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2>
대학도시 러벅(Lubbock)과 댈러스(Dallas)
내가 6개월 동안 머물었던 러벅은 텍사스 서북부의 자그마한 도시(인구 30만)인데 사위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텍사스 주립공대(Texas Tech)가 있다. 말이 공대이지 10여 개의 단과대학에 학생수가 4만 여명, 교수들도 1천명이 넘는다. 텍사스 주립대학은 주도인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오스틴(Texas Austin)과 러벅에 있는 텍사스 텍(Texas tech)으로 나누어지는데 학과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에서도 상당히 상위권에 드는 대학이다.
텍사스 공대(Texas tech) 건물 일부 / 손녀 초등학교 운동회 자원봉사
러벅은 다른 산업시설은 거의 없고 도시 전체가 텍사스 공대로 인해 형성된 도시로 보였다. 대학 캠퍼스는 엄청나게 커서 걸어서는 도저히 다닐 수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농과대학의 목장까지 포함하면 미국에서 가장 넓은 캠퍼스를 자랑한다고 한다. 건물들도 굉장히 아름답고 각각 특징을 살려 고풍스럽게 지었다는 인상이다.
러벅은 미국에서 술을 팔지 않는 몇 안되는 도시 중의 하나(Dry City)로 유명했는데 내가 있는 동안 주민 투표를 거쳐 팽팽한 격론 끝에 결국 술을 팔기로 결정이 되었고, 일부 주민들은 이에 불복하여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웃기는 것은 사위와 함께 술을 사러 시 외곽으로 몇 번 갔었는데 30분쯤 달려 시의 경계에 오면 시 경계 바로 너머에는 휘황한 불을 밝힌 술가게와 술집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다. 러벅 사람들은 수시로 이 경계를 넘어와 술을 사 가는데 한 번 올 때마다 몇 박스씩 사가는 모습이었다.
러벅에는 한국교민들이 150여 명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한인침례교회(Lubbock Korean Baptist Church)에 많은 교민들이 나와 친교를 나누고 있었고 또 이 교회의 시설을 빌려 한글학교도 운영하고 있었다. 내 전공을 살려 ‘한글학교 교가’를 만들어 주고 한국동요 25곡 쯤 기억을 되살려 채보하여 주고 온 것에 보람을 느낀다.
케네디 저격장소(Six Floor Museum) / 산이나 강이 없는 대신 호수가 많다
댈러스는 국제공항(Fort Worth)이 있는 대도시이다. 댈러스는 인구가 130여 만이지만 국제공항이 있는 포트워스와 인근을 모두 합치면 500만이 넘는 대도시이며 미국 남서부지역 문화와 패션의 중심이라고 한다.
1963년 미국 제35대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댈러스는 비극의 현장이었던 다운타운의 텍사스 교과서 창고(Texas School Book Depository/이 건물 6층 창에서 저격)를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 메모리얼 광장(John F. Kennedy Memorial Plaza)이 있고 건물 1층은 법원 건물로, 오스월드가 총을 쏘았던 6층은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6층 전체가 기념관으로 꾸며져(Six Floor Museum) 사람들의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바로 인근에는 텍사스 최초의 집이라는 오두막(Oldest House)이 있고 또 서부 개척의 시발점이 되었던 유니언(Union) 철도역에는 지금도 열차가 다니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어마어마한 하얏트 호텔의 28층 타워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댈러스의 다운타운은 고층건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운타운에서 조금 벗어나면 100여 개의 점포가 모여 있는 아울렛(Outlet) 매장이 있었는데 유명 브랜드의 명품들을 좋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기분 좋은 쇼핑을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승용차로 6시간 거리의 러벅에서는 댈러스에 오는 사람만 있으면 꼭 여러 집의 부탁을 모아 주로 식 재료를 한 보따리씩 사가지고 가서 나누어 준다고 한다. 러벅에도 수많은 식료품 가게가 있건만 댈러스가 값도 싸고 품질이 더 좋다나....
이곳에는 한인이 경영하는 마트(Mart)가 가장 큰데 한국에서 가져온 가전 기구를 비롯한 식료품 등 한국 상품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전모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운영한다고 해서 이곳 사람들은 ‘전○○’마트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