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보다 상금이 많은 과학상 - '실리콘밸리의 노벨상' 브레이크스루 상
1901년 당시 상금은 약 15만 크로네로서, 그때의 스웨덴 대학교 수 연봉 25년치 정도였다. 상금은 조금씩 늘어 2001년 1000만 크로네까지 갔다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조정돼 올해는 분야별로 800만 크로네(약 11억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거기다 노벨상을 수상하면 강연료도 껑충 뛰어 추가 수입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리콘밸리의 노벨상’ 시상식 개최
2015년에 투유유가 받은 상금은 800만 크로네의 절반인 400만 크로네였다. 그해 생리의학상 분야에서는 3명이 공동 수상했는데, 투유유를 제외한 2명이 한 팀이어서 그들에게 절반, 그리고 나머지 절반을 투유유가 갖게 된 것이다. 3명의 공적이 같을 때는 3등분하기도 한다.
투유유가 받은 상금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투유유가 굳이 그런 표현을 한 것은 중국 베이징의 집값이 얼마나 비싼지를 재치 있게 비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상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과학 분야에서 상금이 높은 상으로는 ‘아벨상’을 꼽을 수 있다.
노르웨이 정부가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003년에 제정한 이 상의 상금은 600만 크로네(약 8억2천만원)이다. 아벨상은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만 수여되는 필즈상과는 달리 수학자의 평생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탓에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과학 부문의 상들 중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주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 상(The Breakthrough Prize in Life Sciences)’이다.
지난(2015년) 3일(현지 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즈연구센터에서 열린 이 상의 시상식에서는 생물학자 5명과 수학자 1명에게 300만 달러(약 35억 3천만원)의 상금이 각각 지급됐다.
이처럼 상금이 많은 이유는 브레이크스루 상을 처음 시작한 러시아의 사업가 유리 밀너 덕분이다. 그는 과학자들도 록 스타들만큼 돈을 많이 벌어 인기를 끌어야 한다며 2012년에 9명의 이론물리학자에게 300만 달러씩을 전달했다. 이후 매년 기부자들이 늘어나 이제는 생명과학자와 수학자에게도 이 상이 주어지게 됐다.
현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유리 밀너를 비롯해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알리바마의 창업자 마윈, 23앤드미의 창업자 앤 워즈즈키 등이 브레이크스루 재단에 참여하고 있다.
브레이크스루 상은 상금액이 많을 뿐 아니라, 수상자의 수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생물학자와 수학자 외에도 끈이론에 중대한 기여를 한 3명의 물리학자에게 총 30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됐다. 또 지난 5월 시상식이 행해진 특별상에서는 중력파를 감지해 낸 LIGO(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 관련 물리학자 1015명에게 총 300만 달러가 수여됐다.
그밖에도 신진 연구자를 위한 상금 10만 달러의 뉴호라이즌 상 6개가 10명의 연구자에게 주어졌으며, 과학 동영상대회에서 우승한 2명의 고등학생에게도 각각 4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됐다.
이 상의 시상식은 오스카상(아카데미상) 스타일로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시상식에는 모건 프리먼, 제레미 아이언스 등의 할리우드 스타와 팝 스타 알리샤 키스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에서도 국제적 학술상 탄생 예정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과학 부문 위주의 국제적인 학술상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영화학그룹 이종환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서 추진 중인 ‘관정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상은 4년 전부터 구상되기 시작해 재단 기금이 1조원이 넘어선 올해부터 구체적인 제장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 부문은 자연과학, 응용과학, 인문사회과학의 세 분야에 의학 등의 분야가 추가돼 총 5개 부문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상금은 분야별로 노벨상보다 더 높은 15억원 전후에서 책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2020년까지는 제정이 완료된다는 관정상의 시상식장도 관중들에게 환호 받는 과학 스타들과 대중 스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연출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