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 내가 지금 나가께...어, 그래. (핸드폰 닫고 상두보며) 은환이 지금 이 앞에 와 있대. 들키지 않게 3분 후에 나와. (일어나 나가는)
상두 (빈정대며 꿍얼거리는) 멋있는 척 하기는....참새 같은 새끼.
7. #응급실앞
민석, 문 열고 나오면, 바로 앞에서 창밖에 시선을 주고 서성거리고 있는 은환의 모 습 보인다.
민석 은환아.
은환 (민석을 보고 놀라서) 왜 이래?...이렇게나 많이 다쳤어?
민석 어깨 뼈에 좀 금이 갔대...괜찮아.
은환 (마음 아픈 표정 어쩔 줄 몰라하며) 괜찮긴 뭐가 괜찮아? 어깨뼈 금 간 게 보통일 이야? (눈물까지 그렁해서) 세상에...얼굴도 이게 뭐야? (얼굴에 상처를 쓰다듬어 주 며) 아프겠다?... (상처를 호 불어주며) 많이 아프지?
민석 괜찮어, 이깟 거 갖구 뭘...(응급실안에 있는 상두를 의식하고) 나 배고파, 은환아.
은환 밥두 못 먹었어?...가자, 내가 시장 봐다가 맛있는 밥 해주께.
민석 번거럽게 뭐....나가다 한 그릇 사 먹자.
은환 식당 밥 싫어하잖아, 민석씨...내가 해주께....민석씬 꼼짝두 하지 마, 오늘...팔 나을 때까지 내가 밥두 해주구 빨래두 해주구 다 해줄거니까 꼼짝두 하지마, 응?
은환, 민석을 부축해서 걸어간다.
잠시후, 응급실 문 열리며 상두, 얼굴만 빼꼼히 빼고 뒷모습을 보이며 다정히 가는 민석과 은환을 본다.
은환 (민석을 걱정스럽게 보며) 속상해, 정말....어깨 뼈 다친 덴 뭐가 좋을래나....사골이나 갈비탕 같은 거 그런 거 해줄까?
민석 아무거나...(뒤쪽을 스윽 돌아본다)
상두 (고개 빼고 있다가 민석과 시선을 마주친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멋진 새끼..(하다 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씨이...나두 배고픈데.....나두 어깨뼈 저 새끼보다 일센티나 더 금 갔는데...
긴 복도...민석을 부축하며 다정하게 걸어가는 은환과 그런 은환과 민석을 부럽게 바라보는 상두. F.O.
8. #은환 학교 버스 정류장(아침)
버스 와서 멎는다. 버스 문 열리면 학생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각이다!” 하며
우르르 내리고, 그 사이에 역시나 은환도 섞여 있다.
9. #교문 일각
은환, 학생들과 함께 뛰어오다가 신발이 벗겨진다. 은환, 다시 돌아가 신발을 줍는 데.
이때, 빠앙 크락션 소리가 난다.
은환, 돌아보면, 택시 와서 멎고, 택시 앞자리에서 상두, 내린다.
오른쪽 어깨와 팔에 깁스를 하고, 다른쪽 새끼 손가락도 깁스한 상두, 머리도 안 빗고, 세수도 제대로 안했는지 부시시하고 꾀재재하다.
교복 단추로 하나씩 밀려서 엇박자로 끼워져 있고, 단추 하나는 곧 떨어질 듯 달랑 거리고 있다....지금까지의 쌈박한 모습과는 거리가 먼 처참한(?) 모습이다.
은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차 상두!
상두 ...(삐진 듯 흥! 시선 돌리는데)
은환 (걱정스런 표정으로 상두의 아래 위를 훑어보며) 너 왜 이래? 어쩌다 이렇게 됐 어?
상두 (삐진 척 가려는데)
은환 어제 사고 난 거 땜에 그래?
상두 (잠깐 머리 굴리고...불쌍한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는)
은환 (속상해서) 것봐, 내가 뭐랬어?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무섭댔잖아. 왜 사람 말을 안 들어, 그래?
상두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몰라하는 은환을 보고 계속 불쌍한 표정짓는)
은환 다른 덴 다친 데 없대? 뇌나 뭐 다른 장긴 안 상했대?
상두 늑골뼈도 좀 금이 갔다 그러구....요! 갈비뼈도 살짝 어긋났다 그러구..요.!(배에서 꼬 르륵 소리 난다) 아, 배고파.
은환 (안타까운 표정으로 표정 찡그리고 있다가) 밥 안 먹었어?
상두 양 손이 다 이래 갖구 숟가락을 못 쥐어..요...엊저녁부터 굶었나?...아, 어지러워.
은환 (안타깝게 보며) 부모님은? 부모님은 뭐하시구?
상두 (잠깐 당황하다가) ..우리 집은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 되거든....요.
은환 그래서 니가 이렇게 꾀재재하구나....세수도 못했지?
상두 (고개 끄덕이는)
은환 옷 꼴은 이게 뭐니?...단추도 곧 떨어질 거 같네.
택시 기사, 안에서 “택시비 안줘요?” 하고 소리친다.
상두 가방안에서 내 지갑 좀 꺼내봐...요.
은환 (잠깐 생각하다가 시계보더니 결심하고) ...야, 타. (택시에 올라탄다, 기사에게) 아저 씨, 지금 문 연 식당 있을까요? (뻘쭘하게 서 있는 상두를 보며) 안 타?...타!!
10. #기사 식당
상두와 은환, 식당안으로 들어선다.
은환 앉어. (친절하게 의자도 빼서 준다)
상두 (좋아서 죽겠지만 일부러 샐쭉한 표정으로) 아, 지각인데...
은환 지각하는 게 문제야....영양실조 걸려서 쓰러지면 어떡해?
상두 (꿍얼) 뭐 세끼 정도 굶었다구 영양 실조까지 걸리겠냐...요?....혹시 길가다 현기증으 로 쓰러져서 지나가는 차에 깔려 죽을까 그게 문제지...요.
은환 ....(마음 아프게 보다가) 뭐 먹을래?
상두 (메뉴판 보더니) 된장 찌게...요.
은환 아줌마! 여기 된장 찌게 하나 주세요....(상두보며) ...밖에선 말 놔.
상두 (보는)
은환 (쑥스러움에 상두 보지 않고 수저통의 숟가락만 냅킨으로 닦으며) 학교 아닌데선 말두 놓구 은환아 불러도 돼.
상두 아, 싫어...요! 괜히 꼬투리 잡아 갖구 퇴학 시킬려구...요?
은환 (엄한 표정) 말 놓으라면 놔! 선생님 말 안 들을래?
상두 (피식웃고 큰 적선한다는듯)...놓으라면 놓지 뭐.
은환 근데, 너 이 꼴루 밥 먹기 너무 드럽다구 생각 안해?....세수부터 하구 밥 먹자. (주 인 아줌마에게) 아줌마! 여기 화장실 어딨어요?
11. #화장실 세면대
은환, 수건을 상두의 목 언저리에 둘러준다.
은환 (마치 아이 다루듯) 얼굴 대봐.
상두 (좋아서 씨익 웃으며 순하게 얼굴을 대준다)
은환 (정성스럽게 상두의 얼굴을 씻어준다)
상두 (미소 머금고 은환을 그윽하게 본다.)
은환 (일부러 시선 피하다 문득 시선 다시 마주치고) 착각하지 마....미안해서 그러지, 니 가 이뻐서 이러는 거 아니다?
상두 (그대로 웃고 있다)
은환 (비누칠하며) 웃지 마. 느끼해서 멀미 날라 그래.
상두 (그제야 입을 다문다)
은환 (상두의 코에 손을 대고 어린애처럼) 흥!
상두 이건 오바지...내가 니 아들이냐?
은환 흥!
상두 (피식 순하게 흥!하고 코를 푸는)
12. #기사 식당
상두와 은환, 자리에 앉았다.
은환, 밥을 떠서 상두에게 먹여주면, 상두, 싱글싱글 웃으며 받아 먹고.
은환, 그런 상두를 흘기며 애써 시선 외면하려 한다.
이때, 어제 상두를 태웠다 내렸던 기사1, 식당으로 들어선다.
기사1, 어? 안면이 있는데....상두와 은환을 보며 고개 갸웃하다가가 기억이 난다는 표정짓는.
은환 반찬 뭐 주까?
상두 콩나물.
은환 (콩나물 집어서 준다) 꼭꼭 씹어 먹어.
상두 (은환을 보며 미소 지으며 먹다가) 찌게!
은환 (찌게를 떠서 먹여준다)
상두 평생 안 나았으면 좋겠다.
은환 (흘기고 다시 밥을 숟가락으로 뜬다)
상두 깍두기 줘.
은환 (깍두기를 밥 위에 얹어서 주려다 뭔가 보고 놀란 표정 짓는데)
기사1 (상두의 뒤통수를 탁 때린다)
상두 (놀라서 뒤를 돌아본다)
기사1 어제 그 버릇없는 학생 맞네.
상두 씨이...(표정 확 일그러지는)
기사1 (은환보며 공손하게) 선생님 맞으시죠?
은환 네? (얼떨결에)....네.
상두 얘가 선생님은 맞는데요, 내 친구도 맞아...(요. 하려는데)
기사1 (다시 상두의 뒤통수를 치며) 얘가 뭐야, 선생님한테! 넌 니 부모한테두 얘 쟤하냐? 선생님도 학생이 잘못을 하면 따끔하게 야단을 치셔야죠. 오냐오냐 다 받아주고 계시면 어떡합니까?
은환 .....저기...그게 그러니까요, 아저씨...(변명하려는데)
기사1 아줌마! 이런 놈한텐 밥도 팔지 말아요.!! (밥그릇을 홱 뺏아버린다)
상두 (미치겠다는 표정)
은환 (뻘쭘한)
13. # 욕실(촬영장)
뷰파인더안에 들어오는 세라의 모습....목욕 타올로 몸을 가리고 목욕탕 샤워기 앞 에 유혹하듯 미소 짓고 서 있다.
감독(E) 오케이 좋았어...이제 뒤로 돌면서 타올을 내려!!
세라 (미소 짓던 표정 갑자기 벙해지며) 에?
감독(E) 깟!
카메라 빠지면, 촬영하고 있던 세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감독을 본다.
감독 (짜증내며) 타올 몰라? 몸에 감고 있는 수건 내리라구!!
세라 (흠칫) 안에 암것두 안 입었는데요.
감독 그러니까! 우린 지금 니 벗은 거 찍을려구 그러는 거야!
세라 (표정 굳어지며) 누구 맘대루요?
감독 (어이가 없어) 뭐?
세라 누구 맘대루 벗은 걸 찍어요?
감독 (기가 막힌 표정 짓다가) 조감독! 제대로 설명 안 했어?!!
조감독 앞 모습도 아니구, 뒷모습만 흐리게, 그냥 실루엣만 찍는 거예요.
세라 안 할래요, 저! (가려는데)
조감독 (난감해서) 뒷모습만 나오는 건데, 그게 누군지 누가 알어요?
세라 여기 계신분들은 다 볼거잖아요.
감독 우리가 지금 연애하재? 일이잖아, 일!
세라 우리 상두한테두 아직 나 벗은 거 안 보여줬단 말이예요....싫어요, 억만금을 줘도 안할래요.
세라 (오며) 어머, 선생님 팔 다치셨어요?
민석 예....왼손으로 젓가락질을 못해서 보리 도움을 좀 받고 있었습니다.
세라 세상에....제가 도와 드리께요. (하며 보리가 쥐고 있는 젓가락 뺏으려는데)
보리 (원망스럽게 세라를 째려본다)
세라 (아차하며) 미안해, 언니가 깜빡했다...계속 해, 니가.
보리 (금방 표정 달라져 민석을 향해 활짝 웃으며 라면 떠서 민석에게 준다) 아, 선생님.
민석 (멋쩍게 웃으며 보리가 주는 라면 받아 먹는다)
보리 맛있어요, 선생님?
민석 맛있어...우리 보리가 먹여주니까 훨씬 맛있네?
세라 지인짜 그림 좋다.
민석 (세라 말뜻 모르고) 보리야, 국물 좀 먹구...(용기 들어서 국물 마시는데)
세라 보리하구 선생님 모습....너무 보기 좋다. 꼭 한쌍의 원앙 같애요, 두 사람.
민석 (국물 마시다 푸후 국물을 내뿜고)
세라 왜 헐리우드 유명한 영화배우 커플 있잖아요. 마이클 더글라스랑 캐서린 머시긴 가.....그 사람들두 나이 차이가 25살이나 난다잖아요.
민석 (당황해서 기침하는)
세라 우리 보리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만, 딱 12년만 기다려주시면 되는데...
민석 (더욱 심하게 기침하는)
보리 선생님...(민석이 심하게 기침을 하자 걱정이 돼서 표정이 굳어서 민석의 등을 두드 려 준다)
이때, 핸드폰 울린다.
민석, 왼쪽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낸다. 울리고 있는 핸드폰이 아니다.
민석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소리 계속 난다.
민석, 아차하며 오른쪽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서 받는다.
민석 네....채은환씨 핸드폰입니다....아, 김 선생님...저 강민석입니다....은환이가 어제 핸드 폰을 흘리구 가서 제가 갖구 있었어요.
세라와 보리, 은환이라는 소리에 서운한 표정으로 보고.
민석 아, 예....알겠습니다....예, 또 뵙겠습니다. (핸드폰을 닫으며) 핸드폰이 없어 불편하 겠네....갖다 줘야겠다.
16. #은환 학교 오르막길
상두와 은환, 걸어오고 있다. 은환이 얼떨결에 상두의 가방을 들었다.
상두 (조용한 교정을 보며 툴툴거리는) 벌써 수업 시작했나 부다.
은환 (상두 눈치 살피며 시계보는) 겨우 15분밖에 안 늦었어.
상두 (괜히 큰소리) 학생하구 선생하구 같냐?!!
은환 (무안한)
상두 (툴툴) 밥은 밥대루 못 먹구, 지각은 지각대루 하구....아 씨...공부해야 되는데...
은환 (눈치 살피며) 1교시 수업이 뭔데?
상두 국어.
은환 국어 선생님한테 내가 잘 말해주께.
상두 당연히 잘 말해줘야지. 누구땜에 이렇게 됐는데, 내가.
은환 (문득) 근데 너 나한테 왜 반말 해?
상두 반말하래매?
은환 여긴 학교잖아!!
상두 (그제야 아차)
은환 (역전되어 큰소리) 오냐 오냐 해주니까 선생님한테 막 기어 올라라, 버릇 없는 놈.
상두 (말은 못하고 궁시렁)
은환 (다다다다 쏘아붙이는) 그리구, 너 왜 이렇게 기고만장해? 내가 니 봉이야? 그렇게 내가 만만해? 내가 너한테 죽을 죄졌어?!!
상두 (은환을 빤히 보다가)...죽을 죄...졌지...요.
은환 뭐?
상두 (자기의 다친 양팔을 이쪽저쪽 고개 짓으로 가리키는)
은환 (그 소리에 금새 주눅든 표정 되는)
은환,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보는데, 저 앞으로 민석이 서 있다.
당황하며 놀라는 은환.
상두도 고개 들다가 민석을 본다. 거의 기함을 하는 표정.
민석도 학생 교복을 입고 은환과 함께 오는 상두를 보고는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세 사람, 잠깐 동안 그렇게 표정 수습 못하고 있는데.
민석 (제일 먼저 표정 정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은환아.
은환 어...미..민석씨...가...갑자기 어쩐 일이야, 여긴?
민석 (주머니에서 핸드폰 내밀며) 니 핸드폰...어제 우리 집에 두고 갔잖아.
은환 ...아, 내 정신 좀 봐. (핸드백에 핸드폰 집어 넣는데)
상두(E) (위협적인 표정 민석을 향해 살짝 짓고 그위로 마음의 소리) 일러주기만 해봐, 이 참새 새끼.
민석(E) (넌 뭐야 하는 표정으로 상두를 향해 눈을 부라려 보이며, 그위로 마음의 소리) 너, 미친 놈 아냐? (은환이 고개를 들자 얼른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이 분은 학생인가?
은환 ...그..그럼...학생이지...우리 반 학생이야.
민석 (기가 막히지만) 으응...
상두 (능청스럽게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민석 (치 떨리는 것 참는 표정 역력해서) 어...안녕...근데, 고등학생치군 좀 겉늙어 보 인다?
상두 (저 자식이...)
은환 (당황했다)..으응...만학도야...나이가 좀 많아...(상두보고) 얼른 교실에 들어가, 차상두.
상두 ...네...(민석에게) 수고하세요. (인사하고 가는데, 돌아서며 태평했던 표정이 일 그러진다)
민석 (돌아서 가는 상두를 보며 다시 어이가 없어진다.)
은환 ..아..안 바뻐?
민석 어, 바뻐...가봐야지.
은환 ...미안해, 민석씨.
민석 뭐가?
은환 ...아, 아니...성치두 않은 몸으루 여기까지 오게 해서.
민석 (빙긋 웃으며) 가께....전화 해라. (한 손을 들어보이고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은환 (찜찜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보는)
민석 (가다가 발걸음 멈추고 은환을 돌아보며) 은환아.
은환 (흠칫) 어.
민석 내가 널 되게 많이 좋아하나봐, 아무래두.
은환 으응...(난감한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웃는)
민석 정말 간다...(웃으며 돌아서다가 표정이 다시 황당해진다.)
은환 (미안한 표정으로 민석을 보다가 문득 자기가 상두의 가방을 들고 있다는 걸 깨닫 는다.)
17. #교사 현관앞
상두,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희서(E) 오빠.
상두, 고개 들어보면 희서, 안타깝고 미안한 표정으로 상두앞에 서 있다.
상두 수업 안하구 왜 나와 있어? 땡땡이 쳤냐?
희서 오줌 싸구 왔어요.
상두 (으응...고개 끄덕이는)
희서 (상두의 다친 양 팔을 보며 몹시 미안한 표정) 이만하기 그래두 다행이다....오빠가 죽어버린 줄 알구 얼마나 미안했는데요.
상두 (겨우 미안? 떨떠름하게) 니가 미안해할까봐 최선을 다해 안 죽었지....넌 많이 안 다쳤어?
희서 그냥 타박상 쪼금요...(하다가 결심한듯) 내가 책임지께요, 오빠.
상두 엉?
희서 오빠 내가 책임 진다구요.
상두 니가 날 왜 책임져?
희서 내가 이렇게 만들었잖아요.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오빠.
상두 뭐....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기도 한데...좀 있다 뼈만 붙으면 말짱해져. 책임감 안 느 껴두 돼.
희서 꼭 뭐 책임감 때문은 아니구, 내가 오빨 좀 사랑하게 된 거 같애요.
상두 (이건 또 뭔 소린가?) 엉?
희서 지난번에 내 가방 내려줄 때부터 오빠한테 감동 먹었었는데요, 어제 그 일은 거의 결정적이었어요. 오빠가 내 심장에 콱 박혀버렸어요, 어제부터.
상두 (난감하게 웃는) 사실 어제 그 일은 꼭 너 때문이 아니라...뭐랄까? 여러 가지 복합 적인 요인이 작용을 한거거덩.
희서 (상두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아, 진짜 오빤 내 타입 아닌데.
상두 ?
희서 오빠 첨 봤을 땐 디따 왕 재수였는데.
상두 (슬쩍 기분 나빠져) 내가 어디가 어때서? 밖에 나가 보면 나 좋다구 목메는 여자가 한 둘이 아냐.
희서 그니까요...요즘엔 단순 무식 과격한 게 먹힌다니까요.
상두 (이게 칭찬이야? 욕이야?....삐딱하게 묻는) 그래서, 니가 주장하는 요점이 뭔데?
희서 (상두의 뺨에 쪽 입 맞춘다)
상두 (당황해서 눈이 동그래지고)
희서 오빤 이제 내꺼라구요! 딴 데 눈길 주지 말라구요....가요. (앞서 교실쪽을 향해 걸어 간다)
상두 (기가 막혀 황당해 하다가 희서를 따라간다)
카메라 빠지면 담벼락 뒤에서 상두와 희서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은환의 모습 보인 다.
은환, 어이 없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고.....감정이 복잡한 표정.
은환, 멍한 표정으로 돌아서는데, 바로 뒤에 지환이 서 있다.
지환도 상두와 희서의 모습을 본 모양인지 불끈 쥔 주먹을 부르르 떨며 서 있다.
은환 수....수업 시간 왜 나와 있어? (괜히 소리 지르는) 너 또 땡땡이 칠라 그러지?
지환 (빠드득 이를 가는)
은환 .....(희서 때문에 상처 입었을 지환의 눈치를 살피는)
18. #학교 일각
상두의 가방은 전해주지도 못한 은환, 복잡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오는데.
순애(E) 차 선생님의 무용담을 듣구요, 전 터미네이터가 나타났구나 생각했어요.
은환, 이건 또 뭔가? 소리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겨간다.
학교 건물 한쪽 구석, 순애, 상두를 만나서 할 말을 혼자서 연습(?)하고 있다.
순애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였거든요. 터미네이터.
은환 (뒤에 숨어서 지켜보며 기가 막히다)
순애 차 선생님 같은 훌륭한 분과 같은 하늘아래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게 얼마 나 큰 위안이며 영광인지 모르겠어요....(하다가 고개 절래절래 흔들며) 아냐, 아냐... 이 대사는 지난 번에 했던 거 같은데....
순애, 다시 표정 여성스럽게 정리하고, 대사도 다시 연습 해 본다.
순애 전 차 선생님의 존재 자체가 이 메마른 세상에 내리는 한 줄기 단 비이며, 축복이 라고 생각해요.
은환 (어처구니가 없어 푸후...한숨마저 나온다...)
19. #은환 학교 외경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 들린다.
20. #구름 다리 일각
점심시간이다.
학생들 서넛 장난치며 쫓아가다가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은환에게 인사한다.
은환, “그래, 점심 맛있게 먹어.” 화답해주며 걸어오는데, 구름 다리 반대편끝에서 창호와 지환, 수창, 택구, 성길이 거의 똑같은 굳은 표정으로 이를 갈며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본다.
은환, 두 사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21. #잔디밭
상두, 똑같은 노란색 모자를 단체로 쓴 진진과 미영등 예닐곱명의 여학생들 사이 에 둘러 싸여 있다. 진창도 그 사이에 수줍게 끼어 있다.
상두 (어안이 벙벙한) 인터넷에 내 팬클럽이 생겼단 말이지?
진진 지금까지 가입한 회원수는 280명쯤 되는데, 하루에 두세명씩 꾸준히 늘구 있어요.
미영 오빠 소문 듣구요, 다른 학교 애들두 가입했어요.
상두 (좋아서 자기도 모르게 입이 벌어진다.) 뭘 그런 걸 만들구 그러냐? 그런 건 가 수나 탈렌트나 뭐 그런 사람들이 하는 거 아닌가?
진진 참 한명 빼 먹었다....진창아.
미영, 수줍어 하는 진창을 상두쪽으로 민다.
진창, 얼굴이 벌개져서 상두를 향해 꾸벅 고개 숙인다.
미영 쟨 진창이라구요. 수창이랑 이란성 쌍둥이 형인데요. 우리 차따리 총무예요.
상두 (갸웃) 수창이?
진진 지환이 똘마니 있잖아요...지환이 옆에 들러붙어갖구 오빠 괴롭히는 특이하게 생긴 애요.
상두 아아. (알겠다) 그러구 보니 특이한 게 어딘가 많이 닮았다.
진창 (고개 꾸벅 숙여 보이며 진지하게) 형님은 제 우상이예요...앞으로 저도 상두 형님같 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상두 하, 짜식...사람 부끄럽게...(쑥스러운 듯 웃는)
학생들, 와우....하며 교장을 환영한다.
교장과 상두, 학생들, 카메라를 향해 나름대로 근사한(?) 포즈를 취한다.
순애도 어느 틈엔가 들어와 학생들 사이에 고개만 내밀고 선다.
24. #구름 다리위
잔디밭에선 차따리(?) 회원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고.
창호, 잔뜩 열받은 표정으로 휙 돌아서 가 버린다.
은환, 천천히 발걸음을 돌려서 간다.
구름 다리위에 주르르 서 있던 지환 일행들, 소근거린다.
수창 저렇게 두 손 다 못 쓰고 있을 때 확 기습해 버려, 지환아.
택구 좀 치사하지 않냐?
성길 우리 원래 치사하잖아.
지환 (식식거리며) 조용히들 해. 새꺄....
은환, 털레털레 지환들의 등뒤를 스쳐 지나간다.
씁쓸하기도 하고, 그리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표정에 그대로 묻어 난다.
25. # 근처 벤치
은환, 힘없이 벤치로 와 앉는다.
이때, 은환 저 앞으로 머리를 곱게 땋은 여학생, 열심히 뜨개질하고 있는 뒷모 습이 보인다. (환타지의 느낌)
숙자(E) 언한아...채 언한!
은환,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본다.
은환, 바로 뒤에서 갈래 머리의 여고생 숙자가 환하게 웃으며 온다. (손에는 보자기 에 싼 무언가를 들었다)
은환 (믿기지 않는 듯, 너무나 반가운) 수..숙자야!!
숙자 (은환을 향해 활짝 웃으며 온다)
은환, 반가운 마음에 눈물까지 그렁해 숙자를 향해 걸어가며 “여긴 어떻게 알구 왔 어?” 하며 숙자를 안을 듯 팔을 벌리는데.
숙자, 그대로 은환을 스쳐(마치 은환을 못 본 듯이) 저 앞에서 뜨개질하는 여학생에 게 간다.
눈물까지 그렁했던 은환, 황당하고 벙찐 표정짓고.
숙자, “언한아..”부르며 그대로 갈래머리의 소녀에게 달려간다.
갈래머리의 소녀, 17살의 은환이다.
은환, 열심히 뜨게 바늘로 털모자를 만들다가 마무리를 짓는다.
숙자 지극 정성이다, 가시나....상두 생일 선물이가, 그기?
은환 (씨익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돈두 없구 그래서....우리 엄마 헌 쉐타 풀어서 그걸 루 떴어....곧 겨울인데, 상두가 추윌 많이 타잖아.
숙자 내도 상두 생일 선물....돈도 엄꼬, 내가 잡았다.
숙자, 보자기를 풀면 말린 생선 세 마리에 각각 빨,파, 노 리본으로 깜찍하게 치장 을 했다.
은환, 푸훗 웃는.
26. #교실 복도
은환과 숙자, 조잡하게 포장이 된 생일 선물 들고 교실쪽으로 온다.
교실 창밖에서 교실안을 바라보는데.
고급스런 털모자와 세트로 된 머플러를 두른 17살의 상두(안경 설정), 여학생들(남 해 학교 교복 입은) 사이에 둘러 싸여 책상에 걸터앉아 있다.
책상 한쪽엔 고급스런 포장지로 싼 선물 꾸러미 수북하게 쌓여 있다.
27. #교실안
상두 뭘 이런 비싼 선물을 주고 그러냐? 어때, 어울리냐? 멋있어?
여학생들, “상두야, 너무 멋있어!” “오빠! 너무 근사해요!” 환호하고.
상두, 좋아서 웃으며 다른 선물들 뜯어본다.
상두 차암...부담스럽게 생일 선물까지 준비하구 그래? 니들 마음만 받으면 되는데, 난.
28. #교실 복도
교실밖에 서 있던 은환, 준비해 온 선물을 뒤로 감추고, 숙자도 뒤로 감춘다.
숙자 언한아, 우리 고마 딴 사람 좋아하자.
은환 (씁쓸한 표정)
숙자 저 잘난 머시마 한테 계속 마음주다가 쪽팔리고, 자존심 상하고....쏙병나서 일찍 죽으몬 우짜노?
은환 ......
상두(E) 선생님!
17살의 은환, 뒤를 돌아본다.
29. # 일각 벤치(현실)
성인 은환, 뒤를 돌아본다. 저편에서 성인 상두, 은환 앞으로 걸어와 선다.
상두 우리가 저녁 약속두 해야 잖냐..요, 선생님.
은환 (멍하게 보는)
상두 저녁엔 삼겹살에다 소주나 한잔 하지...요, 선생님.
은환 (멍하게)
상두 선생님!
은환 (일어나며, 감정없는) 나 되게 바뻐.
상두 ...(뚱해서) 왜 바뻐...요? 학교 마치면 집에 갈 일 밖에 더 있냐?...요?
은환 (괜히 화내는) 선생이랑 학생이랑 같냐?....(차갑게) 미안한데, 너 기브스 풀때까지 계속 바쁠 예정이거든. 니 일은 니가 알아서 해....(가는)
상두 (황당한) 선생님!
은환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간다)
상두 (갑작스레 싸늘해진 은환의 태도가 어리둥절한)
은환 (그대로 걸어가는) F.O.
30. # 민석 병원 외경(낮)
간호사(E) 강민석 선생님, 차상두씨 들어오세요.
31. #정형외과 진료실
어깨에 깁스를 한 상두와 민석, 나란히 앉아 있다.
의사 그동안 고생 많으셨죠? 오늘부터 두 분 다 기브스를 푸셔도 될 것 같습니다.
상두 (어? 이러면 안되는데....표정이 얼핏 굳고)
민석 고맙습니다.
의사 워낙 건강하고 젊으신 분들이라 아무는 속도도 예상외로 빠르네요.
상두 (이게 아닌데....곤혹스런 표정 짓는)
의사 (간호사에게) 김 선생! 준비 좀 해줘요!!...(상두에게 다가가는데)
상두 (얼른) 싫어요. 전 아직 다 안 나았어요...전 좀 더 있다가 천천히 풀래요.
민석 (보는)
상두 한 서너 달 더 있다가 그때 풀래요...(민석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이 친구나 풀 어 주세요. (꾸벅) 전 그만 가 보겠습니다. (하며 일어서는데)
민석 (왼손으로 상두를 탁 잡으며 의사 보고) 이 친구부터 빨리 좀 풀어주세요....기브스 때문에 생업에 지금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거든요, 이 친구.
상두 (이러언 씨...)
32. #진료실앞
어깨 깁스를 풀고 가뿐해진 상두와 민석, 문 열고 나온다.
상두, 얄밉게 민석을 흘겨본다.
민석 그렇게 양팔에 붕대 칭칭 감구 은환이한테 계속 개길라 그러지?
상두 (흠칫)
민석 나랑 싸우다 어깨에 기브스한것두 차 사고땜에 생긴 상처라구 사기치고 다녔다며?
상두 너, 우리 보리 치료는 안하구 남의 사생활 뒷조사나 하고 댕기냐?
민석 대체 은환일 속이구 있는 게 몇 가지야? 다 외구는 있어?
상두 (이 자식이...)
민석 못 욀 거 같으면 수첩에 좀 적어라두 다녀. 내가 다 걱정스럽다. (발걸음 돌려 가려 는데)
상두 어이! 참새!
민석 (보는)
상두 은환이 내숭을 떨어서 그렇지, 걔 나 좋아해.
민석 ....(피식).
상두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구 걔 나 되게 많이 사랑해......어떡하냐, 너? 채이면 불쌍해 서?
민석 (푸훗 웃고) 어이, 제비!
상두 .....
민석 너, 사랑이 뭔지 아냐?
상두 뭐?
민석 (피식 웃는) 이 말까진 정말 안 하구 싶었는데....(상두에게 바짝 다가가 부드럽지만 강하게 귓속말) 넌 나한테 안돼. (웃어주고 휙 돌아 서 간다)
상두 (뺀질거리던 표정 굳어지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저 새낀 왜 저렇게 멋있는 거야? 기분 나쁘게?
33. #보리 병실
만도, 상두의 어깨에 붕대를 다시 감아 주고 있다. 보리, 옆에서 빤히 보며 구경하 고.
만도 희안한 놈이네....다 나았다 그러는데, 왜 이걸 도루 감으래?
상두 그럴 사정이 있어....아, 얼른 감어. 점심 시간 끝나기 전에 학교 가야 돼.
만도 (히익 놀래며) 학교? (주위를 잽싸 둘러보고 소리낮춰) 짭새들한테 꼬리라두 밟 혔냐?
상두 (그제야 아차) 그 학교 말구....있어.
만도 니가 지금 갈 학교가 그 학교 말구 어디 있엄마!....안되는데....너 학교가면 보리 치 료비랑 우리 생활빈 누가 대냐? 우리 보리 인제 죽었다.
상두 오바 좀 하지 마...그 학교가 아니라니까!! (만도가 붕대를 엉망으로 감자) 아, 관둬, 됐어....(다시 붕대를 풀며) 붕대 하나두 제대루 못 감냐?
만도 이 자식은 맨날 나만 갖구 그래.
상두 (보리 보고 머리 쓰다듬어 주며) 보리야....아빠가 그동안 마음에 계속 걸렸던 게 하 나 있었거든. 나중에 우리 보리가 학교가서 아빠 최종 학력란 쓸 때 쪽팔리면 어떡 하나....그게 제일 걱정이었는데...(씩씩하게) 이제 당당하게 고졸이라고 써두 된다?
만도 고등학교 졸업장 샀냐....진작 나한테 말을 하지...내가 아는 놈 중에 그거 전문으로 위조하는 놈 있는데, 걔한테 사면 대학 졸업장까지 얹어서 싸게 살수 있는데..
상두 (휙 만도를 째려보는)
만도 (눈치없이) 근데 치사하게 니 꺼만 샀냐? 내 꺼도 하나 사주지.
보리 아빠 내꺼두, 내꺼두 사줘.
상두 (어이없는)
34. #병원 로비 화장실 일각
도발적인 차림의 세라, 여자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데, 이때, 남자 화장실에서 상두, 교복(이 시점부터 춘추복으로) 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화장실로 들어갔던 세라, 갸웃하며 다시 나와 상두의 뒷모습을 확인한다.
세라, 상두야! 부르려다가 조심조심 뒤를 밟아간다.
35. #병원 입구
상두,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택시 와서 서고.
상두 태산 고등학교요, 아저씨.
상두, 택시에 오르고, 택시, 떠난다.
잠시후에 모습을 드러내는 세라.
세라 (의아한 표정으로 되뇌이는) 태산 고등학교?
이때, 세라앞으로 심란의 족발집 차, 와서 멎고, 한쪽 눈에 안대를 한 심란, 차에서 내린다.
심란, 차안에 탄 종업원에게 (심란의 가게에서 일하는 종업원) “30분 있다가 이쪽으 로 와” 얘기한다.
세라, 심란의 뒷모습을 생각 없이 흘끗 보고 발걸음 돌려서 로비로 들어간다.
심란, 차에서 족발 봉투 내려서 들며 몸을 돌려선다.
36. #교실 복도
점심시간이라 학생들 장난치며 부산하게 뛰어다닌다.
치약 묻힌 칫솔과 컵을 든 은환, 인사하는 학생들에게 “점심 맛있게 먹었어?” 명 랑하게 화답하며 수돗가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지환 교실에 모여 앉아 있는 지환 일행을 발견한다.
지환, 수창, 택구, 성길, 머리를 맞대고 뭔가 열심히 의논을 하고 있다.
37. #지환 교실안
지환 일동, 머리 맞대고 의논하고 있다.
지환 확실해?
수창 그렇다니까! 그 포장마차가 깍두기형들 아지트래.
교실밖 복도에서 지환들을 수상히 보며 고개 갸웃하고 있는 은환의 모습 보인다.
38. #수돗가/복도
은환, 수돗가에서 양치질하고 있는데, 상두, 양치질하며 은환 옆으로 와 선다.
은환 ....(앞에 감정은 생각도 않고 반가움이 앞서) 어? 기브스 풀었네?
상두 (본체도 않고 양치질만 한다)
은환 (환해져서) 되게 빨리 풀었네? 이제 완전히 다 아문거래?
상두 (치약물 뱉고) 괜히 훌륭한 스승인 척 하지 마...세요.
은환 ?
상두 다친 날 하루 빼구는 거들떠도 안 보구 방치해 두더니....뭘 세삼스레 걱정하는 척! 을 하고 그러냐...요?
은환 ....(새침) 희서도 있구, 나 아니래두 걱정하구 챙겨주는 사람들두 많은데 뭐.
상두 (O.L.) 학생들한테 헌신적이라구 스승의 날에 표창까지 받으셨다는 분이 어떻게 이 럴수가 있냐...요?....표창장 받은거 도루 반납해야 되는 거 아냐...요?
은환 (얼굴이 벌개져서) 니가 뭐 학생이야?
상두 그럼 내가 선생이냐...요?
은환 ....(할 말이 없다)
상두 지나가는 똥개가 다쳐두 그렇게 무심하진 않을거네....아, 교육청에다 투서 쓰구 싶다.
은환 (밉게 흘겨보는)
상두 (뻔뻔하게 은환의 컵을 뺏어 꿀렁꿀렁 시끄러운 소리 내며 물로 입을 씻어내고 돌 아서 간다)
은환 (어이가 없다)
이때, 가는 상두 앞으로 “형님!” 다정하게 부르며 수창과 택구가 다가온다.
상두 (자기 아닌 줄 알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무도 없자....자기를 가리키며) 나?
수창과 택구, 정중하게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인다.
은환,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상두도 얼떨떨한 표정 짓는다.
수창 먼저 기브스 푸신 거 축하드립니다, 상두 형님.
상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대체 얘들이 왜 이러나 관찰하듯 보는)
택구 오늘 저녁에 혹시 시간 있으십니까?
상두 ....왜?
수창 지환이가 형님 기브스 푸신 거 축하하는 뜻에서 한턱 내겠답니다.
상두 지환이가?
은환 (분명히 꿍꿍이가 있는데...걱정스럽게 보는)
상두 (믿기지 않는 듯) 에이....설마.
택구 접때 맞짱 들 때 약속했잖아요....지환이가 지면 형님을 깍듯이 형이라 부르구, 인간 관계도 회복하기루요.
상두 (그제야) 으응....그래, 그랬지.
은환 (불안하게 보는)
수창 그럼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형님. (꾸벅 90도로 인사하는)
택구 다시 뵙겠습니다, 형님. (같이 꾸벅 90도로)
상두 그래, 좀 있다 보자.
수창과 택구, 돌아서서 가고, 상두, 흐뭇하게 웃는다.
은환, 분명히 뭔가 흉계가 있는 것 같아 몹시 불안하다.
39. #민석 병원 휴게실
민석, 두리번 거리며 온다.
휴게실 의자에 심란,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
민석 어머님....
심란 어, 닥터 강! (손을 흔들어 보인다)
민석 (심란에게 다가오며) 웬 안대를 하셨어요?
심란 으응...다래끼가 나서.
민석 많이 불편하시겠네....어쩐 일이세요, 근데?
심란 으응...너한테 족발두 좀 갔다 주구....그리구...그게 그러니까....(망설이며 말을 못하는 데)
민석 (피식 웃으며) 보리 할아버지랑 고스톱 다시 붙자구요?
심란 ...아니, 그게 아니구....그 보린가 쌀인가 하는 애 있잖어.
민석 보리요?
심란 그래...보리....걔 한번만 보구 가면 안되까?
민석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심란 .....그날 보구 가서....자꾸만 걔가 눈에 밟혀....잠을 자다가두 밟히구....일을 하다가두 밟히구....이상하게 자꾸만 눈에 밟혀.
민석 (피식 웃고) 다래끼가 그래서 나셨구나?
심란 ....어제는 꿈을 꾸는데...(눈물이 그렁해져) 우리 팔란이가 엄마! 하면서 나한테 뛰어 와서 내 품에 안기는데....얼굴을 보니까 바루 보리 걔잖어....얼마나 놀랐던지....
민석 (안스럽게 보며 손수건 꺼내 심란의 눈물을 닦아준다)
심란 (쑥스러운 듯)....염병, 내가 이렇게 주책이다....은환이한텐 비밀이다, 민석아?
민석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네.....보리, 정원에 있던데요.
40. #병원 정원
세라, 식판들고 보리에게 밥을 먹이려고 하는데, 보리, 싫다고 고개 젓고 있다.
보리 싫어, 안 먹어...안 먹어.
세라 너 자꾸 땡깡 부리면 아빠한테 일러준다?
보리 돈까스으....돈까스으....나두 민진이처럼 돈까스 먹구 싶어.
세라 민진이는 너만큼 안 아프니까 먹는 거잖아...너도 어서 먹고 병 나으면 돈까스 먹을 수 있어.
보리 그럼 삼겹살...삼겹사알...
세라 누굴 닮아 고집이 이렇게 쎄, 얘가?
보리 삼겹살...삼겹사알...
41. #일각
심란, 한켠에서 세라와 보리를 지켜 보고 있다.
심란 (혼잣말 중얼거리는) 애가 돼지고기가 먹구 싶나 부네....쟨 애 보는 여잔가?
42. #병원 정원
세라, 배가 아픈지 배를 문지르며 “삼겹살, 삼겹살” 칭얼대는 보리를 황당하게 본 다.
세라 아빠보구 올 때 보리 좋아하는 초코파이 사오시라...(하다가) 아우, 배야....언니 화장 실 좀 갔다 올게....
세라, 허겁지겁 심란을 스쳐 병원 안쪽으로 뛰어간다.
심란, 세라를 생각없이 흘끗 보다가 줄기차게(?) 삼겹살을 칭얼거리고 있는 보리를 본다.
43. #병원 정원 일각/병원 정원
세라, 손수건으로 젖은 손을 닦으며 오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기함한 표정이 된다.
병원 정원.
심란, 보리에게 족발을 상치에 싸서 열심히 먹이고 있다.
보리, 넙죽넙죽 맛있게 잘 받아 먹는다.
심란 꼭꼭 씹어 먹어, 꼭꼭...옳지...맛있냐?
보리 (고개 끄덕이며 웃는)
심란 이렇게 좋아하는 걸 애를 쫄쫄 굶기구....(다시 보리 입에 넣어주는데)
세라(E) (앙칼진) 아줌마!!
심란, 돌아보면 세라, 얼굴이 새파래서 쫓아온다.
세라 애한테 뭘 먹이는 거예요, 지금?!! (하며 보리 입에 들어간 것을 다시 빼낸다) 뱉어, 보리야! 입에 들어간 거 다시 뱉어!!
보리 (당황해서 세라를 보고)
심란 (어이없는 듯 보다가) 야!!
세라 (도시락에 포장된 족발과 야채들 보며) 이게 뭐야, 세상에...(하며 손으로 쳐서 족발 도시락을 엎어버리고 심란을 향해 대드는) 아줌마! 뭐야? 우리 보리 잘못되면 아줌 마 책임 질거야?! 책임 질거야?!!
심란 이 년아 내가 독약을 맥였냐? 사약을 맥였냐?!! 저거...내 손으로 먼지 하나 안 들어 가게 깨끗하게 만든 거야, 이 년아!!
세라 아줌마 대체 뭐야? 대체 어디서 나타났어?!!
심란 그러는 넌 뭐야? 니가 얘 에미야? 고모야? 이모야?
보리 우리 옆집에 언니예요.
심란 그렇지, 니가 옆집에 언니니까 그렇지....(흙 묻은 족발들을 봉지에 다시 담으며) 애 가 그렇게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구 노랠 노랠 부르는데....지 에미가 있었으면 천리 밖에라도 뛰어가서 사 와갖구 맥였을거다, 인정 머리 없는 년아.
세라 (빽) 우리 보린 환자란 말야!! 보통 애가 아니구, 환자란 말야!!
심란 (같이 고함 지르는) 환자한테 족발이 얼마나 좋은데, 이 무식한 년아!
세라 (어처구니가 없다....감정 가라 앉히고)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가, 아줌마...나 아줌 마랑 말 싸움할 기운 없어, 가!!
심란 근데 이 년은 혀가 반 토막인가, 어디서 지 에미 같은 사람한테 계속 반말이야?
세라 그러는 아줌만 날 언제 봤다구 계속 년이야? 내가 아줌마 딸이야?!!
심란 내 딸이 너처럼 싸가지가 없었음 다리 몽뎅이가 부러져도 열두번은 더 부러졌다, 이 년아.
세라 (심란을 밀친다) 가! 어서 가!!...우리 보리한테 눈병 옮아! 어서 가!! 가아!!
심란 ...어...어...이 년이....이 년이...(하며 뒤로 물러서다가 안대를 활짝 벗으며) 아나...니 년한테 옮아라...내 다래끼 니 년한테 다 옮아라....(하며 세라 얼굴 가까이 얼굴을 갖다 댄다)
세라 아우. 아줌마아!!..(하며 손을 가리고 고개를 돌리다가 문득 흠칫한다.....안대를 뗀 심 란의 얼굴....어딘가 낯설지 않은 얼굴.....천천히 고개를 돌려 심란을 똑바로 본다)
심란 버르장머리 없는 년...(밉게 노려 보다가 다시 안대를 한다) 애만 아니었음 넌 나한 테 머리카락 다 뽑혔어, 이 년아...
세라 (멍하게 본다)
심란 (보리를 보며) 보리야, 아줌마가 나중에 족발이랑 삼겹살이랑 돈까스랑 이따만큼 사 갖구 오께...(세라를 다시 흘겨보며) 싸가지 없는 년..
심란, 휙 돌아서서 간다.
세라, 그대로 멍하니 서 있다.
보리 언니!
세라, 흠칫하며 보리를 보다가 다시 심란이 간 쪽을 본다.
심란의 모습, 이미 사라지고 없다.
세라, 한쪽에 놓인 핸드백을 들어 핸드백에서 사진을 꺼내서 본다. 어렸을 적 심란 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세라, 설마...아닐거야...아닐거야.....힘차게 고개를 가로 젓는다.
44. #은환 학교 교문앞 (노을녘)
학생들, 하교하고 있다.
45. #일각 길
스카프를 얼굴에 두르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위장을 한 은환, 누군가를 뒤쫓아 가 고 있다.
은환 앞으로 사복 차림의 상두,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다.
46. #포장마차 (큰 규모의)
상두, 포장 마차 안으로 들어선다.
포장마차안엔 지환과 수창, 택구, 성길(사복 차림) 이 이미 와 앉아 있다가 상두가 들어서자 일어 난다.
(포장 마차안에 손님들이 제법 있는데, 지환들 테이블 옆으로 조폭으로 보이는 덩 치 큰 남자 대여섯명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지환, 상두를 향해 꾸벅 인사한다.
지환 (웃음까지 머금고) 오셨어요?
수창, 택구, 성길, “오셨습니까, 형님!” 하며 일제히 90도로 인사를 한다.
상두 (피식 웃으며) 니네들이 조폭 깍두기들이냐? 뭔 인사를 그렇게 하냐?
옆에 앉았던 조폭들, 상두를 흘끗 본다.
상두 (조폭들의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앉어....(하며 와서 앉는다) 근데, 여긴 술집 아닌가? 고삐리들이 이런 데 와두 되냐?
수창 아 참, 촌스럽게 왜 이래요, 형.
지환 (손을 내밀며) 그동안 죄송했어요, 형.
상두 (피식 웃으며 지환의 손을 잡는다) 어떻게 그새 철이 들었냐?...신기하네.
지환 (웃으며) 지난 일은 다 잊구, 앞으론 정말 친하게 지내요, 우리.
상두 그래, 고맙다.
은환,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 슬그머니 구석 자리에 앉는다.
서로 악수를 하며 화기애애한 상두와 지환들을 불안한 표정으로 보는.
47. #포장마차 외경 (밤)
48. #포장마차안
은환, 소주를 병째 들어 한 모금 마시고(벌써 반병쯤 비웠다), 불안하게 상두와 지 환들쪽을 본다.
상두의 테이블.
테이블위에 빈 소주병 10병 정도 놓여 있다.
지환, 상두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지환 자, 쭉 드세요, 형.
상두 (원샷으로 술잔을 비운다. 제법 많이 취했다) 이거 나 혼자만 다 마시는 거 같다?
수창 우린 고딩이잖아요.
상두 그렇지, 고딩이들이 술을 마시면 안되지.
택구 우리 몫까지지 다 마셔 주세요, 형.
상두 오케바리! 몸에도 안 좋은 술, 엉아가 다 마셔주께.
지환들, 상두에게 돌아가며 계속 술을 권하고 상두, 거절하지 않고, 계속 벌컥벌컥 마셔댄다.
은환, 쟤가 대체 어쩌자구....나서지도 못하고 그런 상두를 불안하게 본다.
지환 (상두가 마시는 것을 보며 수창에게 눈짓을 한다)
수창 (알았다고 눈짓하고 상두옆에 바짝 당겨 앉으며) 형, 조기 앉은 깍두기들 있잖아요.
상두 (눈을 힘주어 뜨고 보며) 어, 있네.
수창 쟤들 되게 재밌게 생겼죠?
상두 (조폭들과 수창을 번갈아 보고) 니가 더 재밌게 생겼어.
수창 아이 참...(귓속말) 조기 당근 씹구 있는 깍두기요...뭐 같이 생겼어요?
상두 (눈을 힘주어 뜨고 보고) 씹어논 깍두기 같이 생겼네.
수창 (갑자기 푸하핫 웃음 터뜨리며 큰소리로 조폭1에게) 거기 당근 씹는 형! (상두를 가리키며) 이 형이요, 형보구 씹어놓은 깍두기 같이 생겼대요!!
은환 (눈이 동그래서 보는)
조폭1 (벌떡 일어서며) 뭐, 이 자식아!!
다른 조폭들, 참어! 참어!....하며 조폭1을 잡는다.
조폭2 (상두들에게) 술이나 처먹어, 자식들아! (자기들끼리 다시 술을 먹는다)
상두 (술이 취해서) 쟤들 뭐라는 거냐, 지금?
지환 (상두에게 대고 귓속말하는) 저기 소주병 따는 깍두기가요, 형보구 씹어논 북어대가 리 같이 생겼대요...형, 그런 말 듣구 가만 있어요?
상두 (그 말에 휙 고개를 돌려 조폭2를 노려보며 궁시렁) 저는 꼭 말 뼉다구같이 생긴 자식이...
수창 (큭큭큭 큰소리로 웃더니 다시 조폭들을 향해) 거기 파란색 면티 입은 형! 이 형이 요, 형보구 말 뼉다구 같이 생겼대요!!
조폭2, 어이없는 표정 짓다가 벌떡 일어서더니 상두쪽으로 와서 상두의 멱살의 와 락 잡는다.
조폭2 조용히 술이나 마시랬잖아, 이 자식아! (하며 그대로 상두를 갈겨버린다)
상두, 쿵하며 바닥으로 넘어지고. 은환, 놀라고 당황해서 안색이 창백해진다.
지환과 수창, 택구, 성길은 눈치보며 슬그머니 뒤로 빠진다.
상두, 조폭2를 힘껏 노려보는데, 취한 술 탓에 이중삼중으로 겹쳐져 보인다.
상두 (끄응 일어서며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방금 나 친 게 너냐?...(하더니 그대로 조폭2 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날려 버린다)
조폭2, 쿵 넘어지고, 테이블에 앉아 있던 조폭들, 일제히 상두에게 달려든다.
포장마차, 아수라장이 되고.
상두, 그들을 대적해 나름대로 잘 싸우다가 취한 술과 숫적으로 열세한 탓에 점점 몰리기 시작한다.
충격어린 표정으로 지켜보던 은환, 벌떡 일어난다.
은환 야, 채지환! 뭐해? 니들두 같이 붙어 안 싸우구 뭐해?!!
지환과 수창, 택구, 성길, 은환의 모습에 기함하며 놀란다. 수창, 택구, 성길, “선생 님!” 부르고.
상두, 고개를 돌려 은환을 보다가 조폭에게 일격을 당한다.
은환 (상두가 당하는 것을 안타깝게 보며) 수창아! 택구야! 성길아! 뭐해, 니들!! 니들두 싸워! 비겁한 놈들아!!
지환들, 당혹한 표정으로 꿈쩍도 않고 있는데. 은환, 안되겠다 싶어 앉았던 의자를 들더니 “야 이 나쁜 놈들아!”하며 조폭들을 향해 휘두르기 시작한다.
조폭들, 주먹질을 멈추고 몇걸음씩 물러나 어이없는 표정으로 은환을 본다.
“때리지마! 상두한테 손대지 마!!”하며 계속 멈추지 않고 의자를 휘둘러 대는 은환. 쓰러졌다 일어나며 그런 은환을 감동적인 눈빛으로 보는 상두.
은환, 핑그르르 돌다가 삐끗하며 상두 위로 넘어져 버린다.
상두, 그대로 의식을 잃는데...
49. #포장마차안(6회 마지막씬에서)
상두, 조폭들을 대적해 나름대로 잘 싸우다가 취한 술과 숫적으로 열세한 탓에 점 점 몰리기 시작한다.
충격어린 표정으로 지켜보던 은환, 벌떡 일어난다.
은환 (상두가 당하는 것을 안타깝게 보며) 수창아! 택구야! 성길아! 뭐해, 니들!! 니들두 싸워! 비겁한 놈들아!!
지환들, 당혹한 표정으로 꿈쩍도 않고 있는데. 은환, 안되겠다 싶어 앉았던 의자를 들더니 “야 이 나쁜 놈들아!”하며 조폭들을 향해 휘두르기 시작한다.
조폭들, 주먹질을 멈추고 몇 걸음씩 물러나 어이없는 표정으로 은환을 본다.
“때리지마! 상두한테 손대지 마!!”하며 계속 멈추지 않고 의자를 휘둘러 대는 은환.
쓰러졌다 일어나며 그런 은환을 감동적인 눈빛으로 보는 상두.
은환, 핑그르르 돌다가 삐끗하며 상두 위로 넘어져 버린다. 상두, 그대로 의식을 잃 는.
50. #파출소 밖
택시에서 내린 창호, 파출소를 바라본다.
거의 소음에 가까운 술 취한 상두의 노랫소리, 파출소가 떠나가라 흘러나온다.
상두(E)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처음 본 남자 품에 얼싸 안겨...(댄서의 순정을 부르는)
51. #파출소 안
상두(얼굴 여기 저기가 찢어지고 핏멍울 맺혀 있다), 취해서 인사 불성이 되어 소파 에 불량스런 자세로 늘어져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상두 푸른 등불 아래 붉은 등불 아래 춤추는 댄서의 순저엉.
한쪽 의자에 은환(다쳤는지 얼굴에 일회용 반창고 두세 개 붙였다)과 지환, 수 창, 택구, 성길, 조르르 앉아 상두를 안타깝게 혹은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은환의 다른 편으로는 상두와 싸웠던 조폭들, 각각 얼굴에 반창고와 파스 하나씩 붙이고 여린척 하며 엄살 떨고 있다.
상두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박수치며) 에브리바디! 함께 해요!! 깍두기 형! 같이 부르자! (노래를 부르다가 아무도 동조해 주지 않자) 씨이...재미없어...(김샌 표정 지으며 다 시 벌렁 드러누워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노래 부른다)
은환 (어이도 없고, 안타깝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창호 (들어서며) 지환아! 채 선생님!
지환 선생니임...(구원을 요청하는 표정으로 창호를 보는)
은환 (잔뜩 무안한 표정으로 창호 보고 목례만 한다)
창호 어떻게 된 겁니까? (상두를 휙 노려보며) 저 자식은 또 뭡니까?
소장 (상두를 한심하게 보며) 김 순경! 쟤 좀 조용히 시켜!!
김순경 (상두에게 다가가) 어이! 조용히 해, 응? 조용히 해!
상두 (게슴츠레 눈을 뜨고) 싫어! 조용히 하기 싫어! (더 큰소리로 꽥꽥 소리 지르며 노 래 부르는)
김순경 이 자식이 정말....(경찰봉으로 상두의 입을 탁탁 때리며) 입 못 다물어?!! 여기가 니 집 안방인 줄 알어, 임마!!
은환 (버럭) 아저씨!!
김순경 (갑작스런 은환의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고)
은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암만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애라구, 그렇게 폭언을 하시 구 폭력을 휘두르시면 안되죠!
지환 (어이없는 표정 짓는)
상두 (계속 노래 부르고)
은환 (주위를 휘 훑어보더니 테이블위에 있는 단팥빵 발견하고 빵 봉지를 뜯더니 상두의 입에 물려준다) ...이거 먹구 조용히 해....착하지?
상두 (그대로 눈을 감은 채 입에 물린 단팥빵 먹으며 그제서야 조용해 진다)
창호와 지환들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고.
은환 (안심한 표정으로 다시 의자에 앉는다)
소장 (김순경과 어이없는 시선 교환하고 은환과 조폭들을 보며) 그러니까, 저쪽에 단팥 빵 먹는 늙은 학생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이거죠?
조폭2 (순진하고 여린 표정하고) 저보구는 말뼉다구 같이 생겼다구 그러구요, (조폭 1를 가리키며) 얘 보구는 씹어논 깍두기 같다구 그러구요....(지환들을 보고 양해 구하 는) 그치, 얘들아아?
수창 (택구 보며) 그 보다 더 심하지 않았냐?
택구 난 살다 살다 그런 심한 욕은 첨들어봤어.
지환 언어 폭력이 사실은 더 무서운 거 아닌가?...저 형들 마음의 상처 엄청 입었을걸요?
은환 (기가 막혀 지환을 노려보고)
성길 저 조폭 형들은요 정당 방위였어요.
수창 우리가 사실 단팥빵 먹는 형이랑 같은 편이지만요, 우리가 보기에도 단팥빵 먹는 형이 진짜 심했거든요.
지환 솔직히요, 저 조폭형들 치료비두 저 단팥빵 먹는 형이 다 물어줘야 된다구 봐요, 저희들은.
이때, 드렁드렁 코고는 소리 난다.
은환등 일동 뒤돌아보면 상두, 먹던 단팥빵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잠에 곯아 떨어 져 있다.
성길 저기 단팥빵 먹다 자는 형한테 난 상처 있죠, 저거 사실은 자기가 휘두른 주먹에 자기가 맞은 거예요.
조폭들과 지환들, 서로 호의의 미소를 교환한다.
은환 (기가 막혀 허..허..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너네들 제대루 얘기 해! 위증이 얼마 나 큰 죈 줄 몰라?
지환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구 선생님도 그러시면 안되죠!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저희한텐 그렇게 가르쳐 주셔놓구...(파출소장을 보며 뻔뻔하게) 진실 을 말하는 것도 죄라면....저희요, 기꺼이 깜방에 들어가께요.
은환 (저 자식이...할 말을 잃는다.)
소장 거기 단팥빵 깨워봐!
김순경 (상두를 흔들어 깨운다) 이봐....이봐아....이봐아.
상두 (귀찮은 듯 눈을 반쯤 뜨고) 뭐어?
김순경 저 학생들이 한 말 사실이야? 니가 먼저 시비 걸구 니가 저 사람들 다 팼어?
상두 (귀찮다는 듯) 아, 몰라. (자려는데)
김순경 (계속 흔들어 깨우며) 니가 했어, 안 했어?
상두 아, 씨...
김순경 니가 했어? 안 했어어?
상두 (귀찮아서) 아우, 그래...내가 했어, 내가 했어!!....한번만 더 깨우면 확 뽀뽀해 버린 다?...쩟...(온갖 짜증 다 내다가 잠에 다시 곯아 떨어진다)
은환 (어이가 없다.)
소장 (한심하게 상두를 다시 흘끗 보고) 근데, 너네들은 고등학생이라는 놈들이 포장마차 에서 술이나 마시구 그래두 되냐?
지환 (창호 눈치 살피며) 단팥빵 먹다 자는 형이 억지루 먹인거예요.
수창 우린 고딩이라구 그렇게 안 먹는다구 안 먹는다구 그랬는데..저 형한테 맞을까봐 하 는 수 없이 일잔만 했어요.
택구 저 형 진짜 무섭거든요....무서워. (하며 수창에게 안기고)
성길 조폭보다 훨씬 무서운 놈이예요, 저 형은....너무 겁나. (하며 수창에게 안기고)
은환 (니들 정말....지환들을 죽일 듯 노려보고)
지환 (뻔뻔한 표정)
상두 (코고는 소리 점점 더 심하게 내며 잠에 빠져 있는)
창호 소장님, 제가 (지환을 가리키며) 이 학생 담임인데요....(상두를 가리키며) 저 단팥빵 먹다가 자는 자식이 원래 질이 보통으로 나쁜 놈이 아니거든요....진작에 순진한 아 이들과 격리를 시켰어야 하는데 저희 불찰입니다.
은환 (환장하겠다)
창호 저 녀석은 부디 가차없이 법대로 처리해 주시구, 선량한 저희 학생들은 제가 그만 데려 가두 되겠습니까?
소장 (잠깐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세요....(은환보며) 선생님두 늦었는데, 그만 돌아 가십 시오.
은환 아뇨, 전 여기 있을래요.
지환 (야, 미쳤냐? 하는 표정으로 은환을 보는)
은환 (강건한 표정) 학생이 파출소에 있는데, 선생이 어떻게 집에 가요? 여기 같이 있을 래요, 전.
이때, 퍽 소리 나며 상두, 소파 밑으로 굴러 떨어져 버린다.
52. #파출소앞
창호, 지환과 수창, 택구, 성길을 데리고 나온다.
지환, 찜찜한 표정으로 파출소쪽을 돌아본다.
53. #파출소안
은환, 잠든 상두앞에 쪼그리고 앉아 안타깝게 상두를 본다.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한숨이 절로 흐른다.
은환, 자신의 얼굴에 붙은 일회용 반창고를 떼서 상두의 상처난 얼굴에 붙여 준다.
파출소엔 김순경만 앉아 전화 받고 있다.
은환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지환아. 상두 형이야, 이 사람....너 옛날에 상두 형 되게 좋 아했잖아.....엄마보다두 누나보다두 상두형만 따르구 쫓아다녔잖아....(울컥하는) 이 사람이 바루 그 상두 형인데....니가 좋아하던 그 상두 형인데...(마음이 아픈)
상두 (눈 감은 채 목이 불편한 듯 잠꼬대처럼) 베게...삼촌...아, 왜 남의 베게를 뺏어가구 그래?.....목 아퍼. 나 베게 줘....
은환 .......
54. #파출소앞
술 취한 취객 서넛, 순경들에게 잡혀 파출소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이때, 자가용 한 대 와서 멎고, 민석, 내린다.
55. #파출소안
파출소는 취객들로 소란스럽고.
민석, 파출소 안으로 들어서다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상두, 은환의 무릎을 배고 잠들어 있다.
은환, 목고개를 아래 위로 흔들며 꾸벅 꾸벅 졸고 있는데, 고개가 숙여져 상두 얼굴 에 닿을 뻔한다. 거의 입술과 입술이 닿을 뻔하는...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좋은 묘한 상황이다.
민석 (기가 막힌 표정 짓다가) 은환아.
은환 (그대로 못 들은 듯)
민석 채 은환!!
은환, 그 소리에 흠칫 놀라 눈을 뜨며 고개를 바싹 든다. 눈앞에 있는 민석을 보고 기함을 하며 “민석씨”하며 벌떡 일어나는데.
은환이 일어서는 바람에 상두, 그대로 다시 바닥으로 쿵 떨어진다.
56. #파출소밖
은환, 당혹스런 표정으로 민석의 차 앞에 서 있다.
잠시후 민석, 잠든 상두를 업고 파출소에서 나온다.
민석 뒷문 좀 열어줄래?
은환 (민석의 눈치를 살피며 차 뒷문을 열어준다) 민석씨, 빽 좋네?
민석 나 때문이 아니구, 니 제자 사랑에 감동해서 일단 보내주는 거래.
은환 .....
57. #민석의 차안 (달리는)
민석, 운전하고 있고, 은환, 좌불안석의 표정으로 조수석에 타고 있다.
상두, 뒷좌석에 널부러져 여전히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은환 ...지환이가 얘기 했어?
민석 (티내지 않고 밝게) 응....
은환 ...뭐라 그래?
민석 니네 반 학생이 사고를 쳐서 같이 파출소에 잡혀 있다구.
은환 ...다른 말은 안하구?
민석 다른 말? 무슨 말?
은환 아. 아냐...
이때, 상두, 벌떡 일어나더니.
상두 (버럭 고함 지르는) 채은환!!
민석과 은환, 동시에 화들짝 놀라고.
은환 (기함한 표정으로 돌아보는)
민석 (저 자식이...표는 차마 못 내고...표정)
상두 (앞좌석으로 고개 길게 빼서 은환 얼굴 가까이 대고 씨익 웃으며) 은환이 맞네...(술 이 취해서 횡설수설) 내가 퀴즈 하나 낼테니까 알아 맞춰 볼래?
은환 (기함하지만 애써 담담한 척) 차...차상두, 그냥 조용히 자....(민석 눈치 살피며) 얘가 ...이 학생이 혼자서 소줄 열병 넘게 마셨거든....시간이 갈수록 자꾸 술이 오르나봐. 완전히 이성을 잃었네, 얘가.
상두 (은환 얼굴에 더욱 얼굴을 가까이 대고) 알아 맞춰봐아...이 세상에서 가장 내숭 잘 까는 여자는 누구일까요?
은환 야아...
민석 (기가 막히지만, 그래, 모른 체 해 주자) 학생! 선생님 괴롭히지 말구, 조용히 디비 져 잘래?
상두 (휙 민석쪽으로 고개 돌리더니) 넌 누구야, 임마!
은환 (곤혹스럽고)
민석 (확 끓어오르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니가 그러구 있음 내가 운전하는데 방해가 되 거든....누워 자, 그냥....착하지?
상두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는, 술주정이다.) 퀴즈를 알아 맞혀야 자지이....이 세상에서 가 장 내숭 잘 까는 여자는 누구일까아요?
은환 (미치겠다)
민석 몰라! 뭔데?
상두 (민석의 뒷통수를 탁 때리며) 답을 갈쳐 주면 문제를 왜 내냐, 내가?!...바보 아냐?
민석 (참자...)
은환 (민석 눈치 살피며) 차상두!! 너 정말 선생님한테 혼난다! 술 깨면 바루 퇴학이야, 너!!
상두 (들은 체 만체) 이 세상에서 가아장 내숭 잘 까는 여자는 누구일까요?
민석 맞히면 조용히 잘래?
상두 (고개 끄덕이는)
민석 은환이...채 은환!
은환 (어이없다는 듯 민석을 보는)
상두 딩동댕! 맞았습니다....정답은 채은환입니다.
은환 차 상두! 너 자꾸 술 주정 부리면 길바닥에다 그냥 내려 놓는다?
상두 은환이는요, 상두를 좋아하면서두요, 괜히 싫은 척 하구요 밉다 그러구요 내숭만 깐 답니다. 은환이는요, 상두를...(하는데)
은환 (참다 안되겠는지 벌떡 몸을 일으켜 상두를 돌아보고 상두의 이마빡을 힘껏 때리며 밀친다)
상두 (그대로 좌석으로 널부러져 쓰러지며 눈을 몇번 껌벅이다 다시 잠에 빠져드는)
은환 (좌석에 다시 반듯하게 앉으며 민석의 눈치를 보며 어색한 웃음까지 웃으며) 나이 가 많아서 그런가...선생이 지 친군줄 알어요. 틈만 나면 맞먹을라구 드네.
민석 ...저 학생, 집이 어딘지 알어?
은환 ....몰라.
민석 호텔에 데려가기두 그렇구...우리 집에 데려가서 재우자, 그럼.
은환 (당황하는) 민석씨 집에?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