하는 일들이 의외로 체력소모가 크다. 그래서 뭐든 수시로 먹어줘야 한다.
통영에서 사온 오미사꿀빵과 충무김밥이 여행 내내 아주 좋은 간식거리가 되어주었다.
충무김밥이란 이름을 내걸고 장사하는 집이 전국에 많기도 많지만 이 집만큼 오징어무침의 양념이 맛있게 무쳐진 집이 드물다.
해가 바다로 내려올수록 그 형태는 분명해지고, 노을은 짙게 내리깔린다.
하늘빛이 잘 익은 홍시같다. 붉은 해는 형태가 너무나 선명해서 높은 하늘 어디에선가 불쑥 내던져진 공과 같았다.
이런 감미로운 풍경을 실제로 보고도 감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메마른 사람과는 같이 놀지 말라.
바다가 잔잔해 보이지만 물결이 거칠어 낚시꾼들을 실어나르느라 이리저리 바쁜 작은 어선들의 움직임이 계곡물에
휩쓸린 가랑잎 같다.
내일이 보름이라 달이 무척 밝게 떴다. 이런 날은 달사진 찍기에는 좋지만 하늘이 밝아 별사진 찍기에는 좋지 않는
조건이다. 푸르스름한 달빛이 바다에까지 미친다. 마을 위로 둥근 달이 뜬 풍경은 왠지 포근하고 정겨울 것 같지만
칠흑같은 바다 위에 뜬 달은 스산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리 늦은 시각이 아니건만 겨울밤은 너무도 빨리 시작되고,
그 어둠은 무척 깊다.
저녁은 호텔사장님이 추천하는 바닷가 <강성횟집>으로 갔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해물모듬이다. 회는 많이 먹을 기회가 있지만 이런 싱싱한 해산물은 먹기가 힘들 것이란 사장님의
말씀이다. 전복, 소라, 석화, 문어, 돌멍게, 해삼, 성게알, 군소 등이 나오는데 이 중 생전 처음 먹어본 군소(오른쪽 가운데)
는 생긴 것을 보면 입맛이 달아날 것 같지만 쫄깃한 맛이 삶은 소라와 문어를 섞어 놓은 듯 하다.
성게알은 성게 한 마리에서 채취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소량이라 성게알이 들어갔다는 음식을 먹어봐도 성게알 구경하기가
쉽지 않는데 이렇게 성게알만 큰 접시에 나와 숟가락으로 퍼 먹었으니 이날 입이 호강을 했다. 성게알은 씹을 것도 없이
입에서 녹는다. 이 식당의 해산물들은 해녀들이 잡아와 바로바로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싱싱하다고 한다.
거제도에 가면 멍게비빔밥을 먹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멍게비빔밥보다 한단계 고급이 성게알비빔밥이라고 한다.
성게알과 조미된 김, 참기름과 깨소금이 듬뿍 들어간 양념에 밥을 비벼먹는다. 성게알이 무척 부드럽기 때문에 밥에
비벼놓으니 밥알속에 스며들어 형체도 없다. 성게알 비빔밥은 마치 생계란을 참기름에 비벼놓은 것 처럼 걸죽하면서도
고소했다.
밤이 깊어서야 숙소인 <상상속의 집>에 돌아왔다.
이곳은 관광호텔인데 객실마다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자창에서 바로 객실로 연결이 된다.
객실의 종류는 등급에 따라 다양한데 오픈한지 얼마 안된 곳이라 최신식 시설에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갖춰진 가구들도
고급스럽다. 객실에 걸린 50인치 tv가 인상적이었다. 이 호텔은 각종 기념일에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게 시설이 되어있고,
특히 자랑하는 것이 각 객실마다 월풀욕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패밀리룸의 경우는 야외에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객실창밖으로는 바로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객실에서 일출을 볼 수가 있다.
편안한 숙면을 위해 침대폭을 넓게 주문제작을 했다고 하더니 정말 편하게 잘 수 있었다.
( ※ 상상속의 집 http://www.inspirationpoint.co.kr/)
일출을 찍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호텔 주차장으로 나왔다.
앞에 보이는 접시같이 생긴 섬이 지심도다. 남쪽 지방이라 그런지 종려나무가 낯설지 않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숙소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호텔위치가 환상적이다.
지금이 대구철이라고 한다. 대구도 보고, 아침으로 대구탕도 먹을겸 외포항으로 갔다.
외포항은 그리 크지 않은 작은 포구다. 다음날 이곳에서 대구축제(12월 13~14일)가 열리기 때문에 축제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른 오전이라 그런지 대구를 파는 상인들도 많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많지 않지만 분위기는 활기차 보였다.
가지런히 누워있는 대구. 대구는 입이 커서 대구(大口)란다. 예전에는 큰 대구의 경우 한 마리에 80만원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도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라고 하니 대구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생선이다.
요즘은 이곳에서 치어방류사업을 해서 많이 잡히고 있다고 한다. 대구는 회귀성 생선이라 방류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동해로 올라갔던 치어들이 잡혀서 노가리가 되는 바람에 실제로 대구가 되어 이곳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는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외포리의 상인들은 무척 친절하다. 얼마전 강원도 어느 항구에서 아침부터 물건들이 사진에 찍히면 재수가 없다느니
하면서 쌀쌀한 눈초리로 쳐다보거나 속빈 대게를 판 상인들과는 딴판이다. 구경만해도 싫은 기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구사진을 찍으라고 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호의를 베풀면 지나가던 객들도 기쁜 마음으로 지갑을 연다.
일행 중 한 분도 대구 한 상자를 5만원에 샀더니 그 자리에서 택배 운송장을 작성해주었다.
구매한 다음날 배송이 된다고 한다. 무척 친철했던 총각네 대구 ( ※거제도수산 ☏055-635-8890)
대구파는 총각이 추천해준 대구탕집인 <외포등대횟집>으로 갔다. (외포등대횟집☏ 055-636-6426)
이 식당은 살아있는 생대구로 탕을 끓인다고 한다. 이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먹으면서 생선살이 어쩜 이렇게
부드러울까 감탄을 하면서 먹었었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곤이는 씹을 것도 없이 입에서 녹았다.
대구살을 계속 건져 먹어도 오목한 그릇 아래 깔려 있는 건더기의 양이 많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시원한 감칠맛 때문에 대구탕에 환장을 한다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나도 대구탕을 먹어보니 사람들이 술먹은 후
왜 대구탕을 찾는지 알 것 같았다. 맑은 탕보다는 얼큰한 탕을 좋아하는 나도 한 그릇을 깨끗히 비웠다.
어제 여차-홍포 해안도로에서 일몰은 보았지만 그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다시 찾아가보기로 했다.
여차몽돌해안이다.
몽돌은 검은 자갈인데 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이 나서 먹고 싶을 정도이고, 파도에 휩쓸리면 그 소리가 자갈자갈댄다.
여차-홍포 해안도로를 달리던 중 몽돌해안에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 바라본 풍경이다.
어제의 그 여차-홍포 해안도로 전망대에 도착했다.
어제 오후에 본 풍경과 한낮에 보는 풍경은 분위기가 또 다르다. 어제 찍은 풍경이건만 다시 카메라를 들게 된다.
바다에 쏟아져내려 물결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눈부신 햇살이 팔딱이는 은갈치의 비늘같다.
이 해안도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진다. 길의 부드럽게 굽어지고 오르락 내리락 굴곡이
있어 단조롭지 않다. 한 모퉁이를 돌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하는 기대감이 들게 하는 그런 길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산길이 아닌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도로라는 명칭보다
길이라는 명칭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차를 타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걸어보기로 했다. 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지나쳐 가기엔 너무나 아까운 길이다.
이 멋진 풍광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지나다니는 차도 거의 없고, 걷은 이는 더욱 없다. 마음 맞는 이가 동행한다면 반나절을 꼬박 걸어도 행복하겠다.
길가의 나무들은 모두 헐벗었지만 초겨울의 이 풍경이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겨울이라고 모든 풍경이 볼품없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길이다.
다시 통영으로 이동~ 통영에는 충무공의 업적을 기리는 문화재들이 많다.
통영 문화동의 세병관. (2002년 국보 305호로 지정)
세병관은 이경준(李慶濬) 제6대 통제사가 1605년에 창건한 객사로서 통제영의 상징적 건물이다.
이충무공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지은 건물로 현존하는 조선시대 목조건물로서는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큰 건물이기도 하다. 세병관이란 이름은 '세병(洗兵)', 즉 병기를 씯는다는 의미는 전쟁을 끝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현판의 크기는 세병관의 크기에 걸맞게 엄청나게 크다. 글자 한 자가 사람의 몸통만한데 제136대 통제사인
서유대(徐有大)의 글씨라고 한다.
조선시대 이곳은 왜적의 침략을 방비하는조선수군의 총본영으로 지금의 해군본부와 같은 곳이었다. 당시에는 많은 건물들
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병관만 남아있다. 세병관 앞에 서면 이 일대의 도시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통영 명정동의 충렬사.
충렬사는 임진왜란이 끝난 7년 후인 선조 39년(1606) 이운룡 제7대 통제사가 왕명을 받들어 충무공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세웠으며, 충무공의 신위를 봉안하는 신위사당이다.명조팔사품(진품-보물 제 440호 )을 비롯하여 지방
유형 문화재인 충렬묘비, 도지정 기념물인 수령 300년의 동백나무가 있으며, 연중 다섯번의 제사를 드리고 있다.
충렬사 내에는 <팔사품 전시관>이 새로 지어졌는데 팔사품이란 중국 명나라 신종이 충무공의 뛰어난 전공을 기리고자
지휘관을 상징하는 8종류의 물품을 보내준 것이다. 팔사품은 도독인 1개, 호두령패 2개, 귀도 2자루, 참도 2자루, 독전기
2폭, 홍소령기 2폭, 남소령기 2폭, 곡나팔 2개로 모두 8종류 15개 이다.
(※통영 충렬사 http://www.tychungryolsa.or.kr/main.htm )
달아공원으로 일몰을 보러 가려고 산양일주도로를 달리던 중 아, 여기가 더 좋겠네라고 느껴진 곳이다.
일년 중 달이 지구에 가장 근접한 날인데가 보름이라 달이 무척 밝았다. 일몰이나 일출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자연은 정말 위대하다. 보름달이라고는 하나 내 손톱만하게 보이는 이 달이 뿜어내는 빛은 포구마을 어디 한구석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수직으로 내려오는 듯한 달빛을 산과 섬과 포구가 가두어 품은 것처럼 보였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수록 달빛은 더욱 하얗게, 하얗다 못해 창백하게 빛이 난다.
다리 위에서 통영운하 야경을 찍어봤다. 전기세 절감을 위해 다리의 조명을 줄였는지 생각보다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차들이 쉴새없이 왔다갔다하는 정신없는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생소한 경험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통영 문화동에 있는 벅수(돌장승). 광무 10면(1906)에 세워졌다.
세병관으로 오르는 길가 오른쪽에 서 있는 돌장승으로서 옛날부터 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오고 있다.
장승이라는 명칭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전승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장승의 순우리말인 '벅수'라고 불리고 있다.
남녀 한 쌍이 짝을 이루어 서 있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장승은 특이하게 하나만 있는 독장승이다.
송곳니가 삐져나와 험상궂게 보여야 하나 활짝 웃는 모습이 오히려 익살스럽고 친근하다.
길가의 건물벽에 딱 붙어 있어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벅수다.
통영에서 벅수를 만나게 되면 이 벅수와 같은 표정으로 씨~익 한번 웃어주세요.
이번 여행처럼 빠듯한 일정의 체력소모가 많은 여행은 정말 좋아 미치지 않는다면 이 고생을 왜 사서하나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지도 모르는 그런 여행이다. 난 이 여행이 즐거웠으니 여행에 미쳤나보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해도 거제 여차-홍포해안도로의 일몰감상과 걷기 그리고 통영 산양일주도로에서
본 보름달이 뜬 작은포구의 풍경이었다.
그리고 여행을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인 그 지방의 맛있는 음식 맛보기!
통영의 오미사꿀빵과 충무김밥, 거제도의 싱싱한 해산물과 성게알비빔밥, 그리고 꿈속에도 나타나는 생대구탕의
맛을 잊을 수 없다. 거제와 통영은 수차례 가도 다시 찾고 싶은 미련이 남는 곳이다.
※ 거제도 문화관광 http://tour.geoje.go.kr/main/
※ 통영시 문화관광 http://www.utour.go.kr/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