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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쯔비시전기 이나자와공장에서 기념촬영한 연수단 |
(주)아팩 기술연구소 황상원 부장이 지난 6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조직한 일본연수단의 일원으로 일본의 초우량 기업을 둘러보고 참관기를 보내왔다. (주)아팩은 수지 및 도료 전문 제조업체이다. 지면을 빌어 황상원 부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
지난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가 조직한 연수단의 일원으로 일본 나고야 지역에 있는 초우량 기업 몇 곳을 둘러 보았다.
이번 연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매주 목요일에 진행하는 리더스아카데미 교육의 일환으로 일본기업의 선진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하고, 네트워크 형성으로 회원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산업단지공단의 박정식 팀장, 강정아 간사를 포함하여 금속소재, 기계,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정밀화학(섬유소재), 청정표면처리업에 종사하는 직원 40 여 명이 참가했다.
나고야는 우리나라 안동과 유사한 문화를 갖고 있는 자긍심이 강한 도시이다. 사무라이 3대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활약한 곳이고 직물ㆍ요업ㆍ전자ㆍ자동차ㆍ첨단산업의 중심지이다.
세계 1위의 전동공구 제조업체 마키타
첫 날 방문한 회사는 세계 1위의 전동공구 제조업체인 ㈜마키타였다. 마키타는 전동공구의 핵심인 모터제조에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이다.
마티다는 회사의 최고 재산은 인재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직원을 교육한다. 다른 회사와는 달리 뛰어난 직원을 채용하는 것보다 잠재력이 높은 직원을 뽑아 인재로 육성하는 사후교육을 중시한다. 항상 ‘누가 누구를 어떻게 교육하고, 언제 어떤 공정을 교육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마키타는 컨베어 방식보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셀방식을 채택했다. 셀방식은 업무를 탄력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여러가지 업무를 한 직원이 담당할 수 있는 다기능공化로 공정에 따라 유연하게 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 제품은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접수 후 3일 내에 고객에게 수리한 제품을 배송하는 A/S 능력도 갖췄다.
모든 직원이 ‘인력, 재고, 경비가 필요한지, 필요하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를 항상 따져 보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한국 연수단을 위해 태극기까지 게양하는 세심한 손님접대도 인상 깊었다.
도요타 DNA의 산실, 산업기술기념관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산업기술기념관이었다. 토요타방적 공장터에 건립한 산업기술기념관은 직물공장에서 출발하여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토요타 그룹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품질전략 강의를 들었다. 강사는 아라이(69세)로 60세까지 토요타 자동차에서 근무한 후 정년퇴임한 분이다. 아라이는 한 스님의 충고를 듣고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기로 결심하고 5년 전 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그의 강의를 들은 한국인이 1,700여 명을 넘는다고 한다.
그는 ‘3인의 벽돌쌓기’ 우화로 강연을 시작했다. 중세 유럽에서 있었던 일이다. 벽돌공 세 사람에게 “지금 뭐하고 있느냐”라고 묻자 첫 번째 벽돌공은 “보면 몰라? 벽돌을 쌓고 있잖아! 따분하지만 먹고 살기위해서 하는 일이지. 별수 없잖아”라고 대답했고 두 번째는 “벽을 쌓고 있지. 멋진 벽이 될 꺼야!”라고 대답했는데 세 번째는 “교회 벽을 쌓고 있다. 대성당의 벽이야. 이 마을에서 가장 훌륭한 건물이거든. 우리 아이가 크면 교회 벽을 보여주며 아버지가 쌓았다고 말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올라”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아라이강사는 “세 사람 중에서 누가 가장 훌륭한 벽을 쌓을지는 명약관화하다. 훌륭한 직원을 키워좋은 기업을 일구기 위해서는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복사를 하든 자료를 만들든 상담을 하든 ‘어떻게 생각하며 일하는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가에 따라 ‘삶의 보람’과 ‘노동의 의미’가 달라지므로 의식을 고양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아라이강사는 또한 “지도자는 기본을 잘 습득하여 응용할 수 있어야 하고 후배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도요타 방식의 기본 이념은 첫째, ‘품질은 공정에서 만든다’로 검사원의 임무는 불량품을 가려내는 것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게 하는 것이고 둘째, 필요한 양의 제품을 제 때 만들고 운송하는 ‘Just In Time’ 시스템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토요타 관리방식은 마른 수건도 짜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와전된 것이다. 사실은 지혜를 짜내는 것이다. 지혜는 결코 마르지 않는다. 근무시간에는 쉼 없이 로봇처럼 일하고 일과 후에는 여가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 인간적이다. 이를 위해 쾌적한 공정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회사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직원은 지혜와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의 많은 기업이 도요타 시스템을 따라하지만 실패한다”라고 밝히며 “도요타 DNA는 모방이 어렵다. 사람을 공정개선의 중심으로 보는 인간존중 정신과 직원의 지혜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사소한 아이디어라도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도요타이다”라고 설명하며 “본질을 통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모방이 아닌 자기 회사에 맞는 벤치마킹이 필요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매년 35%가 넘는 경상이익률을 기록한 에이원정밀
야마나시 현에 있는 에이원정밀 공장. 이 공장은 주문의 70% 정도를 당일 발송한다
이어서 아라이강사는 에이원정밀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일본 제조업체는 매출 100엔을 올리면 평균 5엔의 경상이익을 남긴다. 경상이익률(매출액 대비 경상이익)이 10%를 넘기면 고수익 기업에 속한다. 세계적인 고수익 기업이 수두룩한 일본에서 연 20% 이상의 경상이익률을 기록하는 기업은 게임기 위(Wii)를 생산하는 닌텐도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에이원정밀은 창업 이후 37년간 오일쇼크와 엔고, 버블붕괴를 겪으면서도 매년 35%가 넘는 경상이익률을 기록한 경이적인 회사이다.
에이원정밀이 특허를 갖고 있거나 강력한 영업망을 갖춘 것도 아니다. 특허는 하나도 없고 영업은 사무실에 앉아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이 고작이다.
당일발송의 비결은 세 가지이다. 팩스로 주문 내용를 야마나시(山梨)현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자마자 제작을 시작하는데 팩스로 주문 받고 전표를 수기로 작성하여 에어슈터로 공장으로 보내 담당자가 꺼내 보는데 1분 37초밖에 안 걸린다.
두 번째는 반완성품 제조이다. 3시간 걸리는 제조공정은 반완성품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단 40분 만에 끝낼 수 있다.
세 번째는 번거로운 절차의 과감한 생략이다. 제작시간을 줄여 납기를 단축하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에이원정밀은 공정이나 납기를 관리하는 부서나 직책을 두지 않고 있다. 공정이나 납기를 관리하는 부서가 있으면 불필요한 절차를 만들어 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까다로운 주문도 하루 안에 납품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도요타자동차에서 ‘한 수 배우고 싶다’며 견학을 요청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짧은 납기는 제 가격을 받을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주문량도 늘어 공장가동률이 높아졌다.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
에이원정밀은 지금 품질에는 업체간에 차이가 없고, 고객은 ‘좋은 물건을 빨리’ 이것 밖에 요구하지 않으며, 대기업의 약점은 납기지연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싼 가격 만 추구하면 이익이 없으므로 제가격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게 하려면 빠른 납품 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에 집중한 것이다. 일본의 기술형 중소기업에는 “이익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경영자도 많다. 하지만 우메하라 상담역은 ‘이익에 집착하는 것이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의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의미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에이원정밀은 창업 후 37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또한 불황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가격을 묶어놓는 대신 끊임없이 생산성을 높이고 관리 비용을 줄여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했다.
전 직원이 100명을 조금 넘는 에이원정밀 정도의 제조업체에서는 총비용 대비 판매관리비가 20% 만 되어도 효율이 뛰어나다고 평가하지만 에이원정밀은 이 비율이 15.5%에 불과하다.
하지만 에이원정밀이 절대 아끼지 않는 비용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설비투자비이고, 나머지는 직원 급여이다. 에이원정밀의 급여는 동종업계에 비해 50% 가량 높다.
에이원정밀은 ‘기업경영은 사람이 전부이다. 회사는 가정이고 사원을 가족이다. 부모자식의 인연이 이익을 낳는다’라는 경영이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종신고용을 한다. 당연히 해고는 없다. 이윤배분도 철저해 직원 90%가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에이원정밀은 이익은 고객이 주는 포상이라고 생각한다. 미움 받는 직원이 많은 회사는 절대 고객의 포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조업체이지만 서비스 마인드를 갖도록 직원을 교육한다.
가격보다 승객의 안전, 미쓰비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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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전기가 제작한 SPIRAL 에스컬레이터. 웅장한 아트리움 효과를 연출한다. |
세 번째로 미쯔비시전기의 이나자와공장을 둘러보았다.
미쓰비시전기(Mitsubishi Electric)는 1921년 창립했다. 1931년부터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세계 87개국에 현지 법인 및 지사를 두고 있다. 2008년 3월 기준 매출액은 60조 7천억 원이고 종업원은 모두 106,000명이다.
미쯔비시전기 이나자와공장은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시에 있다. 공장 내에 있는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 SOLAE는 173m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 고층빌딩 40층 높이이다. 참고로 현대엘레베이터는 205m, 히타치 213m이다.
미쓰비시전기가 가장 강조한 것은 안전이다. 이는 엘리베이터 업계가 처한 현실과는 확고히 다른 지향점이다. 현재 업계는 생산 원가를 밑도는 수준의 가격낮추기 경쟁이 치열하다. 품질보다 가격을 우선시하여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미쓰비시전기는 건물이 고층화하면서 엘리베이터의 안전성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한 품질 위주의 제품 전략을 추구한다.
미쯔비시전기 공장에서는 학습과 비용절감에 대한 철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전등은 한 개씩 소등할 수 있도록 전등별로 스위치를 설치했을 정도이다. 일본은 더 이상 비용절감의 여지가 없을 것 같았다.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 덴소
네 번째로 방문한 회사는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덴소재팬이다.
덴소는 1949년 12월에 설립했고 본사는 일본 아이치현 카리야시에 있다. 일본 내에 68개의 관련회사를 거느렸고, 해외법인 119개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서 일본 1위이고 2009년 매출액은 2조 9,767억원을 기록했다. 종업원은 모두 12만 명이다. 자동차부품 외에도 산업용로보트, 바코드시스템, 환경시스템 제품도 생산한다.
최대 고객은 도요타 자동차이며 도요타 생산 방식을 채택했다. 일본기업답게 사원 교육을 중시하여 신입사원 교육장도 보유하고 있었다. 직원 식당에는 식기 아래에 있는 바코드로 영양성분을 자동 체크하여 건강식단을 추천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다.
덴소는 컨베어 방식이 아닌 셀방식 운용하여 라인의 유연성을 높혔다. 따라서 작업자는 전 공정의 작업을 소화해야 한다.
경영기법, 기술력, 한국기업과의 차이를 이해하는 계기
이 번 연수는 짧았지만 일본 기업의 경영기법과 기술력 그리고 한국기업과의 차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기업의 장점은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도전정신 그리고 끈기 이렇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양국 기업을 비교하면 한국 기업은 높은 목표를 세우고 세게 밀어 부치는 스타일이지만, 일본 기업은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춘다. 일본 기업은 철저한 분석으로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지만, 때로는 주객이 전도되어 분석이 목적이 돼버리는 경우도 있다. 한국 기업은 비전을 제시하는 데 강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질 때도 많다.
의사결정과정은 한국 기업은 하향식, 일본은 상향식이 많다. 한국 기업은 투자 결정 등 의사결정이 빠르지만 최고경영자가 오판한 경우 제지할 수단이 적다. 반면 일본 기업은 단계를 거치며 자료 수집과 회의를 거듭하고, 중간에 수정할 경우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반복한다. 신중함이 장점이나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다.
현재 일본도 금융위기에 따른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우량 기업의 경영비법과 기술을 도입하면 한국의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도 삼성전자같은 일류기업을 열심히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의 장단점을 비교ㆍ분석하여 우리 회사에 적합한 관리ㆍ생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이번 연수의 최대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