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밑샘

[최균희]

옹달샘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들판길에
온종일 저혼자서
퐁퐁 솟는 옹달샘.

앞마을 철이엄마
뒷마을 순이엄마
빨랫감 머리 이고
모여드는 옹달샘.

개구쟁이 천방지축
언제나 철이 들지
엄마들의 수다는
끝이 없는데

철이는 큰길가로
잠자리 좇아가고
순이는 논둑길로
메뚜기 좇아가고.

햇볕 밝은 바윗돌에
쏟아놓은 딱지 구슬
저희끼리 소근소근
한나절을 즐긴다.

*

[염상규]

그런데 선생님... 덕밑샘이란 어떤 샘을 말하는거죠??

[최균희]

언덕 밑에 있는 옹달샘(수도가 집집마다 연결되지 않았을 때 들판이나 야산 끝자락에 물이 잘 솟는 곳을 골라 여러 마을에서 쓸 수 있도록 파놓은 옹달샘. 엄마들이 쪼그리고 않아서 바가지로 물을 퍼서 실컷 빨래도 하고 목욕도 하던 우물) 우물에는 하늘의 흰구름이 둥실 떠가고 물방게랑 게아제비가 한가롭게 헤엄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