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
오늘
김명희(경남 통영시 명정동 충렬초등학교)
손끝에 매달려 치열한 삶을 살았던
도구의 시간들이 처연한 어둠안고
찬란한 과거의 문열고 고요에 빠져 든다
소망을 하나씩 완성하는 돌탑처럼
그 자리에 하루의 소박함을 두드리며
내 잠시 그 흐름의 선을 날카롭게 베어낸다
앞발을 치켜들고 파고드는 내일이
기대와 열망으로 밑그림을 그릴 때
스스로 익숙함을 넘은 당당함이 눈부시다
♣ 차상
오늘
황주현(부산시 동래구 안락동)
1
고궁을 걸었더니 흩어지는 오월의 하루
빛을 사룬 옷깃들은 돌아누워 더욱 곱네
후두둑 빗소리 따라 그리움을 접어두고
2
저리 영근 꽃잎들을 정성으로 모아두면
그 짙은 향기들이 소담스레 흘러나와
내 빈혈 휘젓는 가슴 설레이는 바람 될까
3
박같이 영근 사랑 가슴으로 부여안고
속살 지친 알몸마다 숱한 인연 다리를 놓아
이 계절 빈 속 끝까지 비를 맞는 풍경 한 켠
4
저 비 쉬 그치면 이 봄도 지고 말걸
그리 슬픈 가슴으로 갈무리 하다 말고
저기 저 환한 길을 열어 햇살 하나 푸는 뜻은?
♣ 차하
오늘
여운(부산시 남구 용호동)
바람도 머리 숙여 나뭇잎에 깃든다
가지마다 안으로 다소곳이 팔 모으고
마지막 석양을 보내는 사색의 둥근 시간
한낮에 철없이 뛰어놀던 소녀처럼
머리 풀어 바람 타던 감잎도 숨죽이고
끝소 절 가락을 듣듯 묵상에 젖어든다
하루를 마감하는 평화의 장막속에
지구촌 가슴에 못질하던 소란도
치유의 은혜를 받는 꽃보다 고운 순간
오늘
이소영(창원시 대방동)
꽃잎진 벚나무에 새잎들 돋아나서
그 이름 잊을 만큼 푸르기만 하여도
우리는 기억하여라 화려했던 봄날을
그날들 없었던들 신록이 무사할까
꽃잎이 떨어지는 아픔을 견뎠길래
찬란한 푸르름으로 다시서는 나의 오늘
♣참방
오늘
김진희(부산시 사하구)
1
풀잎이 흔들리듯 은은히 부는 바람
잔잔한 눈시울에 부서지는 햇살이여
순수한 그 느낌으로 피어나는 오늘의 하늘
2
연이어 진 가지처럼 푸르게 일어나라
덮혀진 낙엽들이 눈빛을 푸는 날
온몸을 적시우듯이 손길을 뻗친다.
3
눈부셔 쳐다보지 못한 청자빛 고운 하늘
오월의 살내음은 끊어쳐도 따사하고
다시금 내 뒤를 밟는 그 소리는 무엇인가.
오늘
정군자(창원시 대방동)
오뉴월 싱싱함이 겨드랑일 간질이면
메마른 나뭇가지 연초록 웃음피고
비 그친 파아란 하늘 흰구름이 살갑다
등산로 주변에다 오가며 만들어 논
조그만 텃밭에서 희망이 가득한데
오늘쯤 손바닥만한 상추를 보러갈까
이 좋은 날씨에는 친구들 불러 모아
수다로 김밥 말고 웃음꽃 주먹밥 싸
텃밭 가 어디쯤에다 돗자릴 깔아보자
오늘
이원희(부산시 진구)
1
연두빛 햇살 한 줌
가늘게 눈을 뜨면
한 웅큼 뿜어나는
담장 밑 봄흙 내음
창 너머
가득한 바람
꽃뱀처럼 눕는 오늘 하루
2
한나절 설레이며
자그만 손짓으로
살며시 번져오는
그리움 놀로 타고
기나긴
사념의 발자국
고향 뜰에 머무네
카페 게시글
입상작품
제17회 경남시조백일장 우수작[대학일반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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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2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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