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일본 고대사에서 사라진 히미코 여왕
<히미코(ひみこ)>는 3세기 초 왜(倭)의 여왕 이름이다.
작가가 「노래하는 역사」를 연재할 무렵, 일본에는 <히미코(ひみこ)> 신드롬이 있었다고 한다.
이 여왕이 군림했다는 여왕국이 어디에 있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국민들답게 탐정 기질을 발휘하기 때문인 것 같단다.
고대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 중 <위지 동이전>에는 그 당시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황을 적은 부분이 있는데, 이중 <왜인전>에 <히미코>의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왜의 섬 열도에는 30여 나라가 있었는데, 그중 대표적인 강국이 <히미코> 여왕국이었다.
<왜인전>에 따르면 그 나라의 이름은 <야마일국(耶馬壹國)>이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에서 <야마일국>으로 가는 길과 소요되는 날짜가 적혀있지만, 그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해석은 학자마다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노래하는 역사」 연재 당시, 불가리아에서 온 한 여성 예언자가 “<히미코>의 조상은 한반도에서 건너왔다”고 폭탄선언을 했단다.
즉 “히미코는 한반도 도래인의 자손”이라는 것이다. 그게 무슨 신드롬까지 갈까?
하지만 그 초능력 예언자의 다른 예언이 그대로 적중하자 방송과 신문이 난리가 난 것이다.
‘일본 여당이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언에 당시 자민당의 일당 지배가 끝났고,
‘7월 15일 전후로 대지진이 일어난다’고 했는데, 12일에 북해도 일대에서 정말 대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그녀는 가려진 광물질도 알아낼 만큼의 투시력이 있어 일본의 고대 때 모습도 투시했다고 한다
“기원전 3천 년경 일본에는 키가 1미터 정도인 난쟁이 부족이 살았고, 천재지변으로 대부분 멸망했지만,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그 후손이 한반도에서 건너온 <히미코>의 조상 부족들과 어울려 오늘날의 일본 문명을 탄생시켰다.”
이 정도가 되니 <히미코>가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일본의 고대 역사책 어디에도 그녀의 이름 석 자는 찾아볼 수 없단다.
사실 이들 일본의 역사책은 7세기 후반에서 8세기 초에 엮어지고,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왜곡기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작가는 여러번 강조한다.
6, 7세기의 모든 왕들의 이야기를 소상히 기록하고 있는 이들 역사책에서 <히미코>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일부러 누락시킨 것인지, 기록을 후대에 삭제해 버린 것인지.....
그런데 <히미코>의 이름은 우리의 삼국사기에도 나타난다고 한다.
신라의 8대 왕 <아달라 니사금(154-184년 재위)> 대목이다.
“<아달라 니사금>은 키가 7척이요 코가 크고 얼굴상이 기이했다....... <아달라 왕> 20년(174년)에 왜국의 여왕 <비미호(卑彌呼)>가 사신을 보내 선물을 바쳤다.”
또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도 <비미호>가 238년에 위나라로 사신을 보내어 크게 환대받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면 신라에 온 <비미호>와 위나라에 사신을 보낸 <비미호>는 동일인일까, 선왕과 후계자의 관계일까?
* <비미호(卑彌呼)>를 일본식 한자 음독으로 읽으면 <히미코(ひみこ)>이다
어쨋든 <비미호>가 통치하던 나라의 이름은 <야마일국(耶馬壹國)>이라고 <위지>에 명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학자들은 ‘壹(일)’은 ‘臺(대)’의 오기라며 <야마대국(耶馬臺國)으로 고치고,
일본식 음인 야마타이(やまたぃ)> 즉 고대 일본의 <야마토(やまと)>의 전신이라고 바꿔치기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학자 후루다 다케히코는 저서를 통해 이를 비판하며 “야마타이(やまたぃ)국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니까 우리 고대어로 읊어진 「만엽집」을 해독할 때 읽어도 읽어도 뜻이 통하지 않으니 글자를 멋대로 고친 경우와 같다.
정리하자면, <위지 동이전>의 야마일(耶馬壹)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야마 계승국’이라는 뜻이 된다고 하는데, 놀랍게도 ‘야마’라는 이름을 지닌 우리의 고대국가가 있었다고 한다.
바로 <위지동이전>에 나오는 <미오야마국(彌烏耶馬國)>이다.
<미오야마국>은 지금의 경상북도 고령을 도읍지로 삼았던 대가야의 별칭이다.
따라서 왜의 여왕 <히미코>가 다스리던 <야마일국(耶馬壹國)>은 혹시 <미오야마국>과 연관이 있었던 것을 아닐까? 하고 추론한다.
이 글은 1993년 5월 30일부터 조선일보 일요판에 연재된 기획물 ‘노래하는 역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더불어 스크랩한 신문의 뒷면에 실린 30년 전의 사회 실상을 추억하는 내용을 덧대었다.
작가 李寧熙(1931-2021) 선생은 이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화작가, 한국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역임하였다.
* 만엽집(萬葉集·まんようしゅう /만요슈)
8세기 나라 시대에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모음집( 20권 4,516수).
5세기부터 8세기까지의 시가이지만 대부분 7세기 초반에서 8세기 중반에 지어짐.
당시 일본에는 문자가 없어 우리의 향찰(이두 문자)와 비슷하게 일본어 발음을 한자로 표기.
그러나 문자에 대한 해석이 완전하지 않아, 여러 가지로 번역되고, 현재도 정확한 의미가 불분명한 것들이 있다. 만요슈의 많은 노래는 중국, 한반도(특히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30년 전쯤에
책 광고
9월 5일이면 가을의 문턱이라 책 광고가 유난히 많다. (그래도 이 중 두 권은 읽었다.)
특히 이문열 작가의 <사람의 아들>을 읽을 때의 느낌이 현현하다. 이 책을 통해 그의 모든 책을 섭렵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TV 연예 소식
낯익은 우리 시대의 젊은 탤런트들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MBC 주말극 <엄마의 바다>는 내용은 모르지만 꽤 인기있는 작품 아니었나?
연재소설 <거품시대>
내용을 읽어보니 그 시절 권세를 누리던 무리들의 행태와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무리들은 전성기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자기중심적 오만한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가겠지만,
자녀들 중 홍길동이 나왔을 리는 만무하겠지^^
구한말부터 이어졌을 뿌리와 줄기는 칡보다 더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