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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송재승
거주자의 삶까지 바꾸는 목조주택 이야기
집은 작은 규모의 공동체가 이룬 한 사회다. 그 속에서 경제활동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가장 중요한 우리의 삶의 가치인 건강과 정신문화를 배양시키는 기본적인 근거지로서 존재한다. 이로서 단순히 형태만 흉내낸 House가 아닌 가치로서의 Home을 완성한다. 하지만 현대 특히 한국에서의 집은 경제적 가치로서의 수단 즉 부동산의 개념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은 경제적 가치에 따라 좌우되는 건축물이 아닌 건물에서, Home이 아닌 House에서 정형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따른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각종 정치, 문화, 사회적 문제들이 야기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형태의 공간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현대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거문화가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고,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아닌 목조주택에 집중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추건축 소장이자 주택문화센터 원장, 우드유니버시티 원장을 겸하고 있는 건축가 송재승은 무엇보다 목조주택의 보편화에 앞장서고 있다. 집에 대한 건축인들의 관심이나 노력이 도외시되고 있는 요즘 건강하고 환경친화적인 집, 공간을 통해 한층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축을 선물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바람인 것이다.
■에디터 : 노혜란 기자(orchid@casa.co.kr)
■인물사진 : 연제승(스튜디오 아프리카 02-3445-6233)
■자료협조 : 건축사사무소 미추(02-541-8225)
한국의 목조주택이라 하면 우드 유니버시티의 송재승 원장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목조주택의 보편화를 위해 앞장서 온 송재승 대표는 1998년 인하공전에서 목조건축이라는 과목을 개설하기도 하는 등 후진양성을 위해 누구보다 강한 실천력으로 국내 목조주택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한국 목조주택 단지의 첫걸음
"1998년 맡게 된 호텔 프로젝트에서 호텔 옆에 통나무 집을 짓겠다는 계획이 있었죠. 당시 국내에서는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직접 미국으로 찾아 갔었어요. 그런데 통나무 집보다는 경골 목구조의 매력에 사로 잡혀 우리나라에도 도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국내 돌아온 뒤 지인 6명과 함께 용인에 6채의 경골 목구조 주택을 지었는데, 이것이 국내 최초의 목조주택 단지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이후 1994년 일산 목조주택을 설계하고, 방송을 타게 되면서 목조주택이 큰 관심을 모으게 되었다.
::송재승 소장이 금년 1월까지 진행한 전북 무주의 펜션단지. 프로방스풍 이국적인 18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이곳이 펜션임을 잊게 해준다.
목조주택, 교육이 우선
송재승 소장은 'IMF를 맞으면서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목조주택 시장도 주춤했다. 하지만 성장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고, 성장을 위해서는 교육이 우선이라고 믿어 1998년 미국 임산물협회의 지원으로 '목조설계교실'을 개설했고, 이내 국민대학교와 합류했다"며, "그 후 '나무와 삶(현 NS home)'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에 캐나다 우드 정태욱 소장의 준비로 우드유니버시티를 개설해 명실상부한 한국 목조주택 교육기관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목조주택의 가장 큰 장점으로 '공업화 건축'을 꼽았다.
"목조주택은 이미 만들어진 부족을 짜맞추는 작업입니다. 물론 형태에 대한 제약은 있지만 자재의 활용도나 성능이 좋아지고 있어 그 제약의 범위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죠. 목조주택이 메뉴얼에 의해 지어지면 이미 가공된 자재로 조립만 하면 되는 공정이기 때문에 인건비에서 큰폭의 절감이 발생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목구조주택의 결함이 서서히 보완되면서 추후 연간 3만세대 정도의 시장이 형성되면 제품 단가또한 낮아져 경제적 건축의 표상이 될 것으로 송소장은 예상하고 있다.
::6개월만에 18채의 목조주택 펜션이 완공된 리틀 프로방스 펜션단지는 특유의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으로 무엇보다 사용자들로부터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형 목조주택, 전통성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국형 디자인은 외형적 요소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의 필요에 의해 성능을 갖추고 개선해 나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전통 목구조 주택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송 소장은 목조주택은 누구나 편안해 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어야 하며, '특정화'되는 것보다는 '보편화'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단순히 시공이 우선되는 저렴한 목조주택을 상상해서는 안되요. 최근 다양한 건축가들에 의해 지어지고 있는 목조주택의 근황을 살펴본다면 국내 목조주택의 미래는 충분히 밝다고 할 수 있지요. 전통의 목조주택과 외국의 목조주택이 적절히 결합되어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묻어나는 목조주택의 활성화는 그다지 먼 이야기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