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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구입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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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00 |
하행 |
동서울 – 영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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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0 |
상행 |
증평 – 동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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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0 |
삼겹살 |
화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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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근 |
8,000 |
맥주 등 |
화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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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0 |
숙박.운행.먹거리 |
지기재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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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
100,000 |
목욕비 |
증평해수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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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10,500 |
12일 저녁매식 |
증평 |
삼겹살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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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00 |
차량운행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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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0 |
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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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700 |
⊙ 제7구간 지도(큰재~갈령삼거리)
⊙ 대원소개
⊙ 산행후기
이번 산행은 제7구간 큰재~갈령삼거리 구간으로 속리산권역에 첫 구간이다.
참고로 구간이라는 개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등반대 목적에 맞게 각 등반대에서 임의로 정한
구간임을 밝혀둔다.
이 구간을 지나야 비로소 속리산 주능을 이어가는 8구간으로 연결이 된다.
산으로 보자면 가장 볼 품 없고 가야할 이유가 특별히 없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이후로 백두대간은 충북, 경북, 강원도의 험산준령을 거치며 명산지대를 계속 지나기에 더욱 흥미
진진해질 것이지만, 대간의 매력이 어찌 명산에만 있겠는가?
마라톤대회 참가등 바쁜 가을에 한자락을 붙잡기가 어려워 예상보다 3주가 지난 오늘에서야 다시
대간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동안 더웠던 날씨는 급작스런 추위로 언제 영하권으로 내려갈지 모르고….
산꾼들에겐 이때가 산행하기에 가장 고민스러운 계절이리라.
가을과 겨울의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기에, 그만큼 짐도 많아지고 부담이 큰 것이다.
다행이라면 이 구간이 민가를 많이 거치고, 야산이라 큰 위험부담이 없고 하여 이 시기에 딱 맞는
산행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또한 이 구간에는 지기재산장이 중간에 위치하여 그곳을 베이스로 삼고 움직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고무적인 것은 산장지기가 대간길을 종주하면서 이곳에 둥지를 틀 것을 결심하고, 대간종주자에게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자 작년에 지기재산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번 만나서 이야기라도 하고 싶은 분이다.
▣ 백두대간 <제7구간> 큰재~백학산~신의터재~윤지미산~화령재~봉황산~비재~갈령삼거리
<구간 고도>
앞서 밝혔듯이 7구간 큰재 부터는 속리산권역에 해당한다.
큰재에서 시작하여 신의터재, 화령재, 비재, 속리산, 늘재, 대야산, 희양산 등을 거쳐 이화령까지가
속리산권역이다. (월간 '사람과산' 참조)
그중에서도 이번에 가야할 7구간은 바로 속리산 턱밑까지 파고드는 마지막 남은 동네 야산 구간
이기도 하다.
7구간의 특색은 백두대간 전 구간 중에서도 가장 낮고, 기복이 별로 없는 낮은 지대를 통과하게
되는데, 일명 [중화지구대]라 일컫는다.
[중화지구대]란 기온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기후로 이러한 환경이 과수농에 적합해
이 지역에 과수원이 많다고 한다.
또한 이제까지의 대간길은 도와 도의 경계 및 군과 군의 경계를 넘나들었지만, 이번 구간은 경북
상주시에 속하는 모동.모서.공성.내서면을 통과하게 된다.
마을과 농로를 지나며, 수없이 만나는 임도를 가로지르며 길이 나있어, 독도에 상당한 주의가 요하는
구간이기도 한데, 요즈음엔 선답자의 표식지가 많아 큰 불편함은 없지만, 간혹 농로를 내느라 길이
바뀌고, 표식지를 매단 나무가 송두리째 베어져 있는곳도 왕왕 있어 세심히 살펴보면서 가야할 것이다.
가면서 지기재산장에 출발을 알리는 전화를 넣어 두었다.
영동i.c를 빠져나온 차는 설명대로 모서면을 지나 석산2리 지기재산장에 도착했다. 밤10시30분경.
<백두07-01>
2005년도에 지어진 지기재산장은 백두대간을 지나는 산객에게 편리를 제공하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산장만으로는 경제성이 희박해 과수원등도 하고 계시고, 산장은 되도록 대간 산행자들에게
부담없이 베이스캠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신다고….
추풍령에서 갈령까지의 구간을 경계로 지원이 가능하다.
<백두07-02>
밤이 늦어 준비해간 골뱅이를 안주삼아 산장에서 간단히 한 잔 했다.
[삼지구엽주]와 무늬만[더덕주]를 마시고, 산장지기님이 [오디주]를 내어와 그것도 맛 보았다.
상주가 상당히 비옥하고 좋은 땅이라고 하시는 산장지기님.
원래 이번 7구간 계획은 비재까지 였으나, 갈령삼거리까지 가라고 조언 하신다.
그래야 다음 구간인 늘재까지의 속리산구간이 무리가 없다고…
어디를 끊어야 할지는 내일 실제로 가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12소구간 (큰재~윗왕실재~지기재~백학산~신의터재~윤지미산~화령재)
아침 5시30분경 일어나다.
아침 준비를 하는데, 취사도구가 갖춰져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백두07-03>
지금은 폐교가 된 옥산初校 인성分校가 뒤편으로 있다.
무더운 8월 여름 이곳에서 산행을 마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시 계절도 바뀌어 겨울에 문턱에 들어서고 있으니, 세월은 참으로 빠르기도 하다.
오늘은 산장지기님 차로 큰재까지 온 후, 산행을 마치는 신의터재에서 다시 산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기재쯤에서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
사진을 한 장 부탁하고, 잘 다녀오라는 배웅과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큰재는 높지 않으나 백두대간답게 빗물이 금강과 낙동강으로 갈리는 '분수령'(分水嶺)으로서
이곳에서 화령재 가는 구간은 야산의 잔솔나무 지대와 많은 과수원과 밭, 농로 등 지그재그로
얽혀있는 산길을 가기 때문에 가끔 길을 찾느라 애를 먹는 곳이다.
특히 뜨거운 여름철에 이 구간을 지나가려면 바람 한 점 없는 찜통 더위는 물론 빽빽한 잡목과
덤불 숲 때문에 진땀을 흘리며 무진 고생을 해야 하는데, 사실 백두대간 종주 초창기에는 도저히
길을 뚫을 수가 없어 마을로 내려가 우회해서 지나갔던 지역이라고 한다.
여기에 비하면 다른 산길은 높다해도 한마디로 탄탄대로인 셈이다.
<백두07-04>
어제밤 비가 와서 낙엽이 촉촉히 젖어있고, 숲에 향기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산에 들어서는 순간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백두07-05>
지도상 시간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다.
<백두07-06>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잔솔이 푹신한 길.
대간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유롭게 산책하는듯 하다.
<백두07-07>
이번 산행에 선두를 책임지신
마라톤으로 단련되어서 속도가 만만치 않게 빠르시다.
<백두07-08>
기복이 거의없는 평탄한 길이라 평지에서 걷는 속도가 났다.
보통 산길에서 2km를 한시간에 가곤 했는데, 이번엔 약4km 정도를 갈 수가 있었다.
따라서 예상시간보다는 1/3 정도 빠르게 진행했다.
만약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오늘 신의터재를 넘어 화령재까지도 갈 수 있을 듯.
그렇게 된다면 내일은 가볍게 비재를 넘어 갈령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백두07-09>
귀가 시리지 않을 정도의 차거운 공기 속에 쾌적한 산행이 이어진다.
보통 늦가을은 썰렁하기 마련인데, 이 지역은 무언가 가득차고 풍요롭고 부드럽다.
<백두07-10>
<백두07-11>
동물이동 통로가 나 있다.
<백두07-12>
아직은 사람들에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이 구간은 일반 산행객들은 오지 않을 것 같고, 대간산행자 만이 왕래를 할 것이다.
<백두07-13>
백학산을 오르며 바라본 상주시 내서면의 배골마을 풍경.
어느덧 하늘은 구름한 점 없는 전형적인 늦가을 날씨가 되었고, 울긋불긋 만추의 산자락이 새파란
하늘 아래 그림같이 펼쳐졌다.
저 멀리 산자락 밑 빨간지붕이 정겨워 보인다.
<백두07-14>
카메라삼각대를 가져 왔기에 동시에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 백 학 산 > -
하얀 학이
온 산을 뒤덮였다 하여
백학산이라 불렀으니
산은 참 아름답기도 하다만
견딜수 없는 손 시려움이
공복 함께 밀려 오누나.
앞을 섰다
뒤로 빠졋다.
약속된 시간 때문인가
쉬어간들 어떠려만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보일듯 보이잖는
사랑의 등산길 찾아 떠났네
오늘은 그저 가고 싶은이
내일다시 이곳을 찾겠노라는
어떤 기약조차 없다 한들..
<백두07-15>
백학산을 지나 조금 내려선 곳에 임도 주변.
이곳에 계곡이 흘러 점심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점심메뉴인 라면을 하나씩 챙겨와야 하는데, 출발전 내가 나눠주질 못하고 깜박했다.
나는 집에서부터 하나를 배낭에 미리 넣어와, 라면을 나눠주는 것을 생각지 못했던 것.
하는 수없이 라면 하나를 끓여 셋이서 먹는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ㅋㅋ
오늘 목표인 신의터재를 지나, 거기서 4시간 거리인 화령재까지도 넘보려고 했는데, 먹은게
부실해 잘 될수 있을지…
간식으로 가져 온 약간의 떡, 양갱, 소시지 등으로 보충을 하고…..
그래도 약주는 잊지 않고 가져 왔으니….ㅎㅎ
등산객을 아직 못만났는데, 단체로 온듯한 대간꾼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백두07-16>
달리는 편천사.
이번 가을 춘천마라톤에서 첫 풀을 완주하고, 한층 기량이 올랐는지, 임도를 만나 달리고 있다.
배가 고프면 힘이 떨어져 안된다고, 쉬기만 하면 무조건 먹는다.
오늘은 라면 1/3을 먹고 어떻게 버틸지 심히 걱정된다.
<백두07-17>
대간길이 밭 가장자리로 나 있다.
<백두07-18>
편천사와 억새.
<백두07-19>
주위에 과수원이 지천으로 많다.
<백두07-20>
길이 넓고 거칠게 없어 속보와 간간히 달리기도 한다.
시간상으로 보아 화령재까지 가기로 마음을 굳힌다.
그런데 달려가다가 우측으로 붙는 대간길을 놓치고 말았다.
희희낙낙 달리면서 이야기를 하고 주위를 둘러 보지 않은 것이 화근이다.
마을이 나오고 대간 표시기가 한동안 보이질 않는 것이다.
'표시기가 2~3분 가도 안나오면 의심하라' 라는 말이 떠오르며, 급기야 빽을 하기에 이른다.
와보니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확실히 표시되어 있는데, 지나친게 이상할 정도다.
무엇에 홀렸는지….
그래봐야 한 10분 정도 허비한 듯.
<백두07-21>
탐스럽게 익은 사과 농장을 지나며….
<백두07-22>
사과를 먹고 싶긴 한데.. 하며 기웃거리는
주인이 있으면 하나 달랄텐데, 아무도 없어 못내 아쉬운듯 발길을 돌린다.
<백두07-23>
단체 산악회에서 오신 분이 촬영해 주었다.
단체 산악회라고는 하지만, 개개별로 산행하는 것으로 보아 각자 오신분들인 것 같다.
<백두07-24>
신의터재를 향하여…
마을 풍경이 한가로운 길을 유유하게 걷고 있다.
<백두07-25>
이 구간들도 상당히 넝쿨이 많아 여름 같으면 다니기 불편할텐데, 지금 계절에는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백두07-26>
오후3시7분경 신의터재에 당도했다.
어산재로 불리다가 얼마전 옛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오늘 산행이 끝나야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다음을 위해서
4시간 거리인 화령재까지 가는 것이다.
중간에 재가 있다면 끊을텐데, 화령재까지는 조금 먼 듯도 하다.
단체 산악회는 여기서 마감하는지 버스가 와 있고, 산행을 끊낸 사람들은 맥주를 꺼내든다.
우리 편천사.. 가지않고 기웃기웃하니 맥주 한 잔을 건네서, 덕분에 모두 한 잔씩 마셨다.
<백두07-27>
신의터재를 지나 한40분 가량 진행해서 지기재산장으로 전화를 했다.
화령재 까지 간다고….
산장지기님이 윤지미산에서 연락 달라고 하신다.
탈출구를 찾는다..신의터재로 다시 돌아간다..하다가..
다시 가는데, 속도를 많이 줄였다.
화령재 예상 도착시간을
<백두07-28>
오후4시34분경 무지개산을 지나고, 해도 떨어지려고 하는데, 오솔길은 끝도없이 계속 이어진다.
어두워진다 해도 부드러운 길들이라 큰 걱정은 하질 않는다.
<백두07-29>
물은 떨어지고, 배도 고픈지 오래다.
비상식이 남았으나 배는 고파도 먹고 싶은 마음은 안 생긴다.
앞에 보이는 산이 윤지미산 정상인듯 하여 가보면 아니고, 또 아니기를 몇번인가 한다.
높이도 작은 산이 웬 신하(?)를 이렇게 많이 두었는지..
오기가 생겨 그래 갈때까지 가보자 하며 이를 악문다.
<백두07-30>
드디어 윤지미산(538m) 정상에 도착했다.
깜깜한 한밤중이다.
지기재산장에 연락을 취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백두07-31>
윤지미산을 내려서는데, 상당히 가파르다.
밤이라 더욱 그렇게 느꼈는지는 몰라도 급경사 구간이다.
밤에도 표시기가 계속 붙어 있어 길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앞을 확인 하느라 진행속도는
더욱 느릴 수밖에 없었다.
한두번 정도는 왔던 길을 다시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진행했다.
감 하나 남은 것을 나눠서 먹고, 계속 하산을 한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 내려서니 화령재다.
<백두07-32>
드디어 오늘 산행에 종점인 화령재에
화령재는 경북 상주와 충북 보은,괴산을 이어 주는 고개다.
차량 통행이 많아 상당히 시끄럽다.
조금 있으니 산장지기님이 오셔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늘은 예정보다 산행을 많이해 12시간10분이나 걸렸다.
기복이 거의 없는 순탄한 산행길 이었지만, 그만큼 속보를 해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오늘 한 산행거리만 해도 약35.6km 이다.
물론 기복이 심하면 불가능 했겠지만, 평지길이라고 해도 만만한 거리는 아니다.
기복이 있는 일반 산군에서 보다는 약 1/3정도 시간단축이 가능한 구간이라 하겠다.
충북알프스를 등산하고 오는 팀을 픽업하기 위해 갈령까지 가야했다.
따듯한 쌍화차를 주시길래 차안에서 한잔씩 마시고 나니 조금 살 것 같다.
배가 좀 고파도 내색은 못하고 갈령에서 한팀을 태우고 산장으로 돌아온다.
그 팀도 야간산행까지 하면서 힘들었을텐데, 당연히 지원을 해줘야 할 상황이었다.
오는 길에 화동에서 잠시 내려 필요한 물품을 샀다.
산장지기님의 안내로 우선 [모란식당정육점]에서 삼겹살을 한근 샀다.
보기에도 아주 고기질이 좋아 보인다.
김치에 넣어 삶아 먹으려고 했는데, 막상 김치가 마땅치 않아 망설이던 차,
신 김치가 있으니 가져 가라고 별도로 싸 준다. 이런 고마울 때가…
항상 불쌍하게 보여야 하나라도 더 얻어 먹는다.ㅎㅎ
슈퍼에 들러 맥주와 소주를 조금 사고 있으니, 산장지기님 내일 아침 콩나물, 북어 넣고 국을
끓여 먹자고 재료를 사신다.
산장에 돌아와 지기님이 내놓으신 쌀로 내일 아침까지 밥을 해놓고, 돼지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신김치와 어우러져 맛이 기가 막히다.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며 멋진 밤을 보냈다.
◐…13소구간 (화령재~봉황산~비재~갈령삼거리)
오늘은 어제 많이 운행한 덕분에 큰 부담이 없는 산행길이다.
어제 식사준비를 다 해놓았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
콩나물에 북어와 두부를 넣은 국을 먹어보니 지기님 국 끓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우선 간이 적절하다.
슴슴하고 시원한게 내 입맛에 아주 딱 들어 맞는다.
<백두07-33>
오늘은 갈령까지 6시간 정도 산행이라 부담도 없고, 귀경도 수월할 것 같다.
느긋하게 짐을 꾸리고 산행 준비를 한다.
<백두07-34>
둘째날은 화령재에서
오늘 도착지인 갈령에 차를 미리 주차해 놓고, 지기님 차로 화령재에 왔다.
산장지기님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틀간 지기재산장에서 편하게 지내고, 서포트를 받아 아주 편리하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백두대간 산행자들을 위해 배려하시는 마음이 남달라 보이고, 숭고해 보였다.
항상 건강하시고, 멋진 꿈 이루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 기원한다.
<백두07-35>
화령재에서 비재로 가는 길목에는 봉황산이 있다.
어제 큰재~화령재 구간보다는 조금 기복이 있는 산행길이나 아직도 부드러운 길들이다.
비재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굴곡이 있는 구간이 될 것이지만, 천천히 가도 6시간이면 충분해
여유있는 산행을 만끽한다.
<백두07-36>
더욱이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맑고 시원해 산행하기가 아주 쾌적하다.
가면서 연신 '어..좋다~' 를 연발한다.
<백두07-37>
남한쪽 대간의 채 절반도 아직 못왔지만, 대간을 가는 목적이 무었인지 이유가 무었인지 나는 아직
그 답을 알지 못한다.
특별한 답이 있을리가 없겠지만, 대간을 나설때면 여느 산행과는 달리 조금은 긴장과 흥분이 인다.
<백두07-38>
봉황산 오르면서 주위에 풍광을 담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깨끗한 산하가 펼쳐지는데, 가슴 벅찬 감동이 올라온다.
차가움 속에 베어나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새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계절이 주는 선물치고는
너무도 값지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자연과 같이 호흡하고
동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한한 기쁨으로 밀려온다.
<백두07-39>
오전10시경 봉황산(741m)에 올랐다.
주위 전망이 확 트여 정상다운 면모를 보인다.
< 봉 황 산 > - 이 용 주
금강산 길 열려
들 뜬 사람
나 말고도 여기 모두
통일되어
향로봉 쭉쭉 뻗어나
천지와 닿은 대간길
수근거리는 바람소리
실향민의 울부짖음 같은
빛나는 그 기치아래
봉황산 꼭대기에 서면
혹시 금강산이 보일까
눈을 씻고봐도 형제봉이 가로막았구려
그러나 가리라!
달짝지근한 꿈 앞세워
가고 또 가면 극락까지 갈 터인즉
<백두07-40>
봉황산에서 바라 본 속리산 쪽 풍경.
흰 바위군락을 넘어서 그 뒤쪽으로 속리산 연봉들이 있을 것이다.
<백두07-41>
오늘 산행은 어제와 비교하면 너무도 여유롭다.
어제는 사진 찍을 새도 없이 휙휙 지나가느라 힘들었는데..
천천히 가면서 콧노래도 흥얼거리며, 가을을 만끽한다.
언제 다시 이런 여유로운 시간들이 올지..
<백두07-42>
이 나무가 도대체 어디까지 뻗은 겨~
<백두07-43>
비재에 도착하니
지도를 보니 여기에서 취사를 하는게 식수 구하는 측면에서 가장 좋을 것 같다.
지도상 우측 도로로 조금 내려서면 물길이 보일 것 같아, 내려서서 조사해 보니 말라붙어
물끼를 찾을 수가 없다.
다시 좌측에 장지동마을을 향해 내려가다 저 밑 계곡을 보니 햇살에 반짝이는 물이 보여 내려가니
수수밭을 끼고 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오늘은 라면을 제대로 끓여먹고, 마지막 남은 [삼지구엽주]를 몇잔씩 마셨다.
<백두07-44>
12시50분경 점심을 마치고 다시 비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나는 새의 형국이라 하여 비조재, 비조령이라 불렀으나, 근래에 와서는 비재로 굳어졌다고 한다.
비재에는 그사이 안내산악회 버스 한대가 와 있고, 비재로 산객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백두07-45>
비재서부터는 속리산이 가까워 지면서 지금까지의 완만한 패턴이 아니다.
경사가 보다 급해지고, 가파로운 길이 자주 나타난다.
<백두07-46>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니 내려서는 길도 경사가 급하다.
<백두07-47>
제법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계속 진행하니 못제라는 곳이 나온다.
견훤의 산중 목욕탕이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그대로 통과했다.
<백두07-48>
암릉이 많은 구간을 지나고 나니, 암봉 하나가 떡 버티고 있다.
암봉에도 표시기가 있고, 좌측 밑으로도 표시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우회길인 것 같다.
보아하니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V자 길이라 나는 그냥 암봉을 올라섰다.
오랫만에 바위를 올라가니 다리가 후들 거린다. 한 5m즘 되려나…
일단 암봉에 올라서니 바로 능선으로 연결되 아주 편했다.
우회길 보다는 암봉에 고정로프를 하나 걸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회길은 사면이 쓸려내려 자칫 산이 망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백두07-49>
마침 역으로 오시는 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더니 '김치~' 하면서 찍어 주신다.
짧지만 산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좋은 교류다.
<백두07-50>
갈령 가는 길로 들어서면서 좌측으로 보이는 속리산 연봉들.
다음엔 저 구간을 산행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속리산 주능과 주변 능선 그리고 계곡을 여러번 와 보긴 했지만, 대간이라는 목표를 부여하니
또 새로운 기분이 든다.
갈령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라 다시 올라올 때 힘좀 들겠다.
그래도 비재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단축되니 다음 산행에는 기여를 할 것이다.
<백두07-51>
산행시간만 6시간 정도 걸렸다. 어제에 반 정도 되는 시간이다.
미리 주차해 논 승용차를 타고 증평으로 이동했다.
[초암온천]을 가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아 그냥 증평으로 들어섰다.
물어보니 규모가 제법 큰 해수탕을 알게되어 피로를 풀고나와 인근 삼겹살집으로 들어갔다.
무사히 산행을 마침을 자축하고…
돌아오는 중부고속도로는 상당히 막혀 지체 되었다.
황홀한 늦가을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갖춰진 이번 산행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로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 소 주 > - 고 양 규
흐르는 세월에
소주를 부우며
기억 밖의 그사람을
그려본다.
사랑하던 시절
향기롭던 그 시절
조금씩
그리움을 삭혀 가며
아름다운 시절을 뒤로하며
잔을 비운다.
다시 잔을 채운다.
첫댓글 김태식 : 뛰며 사는인생, 산속에 누워 살면 어떨가? 청산 홍산이 따로 있을가? 뛸일이 많아 못가는 사람들아~~ 산, 산을 ... 산속을 .... (11/14 18:36
속 : 가고, 가고, 또가고, 배낭지고, 짐지고, 온세상 다 짊어지고, 산길을 간다. 마라톤도 짊어지고 산길을 간다. 백두대간 길을 간다. 아~ 아득한 산길을 가고 싶다. (11/14 18:44
정관모 : 즐거운 백두대간길 소풍처럼 가는 듯 하네요 모두 산신령이 다 되었네요 나도 가고 가고 싶어라 부럽습니다. (11/15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