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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제11구간 종주산행기
일 자: 2005년 9월25일 일요일 날 씨: 맑음
구 간: 청석재~어림산(510m)~호국봉(384m)~시티재~532봉(삼성산 갈림길)~미룡고개
구간거리: 약19km 소요시간: 11시간50분
참여인원: 최선범 유선옥 유영실 김경희 정명수 황병권 김근회 안경복 김기진
여주출발 02시00분
<시티재 안강휴게소에 세워진 남북평화통일 염원비앞에서....>
오래간만에 낙동정맥을 하게된다.
당초계획은 지난 8월28일(일요일) 이었지만 추석명절에 따른 대,소사 등으로 인하여 성원이 되질않아, 그간 금북정맥산행 및 특별산행으로 땜질(?)을 하다가 더 이상 미룰수도 없고해서 당일 출발하게 되었는데 참여인원이 9명이다.
참여예정인원 확정일인 지난 수요일까지는 12명이었는데 갑자기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서 세사람이 못나오는 바람에 부득이 소수의 병력으로 정맥을 밟으러 떠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두분이 오늘 새로 나오셨다. 부디 이런 험하고도 긴 정맥산행에 재미를 부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일반산에서는 보기힘든 으름열매>
오늘 구간에는 특별히 높은산은 없지만 능선 주위로 울창한 숲과 잡목들이 뒤섞여 온갖 동,식물들이 자연그대로 살아가고 있다.
예를 들자면 식물로써는 일반 산에서는 요즘에 보기가 힘든 돌배나무(열매가 잔뜩 열렸다), 바나나 같이 생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으름나무, 뒤늦게 까지 열매를 매단 개복숭아....
동물로써는, 고슴도치가 우리앞에서 죽은척하고 뒤집어저 있고, 능선옆 숲에서 잠자고 있던 산돼지가 발자국소리에 놀라 으르렁 대면서 도망가지를 않나, 노루인지 고라니인지 하는 동물이 우리앞으로 튀어나와 발을 밟고 지나가지를 않나....
태백산맥에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능선상에 있는 하나의 봉우리 이름이 호국봉이다. 처음에는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하고 의아해 했는데, 그 산밑에 있는 이티재의 안강휴계소에 내려와보니 그곳에 남북평화통일 염원비가 세워저 있다. 집에와서 여러 가지 자료를 뒤적여 보니까 이곳이 6.25전쟁당시 남,북한간에 전투가 치열했던 영천,안강,포항을 잇는 최후저지선이었다. 그당시 시티재가 적에게 뚫려 지금의 안강읍도 적에게 잠시 점령당했다가 다시 수복하는 격전을 치뤘고, 아군이 처음으로 크게 승리하여 북진의 발판을 마련한 역사의 현장인것이다. 50여년의 세월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들고 변하게 한다. 그때의 상황을 한번 상상해본다. 청석재 05시45분 컴컴한 고갯길에서 등산화끈도 조이고 헤드렌던도 차고, 부산하게 산행준비를 한다. 도로옹벽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층계를 오르면 키작은 소나무들이 울창한 야산이다. 남들 다 자는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불을켜고 산길을 가니까 이게 웬일인가 하고 능선좌우의 시골마을에서 개들이 계속 짓어댄다. 06시25분에 떼없는 산소를 지나 완만한 능선을 간다. 어느덧 날이 밝아 주위가 훤하다. 06시40분에 콘크리트 고개길을 지나는데 길 좌측으로 잔디가 넓게 깔린 아담한 집 한 채가 있다. 고개를 가로질러 가파른 능선을 오르면 06시55분에 첫 번째 봉우리. 등산로 옆에 조선카토릭 대학교에서 산불조심 프랭카드를 걸어놨다. 07시10분. 471봉 능선삼거리에서 남으로 내려가던 정맥은 완전히 U-턴 해서 방향을 북쪽으로 잡는다. 조금 내려가면 넓은 분지에 산판도로가 나있고 키큰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이곳에서 471봉 전 고개에서 좌측으로 우회한 대원 몇사람과 만난다. 즉 잔디깔린집 옆의 도로를 따라가면 이곳으로 연결된다 아침식사 07시20분 07시45분
자리도 넓고 주위에 소나무도 울창한 산판도로에서 자리를 편다. 식사중에 잘생긴 진도개(?) 한 마리가 우리 주위를 빙빙 돌면서 저 혼자 놀이를 하는데 놀이기구가 두더쥐다. 도망도 못가게 이리막고 저리막고.... 하긴 이런 산중에 친구두 없구 하니까.... 식사후, 임도따라 조금가다 임도를 버리고 우측능선을 탄다. 08시05분에 닿는 390봉 능선삼거리에서 우측사면으로 내려가면 멀리 남사저수지가 보인다. 08시10분에 작은고개를 지나 빗물에 씻긴 잔디없는 산소 2기(이근방의 토질이 잔디에게는 맞지 않는가보다. 부슬부슬하고 작은돌이 섞인 황토흙)를 넘어가면 2차선아스팔트도로가 지나는 마티재다. 마티재 08시20분 길건너 가파른 능선을 숨가쁘게 올라간다. 이제야 숨도차고 땀도 좀 난다. ...ㅎㅎㅎ 산이 완만하고 날이 선선하니까 오뉴월에는 전혀없던 여유가 제법 생기네..... 09시10분. 가파른 능선을 오르니 봉우리주위로 하얀 숫돌같은 돌들이 쫙 깔려있다. 완만한 능선길. 09시25분에 큰 비석이 서있는 산소. 짧은 한문실력으로 이리저리 맞춰보니까 이분이 조선시대 홍문관 대제학을 지내신 분이다. 그래 또 멤버중에 교직에 몸담고 계신 황선생님이 집에와서 이리저리 알아본결과 홍문관은 세종대왕때의 집현전과 같은 기구이며, 대제학은 현재의 차관정도의 벼슬이라 한다.
안다는 것은 즐거운것이지....... 어림산 09시45분 이조시대때 임금이 다녀가셔서 이름을 어림산이라 부첫다는 이곳 정상에는 터는 약간 넓지만 좌우로 키큰 잡목이 우거저 시야가 전혀없고, 애써 만들어논 삼각점도 누가 빼내가지구 한귀퉁이에 던저놨다. 땅속에 콘크리트를 처서 박아논거라 빼기도 쉽지않았을텐데..... 무슨 이유가 있겠지..... 10시15분에 처음으로 철탑을 지나면 완만한 능선길. 주위로 소나무와 갈참나무가 울창하고 낙엽으로 인해 바닥을 푹신푹신하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솔솔 불어온다. 산길을 걷는맛이 제대로 난다. 10시55분에 닿은 능선삼거리에서 좌측으로....무심히 가면 직진하기가 쉬운데, 좌측으로 표식기가 많이 걸려있다. 내려가는길에 고슴도치가 길옆으로 죽은척하고 누워있다. 이곳에는 벼라별게 다있다. 11시25분에 돌무더기가 있는 성황당고개를 지나면 산소 한기(이곳에도 물론 떼가 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앞에도 그랫었지만 봉분끝부분에 둥그런 기와같은 것으로 막아놨다 기와집 용마루끝을 둥근기와로 막듯이... 완만한 내리막길. 능선좌우로 잡풀과 잡목이 꽉 찻다. 풀숲을 헤치고 가다보면 풀숲속에 녹이 잔뜩 쓸어 글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안내간판을 두어번 볼수있다. 저 정도 녹이 쓸려면 수십년은 걸렸을텐데....내용이 아마 “접근엄금” 뭐 그런거겠다. 12시00분에 지나는 능선길 좌측으로 철조망이 처있다. 철조망 따라 잡목을 헤치고 가는데 노루 같은 야생동물이 놀래서 우리한테 덤벼들지를 않나....잠자던 산돼지가 으르렁거리면서 도망가지를 않나..... 이곳에는 다른곳에서는 좀체로 볼 수 없는 야생동식물이 참 많다. 12시05분에 능선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이곳부터는 능선상에 잡풀이 없고, 키큰 나무들이 많아 거리적거리지를 않는다. 12시30분에 좌측으로 집한채가 있는 고갯길. 점심식사 12시30분 13시20분 집뒤 고개길에서 점심식사를 할려고 하는데, 집주인이 우리보고 뭐 하는사람들이냐고 묻는다. 등산 할만한곳도 아닌 이 야산에서.....대답이 참 궁하다. 식사후 고개마루로 다시 올라와 능선을 탄다. 능선 좌측으로 철조망이 다시 이어저 간다. 13시40분에 닿는 능선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완전히 90도 꺽어저 내려가고, 좌측 멀리로는 고경저수지가 보인다. 그리고는 다시 급경사 오르막길. 호국봉 오르는길이다. 우측 멀리로는 안강읍의 아파트촌이 보이고 구릉사이사이로 평야가 펼처저있다. 지형상으로 볼때 전쟁시에 이능선이 적에게 뚫리면 부산까지 저지선이 거의 없게될 것 같다. 군대생각만 하면 약간씩 긴장된단말야....자기혼자 나라를 짊어진 것 처럼....ㅎㅎㅎ
나뭇가지에 매달린 정맥꾼들의 표식기가, 오래전에 이 이름모를 능선을 달렸을 “태극기 휘날리며” 가 연상된다. 14시05분에 382.9봉 도착. 정상에 돌무더기가 쌓여있고 전망이 아주 좋다. 처음에는 이곳이 전망도 좋고해서 호국봉인줄 알았는데 약15분 정도 더 가니까 능선상에 정상표시말목이 박혀있다 호국봉(384m) 14시20분 높이가 조금 높다고 해서 말목을 이곳에 박은 모양인데 앞전의 돌무더기봉이 더 정상답다. 완만한 내리막길. 14시45분에 이동통신(016) 송신탑 우측으로 지나고, 14시50분에 쌍묘를 지나면 눈밑에 안강휴계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티재 14시50분 15시15분
영천과 포항을 잇는 4차선국도(28번)가 지나가는 이고개에는 중앙분리대가 이중으로 되어있고 거기다가 그위로 헤드라이트 차단판까지 설치되어있어 그곳에서 무단횡단하기는 어렵고, 포항방향으로 도로따라 조금가면 기둥식 중앙분리대로 되어있어 건너갈수가 있다. 길건너에 있는 안강휴계소는 주차장이 상당히 넓다. 그리고 6.25당시의 격전지답게 호국영령추모비, 남북통일염원비등등... 이 있어, 우리로 하여금 5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게 한다. 참혹했던 시간을 회상하고, 앞으로의 염원을 기대하며 기념촬영 한 장. 현재시간 15시15분. 미룡재까지 예상소요시간 2시간30분(정상적인 속도일경우). 도착시간이 상당히 늦겠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능선에 오늘구간중 가장 높은봉우리가 버티고있다. 즉 뒤늦게 땀좀 흘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우리버스에 각자 무거운것들은 모두 내려놓고, 배낭에는 물과 비상식만 넣은 다음, 532고지를 향하여 돌격. 군대용어 나오네....... 휴게소 우측으로 나있는 급경사 등산로를 오르면 15시35분에 능선위 산소 한기. 15시45분에 월성이씨 산소 한기. 좋은자리는 모두 돌아가신분들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산 길어께 까지 점점 고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산 갈림길(532m) 16시40분 삼성산의 높이가 578m 니까 이곳과의 높이차이가 별로 않나고(46m), 거리도 7~8백m 정도밖에 안돼, 웬만하면 갔다올 수 있는 거리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그냥 좌측으로 꺽어 사면을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길에는 파쇄암들이 바닥에 깔려서 가뜩이나 지친몸들을 절절매게 한다. 어렵사리 내려오면 17시25분에 밋밋한 봉우리를 지나는데 풀숲에 삼각점이 박혀있고, 전방으로는 앞으로 갈 도덕산능선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다 미룡재 17시35분 아마 28번국도가 생기기 전에 이용했던 도로인 것 같다. 그리고 올때 영천방향으로 나오면, 28번국도와 만나는 지점이 석계리란 곳인데 그곳이 칼국수와 손두부로 유명한곳인 모양이다. 주차장에 차가 줄지어있고 ,그일대가 다 칼국수촌이다. 가격은 칼국수 1000원, 손두부 2000원. 세상에.... 우리도 저렴한 가격으로 포식을 하고.... 정맥산행을 하다보니까 남한일대 별미는 다 맛보고 다닌다. <석계 칼국수집 054)337-3521>
<부산한 출발준비>
일출 시간이 많이 늦어저 여주출발시간을 한시간 늦췄는데도 아직 어둡다
<마티재>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안강읍의 경계인 이곳에는 차량통행도 별로 없고 주위에 아무런 시설물도 없는 조용한 시골고개다.
<나라를 지키는 봉우리 에서...>
주위에 숲이 우거저있어 앞전의 봉우리보다 전망이 않좋다. 그리고 높이도 1.1m밖에 차이가 않난다.
<미룡재>
2차선 아스팔트도로인 고개에는 차량통행도 거의없고,민가도 없고 아무런 시설물도 없다.
첫댓글 일기 잘 읽었어요 거리가 멀었는데도 상세하게 잘 쓰셨군요 다음 낙동엔 산이 아주 좋을것 같아요 수고 많이 하셨어요
6.25 전쟁당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를 답사하는 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전장에서 산화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영전에 고개숙여 명복을 빕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일기중에 나오는 地名을 열심이 외어봄니다.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 감사 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