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잎이 떨어진지가 오래전 인데,
요즘 내 입술에서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니 정확히 말해, 마치 아프리카 대륙의 지표처럼 입술이 터서 갈라져 버렸다.
이런 나의 입술에
수분보충을 위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구강수분보충염처럼
무언가, 내 입술에도 케어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20여 년간 살아오면서,
입술용 보호제? 립밤을 사용해 본적이 별로 없다.
귀찮기도 하고, 그 특유의 향이라든지, 미끌거림이 싫어서였다.
하지만,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자꾸 갈라지고 터져서 새어 나오는
나의 비릿한 피맛을 느끼는 것도 싫기 때문에.
좀 더 사람답게 살기 위해,
립밤에 대해 알아보았다.
시중에는 여러가지의 제품들이 있었다.
과일향 나는 제품부터, 무색무취의 립밤까지
일일이 다 발라보거나 사용기를 보기 귀찮았던 나는
무난하고 유명한 제품을 선택했다.
돈 몇 천원에 머리 아프고 싶진 않으니까.
흠,
브아걸이 광고해서는 아니다.. 절대로..
그래서 난 이중에 없는 제품을 샀다.
가장 흔해서 많은 사람들이 쓰고,
편의점에서도 팔고, 구입하기 쉽다는 장점 하나로,
니베아 립케어 리페어&프로텍션 을 골랐다.
약간 노란색을 띤다.
알아보았더니 쉐어버터라고
피부보습 항산화 항염증효과에
아주 유용하다고 하더군.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식용으로도 쓴다는데,
절대 몸에 해로울 리야 없고.
글리세린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와 점막 면을 보호 연화해주고,
비사보롤 또한 함유되어 있어
살균, 소염, 손상된 피부재생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실 뭐가 함유되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정도 가격대의 제품들에게서
큰 차이는 없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인간답게 살자는 취지에서 사는 제품이라..
실제로 발라보니, 효과는 있는 것 같았다.
튼 입술의 건조함이 약간 완화된 듯 했다.
그리고, 립밤을 바르고 나서 그 단면을 보면,
내 입술의 나이테를 알 수 있다.
와.. 정말, 자주 발라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몸의 세포들이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겨울에,
이정도 투자는 뭐.
가격도 싼 편이고,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전혀 끈적이지도 않고 산뜻하게 발린다..
하지만, 모든 립밤 제품이 그렇듯,
작은데다..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 잃어버릴 것 같다.
이 니베아 립케어도 언젠가는 내가 모르는 곳에 있을지도.
촉촉했던 녀석이라는 추억으로 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