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관심이 가는 기사다. 사업의 연관성이 적고 서로 다른 분야인데 왜 에어컨 사업을 TV담당사장에게
맡겼을까? 매우 흥미가는 대목이다. 이 세상에는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운이다고 생각된다. 작은 것을 시켜보고 그것을 잘 하면 큰 것도 맡긴다. 성공스토리가
있는 사람에게 어려운 사업도 맡겨보면 그 어려운 사업도 이겨낸다. 역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중요
하고 대운이 좋아야 한다. 역시 절묘한 인사라고 생각된다. 삼성의 에어컨 사업이 세계시장에 우뚝
서게 되기를 바란다.
삼성 TV담당 사장에게 에어컨 맡긴 이유
삼성전자는 지금 '석세스포뮬러' 확산 중...핵심은 '사람'
이달 1일 삼성전자(793,000원
2,000 +0.3%)에 보기에 따라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는 조직개편 및 인사가 있었다. 세탁기 냉장고 등과 함께 생활가전 사업부에 포함돼 있던 에어컨 사업팀을 따로 떼어내 별도 사업부로 만들었다. 이를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이 관장하도록 했다. TV 담당 사장이 에어컨 사업을 맡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완제품(DMC) 부문의 내부 분위기를 아는 사람들은 이 같은 개편과 인사에 대해 고객을 끄덕였다. 세계 1위의 아성을 이뤄낸 TV 사업부의 '석세스 포뮬러(성공방정식)'를 에어컨 사업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를 읽었기 때문이다.
TV와 휴대폰 사업에서 거둔 삼성전자 DMC 부문의 성공 노하우가 다른 사업부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성공 신화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최지성 DMC부문 총괄사장은 최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석세스 포뮬러'를 언급하며 "생활가전, PC, 디지털 카메라 등 다른 부문도 1위를 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삼성전자에서 약세로 평가됐던 사업부들이 최근 분발하고 있다. PC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의 두 배를 기록하면서 DMC 부문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세탁기와 냉장고도 메이저 시장인 미주에서 각각 70%, 14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레이저프린터 사업은 유럽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판매 대수와 매출 모두 1위에 올랐다. 최 사장은 이를 "DMC 부문의 상향 평준화"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성공방정식 확산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매개는 '사람'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성공 방정식에는 시장조사, 상품 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거래선 확보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서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이를 경험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DMC 부문에서 가장 먼저 성공신화를 쓴 것은 TV이다. 당시 최 사장이 TV 사업부를 이끌었고 윤 사장이 뒤를 받쳐 수 십 년간 아성을 지켰던 일본 소니를 따라잡았다. 최 사장이 2007년 초 정보통신 총괄을 맡은 이래 한동안 정체됐던 휴대폰도 성장세를 되찾았다. 확실한 세계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세계 1위 노키아와의 격차도 줄여가고 있다. PC 사업이 본격적인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도 이 사업이 지난해 5월 최 사장이 맡고 있던 정보통신총괄로 옮기고 나서다. 최 사장은 넷북의 디자인까지 직접 챙기는 등 정성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DMC 부문의 사업들이 같은 세트 사업이라는 공통점도 성공 방정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 "삼성전자가 부품 비즈니스 위주로 하다가 TV 휴대폰이 잘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게 됐다"며 "세트 사업이 디자인, 마케팅, 서비스 비즈니스에서 유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성공방정식이 확산되는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조직 개편으로 제품 사업들을 DMC라는 하나의 울타리로 묶은 것도 시의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개의 총괄로 나눠져 있던 세트 부문이 DMC 하나로 통합되면서 각 세트 사업 간의 시너지가 더 나고 있다"며 "해외 각 지역 총괄이 DMC에 귀속돼 일관되고 스피드 있는 판매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사업을 윤 사장에게 맡긴 것은 최근 삼성전자 DMC의 분위기와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성공 방정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