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겐 저마다 비밀 상자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상자는 담고 있는 비밀의 부피만큼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하는데 그 무게와 크기를 가늠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본인만 알 뿐이다.
어떤 이는 세월의 두께만큼 낯 거죽이 두꺼워지면 불현 듯 감추어뒀던 자신의 비밀을 햇살 좋은 날 이불 말리 듯 툭툭 털어 버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온갖 자질구레한 일상의 상처까지 보자기에 꼭꼭 동여매어 그 상자에 처넣기도 한다.
남자들은 주로 욕망과 부서진 자존심의 상처를 쑤셔 놓고, 여자들은 대게 상자에 꽃을 심어 키우는데, 꽃말이 제각각 다르기 일쑤여서 변덕스런 절개를 내 놓고 키우질 못한다.
단발머리 소녀 분이는 상자에도 담지 못하고 두 손에 쥐고 다니지도 못 하는 비밀 몇 개는 상자 바로 밑에 웅덩이를 따로 파서 넣어 둔 뒤, 두껍고 단단한 뚜껑으로 덮어 두었는데 세월이 갈수록 웅덩이가 깊어져 우물이 되어 버렸다.
그 우물 안에…….아버지가 살고 있다.
오늘 분이는 깊고 차가운 우물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버지를 끄집어내기 위해 두껍고 단단한 우물마개를 열어젖히기로 했다. 물론 그 위에 작은 상자부터 들어 올려야겠지.
아린 상처 하나를 얘기 할까..
언제나 기름칠한 런닝을 입고 일을 하던 아버지가 봉당에서 뭔가 또 일을 하고 계시고, 열한 살 분이가 햇살 가득한 안방 마루에서 숙제를 하고 있다. 무아지경에 빠져, 읽고 쓰기에 넋을 잃고 있는데 아득하니 제 이름이 귓가를 노크한다. 불길한 느낌에 고갤 들어 앞을 보니 아비가 노한 얼굴로 분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용수철 인형처럼 튕겨져 일어난 분이 얼굴에 두려움의 물결이 스치더니 곧바로 작은 심장을 들쑤셔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를 갖고 오라우!”
“**? **? ”
난생 처음 들어 보는 단어가 뱅뱅 꼬여 긴장한 분이 머리에 맴을 돈다.
벌떡 일어나 눈에 띄는 대로 실패를 쥐고 마루를 내려서는데 고함이 터져 나온다
“간나래, 그거이 말고 **를 갖고 오라우!!!”
실패를 마루에 두고 분이는 안방에서 건넌방으로 아비가 갖고 오라는 알 수 없는 물건을 찾기 위해 두 눈을 굴려대며 필사적으로 물건을 찾아다닌다.
아아~ 가여운 분이는 외래어 같은 아비의 사투리를 죄다 습득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뭔지 모르지만 이 물건 중에 하나가 그 외래어의 주인공이길 간절히 원하며. 가위와 아비 윗도리와 화장대 위에 올려져있던 어떤 물건 하나를 쥐고 아비 앞으로 간다.
내미는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데…….
벌떡 일어난 아비가 잡아채듯 그 물건들을 잡더니 드디어 외래어의 정체를 밝혔다
“이것이 쇳대가? 쇳대도 모르간!! ”
분이 머리통에 쇳대가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하며 원을 그려댔다.
마루를 올라서는 아비는 분이의 책과 노트를 들어 올려 봉당으로 집어 던졌다.
쇳대라는 이름을 갖고 있던 그 얄미운 열쇠꾸러미가 아비 손에 들려져 나오며 분이를 향해 고소하다는 듯 찰찰 거리며 혀를 쏙 내밀었다.
그날 밤 분이는 가슴에 손을 얹고 그 누군가에게 간절히 기도를 했다
‘내 아버지가 내 아버지가 아니길.. 누군가가 잠시 나를 맡겨 놓았으니 하루 빨리 날 찾아오게 해 주시길..’그러나 실현 될 수 없는 꿈! 분이는 지아비를 너무나 쏙 빼닮아 버렸다.
세상에 태어 날 때 삼신 할매는 분이의 양손에 부귀의 항아리 단지를 쥐어 준다는 게 고만 헛갈려 사랑 단지 두 개를 쥐어주고 말았다.
유달리 사랑탐이 많았던 아이는 아비사랑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극악스럽게 어미한테 매달리고 타인의 사랑 받기에 혼신을 쏟았다.
그러다가 아비와 마주치면 쭈빗 거리다 달아나기 바빴다.
열세 살 분이가 집으로 가는 길에 신작로에서 아비와 마주쳤는데, 되돌아 도망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속으로 이렇게 구령을 불렀다
‘차렷! 열중 쉬엇! 경례!’
“안녕하세요!!”
아비 앞에서 갑자기 꾸벅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아비는 어미에게 이리 말했다한다 “분이 간나래. 날 보더만 인사를 하는기야. 허허허”
하나만 더 끄집어 낼까..
서울로 유학간 오빠 언니따라 고등학생이 되면 서울 전학을 가기로 되어 있었던 예정이 산산 조각이 나자 분이는 분노한다.
터질 듯한 상실감에 학교를 결석하고 지각을 밥 먹듯. 철길 따라 청계사 굿당 뒤 너른 바위로 출석하기 예사다. 오전 내내 빌려 온 책을 읽다 배가 고파오면 학교로 갔다.
꿱!꿱!
아비 고함을 똑 닮은 기적 소리가 뒤통수에서 발악을 하면 슬그머니 철뚝 아래로 비켜서서 하염없이 기차 꽁무니를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누군가, 누구라도, 나를 데리고 가줘!!
나는 무서운 아비가 너무 싫고, 이학교도 싫고, 이곳 풍기도 싫어.
왜 하필이면 그런 아비의 딸로 태어났지?
영숙이 아버지, 민자 아버지, 세상에 아버지는 많기도 많더만, 하필이면 왜? 왜!
그때, 아버지는 몰랐을까..
거짓말로 어미를 속여 돈을 타내 영주 극장으로 영보 극장으로 순례하던 분이의 행태를. 기름범벅이 두 손을 검정 비누에 닦아 내던 아비의 구부정한 뒷모습을 적의에 찬 시선으로 노려보던 막내 딸의 시선을 당신은 진정 몰랐을까?
밤늦게 까지 오로지 ‘탈출! 운남직물!’ 을 외치며 뒤늦게 공부에 미친 딸 방문을 사정없이 열어젖히고 ‘빨리 자빠져 자라우! 간나래 공부는 무신..’
하며 스위치를 끄고 나가던 아비를 보며. 굴속 같은 어둠 속에서 증오의 기도를 올렸던 가엾은 영혼을 상상이나 했을까?
아~얼마나 빠득빠득 아비를 미워했던가.
우물 속에다 숱한 아비의 증오심을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막내딸을 알았다면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집이 무너져 내리고 있을 때다.
절름발이 대학교 시절을 끝내고 고향 집으로 돌아오니 어미의 한숨이 거미줄을 치고 늙은 아비의 담배연기가 무덤을 만들고 있었다.
한 번도 마주 한 적 없었던 가난과 빈곤이 커다란 아가리를 벌리며 가족과 집과 희망을 갉아 먹고 포만감에 게슴치레 실눈을 뜨고 앉아 어미와 아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곳으로 서울서 만난 남자를 데리고 분이가 나타났다
컴컴한 무덤에 파묻히기 싫어서..분이는 결혼을 선택한다.
맨 처음 맏사위감이 나타났을 때 맨발로 뛰어 나가 큰 형부 손을 어루만졌던 아비는 분이의 남자를 보고 입을 열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자세히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엉망으로 취한 남자를 재워 놓고, 분이는 오랫동안 비워 둔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고 문밖에서 아비의 음성이 울렸다
“분아~ 들어가도 되간?”
아비가 내 이름을 부른다!
한 번도 저런 리듬으로 불리워 본 적이 없었던 분이의 이름이 울리자 이번엔 한 번도 그런 리듬으로 울린 적 없던 북소리가 쿵! 하고 심장을 울린다..
분이와 마주 앉은 아비의 구부정한 어깨가 방바닥에 내려앉을 듯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24년 동안 살면서 이렇게 단 둘이 아비와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리라곤 상상도 해 본적 없던 분이는 아비가 절 찾는 게 참으로 기이했다.
“분아~”
약간의 취기를 띤 눈동자는 말랑한 젤리처럼 부드럽게 분이 눈에 닿았다.
“네, 아버지.” 사근한 아비의 목소리에 단박 나긋한 대답을 하는 분이 가슴이 셀레기 시작했다
무슨 말씀이신가.. 선뜻 말을 잇지 못하시다가 이윽고 입을 떼시며 다시 분일 바라본다.
“내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디 모르갔디만...니레 저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있는 기야?” “왜요 아버지? 맘에 안 들어요?”
다시 말을 끊던 아비는 “이 아비 생각엔 말이야…….결혼 안했음 좋갔어...”
3년을 사귄 사람인데다 유복한 환경에 어진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밑도 끝도 없이 결혼을 하지 말라니, 분이 어이가 없다.
“저 남자 사랑하간?”
그렇다, 아니다 분이 대답할 수 없었다.
“내레 정말 저 남자를 사랑하느냐 묻고 있디않아? 와 대답을 못하는기야?”
아비는 막내 딸 분이의 결혼을 간곡하게 말렸다. 24년 만에 처음 가진 대화라는 게 그랬다.당신의 생각으론 절대 내가 행복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어마어마한 부자라고 소리치며 시부모님이 못 다한 공부도 더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아무 것도 해가지 않아도 된다고..
몸만 가져가니 아버지 부담될 거 없지 않냐고.. 대답했다. 고집을 꺾지 못하고 돌아서 나가는 아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분이는 생전 처음 나누는 아비와의 대화가 기껏 불행을 예언하는 것이라 또 서러웠다.
그러나 24년 만에 처음 아비의 눈을 들여다 본 분이는 그 날 아비가 깊고, 순하고, 아름다운 눈매를 가졌음을 비로소 알게 된다.
분이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릴 듣고 아비가 인천 병원에 훌쩍 나타나셨다.
큰 눈을 멀뚱거리며 들어 온 아버지는 평생을 입고 다니셨던 낡은 양복을 입고 계셨고 노년에 불어 닥친 회오리바람을 견디느라 훨씬 더 주름져 있었다. 누워있는 분이를 찾아내시곤 다가오더니 성큼 이불 속에 감춰 둔 손을 잡아당기시며 당신 손에 넣고 어루만졌다.
‘늙으시니 노망이 드신 걸까?’
아비의 행동이 처음 아이를 낳는 일 만큼 생소하다.
“분아! 고맙다. 고마워. 내레 니가 아들을 낳았다는 말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오디 않았갔어.. 내레 니북에서 내려온 뒤 삼십년 만에 처음으로 손주를 봤으니 아비의 원을 니가 풀어준 기야..참말로 고맙구나야.”
“녀자는 말이디..첫아이를 낳아 봐야 하늘 높은 걸 아는 기야, 아를 낳아보디 않구서는 말이디, 녀자는 그저 녀자일 뿐이니 사람 노릇이 힘든 기야.”
그랬다.
그러고는 홀연히 시골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두 달 후..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가셨다
돌아 가시기 며칠 전, 아무 연락도 없이 인천 그 먼 길을 오셔서 아들의 아랫도리를 쓰다듬으며 한없이 좋아 하시는 모습에 분이는 당황스러웠다.
그 무서웠던 얼굴 어디에 저런 순진한 미소가 숨어 있었지?
날 쳐다보는 다정한 눈길에는 그 어떤 것도 기억해 내지 못하겠다는 듯 한 엉큼함이 숨어 있을 거야!
그러나 그렇게 단정 짓기엔 너무나 순한 소의 눈을 가지고 있는 아비였다. 애당초 상처 줄 의도 따위가 없었던 아비의 마음 전달 방법이 그저 거칠고 매끄럽지 못했을 뿐.. 그걸 미리 알아 내지 못한 것은 그때까지 분이의 마음도 거칠고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분이는 꺼이꺼이 많이도 눈물을 쏟아냈다. 벼락처럼 뒤통수를 맞은 듯 한 참사라서가 아니라, 너무나 짧았던 부녀간의 대화가 서러워 울고, 이제 조금씩 아비의 속내를 짚어 가고 있는데 다 알기도 전에 자리를 털고 가버린 것이 아쉬워 울고, 이리 후다닥 가실 걸 왜 그리 미워하셨나 못 물어 본 것이 억울해 울고, 결국 지 설움이 서러워 울었다.
성철스님이라는 사람은 도를 깨치기 위해 평생 누더기 옷을 입었다지만..우리 아비는 무엇을 위해 평생 누더기 차림으로 일만 하셨는가.
그 분은 대중의 신망과 존경이라도 받지. 우리 아비는 그 누구에게도 존경 받지 못한 체 스러진 낙엽이 되셨는가.
간나래 공부해서 뭐하냐는 소릴 밥 먹듯 하면서도 그 간나들이 공부를 시작하면 입을 꾹 다무시고 등이 휘도록 일만 하셨던 내 아버지. 서울 달동네 자취방에서 새벽에나 떨어지는 물을 받아 밥하고 빨래하며 공부했던 맏딸이 안쓰러워 잠에 떨어진 큰언니의 두 손을 한없이 어루만지셨던 아버지. 그 시절엔 풍기나, 서울이나 왜 그리 추웠던가, 발갛게 언 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소주 한 잔 먹을 돈 아껴 호빵을 사서 딸들 손에 건네주던 아버지. 아이가 하나씩 태어날 때마다 빨간 담요에 돌돌 말아 등에다 들쳐 업고 남들이 웃건 말건 절대 개의치 않던 우리 아버지. 그래서 연약한 간나들의 다리 모양을 모조리 오자로 만들어 버린 아버지..어미가 해준 모시 적삼을 꺼내줘도 망한 집구석에 있는 척이 웬말이냐며 낡은 양복윗도리 걸치시고 상견례장에 나타났던 울아버지..
이제야 분이는 알았네. 아비만한 사람 만나기가 얼마나 힘든 가를..아비만한 사람만 만났어도 지아들을 항상 ‘아버지는 부재중’ 으로 만들지 않았을 거라는 걸.. 깨우친들 뭣하랴, 아버지는 없는 걸..
분이는
남자가, 아버지라는 버거운 타이틀을 짊어지기 시작하면 쉽게 헤헤거리며 살 수 없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죄다 가엾은 어미 사랑에 찬사를 보낼 때 한쪽 구석에 서서 맥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우리들의 아버지가 얼마나 외로운 가슴을 쓸어 내고 있는 지도..
이 세상의 아버지는 한결같이 벌어다 주는 돈이 적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일을 하는 아내는 당당하고 일을 하는 남자는 당연하다. 고생 시켜 미안한 아내는 있는데, 고생 시켜 미안한 아빠는 별로 없다. 우리 아버지는 둘째 아들 면회 갈 때 줄 천원 짜리를 소복히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다 돌아가셨다. 평생을 일만 하셨는데도 고작 천원 짜리 몇 장인 인생! 자식들의 가슴을 후벼 팠던 그 잔돈 몇 푼이여!
능력 있는 아비로 인정받기 위해 싸늘한 세상 한 모퉁이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우리들의 아버지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 번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할 거 같았던 기백은 매 번 차례만 기다리다 잠들어 버린 지 오래. 번번이 자신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세상살이를 대응하기조차 버겁다.
왜 세월이 갈수록 두 주먹에 남는 것이 없는지, 그들은 너무나 느리게 눈치챈다.
아내들은 고개를 쳐들며 왕왕거리고 자식들은 지 꿈 펼치기 바빠 주둥이를 내밀고.. 내 아비를 닮은 남자들이 이제는 없으리라 생각했건만 아직도 밤이 되면 하루를 접은 가엾은 아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오월이 되니
햇살의 구애에 연둣빛 봄이 벙긋 거리고 있다.
메말랐던 산천에 단비가 뿌려지자 단박에 부풀어 오르는 초록잎새들이 누비이불을 꿰매 듯 볼록거린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이라 가정의 달이라 한다지..
어머니날에 삘쭘하게 끼어 앉은 아버지가 신경 쓰여 어느 날 명칭을 바꿔 단 어버이날이 있다지.
그런 오월을 맞이한 분이는 늦었지만 우물 안에 갇혀 있던 아비와의 회한을 끄집어내고 싶어 굳게 닫혔던 마개를 열어젖혔다. 하나도 알지 못할 거 같았던 분이에 대해 사실은 모두 다 알고 있음에도 그저 묵묵했을 뿐이던 아버지가, 실은 막내딸을 무척 이뻐 했는지도 모른다고 자조하면서, 한 번씩 휘청 거릴 때마다 아비조차 사랑하지 않은 내 삶이 더 가여워 눈물 흘리던 기억도..다 끄집어내어 오월 창공에 훨훨 날려 보내고 싶기에.......
야위어 가는 노인네를 안을 때마다 그들의 가벼운 존재감이 어찌 그리 애틋할까. 왜 돌아가신 후에야 그 차가운 아비의 볼을 비비며 입 맞췄는지. 두 개나 갖고 태어난 사랑 단지가 아비 앞에선 어찌 그리 열리지 않았는가라는 후회마저도 털어 내고 싶다.
이제 비로소 아들과 편안한 휴식을 맞이하려는 막내 딸 걱정을 떨치시라고, 다들 당신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그동안 차가운 우물 속에 아버지를 가둬두어 괴로웠노라고..말씀드리고 싶다.
아버지 당신을 너무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분이의 우물 안에, 희미한 달빛이 스며든다.
오늘이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표현에 미숙아인 아버지와 남편에게 먼저 팔 벌려 안아 주었음 좋겠다. 그들의 빈약한 무능력까지도 사실은 고마웠노라는 표시로 거친 그들의 뺨에다 입맞쳐 준다면.. 분이로선 바랄게 없을 것 같다.
첫댓글 아버지, 가슴깊이 묻어 두셨던 사랑이여 !이제서야 당신을 사랑한다고 가슴치며 되내입니다. 대화의 언어들... 내게 너무 익숙하여 정겹고 좋은 글 감사해요.
표현에 서툰... 아니... 표현을 하면 괜시리 간지러움이 생기는 듯한... 그런 시대... 울 어렸을 적 누구나가 느꼈던... 그러나 지금은 까마득하게 잊혀지는... 그래서 돌아가신 이 마져 마음에서 멀어지는... / 흐려졌던 그래서 자취가 없어진 줄 알았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사무칩니다. 글쓴 분께 감사하고 글을 옮겨 온 상호 후배에게 감사합니다.
제가 사랑하는친구들이 나온 학교라,그들의 모습이 궁금하여 이곳을 찾았는데..제 글이 실려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같은 고향인으로 가끔씩 들러 구경하다 갈게요.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반갑습니다 후배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부터 드립니다. 미리 허락을 구하고 옮겨 왔어야 하는데... 후배님의 필력은 픙기인들이라면 모두가 익히 알고 있고.. 또 그 감성과 느낌 그 표현에 풍기인들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함이 좋을꺼라고 생각되어 이리하였습니다. 자주 들러주시면 얼나마 좋을까요.. 채일이와 고향에서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내는것 아시죠? 언제 밥한끼 같이해요.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뒤늦게 고향선후배,친구들 만나 제가 호사를누린답니다.이번에 뵜으면 좋았을걸..다음에 제가 인사드릴게요..고맙습니다*^^*
아스라한 기억 너머 어렴풋한 그 정경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합니다. 참으로 무심한 세월이 흘렀네요 . 이제는 모두 돌아 올 수 없는 분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다는 그 사실을 또 다시 가슴 아파하며 ... 절절히 써 내려간 그 마음을 감히 헤아려 봅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시절따라 흘러 가는 것 만나고 헤어짐도 모두가 시절인연인 것인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