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봉(745m)산행일지
♣. 일 시 : 2010. 04. 11 (일요일). 10 : 00
♣. 장 소 : 전철 주례역 6번 출구
오늘 산행은 원점 회귀하는 코스라 허사장님의 스타렉스(72고2520) 승합차를 이용하여 출발하였
다.(10:10) 절기상 청명과 한식을 지났지만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일기가 고르지 못하여 “春來不似
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이란 옛말이 실감날 만큼 갑자기 비가 오락가락하여 모두들 걱정들
이다.
서부산 톨게이트를 지나고 창원터널 앞을 돌아 장유폭포계곡으로 접어드니 이미 주차장은 만원사례
된지 오래고 매화꽃과 벚꽃은 멀리서도 기분이 좋을 만큼 화사하게 빛을 발하며 상춘객들을 반긴다.
매표소는 대청계곡(장유계곡)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데 2년 전부터 일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
다. 대청계곡 매표소 옆에 주차한 후 산행 안내 대형 입간판과 이정표를 바라보며 오늘 산행코스를
살핀다.(10:50)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 대청계곡 매표소를 출발하여 ⇒능선사거리 ⇒용지암 ⇒용바위 ⇒용지봉 ⇒
용신재 ⇒임도 ⇒이정표(능동소류지) ⇒능선삼거리 ⇒대청계곡 매표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코스로
걷는 시간만 3시간 , 휴식 및 중식시간을 포함하면 4시간쯤 잡으면 된다.
경남 김해시 장유면, 진례면과 창원시 불모산을 가르며 솟아 있는 용지봉은 낙남정맥(지리산 영신봉
~김해 신어산)의 주맥과 남쪽의 불모산(801.7m)으로 치닫는 지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이다.
용지봉은 불모산의 지봉으로 북으로는 정병산에서 뻗어온 산등성이에 맥을 잇고, 남쪽에는 불모산과
이웃하는데 조선시대 때 기우제를 지낸 기우단이 산정에 있었다하여 용제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정상석은 룡제봉’(龍蹄峯) 723m로 표기 되어 있다.)
깊은 골짜기로 형성된 양갈래의 대청계곡은 여름에는 맑은 물이 폭포와 소를 이루는 등 자연경관이
빼어나 더위를 피해 몰려드는 인파로 계곡은 온통 텐트촌을 이루기도 하는 곳이다.
김해는 지리산에서 뻗어온 낙남정맥의 종착지이자 낙동강이 바다와 합쳐지는 하구 지역에 터를 잡은
옛 가락국의 도읍이다. 그런 연유로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을 비롯해 인도 아유타국에서 시집을 왔
다는 수로왕의 왕후인 허황옥과 관련이 많은 곳이다. 특히 불모산과 더불어 장유면 용지봉의 장유사
등은 가야불교와 허왕후에 관한 설화가 많다. 또 김해지역의 불교전승에 빠짐없이 언급되고 있는 장
유화상도 이곳과 인연이 깊다.
불모산은 장유산이라 불리기도 했던 김해시 서쪽의 가장 높은 산이다. 김해읍지에는 '수로왕과 허왕
후 사이에서 태어난 일곱 왕자가 성불했으므로 왕후를 부처의 어머니로 모셨기 때문에 불모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장유사에는 가락국사 장유화상의 기적비가 있는데 장유화상의 속명은 허보옥이며 허왕후의 남동생
으로 가락국에 도래하여 장유산(현 불모산)에 연화도장을 열어 불법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장유
화상이 세웠다는 사찰은 기록에 없으며, 장유암은 5세기 중엽 질지왕이 세웠다는 사실만 전한다.
장유화상은 누나의 신행길에 함께 와서 이 산에 들어앉아 부귀를 뜬 구름과 같이 보며 불도를 설경하
고 장유불반(길에 노닐면서 산을 떠나지 않음)하여 장유화상이라는 불명을 얻었다는 얘기다.
산행 들머리는 매표소 앞 작은 아치형 다리를 건너 슈퍼왼쪽으로 돌아서면 곧장 산자락으로 열려 있
다.(10:55) 길은 이정표가 여러 곳에 세워져 있어 찾아가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지만 초입부터 시작되
는 오르막이 끝없이 이어진다. 정상까지는 4.2km로 표기되어 있다. 호젓한 산길은 오를수록 경사가
가파른 힘든 구간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보면 어느덧 능선에 올라서고. 형형색색의 리본들이
곳곳에서 시원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장유사 방면(0.6㎞)이고 왼쪽은 상점령으로 가는 길이
다. 하지만 이정표엔 상점령을 제외한 세 방면만 나와 있다. 장유사를 가보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오
른쪽의 아랫길로 내려가면 된다. 갔다 오는 데 10분쯤 걸린다. 여기서부터 암릉이 시작된다. 암릉길
이는 대략 100m, 최고 높이는 약 50m정도의 기암과 깎아지른 벼랑, 올라서면 조망이 시원한 전망바
위 등을 여럿 만난다. 철제사다리가 설치된 암봉도 있고 등산 들머리 안내도에 그려진 용지암도 보게
된다. 암릉을 좋아하는 산꾼이라면 제법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특별히 위험한 곳이 없으니 찬찬히 둘
러봐도 괜찮을 것 같다. 좌측으로 군부대가 위치한 우뚝 솟은 불모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다
시 출발한다. 세찬바람이 불어 땀에 젖은 몸이 으슬으슬 춥다. 4월답지 않게 기온이 떨어져 마치 겨
울 산행을 하는 듯 착각이 든다.
(불모산을 배경으로. 12:00)
추위속에서도 진달래가 터널을 이루고 있어 꽃길을 걷는다 생각하고 열심히 오르다보면 능선 상에
있는 무덤을 만나게 된다. 이 무덤 아래가 지난해 5월 이름이 붙여진 용바위가 있는 곳이다. 철계단
을 내려서 약 10분정도 오르면 되는데 등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비켜 나 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
으면 지나치기 쉽다. 등로에 “용바위 30m”란 안내 간판이 세워져 있다.
(용바위. 12:07)
용바위는 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어떻게 보면 외계인인 ET 같기도 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양의 얼굴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용바위란 이름을 붙였는지 그 상
상력이 자못 궁금하다.
세게 밀면 흔들릴 것도 같다. 차라리 흔들바위라고 이름 붙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휘어진 능선 길을 곧장 가면 장유사 삼거리다. 장유사까지 0.4km로 앞선
장유사 갈림길에서 보다 더 가깝다. 힘들지 않는 오르막길옆으로 진달래가 여기저기서 반긴다.
곧 정상 바로 밑에 세워진 육각정자가 보이고 이윽고 정상이다.(12:33)
정상 가장자리에는 갈림길 푯말(전경부대 5.0km, 대암산 2.7km, 장유사 1.1km, 윗상점 5.4km)과
2004년 4월에 세웠다는 ‘龍蹄峯·룡제봉·723m’ 정상석이 있다. 뒷면에는 ‘飛龍上天形(비룡상천형)’
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풍수지리에서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국’이란 뜻이다. 참고
로 국립지리원 1:50,000 지형도에는 용지봉 743m로 표기되어 있다.
(龍蹄峯·룡제봉·723m로 표기되어 있는 정상석. 12:37)
(정상아래 세워진 육각정자. 12:40)
둥그스름한 모양의 흙산인 용지봉은 조망이 압권이다. 사통팔달 안 보이는 곳이 없다. 북쪽으로 진례
벌판이 시원한 것은 물론이고 서쪽으론 대암산, 비음산과 정병산, 천주산이 하나의 눈길에 담긴다.
남쪽으론 통신탑이 있는 불모산이 우뚝 섰고 오른쪽으론 긴 능선의 장복산이 시선을 끈다. 멀리 진해
만과 거제도도 푸른빛 가득한 그림으로 다가온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상전벽해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날로 확장되는 장유 신시가지가 새롭고 그
너머 김해와 낙동강 그리고 북부산과 서부산도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모두들 추워서 얼굴이 새파랗다. 바람을 피하여 움푹 파진 자리를 잡고 둘러앉아 정상주로 목을 축이
고 출발한다.(12:55) 하산은 전경부대 방향인 정자 좌측 침목계단으로 내려선다. 여기서부터 낙남정
맥길이다. 10여분 뒤 우측발아래로 장유계곡이 보이며 산행코스가 말발굽형태로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뛰어가도 될 만큼 산길이 아주 편안하다. 정상에서 30분정도면 안부사거리에 닿을 수 있다. 장유계곡
과 산 너머 진례 벌판을 오가는 고개 길로 일명 용신재로 불리는 곳이다. 이정표 상 직진방향인 전경
부대와 능동약수터 방향이 아닌 우측 장유폭포 갑오마을 능동소류지 방향으로 내려선다.
약 150여m 뒤 갈림길. 대청계곡방향 대신 능동소류지 방향으로 따라간다.
13시 방향으로 보이는 봉우리의 산허리를 따라 돌면 10여분 뒤에 임도가 나오는데 좌측 낙남정맥길
과 우측 장유폭포 장유암 방향을 버리고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능선 길 옆 평
지를 찾아 앉으니 솔소리 산악회의 불문율처럼 된 중식시간 14:00가 딱 맞아 떨어진다. 맛있는 이동
식 부폐식사를 마치고 조사장님이 준비한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추위를 달래니 기분이 상쾌하다.
(식사 후 커피타임. 14:37)
든든한 몸과 마음으로 다시 출발이다.(14:50) 낙엽이 푹신한 산허리 길을 20분 정도 걸으면 능동소류
지 갈림길로 평상과 벤치 및 운동기구가 있는 넓은 공터다. 그렇게 힘들지 않는 오르막길을 직진하여
봉우리를 우회하면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우측 대청계곡방향으로 내려선다.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조림한 듯한 잣나무와 향나무 숲길사이로 흙이 허물어지지 않게 통나무로 테두리를 만든 형태의 나
무계단을 지겨울 만큼 걸어 내려오면 원점회귀인 용지봉 매표소 주차장이다.(15:40) 능동소류지 갈
림길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end-
(활짝 핀 진달래꽃의 색깔이 참 곱다. 13:25)
(대청계곡 매표소 앞 활짝핀 매화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