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의 세 번째 산행기
< 감결마을 - 능걸산(천마산) - 용선고개 - 축천산 - 용선마을>
◎ 날짜/날씨 : 2006년 12월 23일(토) 맑고 바람많음. ◎ 누구랑 : 나홀로 ◎ 소요시간 : 08시 30분 ~ 16시 40분(8시간 10분 소요. 휴식/점심 포함) ◎ 경로 : 내석리 감결마을-능걸산(천마산)-용선고개-축천산-널밭고개-명전고개-임도삼거리-용선마을
◈ 산행 경로 및 시간 ◈ ◇ 08:30 소토리 감결마을 출발 ◇ 09:10 용고개안부 도착 ◇ 10:50 기차바위 암릉 ◇ 11:20 능걸산(천마산) ◇ 12:00 습지보호 초소 ◇ 12:30 용선고개 ◇ 12:30 ~13:00 점심식사 ◇ 13:30 축천산 경유 널밭고개 도착 ◇ 14:40 명전고개(747봉 경유) ◇ 15:00 임도를 따라 임도삼거리 도착 ◇ 16:00 임도에서 산길로 따르다가 길 잃고 헤맨 후 농장 지역 임도 찾음. ◇ 16:40 용선마을 도착. 산행 종료
< 산행지도 >
지난 11월 25일, 내석리에서 염수봉과 뒷삐알산, 능걸산(천마산) 거쳐 소토리 감결마을로 내려오는 산행을 다녀온 이래 한 달만에 다시 능걸산으로 올라 용선고개를 거쳐 축천산, 널밭고개, 명전고개를 지나 용선마을로 내려오는 산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영축지맥 중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을 훑어보기 위한 산행이며 처음 계획은 매봉과 어곡산을 거쳐 새미기고개까지 진행 한 후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지체되어 중간에서 하산 하였다. 다른 산행때 와는 달리 에덴밸리 골프장과 용선 마을에서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되어 마음 속에 씁쓸한 기분이 아직도 남아있다..
범어사 지하철 역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태창기업에서 내린 다음 육교와 다리를 건너 소토리 대우마리나 아파트 뒷편을 지나서 감결마을로 들어선 다음 곧바로 산길로 접어든다. 곧이어 성불사가 나타나고 성불사를 옆으로 돌면 등로가 이어진다.
여자 가슴 처럼 생긴(생각나는 비유가 이것 뿐이니 원..-_-;;) 두 개의 무덤을 지나면 용고개 안부가 나타난다.
효충마을(?)과 대연농장 방향에서 올라오는 두 개의 갈림길을 연이어 만나고...
한참을 오르면 기차바위 암릉과 만나게 된다. 바위 옆 오른쪽 방향으로 진행.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지만 시계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능선길에서 본 매봉과 어곡산 방향. 오늘 가야할 목적지가 저기 어디 쯤이다. 지도 상으로만 봐서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초보산꾼의 비애..
신불산 공원 묘지를 내려다 봤다..무덤이 참 많기도 하다...밀양 갈 때 용선고개로 넘어가면서 저 무덤을 늘 지났는데.. 이렇게 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암릉 옆을 돌다가 부산일보 시그널을 보고 암릉 위로 오른다.
암릉위에서 남쪽을 본 모습. 바람이 무척 세게 불어 서 있기도 조금 힘이 들었다...
정상쪽으로 암릉을 오르다가 바위 넘어서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멀리 영축산이 묵묵히 동해를 바라보고 우뚝 서 있고 그 왼편으로 영축지맥이 이어져있다.. 언젠가는 영축산에서 토곡산에 이르는 지맥길을 꼭 밟아보고 싶다...꿈일런지는 모르지만..
드디어 능걸산(천마산) 정상에 도착. 지난번에 빼먹은 정상사진부터 잽싸게 찍었다. 글씨가 보기에 좀 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능걸산 정상에서 뒷삐알산을 보면서 한 달 전 산행을 생각한다. 저 너머엔 염수봉이 있고.. 염수봉 너머에 오룡산..오룡산 너머엔 시살등 그 너머엔 영축산이 있다. 영남알프스..이름이 좀 거시기 하지만 하여간 좋은 산군이다..(다른 곳 산은 가본 곳이 별로 없으니.... )
능걸산에서 본 습지 방향. 너럭바위가 보인다. 한번 왔던 길이라 눈에 익다.
뒷삐알산에 오는 임도 삼거리와 만나고....너럭바위쪽으로 가서 휴식을 취한 다음...계속 진행. 여기서 부터는 이제 초행길이다. 길 좋으니 걱정은 없지만 조금은 긴장도 된다.
가는 길에 골프장 클럽하우스가 멀리 보이고 다시 한번의 임도 삼거리를 만난다. 우측은 아마 뒷삐알산 방향인듯...계속 직진한다.
임도를 따라가니 습지 보호 초소를 만난다. 쇠줄로 길을 막아 놓아다. 사람은 아무도 없고... 습지보호 초소 오른쪽 임도길을 계속진행하다가 탑이 있는 빈 군부대 건물을 만난다.
멀리 용선 고개가 보이고....임도길을 한참 따르다가 오른쪽 언덕을 올라가보니 푸른 잔디가 펼쳐진 별천지가 나타났다. 이 날 이 곳은 바람에 매우 세게 불었는데 골프장에는 홀마다 사람들이 보였다.
멀리 안전산 가는길의 735봉(?)쪽 모습. 임도가 끝나고 골프장 입구 도로를 좀 내려오다가 비포장 길을 발견하고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공사장 관계 차량과 인부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산행 시작 이후 지금까지 사람 구경 하나 못했는데..갑자기 문명세계로 귀화한 느낌이 들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서 진행한다. 포장 도로 입구 왼편에는 선답자님들의 시그널이 보였다. 지난번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제이3클럽의 시그널도 보이고...실크로드 대종주라는 시그널도 보였다.
비포장 도로가 갈라지는 곳에서 왼쪽 능선쪽으로 붙는다. 국제신문 시그널 하나만 나무 가지 사이에서 펄럭였고 그 사이로 등로가 아직 남아 있었다.
국제신문에서 가져온 에덴밸리 스키장 조경도이다. 겨울밤 밝은 불 아래 미끄려져 내려오는 스키어들과 리조트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부산근교에서 이런 곳이 생기다니....그러나..
그건....조감도의 모습이고..바람부는 용선고개의 실상은 이러했다... 산행이 아니라 마치 공사장 투어라도 하는 듯한 느낌...스키장을 짓느라 이 모양인 것이다. 눈도 아마 인공으로 뿌려대야 할 거고...그냥 좀 내 버려 두면 안될까...
등로를 따라 능선을 넘자 용선고개 휴게소가 나온다. 바람도 불고...휴게소에서 라면에 찬밥 말아서 끼니를 때우고.휴게소 뒷편 산길로 오른다. 지난 번에 염수봉 아래서 배운 경험.... 가급적 임도로 다니지 말 자.
이제 축천산을 향해 나아간다. 이 휴게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던데 한참을 나아갔는데도 정상이 보이질 않는다. 단지 시그널이 좀 많이 붙어있는 풀밭만 지나고.. 한참을 가도 정상비는 커녕 비니루 하나 안보이더니 국제신문 시그널이 보이곤 대뜸 내리막이 시작된다. 인쇄물을 꺼내들곤 그때서야 축천산 정상엔 아무런 표시가 없으며 아까 그냥 지나쳤던 그 곳이 축천산 정상임을 알게 된다. 다시 가기 싫어서 그대로 진행한다. 꼭 한번씩은 이런 일이 생긴다..된장....
널밭고개. 등로는 임도 맞은편 오름길.
널밭고개에서 747봉으로 오르는 도중에 멀리 매봉과 어곡산 쪽을 바라본 모습. 뾰족하게 생긴 모습이 꽤나 힘들 듯 싶어 보인다.
747봉을 지나 명전고개에 가까워지자 멀리 토곡산의 모습이 보인다. 이번 산행은 영축지맥을 연결해보는 것과 다음 번의 토곡산 산행을 위한 답사에 그 의미를 두었는데..그 토곡산이 마침내 눈앞 가까이에 있으니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명전고개와 만난다. 명전고개에서 782봉 오름길을 못찾아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임도 옆에는 조림지 표시목이 서 있었다.
이런 산 속에 무슨 조림을 했나 싶어 넘어온 747봉을 뒤돌아 보니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은 표시가 확실히 나타났다.
잠시 진행 후에 갈림길을 하나 만난다. 오른쪽 길은 확실치는 않지만 명전마을로 내려 가는 길인듯 했다.
멀리 임도 너머로 돌탑봉(신선봉?)이 보인다. 곧이어 임도 삼거리를 만난다. 저기를 넘어서 매봉과 어곡산을 지나서 새미기고개까지가 오늘의 목표인데. 이 때 시간이 오후 3시.... 갈등이 시작되었다.
임도 삼거리에서 바라본 매봉과 어곡산 쪽 모습... 시계가 3시를 가리키고.... 5시면 날이 어두워지는 걸 감안할 때 더 이상 진행은 무리인 듯 했다. 하물며 초행길이라.. 나머지는 다음 토곡산 산행때 가보기로 하고 왼쪽 용선마을쪽 임도로 발길을 돌린다.
임도에서 내려다 본 용선마을쪽 모습..산이 많이 훼손되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다음번 목적지 중의 하나인 매봉과 어곡산 쪽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각오를 불태우고... 임도를 따르다가 중간에 난 산길로 하산을 시작한다..이때까지만 해도 오늘 산행은 끝인줄 알았다.. 그러나...
임도에서 산길로 빠지면서 본 유일한 시그널..'오빠'라고만 쓴 시그널을 본 이후로 시그널이 없었다. 비교적 무난한 길인데..라고 생각하면서 고도를 낮춰가는데...점점 길이 엷어지더니..마침내.. 길이 사라져 버렸다. 게다가 급경사 내리막....앉아서 네발로 낙엽썰매를 타면서 내려오는 고난길이 시작되었다.
긁히고 미끄려지고 넘어지고...한시간을 우여곡절 끝에 내려와서 간신히 얕은 무덤 두 기를 만난다. 왼편은 숲사이로 내려온 길..오른편은 진행 방향..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 라는 옛 사람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 하며트면 겨울 산에서 미아될 뻔 했다. 오늘의 교훈..한가지... '길 모를 땐 임도로도 다니자.'
산길을 빠져 나오니 닭과 염소를 키우는 농장들이 나타났다. 개들은 떼를 이루어 거지꼴 등산객을 향해 짖어대는데 사람은 아무도 얼굴도 안내민다. 용선마을쪽 가까이 가자 드디어 산깎아서 돈 벌어 먹는 현장을 보게 된다. 돌을 갈아서 무슨 골재를 만들어서 그걸 덤프트럭에 담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소음과 먼지, 매연이 온 계곡을 뒤덮고 있었다. 여지껏 본 하산 길 중 최악의 장면들이었다.
골재 생산 공장을 지나서 용선고개 오르는 길로 나서니 날이 어두워지고 산행은 끝나고... 20여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양산터미널로 간 다음 12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귀가했다.
막판에 알바를 한 것 말고는 무난한 산행이었는데도 마음이 무겁다. 에덴밸리골프장과 용선마을 골재채취장에서 파괴의 현장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후답자님들에게 용선마을로 내려오는 오늘 하산길은 정말 권하지 않고 싶다.
< 부족한 산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기원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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