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북천 코스모스역
추석 다음날 아침 일찍 날씨도 좋고하여
전날밤 검색창에서 경전선 열차 시간도 알아놓고
빠른것 보다 천천히 스치는 시골 풍경을 음미할 수 있는
완행열차 여행을 하기로 마눌과 서둘러 집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니 아무것도 없다.
아뿔사! 바지를 갈아 입고는 챙기지 않았다.
아무래도 맛이 갔는가 싶다. ㅎㅎ
다시 열나게 뛰어 챙겨와서 구포역으로 가니 7시20분경
매표구 북천표를 두장 부탁하니 좀전 7시7분에 지나갔단다.
검색창에선 분명 부전역 7시30분으로 되어 있었는데...ㅠㅠ
다음 열차를 기다리기엔 너무 시간이 길고 포기할 수는 없고
사상터미널로 오던길을 되돌아가 진주행 버스를 탓다.
연휴를 이용해 지리산 둘레길가는 사람들이 많다.
8시 출발해 9시10분 진주역 부근에 내려준다.
우리가 구포역에서 놓친 완행열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
9시47분 드디어 예상대로 우리가 놓친 열차를 타고
북천역까지는 중간에 완사역 한번 정차하지만 거리는 제법 멀다.
차창에 스치는 시골 풍경이 한가롭고 풍성해 보인다.
북천역 내리니 파란 하얀 뭉개 구름 파란 하늘 아래 살랑 거리는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어 반갑게 맞아준다.
역에 내린 사람들은 환한 표정으로 샷터 누르기에 바쁘다.
처음 대하는 곳이지만 첫 인상이 좋아선지 서먹하진 않았다.
역을 벗어나 코스모스 산책로를 걷고 풍물 시장도 돌아보고
희귀박넝쿨 터널도 둘러보고 꾸밀려고 여기 저기 애쓴 흔적은 보이나
아직도 개발의 여지가 남아있고 지난해의 코스모스밭에
메밀을 심었는데 기후 탓인지 발아가 제대로 안된는지 별로였다.
우린 한바퀴 돌았지만 밀려더는 승용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역 주민에게 하동가는 버스편을 물어니 30분 정도 후에 온다기에
기다렸지만 버스는 올 기미도 없고 승용차들만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할 수 없이 기차역으로 거의 다다를 즈음 버스가 온다.
손을드니 세워 주는데 구세주를 만난듯 반가웠다.
이정표에 하동까지 22km 차창의 풍경이 아름답고 풍요롭다.
10km 가다보니 승객이 모두 내리고 우리만 앞자리에 전세낸것 같다.
대형버스를 5600원에 전세를 내다니...ㅎㅎ
하동 터미널에서 오리지널 재첩국집을 물어니 하나 같이 동흥식당이란다.
택시기사도 역시 동흥식당이라며 타란다.
남는게 시간 뿐이라 구경도 할겸 걷기로 하고 가다보니 재래시장도 있고
조금 더 가다보니 여기도 재첩국 저기도 원조 나그네를 헷갈리게 한다.
드디어 동흥식당이 보이고 앞에 승용차들이 몇대 주차해 있고
홀 테이블은 없고 모두가 방에 상차림식이었다.
가만히 보니 종업원들은 명절이라 없고 가족들이 동원된것 같았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것 처럼 음식은 그런대로 맛깔 스럽고
재첩국도 진국인듯 해 발품을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오는 길은 진주까지만 좌석이 있고 창원까지 입석으로 와서
창원에서 버스로 김해까지 다시 구포까지와 집으로 왔다.
밤낮의 시간이 똑 같다는 추분의 하루를 이렇게 잘 보냈습니다. ㅎㅎ
깔끔해 보이는 밑반찬과 부추를 띄운 진한 재첩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