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C문화방송 시사프로그램 뉴스 후에서 지나치게 비쌀 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나 유통에 문제에서나 공정하지 못한 가격을 두고 문제가 되었던 미국의 유명한 커피시장의 선두주자인 『스타벅스』에 대하여 다룬 적이 있었다.
커피 유통 시장이 흔히 그렇듯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과 그 가격에 비하여 월등하게 떨어지는 품질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것은 “우리가 지불한 커피 값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느냐? 라는 주제를 가지고 생산지에서 느끼는 절대빈곤의 문제와 미국의 시장경제 그리고 커피 전쟁의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한 것이다.
우리가 지불한 커피 값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느냐? 를 고민하면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고된 일상에서 피고름을 짜내면서 일하는 농부들의 땀방울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된다는 것을 강요한다면, 분위기 있게 커피를 한 잔을 마시려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잔인한 것 처럼 느껴질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속에는 남미나 아프리카의 농민들의 땀과 그리고 노력이 배여 있다. 고급커피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많이 팔리고 있다면, 커피농민들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커피는 약 25억 잔,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많은 거래되는 교역량 2위의 상품이다. 실상은 엄청난 양이 거래되지만, 정작 커피를 생산하는 남미나 아프리카의 농민들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디오피아 같은 경우는 농민들이 한 달에 얼마 정도를 번다고 보면 기본적인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들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3만원 내외를 한 달의 노동의 댓가로 받는다. 일인당 월급이 3만 원 정도로 계산되는 셈이다.
남미에서는 특히나 커피농장에 동원되는 어린이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커피농장 농민들이 이렇게 가난한 이유는 다국적 기업의 횡포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에서 내보낸 중간상인들, 그 거래상들을 코요태라고 하는데, 그 코요테들이 싼값으로 커피를 사서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고 커피가 노동력 착취의 대표적인 제품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이라든가 그런 사람들은 커피를 통해서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래서 시작된 운동이 공정무역운동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공정무역운동은공정무역(fair Trade) 즉, 저개발국 농민들이 생산한 커피, 초콜릿, 면화 같은 상품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서 현지 농민들의 삶을 개선해보자는 시민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아름다운커피에서 공정무역의 커피를 팔고 있다. 네팔과 페루의 커피농가에 하루에 2달러, 한 달에 60달러를 지급하고 유기농커피를 직접 수입한다.
공정무역을 하지 않는 일반 커피농가의 월 소득이 30달러라고 볼 때, 두 배까지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렇게 시세보다 비싼 원두로 만들었지만 커피 값은 2천 원 정도이다. 그래서 공정무역 커피를 착한 커피, 또는 윤리적인 커피라고 부른다.
메스컴의 보도 때문인지 아니면, 기업 이미지 때문인지 모르지만, 요즘 스타벅스에서도 윤리적인 커피를 팔고 있다. 매장 입구에서 보면 윤리적인 커피에 대하여 고급스럽고 심플한 디자인의 액자를 걸어 놓고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초기에 자발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시민단체인 센프란시스코에 있는‘굴로벌익스체인지’에서 스타벅스에 다가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하라고 피켓시위를 하고 스타벅스 사장이나 이사진들한테 회원들을 동원해서 편지를 보내고 이렇게 해서 스타벅스가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를 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다면 현재 스타벅스 매장에서 팔리는 모든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인가?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스타벅스 직원의 말을 빌리자면 공정무역커피 자체가 생산량이 전 세계3%밖에 되고 있지 않아서 그 중에서 스타벅스의 품질 수준에 맞는 커피를 골라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다 살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즉 스타벅스매장에서 포장된 상태로 파는 봉지커피는 국제 공정무역인정을 받은 제품이지만. 매장에서 손님들에게 만들어 주는 대부분의 커피는 자체기준에 따라 좀 더 비싼 가격을 주고 구매한다는 말이다.
스타벅스는 시도라도 하고 있지만, 커피빈과 엔젤인어스, 할리스같은 다른 전문점들은 아직 공정거래에 발을 내딛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요즘 근래에 들어서 공정무역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단체가 많은 것 같아서 반가운 소식이다.
사람의 마음은 마치 고요한 호수와 같아서 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손가락으로 조금만 건들려도 작은 파장을 일으키면서 심하게 요동친다. 바른 일을 하는 사람들과 올바른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작은 날개 짓이 보잘것없이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한 움직임에도 큰 태풍이 되는 나비효과의 엄청난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 된다.
바다의 물이 썩지 않는 것은 3%의 소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면 고요한 호수에 정의의 물결을 일으키려는 소수의 평범한 영웅, 한 사람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이곳에서도 나비효과를 기대해보는 사람들로 넘쳐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