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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수 필 |
순 수 시 |
소재 취재 범주 |
- 체험적 고백의 산물 |
- 허구적 상상의 산물 |
수사법의 활용전략 |
- 진솔과 통찰 |
- 비유와 상징 |
절제와 함축어법 |
- 간결하고 평이한 함축 문장 |
- 고난도의 어휘 무제한적 허용 |
서술어의 난이도 |
- 평이성과 소박성의 수준이 미덕 |
- 최상의 상상력으로 서술어 찾음 |
언어의 품격 |
- 필수적으로 요구됨 |
- 필요조건이 아님 |
철학성의 함유 |
- 깨달음의 형태로 인식한 삶 |
- 순간적 감정과 이미지 독창적 표현 |
상상력의 활용 |
- 문장전개 동력이 되지 않음 |
- 허구적 창조의 원동력이 됨 |
서술화자의 위상 |
- 작가 자신이 1인칭 서술자가 됨 |
- 숨은 화자를 통해서 이미지 전달 |
진실유형 |
- 실제 삶을 성찰해서 증류해 낸 진실 |
- 시인이 상상하는 개인적인 세계 |
미의식 인생관 및 세계관 |
- 삶의 실제 공간에서 발현된 미의식 |
- 허구적 시공간에서 인식한 이상적 모델을 이미지 형태로 제시 |
진실성의 제고 전략 |
- 경험적 소재 통찰 삶의 진실 고백 |
- 상상력을 통한 의미의 구조화와 수사학에 의존 |
인간상 제시 |
- 역사 속에 실재했던 인간상 제시 |
- 이상적인 인간상을 모델로 제시 |
낭독 혹은 낭송효과 |
- 낭독(낭송)과 동시에 소통이 용이함 |
- 즉각적인 내용 인식 어려움 |
산문수필과 시수필은 본성과 정체성의 측면에서는 크게 다를 바가 없으나, 다음과 같은 미적 거리를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산문수필과 시수필의 미적 가치의 우열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내 용 |
산문수필 |
시수필 |
음악성의 창조 방식 |
- 문장에 내재적 리듬실어 음악성과 서정성 제고 |
- 행길이와 연길이를 통해서 의미구조를 조직화한 운문 |
길이와 분량 |
- 2백자 원고지 13~15매, 간혹 3~5매 또는 30매 이상 |
- 제한이 없음, 대체적으로 짧은 것이 특징 |
수사의 강도와 비중 |
- 수사법의 선택이 비교적 자유로움 |
- 비교적 제한적임(비유와 상징이 평이하고 소박해야 함) |
서술전략 |
- 묘사와 설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 |
- 제시와 비유, 상징 등을 즐겨씀 |
주제와 인간상의 형상화 |
- 주제와 인간상의 형상화가 비교적 자유로움 |
- 직접제시법이나 구조 전체에 의존함 |
가독성과 열독성 |
- 독특한 흥미꺼리 내포, 매력적인 의미와 철학 함유, 격조 높은 말맛과 품격 |
- 산문수필과 동일하나 한 눈에 들어오고 평이하고 간결해야 함 |
창작과 독서시간 |
- 산문형식의 긴 서술전략, 독서시간 다소 걸림 |
- 산문과 운문 혼용, 음악성 강화, 독서시간 단축 |
독자 대중의 접근성 |
- 읽어야 할 분량이 다소 많음 |
- 읽을 분량이 짧아 접근하기 용이함 |
이상과 같은 시수필의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하여 기 발표했던 졸작 전통수필 몇 편을 시수필로 개작해 봤다.
혼자 두는 바둑
젊어서 바둑에 날 샌 적이 다반사였다.
두 사람의 정신적 싸움은 오묘하고 매몰스러웠다.
서로 집짓기를 방해하려고 놀부의 심지를 불태웠다.
너스레는 간곳없고 숨소리마저 찾아든다.
상대방의 미욱하고 어눌함을 찾는다.
의표를 찌르려고 더욱 이악스러워진다.
내 것은 살리고 남의 것은 죽이자고….
최근에 혼자 두는 바둑에 심취하고 있다.
억척스런 기만전술이 없어서 좋다.
필연코 이겨야 한다는 치졸한 욕망도 없다.
오직 위기십결의 삶의 법칙을 연마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한다.
승자도 내가되고 패자도 내가된다.
삶의 경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아니던가.
혼자 두는 바둑은
내 인생의 행로이며
내 마음속의 우주이다.
흑과 백은 화점으로부터 태어난다.
성장하면서 귀와 변에 뿌리를 내린다.
무수한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바둑알을 천원(天元)에 놓으면
시들했던 삶이 생기를 되찾기도 한다.
혼자 두는 바둑을 더욱 수련하고 싶다.
속임수 없는 정정당당한 삶을 위해
무욕의 경지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인생의 한 살이는 한판의 바둑놀이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 바둑은 어떠했을까?
실수는 없었는지?
헛수는 안 놓았는지?
포기한 수는 몇 수나 되는지?
흰 돌을 가졌다고 오만하지 않고
검은 돌을 들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겼다고 뽐내지 않고
패하더라도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얻고 잃음과 이기고 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 걸
어찌, 얻기만 하고 이기기만 할 것인가.
우주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소유물도
존재 할 수 없는 것을….
세수 하나 마나
나에게는 두 가지 별명이 있다.
하나는 30대에 얻은 ‘세수하나마나’이고
다른 하나는 50대에 붙여진 ‘하회탈’이다.
세수하나마나한 얼굴로 인해
간혹 연극 한 토막의 주인공이 된다.
흰 얼굴의 사람들보다
삶의 운치를 더욱 만끽할 수 있어서
행복하게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살아오고 있다.
불혹에 철학관을 찾은 일이 있었다.
생년월일을 묻고 얼굴을 훑어보더니,
육체적 노동이 고되겠지만
점차 좋아질 운이니 열심히 살라고 한다.
냉철한 관상쟁이 안목이
세수하나마나한 얼굴에 홀렸을까?
둘째 딸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아빠가 엄마처럼 흰 피부였다면 내가 더욱 예뻤을 텐데….”
‘네가 조금만 더 검었더라면 세계적인 미녀가 될 텐데,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쉬워한단다. 우리 식구들 중에서 너는 나 다음으로 미인이니 긍지를 갖고 자신을 사랑하거라.’
온가족은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교실을 둘러보는 나에게
“아저씨! 우리 반 교실 문 좀 열어주세요.”라고 한다.
열쇠를 따주면서 내가 누구인 것 같냐고 물었다.
내 얼굴을 훑어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청부아저씨가 아니냐고 반문을 한다.
친구가 옆구리를 찌르며, 교감선생님이라고 일러준다.
그는 홍당무가 되면서 안절부절이다.
‘괜찮다. 네 잘못이 아니고 내 잘못이다. 세수하나마나한 얼굴이 너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 미안하구나.’
옆에 모였던 학생들이 배를 움켜쥐었다.
조물주가 사람을 진흙으로 빚었다고 한다.
가마에 넣고 불을 지폈는데
설익은 백인
많이 익은 흑인
알맞게 구워진 황인으로 분류되어 졌다 한다.
나는 황인종 중에서도
약간 더 구워졌으니
걸작품 중에 걸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항상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아오고 있다.
자신의 모든 환경적 여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것이
참 삶의 방법이요
행복의 길이 아닐는지….
하얀 누룽지보다는
약간 검은빛의 누룽지에서
우러나는 숭늉 맛이
더 고소하지 않던가?
마음의 창
각종 건축물에는 다양한 창이 있다.
창은 기능, 구조, 위치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사람 마음의 창이 연관되어진다.
마음의 창도 건축물의 창 이름을 닮은 것 같다.
기능별로 보면
따뜻함을 선사하는 채광창
웃음을 주고받는 환기창
빛과 소금이 되는 보조창
뽐내고 멋을 부리는 장식창
화냄을 잘하는 특수창 등이 있고
구조에 따르면
고집불통 외미닫이
가동가서(可東可西) 양미닫이
외골수 한 짝 오르내리창
좌충우돌 회전창 등이 있으며
형태별로 보면
만사태평 둥근창
송죽절개 삼각창
타협조화 팔각창
사랑봉사 하트형창
남을 얕보는 고창(高窓)
겸손미덕 저창(低窓) 등이 있다.
나는 어떤 창이 되어야 할까
채광창, 환기창, 보조창이면 좋겠다.
두 짝 오르내리창이나 양미닫이도 괜찮겠다.
팔각창, 하트형창, 저창이면 좋으련만….
마음의 창을 열어놓고 살고 싶다.
맑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초가집, 기와집, 양옥도 볼 수 있게
병든 자, 외로운 자, 가난한 자도 볼 수 있게
마음의 창을 닦으며 살고 싶다.
진리와 정의를 발견할 수 있게
남을 위하고 대의를 쫓는 눈을 뜨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선사할 수 있게….
마음을 찍어 볼 수 있는
사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의 창을 항상 잘 닦고
열어놓고 사는지를 비춰 볼 수 있게….
낙엽의 한 살이
낙엽의 한 살이는 인생행로와 같다.
태어나고 자라고 늙어져 죽는 것이
하지만, 낙엽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낙엽의 한 살이는 겨울눈으로부터 시작된다.
겨울눈은 귀틀집을 짓고 엄동설한과 싸운다.
봄이 되면 파란 하늘이 그리워 눈을 뜬다.
새눈은 역사를 거듭해 신록이 된다.
신록은 꽃도 피우며 열매를 맺게 하고
짙은 녹음으로 성장한다.
녹음은 가지와 몸통을 불리며
싱그러운 그늘을 선물해준다.
열매를 완숙시키고 익힌다.
잎은 단풍으로 변신한다.
수채화를 그리다가 떨어진다.
더 큰 베풂의 꿈을 안고....
산이나 들 가리지 않고 몸을 눕혀
차곡차곡 쌓여서 썩는다.
새 생명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
오 거룩한 낙엽의 윤회여….
첫댓글 김홍선생님 잘 읽고 배우려고 또박또박 읽었습니다. 아침시간엔 오래 앉아있지를 못 하는데 저를 컴 앞에 붙잡아 두었네요...
저도 김덕일문우처럼 시수필체로 써볼까합니다 오늘 그분과 한자리 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