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지난 25일 삼계동 김해시장애인복지회관 강당에서 한 어르신이 장애인에게 택견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
어르신 22명 장애인 멘토로 운동지도 처음에는 어색 … 지금은 사랑 넘쳐 매주 목요일 웃으며 함께 땀 흘려 11월 연합팀 만들어 택견무공연 예정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지난 25일 삼계동 김해시장애인복지회관 강당에서 아리랑 노래가락이 울려 퍼진다. 강당에 모인 사람들은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노래 선율에 몸을 맡긴다. 양발을 앞뒤로 두고 좌우로 움직인다. 흥겨워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구경꾼의 몸도 덩달아 움직인다. 보건복지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주최하고 김해시동부노인종합복지관이 주관하는 '사랑의 이크에크!' 택견 교실이다. 6월 13일 발대한 택견교실 운영은 매우 특이하다. 어르신 22명이 멘토가 되고 지적장애인 24명이 멘티가 돼 택견을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교실이다. 쉽게 말해서 노인이 지도자가 돼 장애인들에게 택견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모임을 '노장통(老障통·노인과 장애인이 서로 통한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르신들은 택견동아리 소속 회원들이다. 택견 경력이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된 전문가들이다. 평균 연령은 65세지만 어르신의 몸놀림은 20대 젊은이들 못지않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장애인복지회관 2층 강당에 모여 택견 수업을 한다. 수업시간 내내 참가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한 주 사이에 늘어난 유연성을 뽐내는 모습에 놀란다. 수업 중 한 참여자의 주머니에서 동전이 쏟아지자 다들 웃음보가 터졌다. 사소한 일에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오현직(23) 씨는 김해장유택견전수관 김권철관장의 움직임을 열심히 눈으로 쫓는다. 최선을 다해보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자 멋적은 듯 머리를 긁적인다. 오 씨 옆에 있던 장금순(64) 씨가 시범을 보이며 오 씨의 자세를 교정해준다. 오 씨의 움직임이 종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택견 수업 분위기가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어색한 기운만 감돌았다고 한다. 신송자(71) 씨는 어색했던 그날을 기억했다. "처음에는 장애인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막상 와서 이 친구들을 만나고 함께 수업을 하니 손자, 손녀 같이 사랑스럽기만 해요. 조금씩 늘어가는 택견 실력에 보람을 느껴요." 신 씨에게서 지도를 받는 선정훈(27) 씨도 이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어머니같이 느껴진다. 체력도 늘었다. 매주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장애인복지관 김현진 대리는 "처음에는 생전 처음 접해보는 택견동작을 낯설어했다. 지금은 택견을 배우는 장애인 모두 예전보다 목소리가 당당해지고,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이 다음 주는 휴가기간이라 한 주 쉰다고 말했다. 김금순(46) 씨가 '제자' 김보람(32) 씨에게 "보고 싶을거야"라고 말한다. 김 씨는 "생각하고 있을게요"라며 애틋함을 전한다. 노장통 택견교실은 오는 11월까지 이어진다. 11월 중에는 어르신과 장애인으로 택견무 연합공연팀을 만들어 택견무 공연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